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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이름값, 실적보다 중요하다

박영숙 | 122호 (2013년 2월 Issue 1)

 

CEO는 다양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기준 중의 하나는 기업의이름값을 지키는 것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래 전 그룹 임원들이 모인 연말 모임에서 높은 재무적 성과를 냈던 금융 계열사 CEO에게최고의 영업본부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이것을 칭찬의 메시지로 받아들였다면 당신의 CEO로서의 자질은 의심을 해봐야 한다. 금융사의 평판은 단기적 영업이익으로만 평가돼서는 안 된다. 회사의 이익보다 고객의 이익을 우선함으로써 고객들이 그 회사를 무한 신뢰할 수 있게 되고, 그런 이미지를 구축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생존과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글로벌 초일류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해서 CEO들이 이름값(평판·Reputation)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메시지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름값은 왜 중요한가? 기업에 대한 전반적 수준의 잣대가 되고 기업의 무형 자산 가치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들이 구매 의사결정을 할 때 기꺼이 더 높은 가격을 주고도 잘한 의사결정이라고 믿게 한다. 훌륭한 인재들이 경쟁사보다 좀 더 낮은 연봉 조건에도 기꺼이 지원하게 하고, 단기적 성과가 떨어지거나 회사에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주주들이 경영진을 믿고 기다려 주게 한다. 해외 시장에 신규 진출을 할 때에도 이름값에 따라 그 나라 관료와 규제 기관의 태도가 달라진다. 사법권의 재판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중대한 소송이 벌어질 때 이름값에 따라 여론 형성 분위기가 달라진다.

이름값 관리에서 CEO들이 꼭 알아야 하는 것이 브랜드와 평판의 차이, 그리고 고객의 눈에 비치는 기업의 정체성과 직원들이 경험하는 기업의 실체와의 차이다. 그 차이를 진정성 갭 (Authenticity Gap)이라고 부를 수 있는데 CEO에겐 객관적인 잣대로 진정성 갭을 파악하고 줄여야 할 임무가 있다. 진정성 갭은 변화하는 시장 환경을 이해하며(Environment) 기대 수준을 관리(Expectation)하고 만족할 만한 경험(Experience)을 제공한다는 3Es 관점에서 관리할 수 있다.

브랜드와 평판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업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그리고 회사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 고객에게 이야기하는 스토리가 브랜드라면 평판은 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고 관심을 갖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느낀 총체적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요즘처럼 손 안의 모바일 세상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쉽게 연결되고 동시에 기업에 대한 방대한 기대, 경험, 생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절대 다수에 의해 평판이 좌우되기 때문에 브랜드와 평판을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사람, CEO와 직원 개개인들이 브랜드이고 미디어인 시대다. 좋은 상품과 서비스로 고객을 대상으로 활발하게 마케팅을 펼쳐서 소비자 사이에서의 이미지가 좋은 기업들 중에서도 내부 고객, 즉 직원들에게 비쳐지는 고용주로서의 이미지는 아주 안 좋은 경우가 종종 있다. 이때 직원들에게 CEO가 바라는 대로 긍정적 에너지를 내면서 기업의 브랜드 스토리를 공감하고 회사의 이름값을 지키는 브랜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기업과 직원들 간의 생각과 행동에서도 진정성 갭이 나타나게 된다. 이 역시 3Es의 관점에서 기업 성장 단계별로 처한 환경 속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끊임없이 고민해가면서 갭을 줄여가는 활동과 적절한 소통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활동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테니스나 골프 같은 운동도 자기 혼자 하는 것과 적절한 코칭을 받으면서 하는 것은 확실히 발전 속도가 다르다. 그저 땀 흘려 열심히 운동하는 ‘exercise’와 자기의 잘잘못을 가려가면서 끊임없는 교정을 통해 자기의 능력을 키워가는 ‘practice’의 차이다. 아무쪼록 2013년 계사년은 우리 기업들이 직원, 주주, 소비자, 투자자, 비즈니스 파트너 등 모든 고객들로부터 이름값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박영숙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 대표

 

박영숙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텍사스 주립대학(오스틴)에서 광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사운드 디자인과 아그파 코리아에서 마케팅을 담당했으며 2002년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 합류해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영역을 개척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민간위원이다.

 

  • 박영숙 | - (현)플레시먼힐러드 한국지사 대표 시니어 파트너
    - 플레시먼힐러드 코리아에서 Public Affairs 및 전략 커뮤니케이션 영역 개척
    - 일본 사운드디자인과 아그파코리아에서 마케팅 담당
    yvonne.park@fleishm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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