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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 내 사업 보장과 인권, 환경

노한균 | 1호 (2008년 1월)
개도국에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사업을 시작할 때 그 나라 정부로부터 특혜에 가까운 보장을 받아낸다면 그것은 잘 한 일일까?
만약 그 정부가 인권을 경시하는 성향이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석유업계는 이런 고민에 쉽게 빠진다. 미국 석유회사 ExxonMobil이 주도하고, Chevron(미),Petronas(말레이시아)가 참가한 컨소시움의 'Chad-Cameroon Pipeline Project'가 최근 사례. 차드 남부 Doba 유전에서 카메룬의 대서양 해안까지 무려 1,070km의 송유관을 건설하는 이 사업은 아프리카지역 민간투자 중 몇 안 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 사업에 대해 지난 9월 7일 Amnesty International이 우려에 찬 보고서를 냈다.
해당 정부와의 계약서 상 법률안정(Stabilization of law)조항이나, 송유관 운영에 대한 국내법 적용 배제 조항이 이 나라 인권보호 수준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정국이 불안한 개도국에서 장기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에게 이런 대규모 사업은 경제 개발에 도움이 된다. 세계은행이 이 사업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반면 이런 계약조건은 가뜩이나 내분과 인권유린이 잦은 개도국 정부에게 인권탄압의 빌미로 악용될 수 있다. 석유수출로 인한 개발의 과실도 주로 부패한 소수만이 누렸던 게 사실이다. Sierra Club 같은 환경단체는 석유개발로 인한 환경 파괴를 우려하는데 이렇게 되면 결국 개도국의 힘없는 대다수 국민들은 대규모 사업에서 얻는 것은 거의 없고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95년 이웃나라 나이지리아에서 있었던 소수인종 지도자 Ken Saro-Wiwa의 처형으로 인한 각계의 Shell 비판도 같은 맥락이었다. 왜 인권보호, 소득분배를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나 라는 비난에 Shell은 주재국 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대답했다. 더군다나 사업을 계속 하려면 그 나라 정부와 불화는 금물이다.
 

석유회사들이 꼭 정치 불개입을 고수하는 것은 아니다. BP 주도 컨소시움의 BTC Piplein 사업 계약서에서는 인권 보증 조항이 들어 갔다. 우리가 속한 기업이 이 상황에 처한다면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옳을까? ⓒ노한균 2005. Business Ethics Abroad(2005/9/12)

이 글은 필자가 2005년 브루넬대학 재직 시절 작성한 Business Ethics Abroad 시리즈의 일부로, 당시 국가청렴위원회 (현 국민권익위원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웹사이트를 통해 소개된 내용을 다시 게재한 것입니다.
  • 노한균 노한균 | - (현) 국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 (현) 지속가능경영연구센터장
    - (전) 영국 브루넬대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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