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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공정 혁신

공정 곳곳에 혁신이 숨어 있다

강석원 | 35호 (2009년 6월 Issue 2)
4대 요소로 본 생산 혁신
1990년대 이후 생산성 향상을 위한 수많은 기법이 개발됐다. 6시그마, Single PPM, TQC, TQM, TPM, TOC 등 수많은 기법은 나름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런 활동들은 주로 생산 부문에만 국한됐기 때문에 전사적인 수익성 극대화로 연결되지 못했다. 생산 분야의 개선 활동을 기업 전체의 수익성 극대화로 연결하려면 공장 각 부문별 개선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 공장 전체의 성과를 높일 수 있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생산·운영 혁신 활동이 필요하다.
 
생산 혁신이란 ‘새로운 라인 증설을 최소화하고, 기존 생산 라인을 재정비해 생산성을 증대시키며, 제조 부문의 업무 성과를 개선해 최적화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뜻한다. 생산 부문에 특화된 운영 혁신 활동은 생산성의 4대 요소인 ‘작업 처리(throughput)’ ‘산출물(yield)’ ‘비용(cost)’과 생산 지원 ‘프로세스(process)’ 관점(그림1)에서 살펴볼 수 있다. 각 해당 영역별로 집중적인 개선이 필요한 영역을 발굴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해 비용 절감을 꾀해야 한다. 또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춘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변화를 주도하는 직원)’를 육성해 지속적으로 혁신 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1.
프로세스 관점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면서도 지속적인 혁신 활동을 펴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공장 구성원들이 공감하는 합리적인 목표부터 설정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은 아직까지 경영자가 목표를 제시하고 직원들이 이에 따르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원가 절감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식으로 혁신 활동을 추진하면 주어진 목표를 달성한 후 더 이상 추가적인 혁신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지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원 상태로 되돌아가곤 한다.
 
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려면 회사의 경영 이슈에 따라 원가 절감 목표를 결정하는 톱다운 방식과 각 부문별 운영상 이슈나 기회 영역을 도출해 개선 수준을 정하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을 통합해 적절한 목표를 선택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바텀업 분석에서는 공장 전체에서 필요로 하는 비용과 시간, 품질 등 모든 측면을 상세하게 진단함으로써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을 찾아내 수치화해야 한다. 이를 토대로 각 부문별 개선 목표를 설정한다.
 
이후 ‘생산 혁신 TFT(Task Force Team)’를 비롯한 모든 직원들이 각 현장의 문제점을 찾아내고 개선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절차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제안된 아이디어를 평가해 실행할 아이디어를 정하고, 결정된 개선 방안에 대해 세부 실행 계획을 세우면 된다. 또 진행 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개선 활동 효과를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우수한 아이디어를 낸 제안자와 주요 실행자는 적절히 포상해 직원의 참여도를 높여야 한다.
 
2. 비용 관점 비용 혁신에 성공하려면 전체 원가 구성 항목을 분석해 비효율성을 찾아내고 비교적 원가 비중이 높은 부재료비, 전력비, 연료비 등을 집중적으로 절감해야 한다. 특히 부재료비는 생산 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부재료비 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부재료의 사용량을 줄이거나, 저가의 다른 재료로 대체함으로써 구매 단가(factor cost)를 낮추는 2가지 접근법을 활용할 수 있다.
 
제강 생산 과정에서 순도 99%의 비철금속을 사용하던 A회사는, 품질에 이상 없는 범위에서 순도를 95%로 낮추고 공정을 개선해 사용량을 최적화함으로써 비철금속 투입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췄다. 비용 절감을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려면 이슈별로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대안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공장의 모든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 대회 등을 여는 것도 좋다.
 
경험적으로 볼 때 원가 절감 아이디어는 전혀 새로운 혁신 아이디어가 40%, 과거에 이미 나왔던 아이디어가 60% 정도다. 과거에 묻히거나 무시당했던 아이디어가 뒤늦게 빛을 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상당수 기업에서 부서장이 개별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을 독단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가 사장되는 일이 많다. 따라서 공장 내 모든 중간 관리자가 참여하는 아이디어 평가위원회를 통해 제시된 대안을 객관적이고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게 좋다.
 
에너지 비용 절감은 특히 어려운 부분이다. 에너지 절감 활동이 어려운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아 측정하기 어려우며 실제 필요한 양이 얼마인지 정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현장 근로자들은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야 편리하게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개선 의견을 모으는 일도 중요하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에너지 전문가가 이론적으로 접근해 소요량을 과학적으로 계산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산출된 에너지 소요량 이상으로 에너지를 투입하고 있다면 낭비 요인이 있는 셈이다. 많은 기업들은 에너지 진단 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에너지 비용 절감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실제 생산 프로세스를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그림2>에서는 실제 적용 가능한 에너지 비용 절감 모델을 요약했다. 

공장에서 냉각, 건조 등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압축 공기(compressed air)를 살펴보자. 압축 공기는 많은 공장에서 전력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부분 제조 공장에서는 압축 공기에 대한 지식과 체계적 관리가 부족해 상당한 에너지를 잃고 있다. 압축 공기는 유압된 공기를 컴프레서(compressor·압축기)라는 설비로 압축해 이물질을 없애는 필터, 수분을 제거하는 드라이어, 압축 공기를 보관하는 리시버 등을 통해 최종 작업자에게로 넘어간다. 우선 최종 사용 단계에서 설비를 꺼놓은 상태로 컴프레서의 작동 시간을 측정해 과도한 누수가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또 노후한 설비를 교체해 압축 공기의 압력 저하를 최소화할 필요도 있다. 압축 공기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압축 공기 분배 시스템상의 온도와 습도 관리를 위해 설비 개선도 추진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노력들로 압축 공기 전달 과정에서의 압력 손실을 줄이면 컴프레서의 효율이 높아진다. 실제로 이런 노력을 통해 전력비를 최대 40%까지 줄인 기업도 있다.
 
중공업, 철강, 유리 산업 등에서 가열 및 열처리 과정에 활용되는 퍼니스(Furnace·화로)라는 설비가 있다. 주로 밀폐된 공간 안에 연료와 공기를 함께 투입해 불을 붙여 온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장비를 사용하는 공장에서는 연소 공기 및 연소 효율 최적화 등으로 연료비를 줄일 수 있다. 퍼니스 내부로 유입되는 공기의 양이 연소에 필요한 수준보다 너무 많으면, 공기 유입 속도가 너무 빨라져 불필요하게 연료가 낭비된다. 무턱대고 연료를 많이 투입해도 오히려 연소 효율이 떨어진다. 중공업 분야의 B사는 배기가스 중의 산소 농도를 최적화하고, 퍼니스 안에 부착된 버너의 불꽃 상태를 조절하며, 운전 조건을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연료비의 25%를 줄였다.
 
포장 재료 같은 공통 소모품도 원가 절감 대상이다. 화학업체 C사는 저장 공간이 부족해 창고 바깥에 보관했던 일부 제품을 보호하기 위해 플라스틱 필름 재질의 덮개를 사용했다. 이 덮개 비용으로만 연간 1억 원이 들어갔다. 공장 현황을 잘 파악하고 있던 필자는 덮개를 보는 순간 필요 이상의 비용이 나가고 있음을 파악하고, 필름 덮개의 사용 실태를 조사했다. 이 회사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해 두꺼운 필름을 사용했지만, 재활용률은 10%에 불과했다. 생산 혁신 TFT는 플라스틱 필름 자재의 두께와 파손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최적의 두께를 찾아냈다. 이로써 재료비를 10% 절감했고, 재활용률은 과거보다 높아졌다.
 
음료를 생산하는 D사는 음료 포장 재료 성분에 대한 별도의 연구 자료도, 회사의 지침도 없었다. 납품업체가 마음대로 여러 재료를 혼합해 제품을 공급했음을 뒤늦게 파악했다. 이에 따라 D사 연구소와 납품업체는 일본의 유사 제품 포장 재질 성분을 분석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원료의 양을 줄이면서, 포장 재료로 물성을 충족시키는 신규 재질을 개발했다.
 
3. 작업 처리 관점 여기서 혁신은 생산 운영 혁신으로 생산 공정의 병목 현상을 없애거나, 라인 가동 속도를 높여 결과적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 없이도 생산량을 확대하는 일이다. 이 혁신의 성공을 보장해주는 핵심 요소는 비가동 시간, 교체 시간, 고장 시간 등 공장이 돌아가지 않는 시간의 비율을 얼마나 낮추냐다. 이를 위해서는 영업 부서와 협력해 이익률이 높은 생산 품목을 집중적으로 생산하거나, 주문 시스템을 보완해 생산 과정에서의 해묵은 난제인 ‘급발주로 인한 급생산’ 문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작업 처리 과정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면, 46주 동안 현장 테스트를 거쳐 전사적으로 타당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작업 처리 관점에서의 개선 활동은 가동률이 낮은 비수기에는 제조 경비 절감, 가동률이 높은 성수기에는 매출 증대를 통한 공헌 이익 증가로 나타난다.

중공업 분야의 E사는 작업 처리 혁신 활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했다.(그림3) 많은 공장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나지만, 설비가 가동되는 시간에서 실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시간의 비율은 3040%에 불과하다. 생산 혁신 TFT에서는 제품별 전체 가동 시간을 대기(queue), 준비(set-up), 가동(run), 중단(wait), 이동(move) 시간별로 상세하게 분석해 불필요한 시간 낭비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파악, 개선 방안을 세웠다. 고장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 주요 설비의 고장 원인을 분석했다. 불량으로 인한 재작업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세워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이 회사는 과거 공급 능력이 부족해 외주 제작에 의존해왔으나, 공정 혁신으로 외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그림4)

작업 처리 시간을 줄이고 제품 규격을 표준화하면 효율성이 높아진다. 곡물 원재료를 혼합해 동물용 배합사료를 만들고 있는 F사를 보자. 이 회사는 배합 시간을 최적화하고, 배합 전후의 공정 간 연결 시간을 줄여 생산 효율성을 높였다. 옥수수, 콩깻묵 등의 원재료와 각종 식이성 첨가제 등의 부재료를 섞는 배합 공정은 과거 1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러나 배합기를 개선해 배합 속도를 높이면 45분만 혼합해도 전혀 문제가 생기지 않음을 알아냈다. 결국 이 회사의 배합사료 제조 공정은 1시간에서 45분으로 줄었고, 생산 효율성은 25% 향상됐다.
 
4. 산출물 관점 이 관점에서의 혁신은 불량률을 낮추는 일이 주 목적이다. 이를 위해 많은 기업들은 로직 트리(logic tree) 분석, PM 분석, 공정 전후의 물질수지 수립 등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기법을 사용한다. 이 분야의 성공 요인은 공장 가동과 중단 시 손실률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불량률을 낮추기 위해 전문가 조직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생산 현장 직원들과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를 모으는 사례도 많다. 개선안을 마련한 후에는 46주간에 걸친 현장 테스트를 통해 타당성을 전사적으로 검증하는 게 좋다.
 
공업용 다이아몬드 제조사 G사를 보자. 컨설팅 결과, 생산 공정에서 품질 손실을 예방하면 80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가운데 40억 원을 절감 목표액으로 정하고, 전 임직원이 불량과 재작업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전문가와 생산직 사원들이 수차례 머리를 맞대고 프레싱 공정에서 온도 조절 방식을 바꿔 전력 값 차이로 인한 불량률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이런 개선 활동으로 이 회사는 원가 절감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생산 공정에 대한 지식은 해당 현장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와 작업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 때문에 내부 인력들의 자발적인 개선 활동을 이끌어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무 개선에 ‘성역’은 없다. 전 직원이 참여하는 총체적 생산 혁신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각자 업무에서 생기는 문제만 해결하기보다는 전체의 관점에서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따라서 생산 혁신 TFT는 최고 경영진의 혁신 의지를 이끌어내고, 전체 시스템을 최적화하기 위해 강한 추진력을 보여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나무와 숲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전문가가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운전 경력 20년의 운전자라 할지라도 자동차가 고장 나면 차량 정비사를 찾는다. 기업 내부에서 문제 해결이 어렵다면 공장 현실을 빠르게 파악하고, 각 회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
 
필자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MBA를 받았다. 한국기계연구원과 전자통신연구원 등에서 연구 활동을 벌였으며, 두산그룹 전략기획본부에서도 일했다. 현재 네오플럭스에서 운영 개선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편집자주 성과 개선 및 원가 절감 전문 컨설팅 회사인 네오플럭스가 기업이 원가 절감을 체질화할 수 있는 방안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기업 현장의 실제 사례를 통해 원가 절감을 위한 구체적 방법론을 변화 관리 운영 개선 공급망 개선 3부문으로 나눠 제시합니다. 원가 절감에 관한 기업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가이드라인이 될 것입니다.
  • 강석원 | - (현) 네오플럭스 이사
    - 두산그룹전략기획 본부
    - 전자동신연구원 연구
    - 한국기계연구원 연구
    sswkang@neoplux.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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