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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력 빅뱅의 길, 융합

배병관 | 49호 (2010년 1월 Issue 2)
지난해 전 산업 분야에 걸쳐 가장 많이 거론된 화두가 ‘융합(convergence)’이다. 다양한 산업과 기술 분야의 융합이 새로운 미래 산업을 창출하는 원동력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융합이 다양한 분야나 기관 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러 기업과 산업의 접점에 있는 전시 산업도 세계적인 ‘융합’의 트렌드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2008년 9월 전시 산업발전법이 마련된 후 전시 산업의 대형화와 국제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이종 분야와 기술 간 융합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예컨대,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및 ‘친환경 경영(Sustainable Development)’ 기술과 전시 산업의 융합 현상이 대표적이다.
 
소셜 미디어는 블로그, 트위터 등 일반인들이 콘텐츠를 생산·공유하는 디지털 매체 또는 그 콘텐츠 자체를 통칭하는 용어다. 전시 산업에서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촉진시키기 위한 융합 분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소셜 미디어다.
 
2009년 12월 방한한 엑스포저 커뮤니케이션스의 사이먼 버튼은 한 강연회에서 영국의 ‘겟 사인드 라이브(Get Signed Live)’ 음악 관련 전시회의 홍보를 위한 트위터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전시회 준비 상황을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홍보한 결과 5분 만에 전시장의 가장 넓은 부스를 판매했다는 것이다. 이는 20번 이상의 전화 안내나 방문 상담보다도 효과적이었다고 하니, 소셜 미디어의 효과가 이미 검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전시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로 도약하려면 과거와 같은 단순 일회성 마케팅을 지양해야 한다. 양방향 온라인 매체와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시회를 찾는 고객에게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정보 및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국가적 화두인 친환경 경영과 전시 산업의 융합 현상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친환경 경영은 제조업 현장에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을 포함한 전 산업 분야로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지출이 비용이 아닌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코엑스, 킨텍스, 송도 컨벤시아 등 많은 전시장들이 친환경 시설 리뉴얼, 대체 에너지원 개발, 에너지 관리 시스템 개발 등을 통해 친환경 경영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전시회 주최 기관이나 서비스 회사도 전시회 현장에 목재 부스 대신 재활용 가능한 시스템 부스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시회 참가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고,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전시 운영에 동참하는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친환경 경영을 더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전시 산업은 한 발 더 나아가 문화와 관광 등 최근 국가적으로 가치를 새롭게 인정받고 있는 다양한 분야들과의 융합도 시도하고 있다. 기업 회의, 포상 관광, 국제회의 및 전시회를 총칭하는 융합 산업인 ‘마이스(MICE·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 Exhibition)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합화, 대형화돼가고 있으며 미래 지식 산업의 핵심 분야로 부상하고 있다.
 
경인년 새해에는 전시 산업은 물론 한국의 다양한 산업이 융합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원년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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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병관

    - (현)코엑스 대표이사
    - 삼성전자 정보 통신 부문 총괄부사장
    - 삼성항공 방산 사장
    - 삼성그룹 미래전략위원회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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