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최대 이변은 디펜딩 챔피언 이탈리아의 예선 탈락이었다.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지금 현재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선수들을 모아 새 팀을 꾸리는 대신, 과거 자신이 데리고 있었던 선수들을 모아 대표팀을 만들었다. 30대가 훌쩍 넘은 고참 선수들의 기량이 눈에 띄게 떨어졌지만 리피는 이를 무시했다. 리피의 실패는 리더의 내집단 선호가 야기하는 위험을 잘 보여준다. 배타적 순혈주의가 강한 한국 사회 또한 마찬가지다. 특정 시기에만 신입 직원을 채용해 기수를 부여하는 공채제도가 여전히 직원 선발 방식의 주류를 점하고 있다. 이는 조직 구성원의 다양성과 변화 대응력을 떨어뜨린다. 나아가 리더들까지 조직원에 대해 ‘내 사람’ ‘남의 사람’이라는 식으로 편가르기를 하다 보면 리더 본인부터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커진다. 즉, 편가르기 식 사고가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