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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havioral Economics

가짜 정보가 고객의 정보 회피 성향 부추겨

곽승욱 | 348호 (2022년 07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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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d on “Information Avoidance, Selective Exposure, and Fake (?) News: Theory and Experimental Evidence on Green Consumption”(2022) by K. Momsen and M. Ohndorf in Journal of Economic Psychology.

무엇을, 왜 연구했나?

기업의 제품이 사회적 책임을 반영하고 있는지가 소비 의사결정의 중요한 기준이 됐다. 이를 방증하듯 환경친화적 특성을 강조한 사회적 제품들의 증가세 또한 뚜렷하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자에게 폭넓은 선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소비재와 공공재의 경계를 허문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어떤 기업이 사회적 책임에 진지하게 응하고 있는지 분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각국 정부가 사회적 기업 및 친환경 제품의 공적 인증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공인되지 않은 사회적 기업과 제품도 시장에 난립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사회 및 환경친화적 제품에 대한 선호(Preference)가 강한 소비자들이 선호도에 맞는 제품을 찾아내기는 쉬워졌다. 하지만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기업의 주장에 대한 진위 파악은 생각보다 어렵다. 소셜미디어뿐만 아니라 전통 미디어에도 가짜 뉴스가 범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합리적 소비자는 주요 제품 정보를 면밀히 검토, 분석해 그 신빙성을 검증한 후 자신의 소비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선택을 내린다. 이러한 합리적 행위의 이면에는 정보 획득 비용이 소비자가 허용하는 범위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이 숨어 있다. 그러나 실제 소비 상황에 처한 소비자는 정보를 얻는 데 큰 비용이 들지 않더라도 소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정보를 모두 활용하지는 못한다. 평소 믿음(선호)과 배치되는 정보는 피하거나 무시하고 믿음을 뒷받침하는 정보에는 과잉 의존한다. 즉, 선택적으로 정보를 회피하거나 취하려는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선택적 정보 회피 성향은 인지부조화를 피하려는 본능적 특성이기 때문에 회피하기 힘들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진은 소비자가 처한 소비 상황을 제품 가격, 정보 획득 구조와 비용에 따라 구분해 조사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선호와 제품 특성을 일치시키고 소비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정보를 선택적으로 회피하려는 성향이 ‘소비자의 선호-구매 및 정보 획득 비용’ 간 인지부조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증거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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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진은 환경친화적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405명의 대학생 참가자를 대상으로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의사결정을 내리도록 했다. 구매 품목은 기후변화 위기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개의 환경친화적 제품 A, B로 구성됐다. 두 제품의 가격은 공개됐으나 두 제품 간 가격 차이는 실험 조건에 따라 1.5유로, 3유로, 또는 4.5유로로 B 제품이 A 제품보다 비싸게 설정됐다. 기후 위기 감소 효과는 각 제품이 탄소 배출 감소를 통해 절약하는 경제적 비용(탄소 절감 효과)으로 측정했다. 제품 A는 모든 실험 조건에서 탄소 절감 효과가 3유로로 같았고, 제품 B는 실험 조건에 따라 탄소 절감 효과가 없거나(0유로) 혹은 6유로로 변했다.

탄소 절감 효과에 관한 정보를 획득하는 과정에 따라 실험은 네 가지 조건으로 나눴다. 첫 번째 조건은 별도의 정보 획득 과정이 필요 없는 기본 조건이었다. 피험자는 제품 B의 탄소 절감 효과를 실험과 동시에 확인한 후 구매를 결정했다. 두 번째 조건에서는 피험자가 제품 B의 절감 효과를 확인하려면 1개의 스위치를 눌러야 했다. 스위치를 누를 경우 50%의 확률로 0 또는 6유로의 절감 효과 정보가 공개되며 나머지 50%의 확률로는 어떤 정보도 주어지지 않았다. 세 번째 조건에서는 2개의 스위치를 순서대로 누를 수 있었다. 첫 번째 스위치를 누르면 제품 B의 절감 효과가 제품 A(3유로)보다 높은지(6유로인지), 두 번째 스위치는 제품 B의 절감 효과가 제품 A보다 낮은지(0유로인지) 질문에 대해 각각 50% 확률로 ‘그렇다’ 혹은 50% 확률로 ‘모른다’가 표기됐다. 표시된 정보는 모두 사실이었다. 네 번째 조건은 세 번째 조건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스위치를 줬다. 그러나 ‘그렇다’ 응답 확률이 50%에서 33%로 낮아졌고 25%의 응답이 거짓으로 정보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졌다. 두 번째부터 네 번째 조건은 다시 정보 획득 비용의 유무(아예 없거나 0.015유로의 미미한 액수)에 따라 두 개의 하위 조건으로 나뉘어 실험이 진행됐다.

정보 획득 비용, 즉 스위치를 누르는 비용이 없거나 미미하다면(모든 실험 조건이 이에 해당), 합리적 소비자는 항상 스위치를 눌러 제품 B의 절감 효과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환경친화적 소비 선호에 맞는 제품을 선택할 가능성과 소비 만족도가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 경우 소비자는 정보 수집을 회피했다. 제품 A와 B 간 가격 차이가 작은 경우(1.5 유로), 기본 조건과 정보 획득 비용이 없는 세 번째 조건의 참가자들은 정보 확인 과정을 거쳐 가격이 비싸도 탄소 절감 효과가 큰 제품을 선택했다. 반면, 나머지 조건의 참가자들은 탄소 절감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정보의 획득을 회피하고 가격이 낮은 제품을 선택했다. 더욱 놀라운 결과는 가격 차이가 최대(4.5유로)일 때 모든 조건의 참가자들이 탄소 절감 효과와 상관없이 낮은 가격의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제품의 구매 비용 차이가 크면 선택적 정보 회피 성향이 강해졌고 탄소 절감 효과가 커 자신의 분명한 선호를 확실히 대변하는 제품보다 단순히 저렴한 환경친화적 제품을 선택했다. 선호와 비용 사이에 발생한 인지부조화를 제거하려는 일종의 자기기만적 행동이다.

또한 적더라도 정보 획득 비용이 존재하면 정보 회피 성향이 적게는 약 2배, 많게는 약 4배로 현저하게 심해졌다. 정보 획득 비용이 최적의 선택을 돕는 필수적인 정보를 무시하게 하는 자기기만적인 행위를 부추기는 상황적 요인(핑계 요인)임을 암시한다. 추가적으로, 네 번째 조건 참가자들의 정보 회피 성향이 세 번째 조건 참가자들보다 훨씬 강했는데 이는 가짜 정보로 인한 신빙성 저하가 자기기만 행위의 심리적 비용을 감소시켜 선택적 정보 회피 성향을 부추겼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소비자는 ‘선호-구매 및 정보 획득 비용’ 간의 부조화가 주는 인지적 갈등을 극복하기 위해 때때로 필수적인 제품 정보를 선택적으로 회피한다. 이런 성향은 추가 비용을 들여 채집할 정보가 가짜일 가능성이 클 때 더욱 강해진다. 정보 회피 성향은 과학적 접근을 방해하거나 불신케 하는 도구로도 자주 사용된다.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려는 환경 운동을 가짜로 포장하는 역정보(disinformation) 캠페인은 환경 운동의 본질을 흐릴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한다. 과학적 정보의 신빙성 저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정보를 가짜 뉴스로 오인해 무시하는 상황, 진짜가 가짜가 되고, 가짜가 진짜로 둔갑하는 황당무계한 상황을 연출한다. 최근 발생하는 갖가지 양극화 현상도 이의 연장선에 있다.


곽승욱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swkwag@sookmyung.ac.kr
필자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와 텍사스공과대에서 정치학 석사와 경영통계학 석사, 테네시대에서 재무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유타주립대 재무관리 교수로 11년간 근무한 후 현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행동재무학/경제학, 기업가치평가, 투자, 금융시장과 규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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