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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ademia & Business

긍정적 CEO라야 인센티브가 효력 발휘한다

에릭 쉬 | 122호 (2013년 2월 Issue 1)

 

회사 임원에 대한 보수는 어떻게 지급될까? 요즘 우리가 겪고 있는 이러한 경기 불황기에 일부 기업의 고위임원들이 받아가는 엄청난 현금 보너스와 스톡옵션들에 대한 기사를 읽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자신들이 이끄는 회사가 판매 부진과 시장점유율 하락, 그리고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라고 불리는 주가폭락으로 허덕이고 있을 때에도 이들은 종종 어마어마한 보수를 받아간다.

 

임원들이 챙겨가는 금액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쉽게 납득이 된다. 기업 파산으로 세계 경제를 자유낙하하게 만든 한 월가의 투자회사 리먼브러더스를 예로 들어 보자. 이제는 과도한 임원 탐욕의 대명사가 돼버린 리먼브러더스의 CEO였던 리처드 펄드가 2000년에서 회사가 파산한 2008년 사이에 현금 보너스와 스톡옵션 등으로 받은 보수 총액은 484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이 엄청난 금액이 단지 CEO에게만 주어진 것은 아니다. 공개된 재무제표를 보면 2008년 파산 직전 리먼브러더스의 최상위 고위급 임원 50명의 보수액 합계가 7억 달러에 달했으며 이들 각각은 800만 달러에서 5100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보수를 받기로 약속돼 있었다.

 

이론상 임원 보수는 경영자들이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각하고 과도하고 잠재적으로 파괴적인 위험요소를 피하도록 함으로써 기업을 올바로 이끌도록 강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많은 경우에 보수 패키지는 잘 구성돼서 CEO들과 고위임원들에게 올바른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그러나 일부 경우에는 보수 패키지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임원들을 반대방향으로 몰아 갈 수도 있다. 이것은 정말 복잡한 현상이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수준의 임원 보수는 어떻게 정해지게 됐으며, 또한 우리가 지급하는 보수가 임원들의 실적 향상을 가져오는가?

 

2년 전에 나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 SKK GSB의 동료인 대니얼 층 교수(현재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교수), 매튜 로저스 교수(현재 오하이오 주립대 교수)를 비롯해 다롄기술대의 송 샤오빙 교수 등 몇 몇 동료 교수들과 함께 이러한 의문을 갖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고정급 보수를 받는 임원들과 비교해 더 높은 실적기반 인센티브(보너스와 스톡옵션 등)형 보수를 받는 임원들이 이들과 다르게 행동하는지가 궁금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임원들이 실적 인센티브에 서로 다르게 반응하는지도 궁금했으며 임원들의 경영행위가 회사의 사정이 좋을 때와 나쁠 때에 따라 변하는지도 궁금했다. 우리의 조사결과는 최근에 <전략경영저널(Strategic Management Journal)>이라는 학술지에 실렸다.

 

임원들은 왜 인센티브형 보수를 받을까?

임원들의 보수가 왜 현재 방식처럼 돼 있는지를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대리인이론(agency theory)이라고 불리는 이론을 알아보자. 대리인이론에 따르면 (회사의 주체로서의) 주주이익은 종종 (대리인으로서의) 임원들의 이익과 중요한 방식으로 나뉜다. 그러나 임원들은 상당한 실권을 가지고 자신들이 이끄는 회사의 자원(resources)을 광범위하게 관리한다. 임원들은 돈을 어디에 쓰고 기업투자가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를 종종 감독자가 없는 상황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임원들은 기회만 있으면 회사의 목표보다는 개인적인 목표를 확대하는 쪽으로 행동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CEO는 회사가 개발 중인 신제품에 필수적인 메모리칩 대량주문계약을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가장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공급업체가 아니라 자신의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와 체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 같은 일반적인 주주들은 멀리 떨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종종 회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간이나 능력이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어둠 속에 홀로 남아 다만 우리가 투자하는 회사의 경영을 위임한 회사임원들이 훌륭하게, 그리고 주주 이익을 최대로 실현할 것을 명심하고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가끔 이러한 생각은 단지 바람으로만 끝날 때도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대리인이론은 임원들의 보수에서 인센티브 형태의 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임원 보수를 기업의 실적과 연동시킴으로써 임원들은 자신들이 이끄는 회사의 실적이 양호할 때에 보수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 회사 이익이 더 커질수록 임원들도 더 많은 보수를 받게 된다는 말이다. 그렇게 되면 임원들은 주주들에게 더 큰 책임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이익과 주주이익이 연동돼 있으므로 회사의 실적개선을 위한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따라서 자신의 친척과 계약하려던 임원들이 이제는잠깐만, 만약 이 계약 때문에 우리 회사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나도 보수를 못 받게 되잖아하며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임원들의 보수에서 보너스와 스톡옵션의 비율을 높인 것에는 다른 이유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주들은 자신들이 투자하는 회사가 예측 가능한 위험을 감수하기를 원한다. 예를 들어 신제품 개발, 신규 시장 진출, 새로운 제품라인의 출시 등은 종종 기업이 감수해야 할 위험이다. 이론상으로는 주주는 투자 회사를 다양화함으로써 자신의 재정 위험을 다각화할 수 있으므로 위험 감수의 결과가 그다지 좋지 않더라도 심각한 타격을 입지는 않는다. 다른 한편 임원들은 자신들의 주요 소득을 종종 회사에 의지한다. 이를 다른 말로 하면 임원들은자신들의 계란을 모두 한 바구니에 담은 셈이고 이는 중대한 의미를 가진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자신들의 소득을 전적으로 회사에만 의지하는 임원들은 동기부여가 되는 인센티브가 없는 이상 필요하지만 위험할 수도 있는 투자를 하지 않는다. 고정급 보수를 받는 임원은신규 프로젝트가 실패하면 어쩌지?” “그렇게 되면 나는 해고되고 모든 수입을 놓치게 되겠지?” “만약 내가 해고되면 가족들을 부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한 마음속 깊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지도 모른다. ‘지금 개발 중인 신상품이 시장에서 성공하든지 말든지 상관없어. 어쨌든 동일한 월급을 받을 텐데 뭐 하러 위험을 무릅쓰겠어?’ 따라서 우리가 임원들에게 실적 관련 인센티브가 더 많이 포함된 보수를 주게 되면 임원들은 적절한 위험 감수의 동기가 부여되고 자신의 업무에 더욱 집중하게 되며, 더 열심히 일하고, 회사의 이익 극대화를 높이기 위한 활동들을 수행하게 된다.

 

 

 

인센티브형 보수는 언제 효과가 있을까?

이 모든 이론이 합리적이고 다 맞는 이야기같지만 실적기반 인센티브와 임원의 행동양식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그다지 많지 않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종종 상반된 결과, 즉 어떤 경우에서는 효과가 있었고 다른 경우에는 그렇지 않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일부 연구자들은 상반된 결과는 아마도 다른 보수제도에 반응하는 임원들의 개인적인 성격차이에 기인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우리가 조사했던 그러한 개인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는 핵심자기평가(CSE). CSE는 자기 자신, 자신의 능력, 자기통제능력에 대한 무의식적이고 근본적인 평가를 포함하는 일관적인 성격특성을 나타낸다. CSE가 높은 사람은 자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자신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CSE가 낮은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며 확신도 약하다. 임원의 보수가 회사의 미래 실적에 따라 달라질 경우 주주의 위험은 효과적으로 임원에게로 전달되며 임원들의 미래 소득은 불확실하게 된다. 따라서 인센티브형 보수로 구성된 보수 패키지를 받게 되면 임원들은 회사가 설정한 실적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약속된 보수를 받을 수 있을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은 임원들의 CSE에 크게 좌우된다는 가정을 세웠다.

 

CSE가 높은 임원들은 인센티브형 보수제도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에 더욱 편안하게 반응한다. 이들은 이사회가 설정한 실적 목표치를 달성할 자신의 능력을 믿으며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현금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CSE가 높은 임원들이 긍정적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임원들은 인센티브형 보수에 더욱 관심이 클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는 반대로 CSE가 낮은 임원들은 인센티브형 보수에 수반되는 불확실성 증가로 인해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마저 잃게 돼 올바른 방향으로 인센티브형 보수에 반응하는 경향이 감소하게 된다.

 

회사의 실적은 임원들의 행위에 영향을 주는 인센티브형 보수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다. 회사의 실적이 최근의 글로벌 금융위기나 강력한 경쟁사의 갑작스런 등장 등의 이유로 급락하게 되면 많은 불안 요소가 생겨나고 임원들은 이러한 상황 개선을 위한 압박을 받게 된다. CSE가 높은 임원들은 침체기에 도전을 즐기며 어려움을 감내해 낸다. 이들은 위험보다는 기회에 초점을 둔다. CSE가 높은 임원들은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을 확신하기 때문에 어떤 사안이 가지고 있는 핵심 문제들에 더욱 주목하며 회사의 경쟁구조 개선을 위한 전략을 목표로 삼는다. CSE가 높은 임원들은 실적기반 인센티브형 보수를 받을 때 이러한 태도가 더욱 많이 나타나는데 그 이유는 회사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 보상을 받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고정된 보수로는 이들에게 같은 수준의 동기부여를 할 수 없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CSE가 낮은 임원들은 문제점 극복에 대한 자신의 능력을 믿지 못하며, 따라서 도전에 직면했을 때 이를 감내해 나가는 면도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임원들의 문제해결 전략은 또한 덜 효과적이며 회사의 상황타개를 위한 업무 수행에 대한 집중도 지속적이지 않다. 인센티브형 보수제도를 도입하는 이유는 임원들에게 더욱 열심히 일하도록 함으로써 침체기에 회사의 상황을 타개해 나가기 위한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CSE가 낮은 임원들은 문제해결은 자신들의 능력 밖이며 이에 대한 보답도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한다. CSE가 낮은 임원들은 기회보다는 개인적인 위험이 더 클 것으로 생각한다. 이들은 회사에 중요한 활동들을 하는 대신 자신의 명성을 보호하고 비난을 피하는 데만 시간과 에너지를 쓰게 된다. 따라서 인센티브형 보수는 회사경영이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CSE가 낮은 임원들이 올바른 행위를 하도록 동기부여하는 데는 별 효과가 없을 것으로 우리는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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