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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경영 시대

기업의 격조는 문화예술 안목에서 나와

신형덕 | 403호 (2024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은 고유 특성과 사람들의 새로운 니즈를 결합해 하나의 격조로 승화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역사적 유산, 헤리티지다. 헤리티지는 태생적, 철학적, 지역적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기업은 문화적 유전자를 통해 태생적 헤리티지를 획득할 수 있고, 조직을 관통하는 차별화한 문화와 경영 철학을 통해 철학적 헤리티지를 형성할 수 있다. 지역의 문화적 유산과 고유 특성에서 지역적 헤리티지 또한 이전받을 수 있다. 이러한 헤리티지를 획득하는 기업은 경영학이 전통적으로 중시해온 저비용·차별화보다 우월할 수 있는 지속적 경쟁 우위를 획득한다.


편집자주 신형덕 교수가 문화예술경영이 기업의 지속적 경쟁우위 창출을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연재를 시작합니다. 문화예술경영이 기업의 격조 창출, 소비자 감성 공략, 강한 조직 조성, 글로벌 경영 및 지속가능 경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개하는 새 연재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모든 기업은 지속적 경쟁 우위의 원천을 발견하고 활용하길 원한다. 많은 경영학자와 실무가는 역사적으로 경쟁 우위의 원천을 두고 획기적으로 효율적인 원가구조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 또는 훌륭한 명성 등의 요인을 주목했다. 그런데 기술 진보에 따라 생산 능력이 증가하면서 소비자의 선택 폭이 넓어지고 환경보호 등 사람들의 인식도 변화했다. 자연스레 기업의 경쟁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좀 더 다양하게 확장하고 변화했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아무리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업체라 하더라도 환경을 파괴하는 기업이라면 비판한다. 불필요한 버튼을 잔뜩 장착한 패널을 가진 제품을 선택하지 않으며 기존의 명성에만 의존하고 변화에 둔감한 기업에는 등을 돌린다. 탁월한 소비자 경험을 선사하는 데 집중하면서 시대정신과 유연성을 겸비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이러한 덕목을 무엇으로 요약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를 기업이 가진 격조라고 칭한다. 격조가 있는 기업이라고 해서 반드시 매출 규모가 크거나 이익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 마련이며 다른 기업과 뚜렷한 차별성도 갖는다. 격조를 가진 기업은 기업이 걸어온 길에서 기업 고유의 강점을 찾아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 활용한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기업의 특성과 결합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즉 기업 고유의 특성과 사람들의 새로운 니즈를 결합해 기업의 격조로 승화하는 것이다. 어쩌면 매우 어려울 수 있는 일련의 과정을 효과적으로 돕는 경영 방식이 있는데 바로 문화예술경영이다.

문화예술경영은 문화경제학과 예술경영 등 다양한 별칭을 가지고 있는데 한마디로 예술적 요소들을 기업 경영에 도입해 지속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을 발견하는 것을 추구하는 경영학의 한 분야다.1 동일한 명칭에 대해 예술 분야에서는 정반대의 접근법을 갖는데 마케팅이나 회계, 재무 등 경영의 원리를 예술적 활동이나 기관에 도입해 그 효과성을 증대하는 분야로 해석하기도 한다. 이 글에선 영리기업의 경쟁력과 관련된 첫 번째의 접근법에 한정해 설명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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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형덕

    신형덕shinhd@hongik.ac.kr

    홍익대 경영대학 교수

    신형덕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전략경영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버지니아주 조지메이슨대를 거쳐 2006년 홍익대 경영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주된 분야는 전략경영, 국제경영, 창업, 문화예술경영이다. 한국문화예술경영학회장,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저서로는 『기업 윤리와 사회적 책임』 『잘되는 기업은 무엇이 다를까』 『문화 소비 트렌드 202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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