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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를 통해 본 세상

워런 버핏은 어떤 기업에 투자할까

최종학 | 272호 (2019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세계 최고의 투자가로 꼽히는 워런 버핏은 한 번 주식을 사면 오랫동안 팔지 않고 보유하는 장기 투자자로 유명하다. 그 밖에도 미래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기보다는 현재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지를 본다든가, 배당을 잘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등 그는 투자대상을 꼼꼼히 분석하고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투자 철학을 살펴보면 주식 투자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편집자주
최종학 서울대 교수가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회계학을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회계를 통해 본 세상’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독자들이 회계를 받아들이고 비즈니스에 잘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워런 버핏은 세계 최고의 투자가로 유명하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시에 거주하므로 사람들은 그를 ‘오마하의 현인(Oracle of Omaha)’이라고도 부른다. 그의 총자산은 2018년 기준 대략 85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된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 부자로 꼽힌다.

부의 원천은 그가 운영하는 버크셔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라는 회사다. 이 회사의 본업은 주식 투자다. 수많은 회사의 주식을 사서 보유한다. 자산운용사 정도의 회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는 1964년 원래 섬유회사였던 버크셔해서웨이의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후 업종을 완전히 변경해 수많은 회사에 투자하면서 회사를 발전시켰다.

워런 버핏은 성공적인 투자 성과 때문에 유명한 것만은 아니다. 그는 직설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널리 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명해지기 전인 젊은 시절 한때는 대학교에서 투자법에 대해 강의하기도 했다. 정치적으로는 열렬한 민주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을 수차례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언론뿐만 아니라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들과도 주주총회장에서 직접 만나 많은 대화를 나눈다. 버크셔해서웨이 한 주 가격이 2018년 기준 32만 달러(약 3억6000만 원)가 넘으므로 한 주만 보유한 주주라고 해도 상당한 부자인 셈이다. 버크셔해서웨이 주주총회에는 매년 전 세계 많은 주주가 참석해 버핏의 견해를 들으려고 노력한다. 우스갯소리이기는 하지만 전 세계에서 중국 공산당대회 다음으로 많은 수의 백만장자가 한꺼번에 모이는 장소가 바로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라고 한다.

버핏은 또한 매년 ‘버핏과의 대화’를 입찰에 부쳐서 입찰에서 승리한 사람과 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버핏과의 대화’의 최종 입찰가격은 2018년 330만 달러(약 37억 원)였다. 최근 몇 년간 비슷한 수준의 금액에서 입찰 승자가 결정됐다. 그를 만나기 위해 이 정도의 돈을 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버핏은 이렇게 번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워런 버핏은 이처럼 다양한 기회를 통해 사회와 소통하면서 자신이 투자하는 기업의 회계 처리와 공시, 경영자 보상과 지배구조, 투자와 자금 조달 원칙에 대해 이야기했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궁금해 한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가 단지 홍보 목적일 뿐이며 ‘실제로 워런 버핏이 투자할 때는 이런 원칙들을 별로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워런 버핏은 실제로 어떤 기업들에 투자할까? 미국 워싱턴대 보웬(Bowen) 교수 등의 연구팀이 이 주제에 대해 연구했다. 1 이 연구의 발견에 대해 살펴보자.



회계 처리와 공시에 대한 버핏의 견해

버핏은 1998년 발행된 버크셔해서웨이의 연차보고서에서 “우리는 우리가 소유한 회사들의 CEO들에게 회계 처리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이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경영자는 무엇이 중요한가를 고려해야지,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를 고려하면 안 된다(We want our managers to think about what counts, not how it will be counted.)”라고 말한 바 있다. 회계장부에 표시되는 이익 수치 때문에 경영 의사결정이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그의 견해를 나타낸 말이다.

구체적으로 그가 회계 및 공시와 관련해 언급한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EBITDA (earnings before interest, tax, depreciation and amortization, 이자, 세금, 감가상각비, 무형자산상각비 차감 전 이익)를 의사결정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여러 문제를 갖는다. 따라서 EBITDA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2 (2) 단기 이익이나 성장률 예측치를 발표하고, 이 예측치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단기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기업의 장기 발전에 좋지 않다. 따라서 단기 예측치를 차라리 발표하지 말아야 한다. (3) 과거 경영자가 발표한 예측치나 애널리스트들이 발표한 예측치를 달성했다고 자랑하는 경영자들이 있다. 경영자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신이 아니다. 예측치를 달성하기 위해 경영자들이 이익을 조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 (4) 퇴직자들에게 미래에 지급해야 할 금액을 의미하는 퇴직급여나 연금부채를 추정할 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가정을 해야 한다. (5)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사업보고서에 사용해야 한다. 3 외부 사람들이 읽었을 때 이해하기 힘든 설명을 사용하는 경영진은 무엇인가 숨기려고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버핏은 과연 자신의 발언대로 투자할까? 실제로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3)과 (4) 기준을 잘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다른 기준에서는 버핏의 투자 기업과 다른 기업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4


경영자 보상과 이사회 구조에 대한 버핏의 견해

버핏은 경영자 보상이 주주의 부와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많은 경우, 회사의 경영 성과가 좋을 때는 기업 성과와 경영자에 대한 보상의 연계 정도가 높고 반대로 경영 성과가 나쁠 때는 그 연계 정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즉, 회사가 잘될 때는 주주와 경영자 모두 많은 보상을 받는데 회사가 잘 안될 때는 주가가 떨어져서 주주는 손해를 보는 데도 경영자의 보상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때가 많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 이사회나 강력한 외부 주주들이 함께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 또는 견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그가 경영자 보상과 이사회의 구조에 대해 언급했던 내용은 다음과 같다. (6) 최고경영진에 대한 보상이 과다해서는 안 된다. 과다한 부를 탐내는 탐욕스러운 경영자들이 일부 있다. (7) 경영자 보상과 성과는 밀접하게 연관돼야 한다. 즉, 성과가 변하면 보상이 이에 연동해 변해야 한다. (8) 성과가 나쁠 때 경영자 보상과 성과와의 연계성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성과가 나쁠 때 주주가 손해를 보는 것처럼 경영자도 보상을 덜 받아야 한다. (9) 단지 다른 기업의 경영자들이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고 해서 우리 기업의 경영자에게 더 많은 보수를 줄 수는 없다. (10) 경영자 보상은 경영자가 얼마나 많은 초과 이익(이익 - 자본비용)을 올렸느냐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면 이익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따라서 단순히 이익이 얼마나 많으냐가 아니라 투하된 자본에 비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는지를 진정한 성과로 봐야 한다. 경영자 보상도 이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 (11) 경영자 보상 중 스톡옵션의 비중은 적어야 한다. (12) 이사회의 다수는 사외이사여야 한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자의 행동을 감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13) 이사들은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사들이 주주와 동일한 마음으로 행동할 수 있다. 5

(14) 이사는 이사의 능력과 성과에 따라 선정돼야 한다.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의도에서 또는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이라서 뽑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이사회의 다양성이란 이사회 안에 얼마나 많은 여성 또는 백인 이외의 인종 또는 다양한 국가 출신의 사람들이 포함되느냐를 의미한다. 많은 미국 기업은 단지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 이사를 고르고 있다.

이 내용 중 (11)에 대해서 일부 설명이 필요하다. 스톡옵션에 대한 버핏의 견해는 다소 충격적이다. 스톡옵션은 경영자가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경영자와 주주의 부를 연동하는 수단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톡옵션의 문제점에 대한 비판도 많다. 결국 버핏은 스톡옵션이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과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쪽이다. 6


그렇다면 버핏은 과연 자신의 언급대로 투자할까? 실제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 기업들은 다른 기업에 비해 (6), (7), (8), (13), (14)의 기준을 잘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2)에 대해서는 버핏의 주장과는 반대로 버핏 투자기업들의 사외이사 숫자가 다른 기업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기준에서는 버핏 투자기업들과 다른 기업들 사이에 큰 차이가 없었다.


투자와 자금 조달 원칙에 대한 버핏의 견해

버핏은 경영자의 성과를 투하 자본 대비 수익률(과다한 부채비율과 회계 조작 없이 계산된)이 얼마인지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버핏이 언급한 투자와 자금 조달 원칙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15) 기업은 이해하기 쉬운 사업을 영위해서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16) 기업은 많은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17) 기업은 장기적으로 볼 때 경쟁우위를 가져야 한다. (18) 보유한 유형자산 때문에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보다 보유한 무형자산 덕분에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19) 부채를 과하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20) 주식 분할이 주가를 상승하게 하므로 주주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21) 배당을 잘 지급하는 기업을 선호한다. (22) 주가가 과대평가되는 것보다는 내재가치와 유사한 것을 선호한다. (23)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려면 주가의 내재가치가 주가보다 높거나 최소한 같아야 한다. (24) 주식 교환을 통해 타 회사를 인수해 합병할 때도 내재 가치가 주가보다 높거나 최소한 같아야 한다.

이 내용들의 대부분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15)와 관련해 버핏은 수차례에 걸쳐 이런 기업을 선호한다는 자신의 투자 철학을 밝힌 바 있다. 꾸준하고 안정적인 이익이 창출되는 것을 선호하므로 버핏은 이익이 아직 발생하지 않은 초기 단계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꺼린다. 즉, 미래의 성장에 대한 기대보다는 과거의 증명된 경영 성과를 보고 투자한다.

(16)에서 버핏이 언급한 이익은 두 가지로 정의된다. 첫째, 회계 기준에 따라 계산되는 이익이 아니라 버핏이 스스로 정의한 ‘소유주 이익(owner earnings)’이라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이익+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연평균 투자 목적의 자금 지출액’을 말한다. 둘째, 투하자본 대비 얼마나 많은 이익을 올렸는지, 즉 EVA를 말한다.

(20)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하다. 주식을 분할하면 주가가 하락한다. 예를 들어, 주식을 1대2로 분할하면 기존의 한 주가 두 주로 나눠진다. 즉, 주식 수가 두 배로 늘면서 주당 주가는 절반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주식의 총시장가치는 이론상으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실제로는 주가가 약간 상승하고 거래 빈도도 늘어난다. 주가가 낮아지면서 사람들이 좀 더 부담 없이 주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유동성 프리미엄이 생겨서 주가가 상승한다. 7


그런데 이 과정을 통해 새로 주식을 구매한 주주들은 대부분 단기 투자자다. 소량의 자금을 투자했고 수시로 주식을 사고파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 성과에는 큰 관심이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주주들 중 단기 투자자 비중이 높아지면 경영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를 경영하기 힘들다. 버핏은 한 번 주식을 사면 최소 수년, 보통 수십 년씩 보유하는 장기 투자자이므로 단기 투자자들 때문에 경영진이 휘둘리고 단기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앞서 ‘회계 및 공시에 대한 버핏의 견해 (2)’에서 언급한 대로 경영진이 단기 이익목표를 발표하거나 (3)에서 언급한 대로 경영진이 단기 이익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싫어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래서 버크셔해서웨이 주가가 3억6000만 원이 넘어가는 현재까지도 주식 분할을 하지 않는다. 즉, 단기 투자자가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식을 구매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이다.

(21)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한 번 매수한 주식은 장기간에 걸쳐 보유하므로 피투자기업의 주식을 잠시 보유하다 팔아서 현금 수익을 올리는 일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피투자기업이 지급한 배당을 받아 필요한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한다. 따라서 피투자기업의 배당 지급을 선호한다. 그런데 버크셔해서웨이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다. 배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계속해서 투자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킨다. 즉, 버크셔해서웨이의 주주들은 배당 지급보다 회사가 계속 투자해서 성장하는 것을 더 원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버핏이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가 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버핏의 회사 운영 스타일상 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를 선호할 뿐이다. 8


버핏의 투자 스타일에 대한 결론

과연 버핏은 자신이 말한 대로 투자와 자금 조달 원칙을 따르는 기업들에 투자할까? 실제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이 기업들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할 때 (15)부터 (21)까지의 항목들이 모두 버핏의 주장과 일치하는 경향을 보였다. (22), (23), (24)는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과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다르지 않았다. 단, (23)과 (24)의 경우는 실제로 주식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주식 교환을 통해 타 회사와 합병한 피투자기업의 숫자가 너무 적어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비교가 힘들었다.

이상의 내용을 살펴보면 버핏이 투자하고 있는 기업들은 대부분 버핏이 여러 경로로 언급한 우수한 기업의 특징과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버핏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셈이다. 다만 추가 분석 결과, 버핏이 투자한 기업들은 버핏이 투자하기 이전부터 이런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핏이 투자한 이후 버핏의 경영 철학에 따라 기업 행태가 바뀐 것이 아니라 버핏이 이런 행태를 가진 기업들을 주로 투자 대상으로 골랐다는 의미다.

버핏의 투자 행태가 옳을까? 앞에서 일부 언급한 내용이 있지만 과학적으로 분석해봤을 때 버핏의 투자 행태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2)의 내용과 달리 단기 이익예측치라도 이를 발표하는 기업이 발표하지 않는 기업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낸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뭔가 숨기고 싶은 기업들은 아무 발표도 하지 않는다. (18)의 경우, 버핏의 개인적인 취향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버핏이 보험회사 주식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버핏은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선호한다. 이는 미국 산업구조가 제조업 쇠퇴 및 서비스업 발달로 발전해온 것과 맥락을 같이한다. 그렇지만 한국과 같은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도 (18)의 기준이 과연 옳은 것인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제조업들이 더 빨리 성장해 왔고 앞으로도 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0)과 (21)은 기업의 본질가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지금까지 버핏의 투자 스타일을 정리했다. 학자들은 좀 더 간단히 버핏이 투자하는 기업들을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정리하기도 한다. (ⅰ) 변동성이 적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기업, (ⅱ) 내재가치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기업, (ⅲ) 수익성이 우수하고 빠르게 성장하며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기업이다.


나는 어떻게 투자하고 있는가?

앞서 설명한 것처럼 버핏의 철학이 대부분은 옳지만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또한 일부가 옳지 않다고 해서 그런 조건에 해당하는 기업에 투자하면 안 된다는 뜻도 아니다. 다만 그런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보다 더 우수하다고 보기는 힘들다. 버핏의 투자 성향에 따라 특정 성격을 가진 기업들이 선택된 것뿐이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싶다. 버핏은 확고한 투자 철학을 갖고 있으며 피투자기업을 선정할 때 이런 기준을 적용해서 해당 기업을 철저히 분석한다. 버핏은 연차보고서 내용과 재무제표를 꼼꼼히 읽고 회사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라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장기 투자도 강조한다. “10년간 보유할 주식이 아니라면 10분도 보유하지 마라” 또는 “영원히 보유할 주식을 사라”고 할 정도다. 그는 단기간의 주가 변동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사는 것”이라는 말도 했다. ‘단기간의 주가 변동을 노려서 주식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얼마나 발전할 것인지 판단해서 주식을 사라’는 얘기다.

과연 나는 어떻게 투자를 하고 있는가? 나도 버핏처럼 확고한 투자 철학을 갖고 있는지, 사업보고서나 재무제표를 열심히 읽고 투자대상 기업을 분석하는지, 참을성 있게 기다리면서 장기 투자하는지를 스스로 돌아보기 바란다. 풍문이나 언론 보도 내용만 보고 투자하지는 않는가? 주식을 샀다가 조금 올랐다고 일주일 만에 팔아버리지는 않는가? 다수의 개인투자자들이 이런 식으로 주식 투자를 하고 있고, 이것이 바로 개인투자자들의 평균 수익률이 시장 평균 수익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다.

필자가 『숫자로 경영하라2』에 실린 주식 투자 관련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알기 쉬운 주식 투자법’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것이 있다고 홍보하는 책은 대부분 가짜다. 필자는 전공이 회계이므로 주식 투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회계와 경제학, 재무 관리를 20년쯤 공부하고 나서야 주식 투자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식 투자에 대해서만 공부한다면 20년보다 짧게 걸릴 수 있겠지만 어쨌든 주식 투자에 성공하고 싶으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재무제표조차 찾아보지 않거나 찾아보더라도 기초적인 내용밖에 이해하지 못한다면 주식 투자에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필자소개 최종학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acchoi@snu.ac.kr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 학사와 석사를 거쳐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에서 회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홍콩 과기대 교수를 거쳐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서울대에서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을 다수 수상하는 등 활발한 강의 및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숫자로 경영하라』 시리즈 1, 2, 3, 4권과 『재무제표 분석과 기업가치평가』, 수필집 『잠시 멈추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 최종학 최종학 | - (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 우수강의상과 우수연구상 동시 수상
    - 홍콩과기대 교수
    acchoi@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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