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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가면 괜히 주눅이 든다. 종합병원에 가면 종합적으로 주눅이 든다. 아픈 사람을 보면서 혹시 나도 아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치료를 받을 때는 의료인이 그렇게 높아 보일 수가 없다. 필자가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할 때 항상 하는 질문이 있다. 사람들에게 병원이란 한마디로 무엇인가. 필자는 이 질문의 대답이 한마디로 ‘인생(人生)’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사람들이 태어나는 곳(生)은 안방과 건넛방이 아니라 병원이다. 늘 곁에 있는 질병(病)과 싸우기 위해 병원으로 향한다. 게다가 나이 들면서(老) 나타나는 여러 몸의 현상을 상담하러 병원으로 향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병원에서 삶을 마치고(死), 병원 장례식장에서 다른 곳으로 마지막 여행을 간다.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인생인데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 모두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다. 병원이 인생의 한가운데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과 의료인의 책임이 점점 더 막중해지는 것 아닐지. 의사 출신인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는 이러한 병원과 건강의 문제가 우리의 삶에 어떻게 들어와 있는지 ‘내시경’으로 들여다보고,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현미경’으로 살펴봤으며,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망원경’으로 내다보려는 시도를 했다. 김 기자가 병원과 사회, 인생의 관계를 정리한 책이 <내망현(內望顯), (MID 출판사, 2013)>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병원에 가면 즉, 누구나 병을 앓으면 철학자가 된다고 했다. 실연의 아픔이 정신의 성찰을 가져다주듯 질병의 고통은 육체에 대한 자성을 안겨준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병원은 신체와 정신이 만나는 수련원이라고 정의했다. 이렇게 의료는 삶과 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할 수 없이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에 ‘사람은 사회를 만들지만 사회는 질병을 키운다’는 것이다. 이것을 의학과 사회학이 결합된 메디컬 소시올로지(medical sociology)라고 부른다. ‘건강인’이나 ‘질병인’인 모두 메디컬 소시올로지에서 개인의 생로병사와 희로애락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메디컬 소시올로지는 먼저 질병에 대한 사회와 개인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기울인다. 저자는 이렇게 묻는다. “개인의 질병은 반드시 개인 탓일까?” 저자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메디컬 소시올로지에서는 개인의 질병도 사회생활의 산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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