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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가뭄 이기는 종자, 홍수 대비용 주택… 기후변화 ‘완화’보다 ‘적응’에 기회 있다

강희찬 | 115호 (2012년 10월 Issue 2)

 

 

 

서론

올해 여름도 한국은 기상이변으로 인한 피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6월과 7월에는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겪어야 했고 짧은 장마 이후에 8월 하순부터는 집중호우와 두세 번의 태풍으로 전 국토가 수해의 아픔을 겪어야 했다. 가뭄은 주요 상수원에 조류를 증가시켜 국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고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와 병원성 미생물이 증가해 먹는 물의 안전성을 위협했다. 이외에도 서울 강남구 등 도심지역에서는 하수가 범람해 침수피해가 잇따랐으며 여러 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피해를 입혔다. 이러한 기상이변 문제는 한반도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기상이변은 극심한 가뭄과 홍수, 고온과 폭설 등을 유발해 사회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 경제적으로 피해를 받는 분야가 민간 비즈니스 영역이다. 특히 기후변화의 영향은 해당 사업 분야에만 미치는 것이 아니라 원료 수급을 포함한 전체 공급사슬에도 영향을 준다. 국내 소비자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지역의 소비자에게까지 영향을 끼쳐 기업 전체의 매출에 부정적 파급효과를 줄 수 있다. 물론 사전에 기후변화에 철저히 대비한 기업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다.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1 글로벌 기업들의 86%가 기후변화의 위험에 대처하거나 기후변화에 투자하는 일을 기업 발전의 새로운 기회로 인식했다.

이처럼 기후변화는 기업 활동에 위기이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 측면의 사업기회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첫째는 최근 국내외 탄소규제와 관련해 기후 변화 자체를 완화시키는 분야로 청정에너지, 에너지 효율 개선, 탄소시장 진출 같은 분야의 신사업 영역이다. 두 번째는 변화하는 기후에 대응해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업의 경영 전략과 공정을 변경하거나 기후변화에 따른 소비자의 수요 변화(리스크 관리)에 대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다.

국내외 탄소규제에 대응한 글로벌 기업의 다양한 대응(재생에너지, 에너지 절약 제품 및 서비스 등)은 이미 여러 매체와 보고서를 통해 소개된 만큼 본고에서는 논의 주제를 후자와 관련해 효과적으로 대응한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를 제시하고 시사점을 살펴본다.

 

 

기후변화 영향 대응형 비즈니스

기후변화 영향에 대한 대응(적응)과 달리 기후변화 자체를 완화하는 것과 관련된 부분은 기업 차원에서 달성 목표와 대응 방법이 대체로 단순하다. 따라서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도 대체로 높은 편이다. 기후변화 완화는 탄소배출을 줄이거나 최소화하는 등 목표를 명확하게 세울 수 있다. 또 이를 달성하기 위한 대안들(화석에너지 사용억제 및 효율적 이용, 재생에너지 사용, 탄소시장 진출 등)도 어렵지 않게 선택할 수 있다.

반면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분야(기후변화 적응)는 영향의 종류와 정도가 기업의 예측 가능한 범위를 벗어나곤 한다. 또 단기적 성과를 고려해야 하는 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 적응 프로젝트에 큰 돈을 투자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이런 이유로 기후변화 영향 대응 분야에서 확실한 비즈니스 기회를 찾아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많지 않다.

우리가 기후변화 관련 기업 하면 떠올리는 GE, Philips, IBM 등도 대부분 기후변화 완화 부문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영향 대응 분야는 위험 관리 차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들은 자체적인 적응 방안을 구축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기보다는 정부가 주도하는 정책적 대응이나 시장 창출 방안 등을 기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몇몇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 영향 대응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들 기업이 기후변화 적응과 관련해 기회를 찾고 있는 분야는 물, 홍수 및 가뭄 관련 리스크 관리, 재난 경보 시스템 개선 등이다. 산업 분야별로 대표적인 기업별 성공 사례를 알아보자.

 

산업 부문별 사례

1)농업 분야

농업은 전 세계 물 사용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90%가 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업 분야는 자체적으로 최종 재화인 동시에 음식료품, 농산물 유통, 식당 서비스업, 의류 제조업 및 판매, 인쇄 및 제지 분야 등 많은 분야와 폭넓게 연관돼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 분야의 피해는 전 산업 분야의 가치사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 예로 미국은 물 공급 부족으로 인해 농업 분야의 부가가치가 2010∼2011년 동안 5∼1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호주에서는 2011년 한 해 동안 물 부족이 농업 생산성에 악영향을 끼쳐 총 2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이로 인해 전체 GDP 1%가 줄어들었다. 기후변화로 농업 부문에 피해가 커지자 이를 줄이기 위한 시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기후변화에 덜 취약한 종자를 개발하거나 수입처를 다변화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바스프(BASF)와 몬산토(Monsanto)

BASF는 농업 분야가 혹한, 폭염 등 기후변화에 취약함에 따라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1998년부터 기후변화 영향을 덜 받는 식품종인 ‘Stress-tolerant plant’를 개발하고 있다. BASF의 식물과학 사업부 주관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당 품종은 영양성분 함량이 높은 종이며 바이오에너지의 원료로도 사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해 BASF 2007년 몬산토와 바이오기술 파트너십을 구축한 뒤 곡물의 친환경성을 제고하고 생산량을 늘렸다. 가뭄 등 기후변화에 저항력이 높은 신품종을 고객사에 공급한 결과, 옥수수, , 밀 등의 곡물 생산량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산토도 BASF의 사례와 유사하게 가뭄 저항성 유전자 기술을 통해 물이 부족한 극한 상황에서도 수확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옥수수를 개발해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2008년 미국 실험재배 결과, 건조한 환경의 미 서부 대평원에서도 수확량이 6∼8%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몬산토는 미국 등 아메리카 시장뿐 아니라 아프리카 등 식량부족이 심각한 지역에도 진출하고 있다. 단순히 종자를 판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식량 부족이 심각한 지역에 대해서는 가뭄저항성 옥수수를 무상 혹은 해당 국가 정부와의 협력을 통해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공공-민간 협력으로 진행되는 WEMA(Water Efficient Maize for Africa)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몬산토는 가뭄저항성 기술과 노하우를 모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 농업기술재단, 게이츠재단, 하워드버핏재단 등 글로벌 투자 기업의 재단들과의 협력을 통해 지금까지 총 4700만 달러를 기부했다.

가고메식품

일본의 가고메식품은 토마토 가공 식품을 만드는 회사로 유명하다. 이 회사는 1997년에 심각한 경영악화를 겪었는데 그 원인은 주원료인 토마토 수급 차질 때문이었다. 1997년 가고메식품의 주요 토마토 조달지역인 터키는 기록적인 강수량 증가로 토마토 수확량이 크게 감소했다. 본래 토마토는 건조성 식물로 강수량과 수확량이 반비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고메식품이 대부분의 원료를 터키에서 수입하는 바람에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이다. 가고메식품은 이러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조달 지역을 하나의 국가에서 여러 국가로 확대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특히 한 지역에 대한 수입 의존율을 30% 이하로 유지하고 미국, 중국, 유럽 각지로 수입처를 다변화했다. 최근에는 남반구 지역까지 수입처를 확대했다.

2)물 및 음료 사업 분야

물 분야는 기업에 대부분 위기요인으로 작용한다. 특정 지역 진출 기업이 평판에 매우 민감한 산업(: 음료수) 분야라면 해당 지역에서 평판을 잃을 경우 제품 브랜드에 심각한 타격을 입거나 공장 운영 자체가 곤란해질 수 있다. 글로벌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역량을 파악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 회사가 중심이 돼 시작된 탄소공개프로젝트(Carbon Disclosure Project·CDP)는 매년 기업들의 기후변화 역량에 대해 다양한 조사를 통해 평가하고 있다. 해당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은 물 공급을 경영활동의 주요 위험요소로 파악하고 있다. 설문 조사 대상 기업의 59%가 물과 관련된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답했고 3분의 1의 기업은 이미 물과 관련된 피해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피해 규모도 약 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기업들은 이러한 위기요인에 우려를 보이는 동시에 물 산업을 향후 떠오르는 중요한 비즈니스 시장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의 2의 기업은 물과 관련된 사업기회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약 63%의 기업이 물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이 5∼7년 내로 실현될 것으로 전망했다. 물과 관련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은 물 효율 개선과 관련된 기업의 비용절감 공정, 물 절약 및 공급 관련 제품/서비스 영역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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