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주 목적으로 사회적기업이 국내에 처음 만들어진 지 5년이 지났다. 사회적기업들이 앞으로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이 다양한 사회적 경제 활동의 기폭제 역할을 해왔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경제적 불안정성과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아온 사회적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지리라는 점은 자명하다. 시장과 정부도 해결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를 사회적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달성하면서 비지니스적 해결방식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사회적 가치 실현과 경제적 수익 창출이라는 두 목표가 모순이 아니냐는 이들이 있으나 필자는 모순으로 보이는 것이 역설적으로 오히려 더 높은 창의와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본다.
사회적기업 도입 5년을 맞아 다양한 의견들을 경청하고 사회적기업 정책을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정책이 정부 주도하의 인증제도를 바탕으로 직접적 인건비 지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이에 따른 도덕적 해이와 지원종료 후 자립 가능성, 정부에의 지나친 의존과 민간의 자발성 위축 등에 대비해야 한다.
이제 사회적기업을 한층 업그레이드해 ‘사회적기업 2.0’ 시대를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에 기반한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정책적으로는 사회적기업이 자립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사회적기업 2.0시대를 위한 새로운 방향으로 세 가지 혁신을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혁신적인 사회적기업가의 양성이다. 아쇼카재단에서는 사회적기업가를 변화창조자이자 사회변화의 엔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훌륭한 사회적기업가가 있어야만 사회적기업을 창업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기업의 가장 중요한 내부자원이자 핵심역량은 사람, 즉 사회적기업가다. 둘째, 지역에 기반해 수요를 발굴하고 지역개발 및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 지역주민이 필요로 느끼는 사회적 수요에 기초해 제품 및 서비스를 개발하고 마케팅 및 판로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셋째, 혁신적인 경영전략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해야 한다. 전략이야말로 사회적기업가가 사업현장에서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다양한 방식과 내용으로 창출해야 할 몫이다. 넷째, 가치 네트워크 구축이다. 사회적기업이 홀로서기까지 지원할 수 있는 기업계, 종교계, 시민사회 등의 다양한 민간자원과 네트워크를 효과적으로 연계해 수요파악 및 판로개척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도 사회적기업가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아카데미, 소셜 벤처 경진대회, 인큐베이팅 사업을 더 강화하며 성장기 기업의 역량 강화를 위해 경영컨설팅과 판로 확대를 지원하고 있다. ‘1사 1사회적기업 캠페인’과 ‘민관네트워크’ 등을 통해 사회적기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토양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미 사회공헌활동의 많은 비중을 사회적기업 활동으로 옮기고 있는데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의 공유가치 창출(CSV)에서 보듯이 자사의 전략적 방향과 연관성이 있는 분야를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정부와 시장과 시민사회가 골고루 발전하고 균형을 이룰 때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사회적기업의 성패가 작게는 우리 사회문제 해결의 열쇠가 됨은 물론 크게는 시장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미래지향적인 거대 프로젝트임을 우리는 명심할 필요가 있다.
김재구 원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명지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인사조직학회 상임이사이자 한국생산성학회 회장이며 사회적기업활성화 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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