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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자본도 스필오버 효과 있다

정명호 | 120호 (2013년 1월 Issue 1)

 

 

Human Resources

사회적 자본도 스필오버 효과 있다

Based on “The positive externalities of social capital: Benefiting from senior brokers” by Galunic, C., Ertug, G., & Gargiulo, M.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2012 vol. 55, no. 5: 1213-1231)

 

왜 연구했나?

사람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유용한 정보와 자원을 얻게 되며, 이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사회적 자본은 직접적 효과뿐만 아니라 이차적 효과를 가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국내외를 막론하고 선거 때가 되면 후보들 간의 연대나 제휴가 나타난다. 이때 사람들의 관심은 후보 단일화를 통해 출마를 양보하거나 후보에서 사퇴한 타 후보의 지지자들이 다른 후보의 지지로 연결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 특정 후보 자신의 사회적 자본(지지층)이 아닌 타 후보의 사회적 자본이 선거과정에서 유용한 가치를 가질 수 있느냐라는 것이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외부효과(externality)’의 문제와 연결된다. 외부효과란 한 경제주체의 행위가 의도하지 않게 다른 경제주체의 이익이나 손실을 초래하는 현상을 말한다. 강 상류에 있는 공장이 폐수를 방류함으로써 하류에 있는 목장이나 식당이 피해를 입는 것이 외부효과의 예다. 기업현장에서도 한 직원이 직접 알고 있는 동료로부터 필요한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도 있지만 자신과 연결된 동료가 알고 있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이차적으로 도움을 받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회적 관계에 있어서도 외부효과가 작용할 수 있을 것인가? 내가 직접 알지 못하더라도 나와 연결된 동료가 갖고 있는 풍부한 사회적 관계가 나의 업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인가? 이는 점차 수평적이고 지식집약적으로 변화하는 현대 기업에서 흥미롭고도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인시아드(INSEAD)의 갈루닉 교수(C. Galunic) 연구팀은 다른 사람의 사회적 자본이 그와 연결된 제3자에게 전이돼 일종의 긍정적 외부효과(positive externalities)를 가질 수 있는가를 연구했다. 지금까지 사회적 관계가 개인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다. 폭넓고 다양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어 사회적 자본이 풍부한 사람은 구직, 연봉상승, 인사고과, 승진 등 조직생활의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결과를 얻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사회적 자본을 개인이 소유한 일종의 사유재(private goods)로 보는 관점이다. 그러나 사회적 자본은 누군가가 배타적으로 소유한다기보다는 사람들 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공공재(public goods)라고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한 동네 주민들이 매우 긴밀하고 친근한 관계를 맺어 안전한 동네를 이루고 있다면 이 동네에 새로 이사 온 사람은 동네 주민들과 직접 모르더라도 양호한 치안으로 인한 이익을 보게 된다.

 

이 문제에 관해서 네트워크 연구자인 로널드 버트(R. Burt)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특정 개인의 업무성과는 이차적(second-order) 사회적 자본이 아니라 직접적 연결관계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서로 연결되지 않는 두 사람을 연결하는브로커(broker)’ 위치를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업무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알아본 결과 개인이 직접 브로커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업무성과에 긍정적이었지만 그와 연결되는 상대방의 이차적 브로커(secondhand brokerage) 위치는 성과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밝혔다. 그러나 INSEAD 연구팀은 자신과 연결된 브로커가 어떤 사람인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특히, 연결된 브로커가 자신보다 직급이 높거나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일 경우 그 사람들의 이차적 사회적 자본이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이론을 검증했다. 직급이 높거나 리더를 맡고 있는 브로커는 더 양질의 정보와 관점을 가지며 자신이 원하는 바를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힘을 가졌기 때문에 그와 연결된 개인이 이러한 자원의 전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네트워크 관계라는 비공식적 요인과 직급, 직위와 같은 공식적 요인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연구팀은 한 투자은행(investment bank)에 근무하는 2200명의 직원들의 네트워크 자료를 수집했다. 이 은행은 매년 총 4개 직급의 직원 전원에게 자신이 한 해 동안 업무상 관계를 가졌던 상대 직원들을 지목하고 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를 평가하게 했다. 이는 최근 국내에서도 광범위하게 실시되고 있는 360도 평가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엄정한 평가를 위해 평가대상 직원을 최저부터 최고까지 4단계로 강제배분하도록 했기 때문에 개인이 가진 사회적 자본의 효과를 알아보는 데 매우 적절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4개 직급별로 평가자(본인)와 피평가자(상대방)로 구성된 네트워크 매트릭스(matrix)를 만들고, 이를 다른 변수와 함께 분석했다. 최종 성과는 각 직원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은 평가점수의 평균값으로 측정했으며 이차적 사회적 자본의 효과는 자신과 연결된 상대방 직원들 간의 네트워크 밀도(network density)로 측정했다. 네트워크 밀도는 네트워크 내에서 맺어진 실제 관계를 가능한 모든 관계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한 직원이 평가한 대상자들의 밀도가 낮다는 것은 상대방 직원들(alters)이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브로커 위치는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상대방 직원들의 네트워크 밀도가 낮다는 것은 평가자 본인의 이차적 사회적 자본이 높음을 나타낸다. 아울러 가설검증을 위해 평가자보다 높은 직급의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와 평가자의 리더의 네트워크 밀도를 측정했다. 이때 높은 직급과 리더라는 직책의 효과를 정확히 분리해내기 위해서 평가자와 동일 직급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와 평가자보다 낮은 직급 직원(상대방)들의 네트워크 밀도는 통제변수로 포함시켜 그 효과를 통제했다. 이 밖에 네트워크 크기, 성별, 연령, 근속년수 등 평가자 본인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요인들 역시 통제변수로 함께 고려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는 예상대로 평가자와 연결된 상위직급 직원들의 네트워크 밀도가 낮을수록 평가자 본인이 받은 평균점수는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자신과 업무상 관계를 가졌던 상위직급 직원들이 브로커 위치를 더 많이 차지할수록 본인의 업무에 더 많은 도움과 유용한 가치를 산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자신이 직접 브로커 위치를 차지하지 않더라도 연결관계에 있는 상위직급 직원들이 브로커 위치를 갖고 있으면 그들의 유리한 위치에서 오는 정보와 자원이 확산 및 전이돼(spill over) 본인이 이익을 보는 사회적 자본의 외부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또한 직원의 리더가 형성하는 네트워크의 밀도가 낮을 경우(다시 말해서, 리더가 브로커인 경우)에도 해당 직원 본인의 평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적으로 본 연구의 결과는 특정 개인과 연결된 상위 직급자나 리더가 조직 내에서 여러 사람을 연결하는 좋은 위치를 차지해 사회적 자본이 높으면 그 직원 본인이 가진 직접적 관계(일차적 사회적 자본)에 관계없이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발휘함을 보여줬다.마지막으로 연구팀은 혹시 이러한 결과가 인기와 명성이 높은 상위 직급자나 리더의 후광(halo)이 작용해 직원 본인의 업무성과가 잘못 평가되는 후광효과(halo effect)가 아닌가 알아보기 위해 상위 직급자나 리더의 네트워크 크기와 직원 본인의 성과 간의 관계를 추가로 분석했다. 한 사람의 네트워크 크기는 그가 갖는 인기나 명성의 지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크기가 큰 상위 직급자나 리더는 오히려 직원 본인의 성과를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네트워크 크기가 커서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 리더는 해당 직원에게 도움을 줄 절대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지금까지 사회적 자본 연구에서 연결되지 않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브로커 위치(혹은 구조적 공백)는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으로 밝혀졌지만 자신과 연결된 상대방들(alters)의 브로커 위치(이차적 사회적 자본)는 본인의 직접적 브로커 위치에 비해 효과가 없는 것으로 생각돼 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개인과 연결된 모든 상대방의 사회적 자본을 합해 평균을 구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문제의 핵심은 모든 브로커가 똑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브로커와 연결돼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연구의 결과는 자신보다 낮은 직급이나 동일 직급의 브로커와 연결되는 것은 효과가 없지만 상위 직급의 브로커와 연결될 때는 그가 가진 사회적 자본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음을 말해준다. 또 자신의 리더가 브로커일 때 해당 직원은 더 큰 이익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위 직급의 브로커는 보다 영향력 있고 양질의 정보를 가진 사람들과 연결될 가능성이 크고 경험과 공식적 역할에서 비롯되는 현명한 관점을 갖고 있으며 실제 업무성과를 만드는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이 자신의 사회적 관계를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은 물론 멘토링과 같은 인사제도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본 연구는 특히 근무경력이 짧고 직급이 낮은 직원들에게 사회적 자본의 외부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남을 보여줬다. 이들은 브로커가 가져다주는 많은 양의 정보보다는 이를 적절히 해석하고 필요한 조언을 줄 수 있는 상급자나 리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연구자인 이바라(H. Ibarra) 교수가 백인 남성의 경우 자신이 브로커일 때 업무성과가 높지만 여성이나 소수인종(minorities)은 자신이 브로커인 것보다는 브로커인 남성 상사와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를 얻은 것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이해될 수 있다. 많은 기업에서 신입직원의 멘토로 선배 사원을 배정하고 있지만 이 연구결과를 따른다면 보다 상위직급에서 다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상급자나 타 부서의 리더가 멘토가 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연구결과는 리더나 상위직급자가 가진 정보가 원활하게 전달될 수 있는 투자은행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 간에 직접 전달되는 암묵적 지식이나 정보가 중요한 업종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현대 기업이 팀제를 기반으로 점점 수평화되는 상황에서 의미 있는 연구결과라고 생각된다.

 

정명호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myhoc@ewha.ac.kr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등을 거쳐 현재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이다.

 

 

 

 

Psychology

보상 종류만 늘려도 동기부여 수준 높아진다

 

Based on “I’ll Have One of Each: How Separating Rewards into (Meaningless) Categories Increases Motivation” by Scott S. Wiltermuth & Francesca Gino (forthcoming,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왜 연구했나?

어떻게 해야 일을 열심히 하게 할까? 동기부여는 경영자뿐 아니라 교사, 학부모 등 많은 사람들에게 주된 관심사다. 금전적 보상이 효과적일 수 있지만 늘 그렇지는 않다. 금전적 보상 이외의 심리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어진 과제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라면 비록 금전적 보상이 적거나 심지어 없을지라도 상당한 동기부여가 된다. 작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 역시 비금전적 동기화의 한 방법이다. 목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일의 성취에 맞게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것 역시 동기부여의 기술이다. 이외에도 이제까지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동기부여 방식이 있다. 보상을 여러 종류로 분류해서 제시하는 방식이다. 보상의 양이나 질은 동일해도 보상을 한 종류로 제시할 때보다 두 종류로 분류해서 제시할 때 사람들은 그 보상을 얻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한다. 왜 그럴까?

 

무엇을 연구했나?

후회는 인간이 경험하는 부정적 감정 중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 중 하나다. 따라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기회가 주어지면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그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치면 기분이 어떨까? 기회를 한번 정도 놓쳤다면 스스로를 위로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회를 여러 번 놓친다면 스스로에게도 용서가 안 된다. 후회가 더 크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후회의 심리가 작동하면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비용과 효용을 이성적으로 따지지 않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후회의 심리가 분류의 심리와 결합하면 보상에 대해 사람들은 더 민감해져서 놓치려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사람들은 인지용량, 즉 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역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정보를 가급적 효율적으로 처리하려고 한다. 물론 의식적인 노력은 아니고 자동적이고도 무의식적인 작용이다. 인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이 분류다. 사물을 분류하면 정보처리의 부담이 줄기 때문에 그만큼 정보처리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인간은 인지적인 구두쇠이므로 분류해서 제시된 정보를 선호하기 마련이다. 그 분류가 의미 없어도 말이다. 예를 들어 20가지의 커피가 있다고 할 때 이 메뉴를 20개 그대로 나열하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든 분류해서 제시할 때 메뉴 선택에서 오는 인지부담이 줄어든다. 선택하는 과정에서 인지부담이 덜 들기에 그 커피 메뉴를 선택하는 데서 오는 인지만족감이 커지는 것이다. 심지어 아무런 의미가 없는 분류를 만들어 나눠도 효과가 있다.똑같은 수의 커피라도 분류하지 않았을 때는 선택의 기회가 한번이라고 여기지만 이를 어떤 식으로든 분류해 놓기만 하면 분류한 종류의 수만큼의 선택의 기회가 있다고 여기게 된다. 반면 같은 양과 질의 보상이라도 분류하지 않고 제시하면 그 보상의 종류는 단지 하나일 뿐이다. 분류하지 않은 보상을 받지 못하면 기회를 단 한번만 놓치는 것이 된다. 반면 두 개로 분류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비록 그 보상의 전체적인 양은 같아도 기회를 두 번이나 놓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보상을 여러 개로 분류해서 제시하는 것이 동기부여에 더욱 효과적이다.

 

연구방법과 결과

미국 남캘리포니아대와 하버드대 공동연구팀은 6차례의 실험을 통해 보상의 세세한 분류가 동기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 실험1: 63명의 대학생들을 두 개 집단으로 구분해 문서를 손으로 옮겨 적도록 했다. 집단1에게는 보상을 두 가지로 분류해 제시했고, 집단2에게는 보상을 분류하지 않고 한 가지로만 제시했다. 보상은 임의의 명칭을 부여해 분류했다. 예를 들어, 분류1에 속한 보상의 명칭은보라색 통이었고 분류2에 속한 보상의 명칭은투명한 통이었다. 옮겨 적기를 10분 동안 하면 분류1이나 분류2 중에 한군데에 들어 있는 상품을 받을 수 있고 10분을 추가로 더 옮겨 적으면 나머지 한 통의 상품도 받을 수 있었다. 보상을 분류하지 않은 집단2의 참가자들에게는 10분 동안 옮겨 적으면 상품을 하나 받을 수 있고 10분 더 옮겨 적으면 상품을 하나 더 받을 수 있게 했다. 집단1과 집단2의 참가자들이 받을 수 있는 상품의 수는 같지만 집단1은 보상을 2개로 분류했고 집단2는 보상을 분류하지 않았다. 보상으로는 핫코코아, , 계산기, 노트북, 크래커 등이 제시됐다. 옮겨 적기를 마친 다음에는 2번째로 제시된 보상이 얼마나 강한 동기를 부여했는지, 과제가 얼마나 즐길 만했는지 등에 대해 답했다.

 

- 실험1의 결과: 보상을 2개로 분류해서 제시한 집단1의 참가자들이 보상을 하나로 분류해 제시한 집단2의 참가자들보다 과제를 더 많이 수행했고 더 크게 동기부여가 됐다고 답했으며 과제가 더 즐길 만하다고 응답했다.그러나 첫 번째 과제의 수행에는 보상의 제시방식에 따른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 실험2: 131명의 대학생을 상대로 보상의 제시가 아니라 보상받을 기회의 손실 가능성이 동기화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했다. 실험1과 달리 실험 참가자들은 상품을 미리 선택했고 옮겨 쓰기 작업을 하지 않으면 선택한 상품을 받지 못한다고 했다. 다른 조건은 실험1과 같다.

 

- 실험2의 결과: 보상의 손실을 강조할 때(과제를 수행하지 않으면 2번째 보상은 받지 못한다) 2개로 분류해서 제시한 집단1의 참가자들이 집단2의 참가자들보다 두 번째 과제를 더 많이 수행했다.

 

● 실험3: 보상의 분류가 동기화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가 보상을 받지 못할 수 있을 것이란 후회의 심리 때문이지 보상의 다양성을 증가시킨 것이 아니란 것을 검증했다. 이를 위해 보상을 2개로 분류한 집단과 4개로 분류한 집단을 비교했다. 후회의 심리가 작용한다면 보상이 2개일 때와 4개일 때의 동기화 차이가 없어야 한다. 반면 보상의 다양성이 원인이라면 보상을 4개로 분류했을 때 더 큰 동기가 부여돼야 한다. 이를 위해 아마존닷컴이 운영하는 엠턱사이트를 통해 실험참가자 72명을 모집했다. 이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여러 종류의 과일을 알파벳에 따라 나누는 것이었다. 다른 참가자 70%보다 더 많이 나누면 보상을 받고 다른 참가자 90%보다 더 많이 나누면 두 번째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대조집단에게는 보상을 분류하지 않고 제시했다. 실험 집단1에게는 보상을 2개로 분류해서 제시했고, 실험 집단2에게는 보상을 4개로 분류해서 제시했다.

 

- 실험3의 결과: 보상을 4개로 분류했을 때와 2개로 분류했을 때의 동기화에 대한 차이는 없었다.

 

● 실험4: 보상의 분류가 동기화에 미치는 영향의 심리적 작용을 검증하기 위해 주어진 보상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매개변수를 통해 검증했다. 아마존닷컴의 엠턱 사이트를 통해 실험참가자 139명을 모집해 단어를 조합하는 과제를 부여했다. 상위 30%에 들면 보상을 하나 선택할 수 있고 상위 10%에 들면 두 번째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는 보상을 분류하지 않은 대조집단과 2개로 분류한 실험집단 2개로 구분했다. 단어조립 과제 전후로 주어진 보상을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정도도 측정했다.

 

- 실험4의 결과: 보상을 2개로 분류한 실험집단의 참가자들이 보상을 분류하지 않은 대조집단에 비해 보상을 받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컸고 이 두려움의 정도가 참가자들이 주어진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하도록 했다. , 보상의 분류가 동기화로 이어지는 것은 보상을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매개하기 때문이었다.

 

● 실험5: 실험4와 다른 과제(추천서 편집)를 부여하고 보상의 분류방식을 아무런 의미 없는 것(분류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보상을 담아 놓은 2개의 용기에 담아 분류)으로 바꿔서 실험4의 결과를 재연했다.

 

- 실험5의 결과: 실험4와 마찬가지로 보상을 놓칠 것에 대한 두려움을 통해 보상의 분류가 동기화로 이어졌다.

 

● 실험6: 실험4와 실험5를 재연하면서 분류된 보상은 동일함을 강조했다. 또한 보상을 받지 못했을 때의 예상되는 후회하는 정도를 측정했다.

 

- 실험6의 결과: 분류된 보상이 같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도 참가자들은 보상을 분류해서 제시했을 때 동기부여가 더 많이 됐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이 연구는 개인이나 조직이 동기부여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보상을 제시하는 횟수나 양을 늘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효과적으로 동기부여하기 위해서는 제시하는 보상의 종류가 많아야 한다. 분류방식은 상관없다. 분류만 하면 된다. 아무 관련 없는 숫자나 색깔을 임의로 부여해도 된다. 세세하게 분류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상의 세세한 분류가 사람들로 하여금 더 적극적으로 보상을 얻기 위해 노력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보상을 세세하게 분류하면 성취기회는 더 많아지면서 동시에 그 기회를 놓칠 가능성 역시 증가한다. 한번 놓친 기회는 어쩔 수 없다 해도 두 번째 기회마저 놓칠 때 엄습할 후회와 안타까움은 견디기 힘들다.

 

안도현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연구소 선임연구원

필자는 서울대 동양사학과를 졸업하고 Colorado State University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석사, University of Alabama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 주제는 슬픔과 즐거움의 심리다. 주 연구 분야는 미디어 사용이 인지역량, 정신건강 및 설득에 미치는 영향이다. 성균관대 인터랙션사이언스학과에서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Marketing

평판 좋은 회사의 불량품은 더 위험하다

 

Based on “Social Influence Effects in Online Product Ratings” by Shrihari Sridhar and Raji Srinivasan (2012, Journal of Marketing 76 (Sep.) pp. 70 – 88)

 

왜 연구했나?

소비자들은 거의 모든 상품1 을 구매할 때 다른 소비자들의 그 상품에 대한 의견을 참고하고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비해 다른 소비자들의 의견을 찾아보기가 더욱 쉬워졌으며 그 범위 또한 늘어났다. 많은 소비자들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이미 그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이 올려놓은 온라인 영화평을 참고하고 있으며 온라인 서점에 등록된 많은 일반 소비자들의 서평들도 광고 못지 않게 도서의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많은 학자들의 연구와 경영자들의 경험을 통해 이러한 온라인에서의 소비자 평가가 상품의 수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져 왔지만 과연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의 평가 그 자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종합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물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소비자들의 평가는 상품의 기본적인 품질에 영향받게 마련이지만 만약 다른 요인이 이러한 관계를 증폭시키거나 감소시킨다면2 마케팅 활동의 정확한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요인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특히 온라인에서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에 대한 평가를 작성하는 데 존재하는 상호의존성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고객관계관리에 의미 있는 발견들을 제공하고자 했다.

 

무엇을 연구했나?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스리다(Shrihari Sridhar) 교수와 텍사스대의 스리니바산(Raji Srinivasan) 교수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상품 평가를 작성할 때 다른 소비자들의 평가들로부터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주목했다. 만약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영향을 받아 상품의 품질이나 사용경험에 기반한 상품 평가 내용이 바뀌게 된다면, 사회적 영향 효과(social influence effects)’가 존재한다면 소비자들의 긍정적/부정적 평가가 수요에 미치는 총영향은 증폭되거나 감소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특히 다른 소비자들의 온라인 상품평가가 가지는 조절효과에 주목했다. , 다른 소비자들의 온라인 상품평가가 높을수록 상품 자체의 기본적인 긍정적/부정적 속성들이 온라인 상품평가 작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부정적 속성이 용인하기 어려운 정도로 강할 경우, 즉 상품 실패(product failure)의 경우에는(: 호텔에서 주문과 다른 음식이 나오는 경우) 다른 사람들의 좋은 온라인 상품평가가 오히려 더욱 강한 부정적 평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경우 적절한 복구 조치(: 적절한 사과와 상품의 교환)가 동반된다면 이러한 조절효과는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어떻게 연구했나?

저자들은 연구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06 7월부터 2010 2월 사이에 한 여행 전문 웹사이트에서 미국 보스턴과 호놀룰루에 소재한 호텔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 자료를 수집했다. 114개 호텔에 대해 약 7500개의 소비자 리뷰 및 만족도 등급, 호텔들의 속성(: 비즈니스 센터 보유 여부), 고객 특성(: 나이) 등의 자료를 수집한 것이다. 저자들은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컴퓨터 기반의 텍스트 분석(computer-aided text analysis·CATA)을 통해 각 소비자의 특정 호텔에서의 경험을 긍정적 경험, 부정적 경험, 서비스 실패, 그리고 복구로 나누어 분류했다.3 또한 전체 리뷰의 양, 과거 특정 소비자가 올린 온라인 리뷰의 개수, 리뷰의 길이, 개인 정보 노출의 양, 호텔 이용 동기(휴가 혹은 비즈니스), 웹사이트 가입연도, 호텔의 등급 및 종류 등을 통제함으로써 정확한 가설 검증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과연 다른 소비자들이 내린 평균 등급이 특정 개인의 특정 호텔에 대한 온라인 등급 평가에 영향을 줬는지를 계량경제학적인 방법으로 검증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본 연구에서 저자들은 다음과 같은 연구결과들을 도출했으며 이 결과들은 호텔 등급이나 소재지에 무관하게 발견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소비자들의 기존 온라인 평가는 소비자들의 후속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 긍정적인 다른 사람들의 평가는 온라인 평가를 더욱 긍정적으로 만들고 부정적인 평가는 더욱 부정적인 온라인 평가로 이어진다.

 

● 상품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속성은 온라인 평가를 더 긍정적으로 내리도록 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약해진다. ,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높은 상황에서는 설사 특정 소비자가 긍정적인 상품 속성을 경험했다고 해도 이것이 긍정적인 상품 평가로 이어지게 되는 효과가 약하다. 이러한 사회적 영향 효과는 긍정적 제품 속성이 긍정적 온라인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84%가량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위의 긍정적인 상황에서의 관계는 부정적인 경우에도 그대로 작용된다. , 다른 사람들의 평가가 더 좋아질수록 부정적인 상품 속성이 부정적인 온라인 평가로 이어지는 관계는 더욱 약해진다. 이러한 사회적 영향 효과는 부정적 제품 속성이 부정적 온라인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81%가량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상품의 부정적인 속성이 용인하기 어려울 정도일 경우 다른 사람들의 기존 평가가 좋다면 오히려 더 부정적인 온라인 평가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만약 이러한 사회적 영향을 무시하고 상품 실패가 부정적 평가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다면 약 17% 정도 과소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이러한 관계는 기업이 그 실패 상황을 적절히 처리했을 경우에는 약해지며 사회적 영향과 결합될 경우 적절한 사후 조치는 긍정적인 온라인 평가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연구 결과의 교훈은?

사회적 영향이란 항상 같은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소비자들은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의견과 동조하는 성향을 보이기도 하고(conformity)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의견을 보임으로써 튀려는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uniqueness). 그러나 무엇보다도 본 연구에서 흥미 있는 발견은 소위규범적 갈등(normative conflict)’으로 인한 이타적 행동 패턴이 온라인 리뷰에서도 일어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품이나 브랜드의 경우에 자신이 용납하기 어려운 실패 상황을 경험할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온라인 평가를 내림으로써 소비자 그룹 전체를 보호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경로로 연결돼 있는 오늘날의 경영환경에서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오래된 명제를 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품질 개선에 대한 투자, 소비자 불만 처리 결과 등이 수요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이러한 사회적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제대로 측정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고객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가? 그러할수록 고객들은 더 민감할 수도 있다는 것에 유의하자. 서비스 실패가 발생했는가? 호의적인 고객 평가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에 주목하자.

 

유시진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shijinyoo@korea.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UCLA대에서 마케팅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싱가포르 Singapore Management Universit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Strategy

영입 CEO: 전략변경 신중히, 조직장악 급속히

 

 

Performance consequences of new CEO outsiderness: Moderating effects of pre-and post-secession contexts”, by Ayse Karaevli, Strategic Management Journal, 2007, 28, pp.681-706.

 

 

왜 연구했나?

요즘 글로벌 경영의 화두 중 하나가 ‘CEO 교체. 최근 4년 동안 5명의 CEO를 갈아 치우며 ‘CEO의 무덤이라 불리는 야후가 외부 인사(경쟁사 구글 부사장인 마리사 메이어)를 영입하면서 모처럼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고 한다. 반면 HP는 기존 CEO를 외부인사(이베이의 신화적 경영자 멕 휘트먼)로 갈아 치우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성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부즈앤컴퍼니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전 세계 2500여 개 상장사 중 약 14% CEO를 갈아 치웠고 이는 2010년 대비 11.6% 상승한 수치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CEO 교체의 유혹을 쉽게 느끼게 된다. 그런데 기업(이사회) CEO를 교체할 때 내부인사(insider CEO)로 할 것인가, 아니면 외부인사(outsider CEO)로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다. 외부영입 CEO의 증가가 글로벌 추세라고는 하지만 탐탁지 않아 하는 기업도 많다. 국내 대부분 기업도 여기에 속하리라 믿는다. 외부영입 CEO는 성과를 못 낼 경우 바로 쫓겨나는 단점도 있다. 반면 내부인사 CEO로부터는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과연 누가 더 일을 잘하고 변화를 이끌어 내며 결국에 더 나은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이와 관련해 아이셰 카라블리 교수(Ayse Karaevli, Sabanchi University, Turkey) 2007 <스트래티직 매니지먼트 저널>을 통해 흥미로운 논문을 발표했다. 이는 2012년 저명한 에드워드 제이작 교수(Edward J. Zajac, Northwestern University, USA)와 공동으로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에 발표한 “When is an outsider CEO a good choice?”라는 논문의 근거라고 할 수 있어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다수의 관련 연구들에 의하면 외부영입 CEO의 강점으로 경영성과 개선, 조직변화 유도 등에 탁월함을 꼽는다.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며 좀 더 과감한 전략을 추구하고 새로운 행동방침을 제시하고 실현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러나 외부인사라는 한계로 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기업문화의 적응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 무엇보다 이사회의 입장에서 이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나 이해도가 부족해 역선택(adverse selection)의 우려가 있다. 반면 내부영입 CEO(insider CEO)의 강점으로는 무엇보다 조직과 관련 산업을 잘 이해하고 있어 비교적 안정감 있게 내부적 저항감 없이 기업을 이끌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러나 변화된 조직의 모습을 기대하기에는 한계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들 연구자들은 공통적으로 CEO의 출신 배경(내부승진 vs. 외부영입)이 분명 기업의 경영성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으나 그 결과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최근에는 내부영입이든, 외부영입이든 새로운 CEO가 임명된 후 약 3년 정도 지나고 나면 기업성과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도 등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부영입 CEO의 효과성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연구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외부 영입 CEO와 관련해 카라블리 교수와 제이작 교수는 외부영입 사장이 최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특유의 여건이 존재하며 이는 새로운 CEO가 승계되기 전 상황(pre-succession context)과 승계 이후 상황(post-sucession context)으로 나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계 전 상황으로는 산업적 불확실성이 크고 불안정하며 어떤 형태로든 과감한 타개책이 요구되는 상황일 경우 외부영입 CEO를 고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90년대 말 항공산업이 극도의 불황을 겪던 당시 델타항공은 금융 및 전자산업에서 잔뼈가 굵은 레오 물린(Leo Mullin) CEO로 영입해 어려움을 극복한 반면 유나이티드 항공은 32년 경력의 베테랑 루이스 휴스(Louis Hughes) CEO로 내부승진시켰으나 결과는 참담했다. 시장의 성장잠재력이 어느 때보다도 클 경우 역시 외부 영입 CEO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는 경우로 보았다. 2000대 초반 모토로라가 외부영입 CEO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크게 늘린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실증적 자료에 근거해 외부영입 CEO가 승계 후 급작스런 전략의 변화나 수정을 실행할 경우 오히려 기업성과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승계 이후에는 기업 안팎의 상황에 대한 분석과 식견을 쌓는 것이 서둘러 뭔가를 변화시키는 일보다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히려 승계 이후 최고경영진을 대폭 개편하는 것이 외부영입 CEO가 승계 후 성과를 향상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떻게 연구했나?

두 교수는 1972년부터 2002년까지 미국의 항공, 화학산업 등을 대상으로 연매출 1억 달러 이상의 기업을 COMPUSTAT 등의 자료를 통해 수집했고 총 90개 기업의 140건의 CEO 교체(승계)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기업성과는 교체 후 3년간의 ROA, ROS, TSR을 평균했다. 외부영입 CEO 역시 관련 산업 경험 유무 등을 중심으로 측정했고 기타 산업의 불확실성, 성장잠재력, 취임 후 경영진 개편 등의 변수를 독립변수로, 기업의 설립연도, 규모, 산업종류 등을 통제변수로 사용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연구결과는 결국 외부영입 CEO에 대한 막연한 기대나 비판보다는 이들이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조건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두 교수들의 검증결과 구체적으로 외부영입 CEO는 취임과 동시에 고위 경영진의 교체를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기업경영관리 전반을 외부영입 CEO 혼자서 추진할 수 없는 만큼 자신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새로운 경영진의 구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부영입 CEO의 혁신이나 변화의 노력은 대체로 기존 기업내부의 구성원으로부터 강한 저항에 직면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외부영입 CEO의 전략적 의도와 방향성에 신뢰감을 주고 정치적 지지를 형성할 수 있는 내부적 기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자신과 함께 일을 할 만한 새로운 집단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두 번째로, 이사회나 주주들은 외부영입 CEO가 뭔가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단시간 내에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놓기를 기대한다. 당사자 역시 외부에서 영입된 만큼 이러한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조급함이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이렇다 보니 회사 내부와 기업문화를 충분히 이해하기도 전에 과감한 전략수정이나 공격적으로 변화를 추진하다 기업 하부조직의 비협조와 불만을 가중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두 교수의 실증 결과는 외부영입 CEO일수록 더욱 가시적 성과로부터의 조급함을 버리고 업의 개념(타산업으로부터 영입된 경우 특히)과 내부조직을 이해하는 데 우선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실지로 외부로부터 영입된 IBM의 게스트너 사장과 3M의 맥너니 사장은 승계 이후에도 한동안 어떤 전략적 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는 데 시사점을 찾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두 저자는 외부영입 CEO에 대한 맹목적인 기대나 비판은 옳지 않음을 강조한다. 분명히 이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건이 설립돼야 함을 두 저자는 실증연구를 통해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사회와 주주는 외부로부터 영입된 CEO에게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해 이들이 충분히 기존 조직의 문화, 특성, 전략 등을 숙지해 새로운 방향으로 기업이 자연스럽게 이전(transition)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아울러 새로 영입된 외부 CEO는 전략의 과감한 변화와 혁신보다는 경청을 통해 기업 내외부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파악함과 동시에 경영진을 과감히 교체해 새로운 변화를 집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흔히 말하는취임 후 첫 100이 자칫 뭔가를 이 기간 중에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두 저자는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진출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nagement Information System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핵심

 

Based on “IS Application capabilities and relational value in inter-firm partnerships” by Nilesh Saraf, Christoph Schlueter Langdon, and Sanjay Gosain, (Information Systems Research, Vol. 18, No. 3 (September 2007), pp. 320-332)

 

왜 연구했나?

기업들이 정보시스템을 공급사슬 관리(Supply Chain Management·SCM)에서 파트너 회사와의 정보교환에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됐다. 그런 기업들 중에서 정보시스템을 사용함으로써 큰 효과를 본 기업도 있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포기하는 기업도 있다. 본 논문은 정보시스템을 SCM에 사용하는 경우 효과적인 사용을 결정하는 요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보시스템이 SCM에 적용되는 경우 잘 사용되면 기업 내부에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많은 기업에서 ERP와 같은 정보시스템의 내부적 활용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기 때문에 앞으로는 SCM과 같은 기업 간 시스템에서 정보시스템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본 논문은 기업의 정보시스템 활용, 특히 SCM에 적용하는 경우에 어떤 점을 명심해야 하는지를 잘 제시해 주고 있다.

 

무엇을 연구했나?

이 연구에서는 정보시스템과 관련된 기업의 다양한 능력 중에서 정보시스템 유연성 (Information system flexibility)에 주목했다. 정보시스템 유연성이란 기업이 정보시스템을 상황에 맞게 빠르고 쉽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예를 들어 SCM 시스템을 한 파트너 기업과 연결해 사용하다가 파트너 기업을 바꾸어야 하는 경우 이 새로운 파트너 기업과 쉽게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으면 유연성이 높은 것이다. 또 다른 종류의 유연성으로는 기존에 연결된 파트너 기업과 주고받는 데이터의 종류나 양이 늘어나거나 기존에 사용하지 않던 기능을 추가할 필요가 생겼을 때 빠르고 쉽게 적용할 수 있으면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높은 것이다. , 변화에 맞춰 정보시스템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기업이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한 기업의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높으면 이 기업은 고객회사나 납품업체 같은 파트너 기업과 정보시스템 통합(Information system integration)의 정도가 높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유연성이 높기 때문에 파트너 기업 시스템과의 연결이 쉬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또한 유연성이 높기 때문에 파트너 회사와의 시스템 연결에 따른 위험이 적어서 부담 없이 연결하기로 결정할 수 있다. 만일 유연성이 낮다면 한 파트너 회사와 연결하는 데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파트너 회사가 조금이라도 기회적인 행동(이익을 좇아서 약속을 어기는 것)을 할 가능성이 있다면 연결을 꺼릴 것이다. 그러나 높은 유연성으로 인해 연결에 따른 비용이 적기 때문에 더 쉽게 연결을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의 연결 결과는 크게 두 가지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첫째는 프로세스 결합 (process coupling)이다. 프로세스 결합은 한 기업과 그 파트너 기업 간의 프로세스가 마치 한 프로세스처럼 통합되는 것을 말한다. 공급사슬상의 두 기업의 정보시스템이 연결되면 이 기업들의 프로세스는 사람의 개입이 없어도 마치 한 조직 내의 프로세스처럼 자동적으로 진행된다. 이것이 프로세스의 결합이다.프로세스가 결합되면 기업에서 갱신된 데이터는 다른 기업에서도 실시간으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 두 기업의 물류의 조정, 재고의 통합관리, 공동 수요예측 등을 통해서 고객에게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시스템 연결의 두 번째 결과는 지식의 공유(knowledge sharing). 두 기업을 연결한 정보시스템이 잘 활용되는 경우 두 기업 간에 지식의 전달, 공유, 변환 등이 활발히 일어난다. 한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지식(노하우, 기술정보 등)이 연결된 정보시스템을 통해서 활발하게 다른 기업에 전달되는 것이다.이와 같이 지식의 공유가 이뤄지는 것은 두 기업 간의 지식교환이 연결된 시스템 때문에 가능해 진 것이 한 이유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이 분야의 연구에 따르면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일이 연결된 시스템에 의해서 자동으로 이뤄지게 되면 이런 일에 시간과 노력을 쓰던 사람들이 좀 더 근본적인 일(지식의 창출과 공유)에 시간과 노력을 쏟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지식의 창출과 공유가 더 활발해 진다고 한다.

 

위에서 언급한 프로세스의 결합과 지식의 공유는 공급사슬상에서 한 기업의 전, 후방으로 모두 이뤄질 수 있다. , 전방으로 고객사와 이뤄질 수도 있고 후방으로는 납품업체와 이뤄질 수도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들 전방(고객사)과 후방(공급업체)과의 효과를 구분해서 분석하고 있으며 전,후방 프로세스 결합과 지식공유의 결과 해당 기업의 성과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결과

이 논문에서는 위의 모델을 검증하기 위해서 하이테크 컴퓨터, 금융 서비스 등의 산업에서 설문조사를 통해서 63개의 표본을 조사했다. 분석 결과, 우선 정보시스템 유연성은 시스템 통합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높은 회사일수록 고객사 혹은 공급업체와의 시스템 통합을 더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시스템 통합이 높을수록 프로세스 결합과 지식의 공유의 정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고객사나 공급업체 모두 동일했다. 한 가지 흥미 있는 결과는 프로세스 결합과 지식공유가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고객사와 공급업체의 경우가 달랐다는 점이다. 고객사의 경우는 프로세스 결합의 정도가 성과에 영향을 주지만 지식공유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공급업체의 경우는 지식의 공유가 성과에 큰 영향을 주지만 프로세스 결합은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분석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정보시스템의 통합에 따른 효과는 공급사슬의 전방과 후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 전방(고객사)으로는 정보시스템의 통합의 결과 프로세스 결합을 통해서 얻는 효과가 크고, 반대로 후방(공급업체)으로는 정보시스템의 통합의 결과 지식의 공유로 인해 얻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 연구가 어떤 교훈을 주는가?

이 연구는 공급사슬상에서 기업의 정보시스템 능력 중에서 정보시스템 유연성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기업의 성과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서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기업의 정보시스템의 유연성은 그 기업의 고객사와 공급업체와의 시스템 통합을 촉진하며 시스템 통합은 프로세스 결합과 지식 공유를 가져와 그 기업의 성과를 높인다는 것이 연구결과의 핵심이다.

 

그러면 기업은 정보시스템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기업의 정보시스템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선 표준 IT를 가능한 한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각 회사의 상황에 맞게 맞춤화(customization)된 기술을 사용하는 것은 필요한 기능을 더 잘 제공해 주는 장점은 있지만 확장이나 호환성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유연성 확보를 위해서는 가능하면 표준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네트워크나 운영체제(operating system·OS)와 같은 근본적인 IT에서 표준의 사용이 더 중요하다. 또한 시스템 구조(system architecture)도 표준화된 방식을 따르는 것이 유연성을 높여준다.

                                                                                                 

정보시스템 유연성을 높이는 또 한 가지 방법은 기업의 IT를 관리하는 프로세스에서 내부적인 전문성의 함양과 관리 절차의 투명화/표준화다. IT 담당 인력의 교육, 훈련을 통해 전문성을 길러서 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게 하고 IT와 관계된 의사결정과 관리의 절차를 명확히 해 소수 인력에 의존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 정보시스템 유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임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il.im@yonsei.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를 받은 후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에서 정보시스템 분야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New Jersey Institute of Technology 교수를 거쳐 2005년부터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있다. 주요 관심 분야는 정보기술의 사용과 영향, 개인화, 추천시스템 등이다.

 

 

  • 정명호 | - (현) 이화여대 경영대학 교수
    - (전) 삼성경제연구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메릴랜드대 방문교수
    - 주된 연구 분야는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네트워크, 인력다양성 관리, 창의성과 집단성과 등.
    myhoc@ewh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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