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기업 최고의 관심사는 성장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은 1998년 외환위기 이후 눈부신 성장을 바탕으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국내 인구 고령화 및 경제 저성장으로 인해 해외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경 간 M&A(cross-border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cross-border M&A를 성공시키기는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M&A 자체의 성공 확률이 50% 미만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1
국가 간, 기업 간 문화차이로 동일 국가 내 M&A보다 더 많은 도전 요소가 있는 cross-border M&A의 성공가능성은 더욱 낮을 수밖에 없다. 우선 좋은 가격에 우량 기업을 인수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인수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더 많은 인수후통합(PMI·Post-Merger Integration)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많은 기업이 M&A딜(deal) 자체에는 성공했더라도 PMI 과정에서의 도전요소로 인해 철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PMI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통합 과정을 신속하고 무리 없이 진행, 가능한 한 빨리 새로운 조직이 수익을 창출하고 성장하도록 하는 데 있다. Cross-border PMI는 고유의 도전요소(정보, 문화 및 법률·규제)를 극복,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한 성공적인 글로벌 경영 기반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려움이 배가된다.
필자는 국내 대표 기업의 cross-border PMI 작업을 다수 지원하면서 성공적인 cross-border deal에 있어 ‘준비된’ PMI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수의 성공적 cross-border deal의 경우 PMI가 딜이 완결되기 이전부터 준비됐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특히 인수 ‘전’ 100일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PMI 성공가능성이 높아졌다. 본문에서는 먼저 PMI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와 cross-border deal의 도전 요소에 대해 검토한 후 성공적인 PMI를 위한 인수 전 작업에 대해 살펴본다.
cross-border PMI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
cross-border PMI는 동일 국가 내 PMI보다 더 많은 노력이 투입돼야 하는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성공적인 cross-border PMI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다음 3가지 요건을 꼽을 수 있다.
1. cross-border PMI 3대 성공 요건
(1) 명확한 인수 비전 제시를 통한 경영진 공감대 형성
● 명확한 PMI 계획 및 사업 비전 제시를 통해 경영진 공감대 및 적극적 헌신 의지(commitment) 확보
● 경영진의 중장기 비전 동참에의 동기 부여
(2) 글로벌 지배구조·관리체계 정립
● 해외 사업 관리에 적합한 이사회·조직 및 최적 경영진 선임
● 본사와의 의사 소통 채널 및 보고 체계 구축
(3) 핵심 인재 선별 및 유지
● 피인수 업체의 사업과 경영을 잘 알고 있는 핵심 인재 선별 및 중용
● 인재 유지를 위한 적절한 보상 및 HR 대응
대다수 경영진은 위 세 가지 요건의 중요성과 세부 과업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실제 PMI 과정에서 3대 성공 요건 전체를 갖춰나가는 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인수 비전은 오해를 사고 본사와의 의사소통은 왜곡되며 인수기업의 핵심 임원진이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국경까지 건너 M&A를 실행한 의미는 결국 퇴색해버린다. 이처럼 cross-border PMI의 성공적 ‘실행’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