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인재 육성 및 교육이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경영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발맞추려면 직원들에게 기술 및 지식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주는 일이 중요한 게 사실이다. 문제는 직원에 대한 교육 투자를 지속적으로 하는 일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와중에도 ‘사업은 결국 사람 장사’라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직원 교육에 사활을 건 기업이 있다.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한 인도 최초의 기업인 인포시스 테크놀로지다.
인포시스는 단순 아웃소싱 서비스에서 시작해 IT 인프라 서비스, 비즈니즈 프로세스 아웃소싱, 고객 소프트웨어 개발 및 유지 보수, 리엔지니어링,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시스템 통합, 비즈니스 및 기술 컨설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대기업이다. 1981년 7명의 엔지니어가 단돈 250달러로 만들었지만 지금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간 47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전 세계 50여 개 지사와 자회사를 포함해 10만 명이 넘는 사원을 고용하고 있다.
인포시스의 급성장 비결은 한마디로 인재 교육과 육성에 있다. 인포시스의 전 회장 마라야마 무르티는 “우리는 최고 수준의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인포시스만큼 효율적으로 인력을 운영하는 소프트회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자부심을 나타낸다. 인포시스의 이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첫째, 인포시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재 양성 시설을 가지고 있다. 인도 마이소르에 있는 인포시스 교육 센터의 공식 명칭은 세계 교육 센터다. 이곳에 맨 처음 들어선 신입 사원들은 좀처럼 입을 다물지 못한다. 센터 내에는 최첨단 볼링 시설, 미장원, 야자수가 늘어선 거대한 수영장, 인도 최대 규모의 헬스장, 3개의 극장이 있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월드에 나올 듯한 거대한 돔도 있다. 인포시스가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해 2005년 개설한 이 교육 센터는 마치 디즈니월드, 클럽메드 리조트, 미국의 사립대학을 섞어 놓은 듯한 모습이다. 규모만 대단한 게 아니다. 14주간의 훈련 프로그램 동안 직원 1인에게 들어가는 교육 비용이 무려 5000달러에 달한다.
둘째, 인포시스는 지극히 엄선한 인재들만 채용한다. 매년 약 100만 명이 지원하지만 약 1% 정도만이 합격한다. 인포시스 지원자 중 상당수는 수학 공식과 논리 퍼즐로 이뤄진 시험에서 고배를 마신다. 이 시험에 통과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하는 면접이 끝나야만 인포시스에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 더 놀라운 점은 이 때부터 진정한 시험이 시작된다는 사실이다. 최종 합격자들은 하루 8시간씩 교육 센터에서 자바 언어를 익히고, 워크숍에 참석하고, 직장 내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등을 배운다. 교육 센터를 졸업하려면 각각 3시간이 걸리는 두 개의 종합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과정이 어찌나 엄격하고 일과가 빡빡한지 쓰러지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인포시스는 “똑똑한 인재를 선발한다” 가 아닌 “인재를 우리 회사에 맞게 똑똑하게 만든다”는 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렇게 인재 교육에 엄청난 공을 들이기 때문인지 인포시스의 연 평균 이직률은 업계 평균 이직률 25%에 크게 못 미치는 15%에 그친다.
셋째, 인포시스는 이렇게 교육시킨 젊은 인재들의 창의적인 생각과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를 경영에 바로 접목한다. 인포시스에는 ‘청년의 목소리’라는 제도가 있다. 인포시스의 무르티 전(前) 회장은 1998년부터 30세 이하의 고성과 직원 9명을 선발해 1년에 8차례 열리는 최고 경영자회의에 정기적으로 참가시켰다. 일반적으로 ‘청년 중역 회의’라 불리는 이 제도는 참신한 아이디어 개발, 상하 직원들의 원활한 의사소통, 효율적인 직원 훈련, 직원들의 근로 의욕 고취 등 상당한 효과를 냈다.
과감한 투자로 쾌적한 환경과 첨단 기술을 갖춘 대학 캠퍼스 같은 회사를 짓고, 우수 인력 유치에 열성을 다하며, ‘청년의 목소리’와 같은 제도를 통해 창의적이고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구축한 점이 오늘 날 인포시스의 성공 신화를 만들었다.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인재 육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귀중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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