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경영의 이행을 핵심 분야로 하는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의 법제화가 현실화되면서 ‘인권 실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주요 산업별 대표 기업을 대상으로 인권 실사 이행 현황을 평가한 결과 인권 경영 관련 체계 구축과 정책 마련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권영향평가를 통해 인권 위험을 식별하더라도 그에 대한 후속 조치와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 절차가 부족했다. CHRB와 같은 국제 가이드라인에 기반한 진단 평가를 활용해 실사 절차를 개선하고 기업별로 실효성 높은 인권 경영 이행 체계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주
비정부기구(NGO)인 휴먼아시아의 ‘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가 월드 벤치마킹 얼라이언스(WBA)의 협력 파트너 기관으로서 한국 주요 산업별 대표기업을 대상으로 『CHRB 핵심 UNGP지표』에 근거해 인권 경영 현황을 평가했습니다. 평가 보고서를 요약해 소개합니다.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은 휴먼아시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엔 기업과 인권이행 지침(이하UNGPs)』을 바탕으로 한 공급망 실사법이 유럽 각국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의 핵심 개념으로 인권과 환경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이 진통 끝에 EU이사회를 통과해 법제화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사람과 환경의 가치에 기반한 책임경영, 즉 기업과 인권(Business and Human Rights) 또는 인권 경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사업 운영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근본적인 토대이자 최소한의 필수조건이 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지역 기업에선 이를 제대로 추진해 나가기 위한 기본조건인 국제 가이드라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여전히 부족하다. 이에 이해관계자 참여 기반의 실사(Due Diligence) 추진을 위한 체계적인 준비 역시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진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비정부기구(NGO)인 휴먼아시아는 『CHRB 핵심 UNGP지표』에 기반해 국내 산업별 주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평가를 최초로 실시했다. 매년 평가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한국 기업들의 실사 이행 현황을 진단하고 효과적인 개선 방향을 모색하고자 함이다.
서창록crsoh@korea.ac.kr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 휴먼아시아 대표
서창록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014년부터 유엔 인권이사회 자문위원 및 실무그룹 위원장을 지낸 인권 전문가이다. 2020년 국내 최초로 유엔 시민적·정치적 권리위원회의 위원으로 선출됐으며 2023년부터 이 위원회의 부의장을 맡고 있다. 2010년부터 인권 전문 NGO 휴먼아시아의 대표로 활동하며 인권 연구·교육·인권기반 국제개발협력 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터프츠대 플레처 법률 및 외교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민우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 교수는 고려대에서 기업과 인권 연구로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고 고려대 인권센터/국제인권센터의 연구교수로 전문연구를 진행했다. 한국인권학회 기업과 인권 분과 이사 및 대외협력이사, 경기도 인권 경영전문가 자문단위원, 국토연구원 인권 경영자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다수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인권영향평가, 인권 실사 관련 자문을 하고 국가인권위에서 기업과 인권에 관한 실무 전문가 양성에 참여하고 있다. 휴먼아시아의 ‘아시아 기업과 인권센터’ 센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