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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 끝에 악수를 두게 될 때…

안도현 | 138호 (2013년 10월 Issue 1)

 

Psychology

Based on “Deliberation’s Blindsight: How Cognitive Load Can Improve Judgments” by Janina A. Hoffmann, Bettina von Helversen, and JÖrg Rieskamp (2013, Psychological Science, 24, 869-879).

 

왜 연구했나?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다. 바둑이나 장기에서 오랜 시간 고민하다 다음 수를 던졌는데 그게 오히려 패착이 될 때가 있다. 이런 사례는 일상에서도 흔히 경험한다. 집과 옷 구입, 심지어 배우자 선택에서도 고심해서 내린 결정이 그리 좋지 않을 때가 꽤나 많이 있다. 머리를 굴리지 말고 마음이 이끄는 데로 선택하는 게 최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실행하기 전에 심사숙고하는 것이 늘 나쁜 것만은 아니다. 심사숙고가 필요한 순간도 많다. 눈앞에 이익이 명백하게 보인다고 해서 마음이 가는 대로 덥석 물었다가 후에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심사숙고는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한다. 심사숙고는 어떤 상황에서 독이 되고, 어떤 상황에서 약이 되는 것일까?

 

무엇을 연구했나?

사람이 판단을 내릴 때 늘 같은 인지전략을 사용하지는 않는다. 원리를 따져 판단할 때도 있고 유사성이나 이전 사례에 따라 결정을 내릴 때도 있다. 원리기반의 판단과 사례기반의 판단에 작용하는 인지작용은 전혀 다르다. 원리나 규칙을 따져 판단할 때는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여러 상황과 요인을 하나씩 따져 봐야 한다. 그만큼 두뇌를 많이 사용해야 한다. 반면 사례기반 판단은 굳이 이것저것 따질 필요가 없다. 유사한 사례를 참조해 그냥 따라 하기만 하면 된다. 이때는 오히려 깊은 생각이 판단에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병원 응급실은 대단히 혼잡해서 인지부하가 심각하게 걸리는 곳이다. 수시로 환자가 실려 온다. 환자가 고통을 호소하며 비명을 내기도 하고 환자 가족이 울기도 한다. 또 이해관계자들이 큰소리를 내며 다투기도 한다. 응급실은 의사가 느긋하게 생각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인지부하가 심하게 걸리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은 대부분 적절하게 처리한다. 이는 판단을 내릴 때 원리기반의 인지전략을 사용하기보다 사례기반의 인지전략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사례기반의 판단을 잘 내리려면 숙련이 필요하다. 유사한 사례를 풍부하게 알고 있어야 하고 해당 사례에 대해 충분하게 익숙해져야 한다. 문제에 맞닥뜨렸을 때 유사한 사례가 자동적으로 머리에 떠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자동적으로 인출되는 작용이 방해를 받을 수도 있다. 즉 원리기반의 판단을 내려야 할 때면 심사숙고가 필요하지만 사례기반의 판단을 내려야 할 때는 심사숙고가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스위스 바젤대 공동연구진은 심사숙고가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두 차례의 판단과제 실험을 수행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가상의 인물(쏘닉)이 가상의 생명체(골비스)를 얼마나 많이 잡을 수 있는지를 판단하도록 했다. 쏘닉의 외모에 나타난 다양한 특징이 판단의 기준이었다. 연구진은 머리와 코, 꼬리, , 몸 등의 모양을 조작해 다양한 형태를 지닌 쏘닉의 그림을 제시하고 쏘닉의 모양에 따라 잡을 수 있는 골비스의 숫자를 다르게 했다. 예를 들어, 쏘닉의 머리 모양이 삐죽하고 코는 빨간색이며, 꼬리는 둥글고, 귀는 꼿꼿하고, 몸에 녹색 날개를 달고 있을 때 골비스를 가장 많이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연습을 통해 어떤 쏘닉이 골비스를 많이 잡을 수 있는지 감을 잡도록 했다. 모두 16개의 쏘닉 그림을 보여주고 각각의 쏘닉이 잡을 수 있는 골비스의 수를 알려줬다. 그리고 나서 새로운 쏘닉 그림 16개를 보여주고 각각의 쏘닉이 잡을 수 있는 수를 가늠하도록 했다. 과제에 앞서 참가자들의 작업 기억용량도 조사했다. 이는 판단과제의 결과가 개인 차이에 의한 것인지 여부를 통제하기 위해서다. 참가자들은 세 집단으로 나뉘어 과제를 수행했다. 세 집단은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집단과 적게 걸리는 집단, 인지부하가 걸리지 않은 집단이다.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집단은 과제를 수행할 때 글자를 4개 보여주고 외우도록 했고, 인지부하기 적게 걸리는 집단은 2개만 보여준 뒤 외우도록 했다. 인지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한 집단에는 글자를 기억하는 과제를 주지 않았다.

 

무엇을 발견했나?

참가자 대부분은 14회 정도 과제를 수행한 다음 어떤 모양의 쏘닉이 골비스를 잡을 수 있는지 가늠했다. 세 집단 중에 과제를 잘 수행한 집단은 인지부하가 걸린 집단이었다. 인지부하가 적거나 많이 걸렸을 때 모두 인지부하가 전혀 걸리지 않았을 때보다 쏘닉의 모양에 대해 정확히 판단했다. 연구진은 인지부하에 따라 참가자들이 판단에 사용하는 인지전략이 어떻게 바뀌는지 분석했다. 인지부하가 걸린 집단의 참가자들은 주로 사례기반 판단전략을 구사했고, 인지부하에 걸리지 않은 집단은 주로 원리기반 판단전략을 구사했다. 판단의 정확성은 인지부하가 많이 걸린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 사이에 차이가 있었다. 사례기반 판단전략을 구사하는 참가자들은 인지부하가 많이 걸린 상태에서 과제를 수행할 때 더 정확한 판단을 내렸다. 반면 원리기반 판단전략을 구사하는 참가자들은 인지부하가 적게 걸린 상태에서 더 정확한 판단을 내렸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현대사회에서는 정보가 넘쳐난다. 그만큼 사람들은 만성적으로 인지부하에 걸려 있다. 이는 시대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환경적 요인이다. 또 동시에 개인의 선택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들이 미디어에서 눈과 손을 떼지 않고 살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상황에서 한꺼번에 여러 작업을 해나가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모습이 됐다. 대체로 다중 작업과 같은 정보의 홍수가 사람들의 판단에 부정적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심지어팝콘 브레인(첨단 디지털기기에 익숙한 나머지 뇌가 현실에 무감각하거나 무기력해지는 현상)’이라고 운운하며 미디어의 사용이 인간의 뇌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되고 있다. 물론 과도한 미디어의 사용이 득보다는 해가 더 많다는 점에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미디어의 다중 작업처럼 인지부하에 걸리는 상황이 의사결정에 반드시 해로운 것만은 아니라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규칙을 찾아내고 원리를 적용해야 하는 과제를 수행할 때는 가급적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이미 익숙해진 일을 할 때는 오히려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것이 보다 더 정확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례기반의 판단을 내릴 때는 작업 기억을 이용하기보다 암묵적으로 형성된 절차적 기억에 더 많이 의존한다. 이런 상황에서 인지부하에 걸려 있지 않아서 두뇌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여력이 더 있을 때는 절차적 기억을 실행하는 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전할 때는 절차기억을 인출하는 사례기반의 판단전략을 무의식적으로 적용한다. 그런데 운전할 때 운전대를 어떻게 움직이고, 기어는 어떻게 넣으며, 전방과 후방을 동시에 주시해야 한다는 절차를 의식하면 오히려 운전을 잘 못하게 된다. 의식이 절차기억의 인출을 간섭하기 때문이다. 정신 없이 바빠서 인지부하가 많이 걸리는 것이 익숙한 과제를 수행하는 데는 오히려 일을 정확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안도현 소셜브레인 대표 dohyun@SocialBrain.kr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심리과학의 연구성과를 기업경영 등 현실에 접목하는 과학커뮤니케이션(기고,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Strategy

환경 역량은 M&A 의사결정의 중대 변수

 “Environmental capabilities and corporate strategy: exploring acquisitions mong US manufacturing firms” by Luca Berchicci, Glen Dowell and Andrew A. King,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33, pp.1053-1071.

 

왜 연구했나?

기업이 환경오염, 자연보호, 공해방지, 폐기물 감소 등에 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가 하는 환경적 역량(environmental capability)이 중요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환경 관련 각종 정부 제도와 법규가 까다로워지다 보니 이에 잘 대처하는 것 역시 기업 역량과 경쟁력의 주요한 부분이 됐다. 여러 실증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환경적 대응을 잘하는 기업이 재무적 성과도 좋게 나타나고 있다. 공해방지를 철저히 하는 기업이 탁월한 재무적 성과를 낸다는 연구도 있으며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줄이는 기업들이 생산운영에 더 효율적이라는 연구도 있다.

 

GE의 경우 인수합병 대상기업 중 타깃으로 삼은 기업의 생산설비에 환경관리시스템이 얼마나 잘 정착돼 있는지를 심도 있게 평가해 의사결정에 반영한다. Kerr-McGee(에너지), Carlyle Group(사모펀드) 등도 인수 후보 기업을 평가할 때 환경 관련 대응이 어떤지, 또 이런 대응이 재무적, 운영관리적 성과지표에 얼마나 나타나는지 면밀히 조사한다. 이렇듯 다국적 기업들은 이미 기업 수준의 전략을 결정할 때 피인수기업의 환경적 역량을 매우 주요 고려요소로 삼고 있다.

 

최근 로테르담대의 Berchicci 교수와 코넬대의 Dowell 교수, 다트머스대의 King 교수는 미국 제조업체들이 인수합병(M&A)과 같은 기업 단위의 전략을 고려하는 데 있어 피인수 기업의 환경적 역량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있는지, 이로 인해 전반적인 기업전략의 패턴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연구했다.

 

인수합병과 같은 기업 단위의 전략은 규모의 경제, 비용 절감, 핵심 경쟁력 강화 등가치창출을 목적으로 이뤄진다. 기술적, 관리적 역량이 뛰어난 기업을 타깃으로 인수합병할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재 역량은 부족하지만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할 수도 있다. 물론 인수합병 후 실제로 가치를 창출했는가는 다른 문제다. 인수합병은 결국 의사결정자의 판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세 학자들은 이 어려운 의사결정의 기로에서 피인수기업의 환경 관련 성과정도가 중요한 의사결정의 잣대로 작용한다고 봤다. 연구자들은 특히 환경적 역량이 부족한 기업이 환경적 역량이 높은 기업을 인수했을 때 효과가 더욱 클 것으로 예측했다. 또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의 지리적 근접성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세 학자는 NETS Toxics Release Inventory의 데이터를 이용, 미국의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주장을 검증했다. 1991∼2005년 동안 1936개의 인수사례가 대상이었다. 인수합병이 최종적으로 이뤄졌는지를 종속변수로 설정했다. 환경적 역량은 폐기물 감소 역량을 중심으로 측정했다. 지리적 근접도는 제조설비의 경도, 위도 등의 지리적 정보를 활용했다.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이 보유한 설비의 운영적 유사성 등은 통제변수로 설정됐다.

 

 

무엇을 발견했나?

Berchicci, Dowell, 그리고 King 교수의 결론은 환경적 역량이 인수합병 등 기업전략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한다는 데 모아지고 있다. 중요한 것은 피인수기업의 환경적 역량이 얼마나 절대적으로 우수한가보다는 인수기업과 비교해 얼마나 비교우위에 있는가, 또는 잠재성이 있는 가였다.

 

, 이런 환경적 역량의 이전 및 상호교환 가능성도 인수-피인수 기업 간 지리적 근접성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아무리 인수대상이 매력적인 환경적 역량을 가졌거나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지리적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면 실제 인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았다. 환경적 역량의 상호이전은 암묵적 지식의 상호교환이 빈번히 요구되는 작업이다. 따라서 지리적으로 너무 떨어져 있다면 그 효과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 논문은 그동안 줄기차게 주장돼온 이른바녹색경영(Green Management)’이 실제 기업의 의사결정에 어떻게 얼마나 반영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는 데 의의가 있다. 개선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지만 이를 바탕으로 환경경영, 녹생경영의 다양한 이슈도 기업전반의 경쟁전략을 수립하는 데 무시 못할 요소임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를 필두로 환경적 역량이 기업수준전략을 수립하는 데 주요한 변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많은 후속연구들을 기대해 본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rketing

쾌락성 강한 제품 다채널 전략 구사하라

Based on “Are Multichannel Customers Really More Valuable? The Moderating Role of Product Category Characteristics” by Tarun Kushwaha and Venkatesh Shankar (Journal of Marketing, 2013, vol.77, July, pp. 67-85)

 

왜 연구했나?

소매 유통에서 온라인 구매 비중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다채널 (multi-channel) 마케팅 전략은 이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필수적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테스코(Tesco)는 온라인 채널과 다양한 매장 형태를 선보이며 편의성, 제품 구성, 구매 방식, 프로모션, 가격 등의 측면에서 서로 다른 욕구를 가진 고객들을 만족시킨 덕분에 더 많은 구매를 유도하고 다양한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이처럼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많을수록 정보접근이나 매장접근의 편의성이 커진다. 또 제품 구색이 다양해지면서 더욱 자주, 많이 구매해 기업의 수익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유통업체들은 다양한 채널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을 서로 대체하는 역할이 아니라 보완적인 역할로 사용하고 있다. 기존 연구들도 다채널 고객들이 하나의 유통 채널만 이용하는 고객들에 비해서 더 자주 구매하고 구매량도 많으며 높은 수익성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보여준다. 따라서 많은 유통업체들이 다채널 고객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런데 다채널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정말로 가치 있는 고객일까?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하나의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제품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 행동에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패션 액세서리를 구매할 때는 다양한 제품을 쇼핑하는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여러 채널을 접하게 되지만 문구류를 구매할 때는 효율적인 구매를 원하기 때문에 한곳에서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 본 연구는 이에 착안해 제품 카테고리에 따른 채널별 고객가치를 비교 분석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쿠쉬와하 교수와 텍사스 A&M대의 샹카 교수는 다채널 고객과 단일 채널 고객을 비교하면서 구매하는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연구했다.

 

구매하는 제품 카테고리는 1)제품 속성에 따라 사무용품이나 컴퓨터용품 등 기능성이 중요한 실용적(utilitarian) 제품군과 화장품이나 장신구 등 감성이나 경험적 가치를 찾는 쾌락적(hedonic) 제품군으로 구분했고 2)소비자의 지각된 위험에 따라 도서나 사무용품 등 지각된 위험이 낮은 제품군과 컴퓨터, 보석류 등 지각된 위험이 높은 제품군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이렇게 구분한 제품군에 대해서 전통적 채널 이용 고객과 온라인 고객, 다채널 고객들의 고객가치를 분석했다.

 

다채널 고객은 어떤 제품에 대해서 하나 이상의 유통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으로 정의했다. 그리고다채널 고객은 단일 채널 고객보다 더 수익을 안겨주는 고객인가?’ ‘제품 카테고리에 따라서 고객들의 채널 선호도와 수익성이 달라지는가?’에 대해 조사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대규모 조사를 수행했다. 750개의 다채널 직접마케팅(DM) 업체의 22개 제품군에 대해 각 유통 채널별 4년간(2001∼2004)의 구매 자료를 수집했고 9600만 명의 전체 고객 데이터베이스에서 100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무작위로 추출해 이 중 42만 명의 고객 데이터를 분석에 이용했다. 이 데이터는 특정 기업이나 산업에 치우치지 않고 제품군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 패턴을 보여줬다.

 

이용 채널은 전통적 채널(카탈로그 쇼핑, 매장 방문), 온라인 채널, 다채널로 분류했으며 제품군에 따라서 채널 선호도가 고객 가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고객 가치는 조사 기간 동안 해당 제품군 구매에 지출한 금액으로 계산했으며 각 제품군의 속성과 지각된 위험은 별도의 설문 조사를 통해서 상대적 위치를 파악해 2x2의 네 그룹으로 분류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1)전체적으로는 기존 연구 결과와 마찬가지였다. 다채널 고객의 4년간 평균 지출액은 1542달러로 전통적 채널만 이용한 고객의 1123달러나 온라인 채널만 이용한 고객의 477달러보다 높게 나타났다. 구매 빈도 역시 다채널 고객은 평균 7.4회로 전통적 채널 이용 고객의 6.8회와 온라인 채널 이용 고객의 3.5회보다 높게 나타났다.

 

2)쾌락적 속성이 강한 제품군에서는 다채널 고객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실용적 속성이 강한 제품군에서는 유통채널별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등 쾌락성이 강한 제품군에서는 쇼핑의 재미와 다양성을 추구하기에 여러 채널을 통해 구매한다고 볼 수 있다.

 

3)지각된 위험이 낮은 제품군에서는 매장 방문 고객 등 전통적 채널을 이용하는 고객의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지각된 위험이 높은 제품군에서는 유통채널별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사무용품 등 지각된 위험이 낮은 제품군은 보수적 성향의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전통적 채널에서 수익성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4)제품군의 속성과 지각된 위험을 모두 반영하면 쾌락성이 강한 제품군은 지각된 위험이 높을 때와 낮을 때 모두 다채널 고객의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실용성이 강한 제품군은 지각된 위험이 높은 경우는 온라인 채널 이용고객이, 지각된 위험이 낮은 경우는 전통적 채널 이용 고객의 가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절초점이론(regulatory focused theory)으로 설명된다. 인간의 동기는 쾌락을 추구하여 무엇인가 이익을 보려는 접근(promotion)심리와 고통을 미리 막아서 손실을 회피하려는 예방/회피(prevention)심리로 구분된다. 접근심리가 강한 고객들은 지각된 위험이 높은 제품군을 온라인 채널을 이용해 더 많은 정보를 탐색하며 구매하고 예방 심리가 강한 고객들은 지각된 위험이 낮은 제품군을 전통적 채널을 통해 습관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연구 결과로부터의 교훈은?

최근 인터넷 쇼핑이나 소셜커머스 등 다양한 유통 채널이 생겨나면서 온-오프라인 구별 없는 다채널 유통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다채널 유통 전략을 추구하기에 앞서 제품 카테고리에 따른 유통 채널별 고객 가치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만약 어떤 제품에 대해서 인터넷으로만 구매하는 고객의 수익성이 높으면 온라인 채널의 고객을 목표 고객으로 하면 된다.

 

본 연구의 결과는 유통 채널에 대해서 고민하는 기업들에 제품에 따라 유통 채널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는 시사점을 준다. 예를 들어 시어즈(Sears)나 타깃(Target)처럼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 대규모 유통업체나 쾌락적 속성이 강한 제품을 주로 취급하는 인테리어 전문점 포터리반(Pottery Barn) 등은 새로운 유통 채널이 고객들에게 새로운 구매 기회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회사들은 자사의 한 채널만을 거래하는 고객들에게 다른 채널 방문을 유도하는 등 다채널 전략이 바람직하다. 반면 사무용품 전문점 오피스데포(Office Depot)처럼 실용적 속성이 강하고 지각된 위험이 낮은 경우는 온라인 구매를 촉진하기보다는 전통적 채널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단골 고객들이 편리하게 쇼핑하도록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 연구는 2001∼2004년의 자료로 분석했기 때문에 이후 온라인 구매가 급격히 증가한 유통 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제품의 특성에 따라 유통 채널별 고객가치가 달라진다는 것은 유통전략 수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Operations

일회적 협력 왜 중요한가?

Zach G. Zacharia, Nancy W. Nix and Robert F. Lusch Journal of Operations Management, Vol. 29, No. 6, pp. 591∼603.

 

왜 연구했나?

어떤 의미에서협력(collaboration)’은 기업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내적 지식과 협력 대상자(: 협력사 혹은 고객사)가 가지고 있는 외적 지식을 통합함으로써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상호작용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많은 선행연구들은 협력을 장기적 관점에서 고객사나 협력사 간에 이뤄지는 행위로 인식하지만 현실에서 협력은 일회성적 성격을 띠고 벌어지는 경우도 많다. 기업이 특정한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거나 기존에 자신이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사나 협력사와의 협력을 통해서도 해결할 수 없다면 결국 새로운 조력자를 물색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새로운 협력 대상자는 때로는 기존의 협력 대상자를 대체하기도 하지만 해당 문제를 해소하는, 다시 말해 그 역할이 단기적 문제해결에 국한된 경우도 많다.

 

문제는 이러한 일회적 협력(episodic collaboration)이 기존의 협력과 여러모로 이질적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일회적 협력 대상자와는 기존에 거래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으므로 상호이해도나 상호신뢰 수준이 낮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협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기업들이 일회적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소하고 협력의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협력의 특성을 감안한 새로운 역량들을 구축하는 것이 요구된다.

 

저자들은 본 연구를 통해 일회적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기 위해 필요한 기업의 내부 역량들을 규명하고 이러한 일회적 협력이 기업의 운영성과(operational outcome)나 관계성과(relational outcome)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증적으로 규명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본 연구를 위해 미국구매협회(Institute of Supply Management)의 협조를 받아 모두 519개의 설문을 수거, 그중에서 473개를 분석에 활용했다. 기본적인 설문분석 결과, 60%에 가까운 응답자들이 생산 관련 부서에 속해 있었으며 대부분 다른 고객사 혹은 협력사와의 협력에 참여한 경험이 7∼8회 이상 되는 등 경험이 풍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흥미로운 것은 일회적 협력의 내용인데 자사 신상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해결과 공정혁신이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그 밖에 생산과정에서의 품질·원가문제 해결이나 협력사의 역량 개선 등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저자들은 본 연구를 위해 모두 여섯 개의 주요한 개념(construct)을 제시했는데 이미 언급한 일회적 협력을 제외한 나머지 다섯 가지 개념들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상호의존성(interdependence)은 기업이 어떤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만의 역량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의 역량이 필요하다고 서로 간에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할 때에 높아진다. 다시 말해 상호의존성은 목적 달성을 위한 상대방에 대한 필요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흡수역량(absorptive capability)은 협력을 통해 상대방의 지식·기술·노하우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협력적 프로세스 역량(collaborative process capability)은 협력이 무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 유형의 성과 중에서 운영성과는 품질·원가·납기 등 전통적인 제조성과와 연관되며 관계성과는 상호 관계에 대한 만족도나 상호신뢰 혹은 관계에 대한 몰입도 등과 연관된다.

 

연구결과

저자들은 구조방정식모형을 이용해서 주어진 여섯 가지 개념들 간의 다양한 인과관계를 확인했는데 우선 일회적 협력이 활성화되려면 협력 대상자와의 상호의존도 수준이 높아야 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협력과 성격이 다른 일회적 협력을 유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협력적 프로세스 역량 수준이 높아야 한다. 흡수역량의 경우 비록 직접적으로는 일회적 협력의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협력적 프로세스 역량을 통해 간접적으로 일회적 협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요컨대 기업이 협력 상대방과 상호의존도가 높고 흡수역량과 협력적 프로세스 역량 수준이 높을수록 일회적 협력은 더욱 활성화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일회적 협력과 협력적 프로세스 역량 수준이 높아질수록 두 가지 성과인 운영성과와 관계성과도 더욱 개선된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운영성과가 개선될수록 관계성과 역시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어떤 교훈을 주나?

기업의 본원적 전략(generic strategy)은 일찍이 차별화 전략과 저원가 전략으로 구분됐다. 이는 기업이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남들보다 더 좋은 상품 혹은 더 저렴한 상품을 만들어서 판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좋은 상품 혹은 더 저렴한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상품개발과정 혹은 실제 생산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거나 기존에 거래나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사 혹은 협력사의 도움으로 해소할 수 없다면 새로운 협력 대상을 물색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협력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롯되기보다 당면한 특수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일회적 성격으로 진행되므로 기존의 협력과는 내용이나 협력을 둘러싼 불확실성, 그리고 요구되는 역량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일회적 협력이 성공하려면 기업은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협력 대상자를 물색함으로써 새로운 협력에 따른 불확실성이나 상대방의 기회주의적 행동을 억제해야 한다. 또한 상대방의 제반 역량을 학습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할 수 있는 흡수역량과 불확실성을 해소해가면서 협력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관리역량도 일회적 협력의 성공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물론 일회적 협력 역시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해당 기업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함으로써 해당 기업의 운영성과는 물론 상대방과 향후에도 협력할 수 있는 기반, 즉 관계성과를 축적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자사가 구축하고 있는 기존의 공급네트워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과감하게 새로운 상대방과의 협력을 통해 생소하고 복잡한 현안을 해소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기존 협력관계의 활용(exploitation)과 새로운 협력관계의 탐색(exploration) 간의 조화를 이루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오중산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ojs73@sm.ac.kr

필자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KAIST 경영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후 2008 9월부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전공 분야는 생산 및 공급사슬 관리이며 등의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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