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Up

경제를 잘 알려면 지리 공부 먼저

320호 (2021년 0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지리는 경제 현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인 중 하나다. 네덜란드는 라인강 하구에 위치했다는 지리적 이점 덕분에 러시아로부터 원유를 들여와 가공한 후 독일, 벨기에, 프랑스 등으로 수출하는 유럽 석유 시장의 포문 역할을 한다. 철광석, 희소금속 등 자원이 풍부하거나 수력발전이 용이한 지형이 많아 전기 값이 저렴해 자원의 가공이 유리한 국가들 역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



편집자주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가 비즈니스 리더 여러분들이 필독해야 할 서적을 엄선해 리뷰하면서 인사이트를 더해 소개하는 Close-Up 코너를 재연재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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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뭘까? 입지다. 역세권인지, ‘슬세권’1 인지가 핵심이다. 위치에 따라 어떤 곳은 평당 1억 원을 넘고 어떤 곳은 평당 몇천 원밖에 나가지 않는다. 이렇게 부동산의 핵심은 첫째도 입지, 둘째도 입지, 셋째도 입지다. 그렇다면 국가는 어떨까? 국가의 흥망성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건 무엇일까? 리더십, 역사, 국민성 등 다 영향이 있지만 지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가 어디에 위치했는지, 천연자원은 있는지, 바다를 끼고 있는지 혹은 내륙 지방인지, 주변에 어떤 나라가 위치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가 지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경제는 지리다』를 소개한다.

지리는 무엇일까? 지리를 뜻하는 ‘geography’는 ‘지역’을 뜻하는 라틴어 ‘geo’와 ‘그리다’라는 뜻의 ‘graphia’의 합성어다. 글자 그대로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지리다. 지리는 지형이나 기후 같은 자연환경에 그치지 않는다. 농업, 공업, 무역, 교통, 인구, 종교, 언어, 촌락, 도시에 이르기까지 현재 시점에서 포착할 수 있는 각종 정보를 수집, 분석해 그 지역만의 특징을 찾아내는 학문이 지리다. 경제 역시 지리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경제는 토지와 자원을 두고 벌이는 쟁탈전이다. 대한민국은 국토 면적이 좁고 자원도 부족한 나라다. 그렇다고 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인구가 많으면 내수 시장을 목표로 산업을 발달시킬 수 있지만 5000만 명이라는 인구로는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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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네덜란드

러시아의 최대 수출국은 어딜까? 정답은 네덜란드다. 네덜란드 국민들의 평균 연봉은 5만 달러이지만 인구는 1692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시장이 크지 않은 네덜란드가 어떻게 러시아의 최대수출국이 될 수 있을까? 러시아 원유가 열쇠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 품목은 원유와 천연가스인데 이를 네덜란드로 보내 그곳에서 정제를 한 뒤 유럽에 수출한다. 네덜란드가 러시아 수출의 통로인 셈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지리적 여건이다. 네덜란드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 연결고리에 해당한다. 라인강 끝 지점이 로테르담인데 이곳이 유럽 시장의 현관 역할을 하는 유로포트이자 세계 최대의 석유화학 콤비나트가 있는 곳이다. 러시아에서 도착한 원유는 로테르담에서 석유화학 공업의 원재료가 된다. 네덜란드는 원유를 가공해 라인강을 이용, 독일로 수출한다. 네덜란드는 라인강 지류인 마스강 상류에 위치한 벨기에 및 프랑스 북동부와 마스-왈 운하(Mass-Waal canal)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벨기에와 프랑스로도 수출이 가능하다. 네덜란드의 수출 상대국은 1위 독일, 2위 벨기에, 3위 영국, 4위가 프랑스다. 라인강 하구라는 지리적 조건이 네덜란드 경제 성장의 최대 요인이 됐다.

자원 대국은 목소리가 크다

지리의 요건 중 하나는 자원이다. 자원이라 하면 흔히 원유나 철광석 같은 것을 연상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자원은 무엇일까? 바로 물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7억 명 정도가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물 부족은 식량 부족으로 연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물 이용을 둘러싼 분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메콩강을 둘러싼 중국과 다른 동남아국가의 갈등이 그렇다.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는 물을 두고 전쟁까지 할 판이다. 개발도상국의 공업화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물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물 자체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수돗물을 그냥 마실 수 있는 나라는 어디일까? 다음 15개국뿐이다.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아랍에미리트,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호주, 뉴질랜드, 일본. 아쉽게도 한국은 빠져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사막 국가의 물 사정은 어떨까? 이 나라는 대수층에 있는 물을 이용해 농사를 짓고 식량까지 자급자족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년간 대수층이 지속적으로 고갈되고 있고 곡물 생산량 또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철광석을 둘러싼 격렬한 싸움

안산, 바오터우, 우한은 중국의 3대 철강 콤비나트이다. 원료입지형으로 발전한 지역인데 70년대 후반 해외 자원에 의존한 항만입지형 철강업으로 노선을 바꿨다. 중국 본토에도 철광석이 풍부하지만 호주와 브라질로부터 철광석을 수입해서 생산한다. 왜 그럴까? 중국의 철광석은 철 함유량이 낮고 채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즉, 채산성이 떨어진다. 호주와 브라질은 과점을 위해 가격 하락의 리스크를 감수하며 생산 능력을 계속 늘리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광산을 파산시키려는 것이다. 과점이 되면 가격을 지배할 수 있다. 사우디가 원유를 증산하면서 원유 가격을 낮추자 미국 셰일오일 기업이 도산한 것과 같은 이치다. 자원을 가진 나라는 가격 경쟁을 부추기면서 더욱 강해진다.

희소금속이 낳은 비극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극단적 인종차별 정책으로 알려진 ‘아파르트헤이트’가 지속된 이유가 뭘까? 바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희소금속을 가졌기 때문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자원이 풍부하다. 철광석 7위, 백금족 1위, 금 6위, 석탄 7위, 다이아몬드 8위 등이다.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 기업인 드비어스의 본사가 있는 곳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다. 백금족은 루테늄, 로듐, 팔라듐, 오스뮴, 이리듐, 백금을 일컫는 총칭으로 레어메탈의 일종이다. 백금족은 물과 반응하지 않고 산이나 염기에 부식되지 않는 특징을 갖고 있어 자동차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촉매장치, 전기•전자•공업용 부품, 보석제품 등에 요긴하게 사용된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미국, 캐나다, 짐바브웨가 전 세계 백금족 생산의 100%를 차지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점유율 1위이다. 희소금속은 존재량이 적고 추출이 어려워 정련 비용이 높다. 냉전 시대 자유주의 진영은 대부분의 희소금속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수입하고 있어 흑인 차별 정책을 비판하기 어려웠다. 이를 믿고 오랫동안 말도 안 되는 정책을 편 것이다. 냉전이 끝나자 상황이 달라졌다. 러시아 등에서도 희소금속을 수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아파르트헤이트에 대한 경제적 제재 역시 강화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자원을 독점적으로 보유한 나라는 목소리가 크다. 희소금속은 강력한 협상 무기가 될 수도 있다. 일본이 맘에 들지 않은 중국이 한때 희소금속 수출을 금지해 일본을 당황케 한 걸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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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 대국만 가능한 알루미늄 생산

지리적 관점에서 아이슬란드는 흥미로운 나라다. 춥고 온통 눈밖에 없는 이 나라에서 어떻게 살까 싶지만 이 나라는 의외로 자원 부국이다. 일단, 화산이 많아 지열발전이 가능하다. U자형 계곡이 많아 수력발전도 용이하다. 그 덕분에 전력을 싸게 만들 수 있다. 지열발전과 수력발전이라는 재생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를 충당할 수 있다. 대단한 일이다. 당연히 이를 무기로 알루미늄 공업을 발달시켰다. 알루미늄은 중간 제품인 알루미나(산화알루미늄)를 전기분해해서 생산하는데 그 과정에서 대량의 전기가 필요하다. 값싼 전력이 필수적이고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이 나라에서 알루미늄은 두 번째로 중요한 수출 품목이다. 지리를 산업에 활용한 예가 될 수 있다.

알루미늄 얘기를 조금 더 해보자. 알루미늄의 원료인 보크사이트는 열대토양에서 많이 산출된다. 열대란 독일의 기상학자 쾨펜의 기후 구분상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도 이상인 기후를 뜻한다. 열대지방은 강수량이 많다. 토양의 양분은 비에 녹지만 철 성분이나 알루미늄 성분은 토양에 녹지 않고 남게 된다. 이런 현상을 철 알루미늄 부화 작용이라고 하는데 이때 토양에 집적된 알루미늄 성분이 보크사이트를 형성한다. 이는 알루미늄의 원료로 불순물을 제거한 후 전기분해하면 알루미늄이 만들어진다. 알루미늄은 전기의 통조림이라 할 만큼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 대체로 면적이 큰 나라가 경쟁력 있다. 포장수력이 크기 때문이다. 포장수력은 국내에 존재하는 수자원 중 기술적, 경제적으로 이용 가능한 총수력에너지의 양을 뜻한다. 중국, 미국, 러시아, 브라질, 캐나다가 포장수력이 큰 국가들이다. 알루미늄 생산량은 1위 중국, 2위 러시아, 3위 캐나다, 4위 아랍에미리트, 5위 인도, 6위 호주, 7위 미국 순이다. 반면 일본은 자원 빈국이라 연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전기세가 비싸다. 일본의 산업용 전력비용은 1㎾에 0.129달러, 미국은 0.068달러로 일본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러니 알루미늄 생산은 전기 값이 싼 곳을 찾아 움직일 수밖에 없다. 결국 국토 면적이 넓고 포장수력이 큰 나라, 그리고 산유국 혹은 석탄 보유국이 알루미늄 생산에 유리하다.

EU에 가입하지 않은 실력자, 노르웨이의 정체

2020년 영국이 EU에서 탈퇴했다. 마찬가지로 유럽에 있지만 아예 EU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가 있다. 바로 노르웨이다. 근데 왜 노르웨이는 EU에 가입하지 않았을까? 가입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1524년 이래 노르웨이는 덴마크와 동군(同君)연합을 해왔다. 동군연합이란 한 사람의 군주가 복수의 나라를 통치하는 걸 말한다. 영국과 영국령으로 결성된 영국연방이 대표적이다. 노르웨이는 동군연합에서 자원 공급지 역할을 해왔다. 노르웨이는 1814년 덴마크로부터 독립했으나 그 후 스웨덴과 동군연합을 해왔다. 그러다 1905년 마침내 독립한다. 400년 동안 연합의 역사를 끊고 겨우 자유를 얻은 것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노르웨이 사람들은 타인에게 지배받는 걸 매우 싫어한다. 이들은 가진 게 많다. 즉, 자원이 풍부하다. 첫째, 수산업이 강하다. 앞바다에 난류인 북대서양해류와 한류인 동그린란드해류가 만나는 조목(潮目)이 형성돼 있다. 조목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해역을 말한다. 한류는 난류보다 무거워 둘이 만나면 한류가 난류 아래로 흐른다. 그럼 바닷물에 있는 영양염류가 해수면 가까이로 이동하는데 이 현상을 용승이라고 한다. 용승의 영향으로 산소량이 많아지면 플랑크톤이 많아지고 어류가 몰려든다. 또 빙하의 침식으로 생긴 만 지형인 피오르가 발달했다. 수심이 깊고 협만이 안쪽까지 길게 이어진다. 당연히 항구 건설이 쉽다. 자연적인 지형을 이용하는 항구가 많다. 고위도에 위치하지만 부동항이 많다. 스웨덴 북부 키루나와 엘리바레에서 나온 철광석은 겨울에는 노르웨이의 나르비크까지 수송된 뒤 수출된다. 반면 스웨덴의 보트니아만은 겨울에 얼어붙는다. 둘째, 수력발전이다. 700기 정도의 수력발전소가 노르웨이 전체 발전량의 96%를 차지한다. 전기료가 쌀 수밖에 없다. 100㎾당 9.45달러로 세계 평균 19.63달러의 절반 이하다. 당연히 알루미늄 생산에 유리하다. 셋째, 원유와 천연가스가 풍부하다. 수출 여력도 높다. 수산자원 풍부하지, 에너지 저렴하지, 원유도 풍부하지 남 부러울 게 없는 국가다. 이런 국가가 자신의 자원을 다른 나라와 나눌 이유가 없는 것이다. 모두 지리의 힘이다.

중국이 가장 주목하는 나라, 탄자니아의 잠재력

중국은 아프리카에 공을 많이 들이고 있는데 이런 경제 원조는 60년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발단은 탄잠철도다. 탄자니아의 항구도시 다르에스살람과 잠비아의 카피리음포시를 연결하는 철도인데, 탄자니아에서 콩고 남쪽의 잠비아까지 걸쳐 있는 동광산 지대에서 구리를 운반하기 위해 건설됐다. 경위는 이렇다. 1925년 잠비아의 코퍼벨트에서 구리가 발견됐다. 채굴된 구리는 잠비아에서 철도를 이용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항만으로 수송됐다. 예나 지금이나 잠비아는 구리에만 의존하는 모노컬처 경제의 나라다. 소수 백인 정권이던 로디지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기 위해 로디지아를 경유하지 않는 철도를 만드는 데 중국은 4억320만 달러의 차관과 2만5000명의 중국인 노동자를 보냈다. 결국 잠비아는 백인 통치 지역을 지나지 않고 탄자니아에서 구리를 수출하게 됐다. 중국이 아프리카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외교적 이슈다. 대만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아프리카 54개국 중 대만을 인정하는 나라는 두 나라뿐이다. 둘째,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셋째, 아프리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예컨대 탄자니아는 경제 성장에 힘입어 국민 1인당 구매력이 높아지고 인구 증가까지 더해지면서 매력적인 시장이 됐다. 광물 자원뿐 아니라 농축산물 등 원재료도 풍부하다. 값도 싸다. 동아프리카 공동체 덕분에 미국이나 EU 수출에는 관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탄자니아 정부는 최우선 정책 과제로 외국 자본 유치를 내걸고 있다. 따라서 외국인의 국내 투자에 매우 협조적이다. 앞으로 새로운 투자 대상국으로 탄자니아를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미래 예측의 핵심 요소는 인구다

지리적 여건에는 인구도 포함된다. 단순히 숫자를 넘어 인구의 질도 중요하다. 중국은 급속한 인구고령화가 예측되지만 미국은 인구 구조가 건강하다. 애도 많이 낳지만 이민을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 사회가 가진 인구와 인구 구조는 지리의 중요한 요소다.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한다. 고령화 얘기를 하면 늘 ‘저출산 고령화’란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즉 저출산이 먼저이고 이어 고령화 얘기를 한다. 왜 그럴까? 사람이 갑자기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먼저라는 뜻이다. 유소년층 인구가 줄고 상대적으로 노년층 인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인구고령화가 진행되는 것이다. 근데 인구가 많은 게 반드시 유리할까? 그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역량이 있을 때 가능한 일이다. 역량은 없는데 인구가 느는 건 일종의 재앙이다.

싱가포르의 성공 비결은 ‘모두 사이좋게’

잘살기 위해서는 늘 자원이 중요할까? 싱가포르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현재 싱가포르의 1인당 GDP는 6만 달러가 넘고 일본보다 높다. 자원이라곤 없는 작은 나라가 왜 그렇게 잘살까? 이곳은 적도 바로 밑에 위치했지만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국토는 좁고 광물자원, 수자원, 농경지 아무것도 없다. 인구의 4분의 3이 중국계이고 이외에 말레이계, 인도계인 타밀족 등이 있다. 종족 간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싱가포르는 모두를 동등하게 대우한다.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를 모두 공용어로 제정했다. 영어도 공용어로 사용한다. 모국어가 다른 국민끼리 공통의 언어로 의사소통하기 위해서다. ‘모두 사이좋게’는 싱가포르의 국시라 할 수 있다. 영어의 공용어 사용, 정치적 안정, 해외 투자 유치 최적의 조건 등이 싱가포르의 경쟁력이다. 민족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며 민족 대립을 선동하는 언론은 엄하게 다스린다. 주위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같은 산유국이 있어 이를 이용해 원유를 수입해 가공한 후 수출하는 가공무역을 한다. 세율이 낮기로도 유명하다. 무엇보다 싱가포르의 최고 자원은 사람이다. 인구가 적은 나라가 성장을 하려면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현재 우리 한국의 지리적 여건은 어떨까?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국토의 70%는 산이고, 자원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렵고, 강대국 사이에 끼어 있어 불리하기 짝이 없는 여건이라고 자조적으로 얘기를 하는데 이게 사실일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적게 들고, 자원을 수입하고 가공해 수출할 수 있다. 또 강대국 사이에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무역, 국방 등 다양한 방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우리가 가진 지리적 여건을 최대한 인지하면 잘 활용할 수 있다. 우리가 지리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대표 kthan@assist.ac.kr
필자는 서울대 섬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애크런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핀란드 헬싱키경제경영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았다. 대우자동차 이사, IBS컨설팅그룹 상무, 한국리더십센터 소장, 서울과학종합대학교 교수 등을 지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1호 Power of Voice 2021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