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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시 잘못 인정해도 시장점유율 안떨어진다

홍진환,안도현,이승윤,강형구,임일 | 128호 (2013년 5월 Issue 1)

 

 

Marketing

 

Based on “Rising from the Ashes : How Brands and Categories Can Overcome Product-Harm Crises” by Kathleen Cleeren, Harald J. van Heerde, and Marnik G. Dekimpe (Journal of Marketing, 2013 March, vol.77, pp. 58-77)

 

왜 연구했나?

 

도요타의 리콜 사태나 중국 분유의 멜라민 파동처럼사태파동이라 할 수 있는 제품위험 위기(product-harm crisis)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제품위험 위기는 종종 이를 초래한 하나의 브랜드뿐 아니라 동종 제품 카테고리 전체에도 커다란 손실을 끼치곤 한다. 2004년 한국의 불량만두 파동으로 모든 냉동만두 매출이 급감한 것이 좋은 사례다. 이처럼 제품위험 위기는 브랜드나 제품 카테고리의 매출액과 시장점유율을 떨어뜨리고 힘들게 쌓아놓은 브랜드 자산에 큰 타격을 입힌다.

 

위기 상황이 닥쳤을 때 경영자들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경영자들은 광고를 늘리거나 제품 가격을 낮추는 방법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기도 하고 가격을 올려서 줄어든 수익을 만회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위기 상황이 각각 다르듯 효과적인 대응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무엇을 연구했나?

 

마스트리히트(Maastricht)대의 클리어렌(Cleeren) 교수 등은 상황론적 관점에서 제품위험 위기 상황에 따른 마케팅 노력의 효과성에 대해 연구했다. 연구진은 부정적인 여론이 얼마나 퍼졌는지(negative publicity), 위기의 당사자가 잘못을 인정하는지(blame acknowledgement)의 상황에 따라 위기 이후의 광고와 가격 변화 등의 마케팅 효과가 달라지는지 조사했다. 특히, 과거 연구는 대체로 브랜드 단위로 이뤄졌는데 이번에는 한 브랜드의 위기가 전 산업의 위기로 확대된다는 점을 감안, 제품 카테고리 단위의 연구도 함께 수행했다.

 

연구진은 제품위험 위기 상황을 부정적 여론의 범위와 잘못에 대한 인정 여부로 구분했으며 위기 상황별로 광고나 가격 변화와 같은 마케팅 변수들이 가정의 브랜드 점유율과 제품 카테고리의 구매 정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또 소비자의 브랜드 충성도, 제품과 브랜드 및 카테고리의 특성 등이 미치는 영향도 살펴봤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진은 2000년에서 2007년까지 영국과 네덜란드의 생활용품군(FMCG·Fast Moving Consumer Goods·소비 속도가 빠른 비내구성 소비재)에서 발생한 제품위험 위기들을 모두 조사했으며 이 중 (일부 공정의 생산품만이 아니라) 전 제품에 대한 리콜을 진행했던 심각한 위기 상황 60건을 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60건 중 36건은 영국에서, 24건은 네덜란드에서 발생했으며 제품 종류별로는 유아용품, 아이스크림, 생수 등 다양한 종류가 선정됐다. 캐드베리(Cadbury) 초콜릿에서의 살모넬라균 검출이나 바카디(Barcardi)의 병 폭발 등 40건은 그 브랜드뿐 아니라 같은 제품 카테고리에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제품 카테고리에 대한 분석도 함께 수행했다.

 

연구진은 영국 25000가구와 네덜란드 6000가구의 소비 데이터, 위기 관련 브랜드와 카테고리의 광고비 지출 데이터, 위기 관련 뉴스 기사들을 분석했다. 위기 발생일은 공식적으로 리콜을 발표한 날로 정의했으며 분석 기간은 위기 발생 이전 1년과 이후 1년이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를 통해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견했다.

 

1) 위기 상황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널리 퍼져 있을수록 브랜드와 제품 카테고리 광고의 효과가 높아지고 제품 카테고리의 가격에 대한 민감도(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가 높아진다. 매스컴의 집중 보도를 통해 소비자의 주목도가 높아진 상태에서는 광고를 통한 적극적 해명이 효과가 있다. 반면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의 광고는 위기를 불필요하게 알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2) 위기를 초래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시장점유율 하락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위기에 대한 잘못을 인정하면 이후 광고의 효과가 저하되고 소비자들의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강해진다는 점을 감수해야 한다.

 

3) 브랜드 충성도가 높고 과다 사용자(heavy user)일수록 배신감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4) 유통업자상표(PB)는 위기에 따른 타격을 덜 받았는데 그 이유는 구매처가 한정돼 있고 제조업자상표(NB)에 비해서 품질에 대한 기대 수준이 낮았기 때문이다.

 

5) 상위 4개 업체의 점유율이 높아 시장 경쟁이 심할수록 위기를 맞은 브랜드의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자들이 위기 상황을 기회로 이용했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ⅰ)부정적 여론이 얼마나 퍼져 있는지 ⅱ) 위기를 초래한 잘못을 인정하는지에 따라 위기 상황을 구분하고 이에 따른 광고와 가격 대응 방안을 < 1>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연구 결과로부터의 교훈은?

 

제품위험 위기는 경영자에게 끔찍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과거의 경영자라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잘못을 부인하거나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SNS로 모두가 미디어 역할을 하는 지금은 비밀이 없는 시대다. 위기에 대한 은폐보다는 냉철한 상황 파악으로 효과적인 대응책을 모색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할 것이다.

 

2010년 도요타는 차량의 결함을 은폐하려다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리콜을 실시했다. 도요타 리콜 사태는 전 세계적으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됐고 잘못을 인정한 위기 상황이었다. 그러나 도요타는 대대적인 광고와 공격적 가격 인하를 통해서 시장점유율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으며 위기를 극복하고 오히려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았다.

 

한편, 경쟁자의 입장에서 제품위험 위기는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경쟁자의 위기는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한다. 그러나 한국의 불량 만두 파동에서 보듯 동종 업계라는 이유로 함께 비난을 받는 경우도 많다.도요타 리콜 사태 당시 GM은 도요타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를 했지만 리콜 사태가 자동차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우려와 기회주의적이라는 소비자들의 반발을 불러 곧 철회하고 말았다.

 

제품이 복잡해지고, 제품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욱 높아지면서 치명적인 제품위험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아무리 위기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더라도 동종 업계의 위기에 유탄을 맞을 가능성도 커졌다. 따라서 위기를 피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컨틴젠시 플랜(contingency plan) 등 위기 상황에 적합한 대처 방안을 미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홍진환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jinhongs@naver.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박사 수료, 중앙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경영전략과 마케팅을 공부했다. 듀폰, 엠드림, 옵티멈경영연구원에서 근무했으며 저서는 <코에볼루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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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대 경영학과 교수
    - <코에볼루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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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한국재무관리학회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과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를 지냈다. 주 연구 분야는 혁신/기술금융과 기계학습(계량경제학), 금융 혁신, 자원배분과 전략에 대한 프로세스, 빅데이터 기반 행동 재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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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일

    임일il.lim@younsei.ac.kr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관심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개인화, 추천 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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