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회계

발생주의를 수정 발전시킨 실현주의 회계

260호 (2018년 11월 Issu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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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철수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해서 카페에서만 커피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체에도 외상으로 대량의 커피를 납품하고 있다. 이런 거래가 발생할 때마다 언제 매출을 잡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다. 그동안 어느 정도 회계를 배웠기 때문에 대금을 지급받는 시점인 ‘현금주의’가 아니라 ‘발생주의’에 따라 인식해야 한다는 점도 알고 있다. 커피는 어차피 판매 목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발생주의’에 따른다면 커피를 생산하는 시점에 매출을 인식할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생각할수록 해당 방식으로 인식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과연 회계에서는 언제 매출을 인식하는 걸까?

기본적으로 재무회계는 발생주의 원칙하에 거래를 인식한다. 발생주의란 거래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기록한다. 거래가 발생한 기간에 관련 손익을 인식하는 회계 처리 방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헬스클럽 이용을 위해 선불로 15만 원을 지급한 경우에 지급한 달에 15만 원 전부를 비용으로 인식하지 않고
3개월 동안 매월 5만 원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다만, 재무회계에서는 수익의 인식에 대해서는 별도의 정의를 두고 있다. ‘재무보고를 위한 개념 체계1 ’에 따르면 ‘수익은 자산의 증가나 부채의 감소와 관련해 1. 미래 경제적 효익이 증가하고 이를 2.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을 때 인식한다’라고 기술돼 있다. ‘미래 경제적 효익의 증가’란 수익이나 이득이 실현됐거나 실현가능성이 있어야만 인식해야 한다는 의미로 ‘실현 기준’라고도 한다. ‘신뢰성 있게 측정’이라는 의미는 수익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의무를 수행한 경우를 의미하며 ‘가득 기준’이라고 한다. 즉, 재무회계에서는 수익이 발생할 것이라고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시점에 수익을 인식하도록 정의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주의’라고 한다. 따라서 커피를 생산하는 노력(가득 기준)을 들였다고 해도 거래처와 거래가 확정(실현 기준)되지 않았기 때문에 철수가 커피를 생산하는 시점에 즉시 매출을 인식하기는 어렵다.

실현주의는 수익의 인식을 엄격하게 관리하기 위해 발생주의를 수정 발전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일 기업이 제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경우에 ‘발생주의’에 따르면 생산 시점에서부터 생산 진척도에 따라 수익을 계산하는 방법도 고민해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제품이 고객에게 인도되는 등 구체적으로 실현되지 않은 손익을 수익으로 인정한다면 자의적인 판단2 이 개입될 여지가 많다. 이러한 자의적 판단을 그대로 수용한다면 기간 손익계산과 관련해 재무정보를 해석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툼의 여지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재무회계에서는 수익 인식 기준에 한해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자의적인 판단을 조금이라도 더 배제할 수 있도록 실현주의라는 개념을 도입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체에 커피를 판매하는 경우에 철수가 생산한 커피를 기업체에 납품하는 시점에 매출을 인식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익의 인식 기준이 이러하다면 비용의 인식 기준도 동일할까? 재무회계 개념에 따르면 비용의 인식 기준은 발생주의 기반하에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을 따른다.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이란 실현된 수익을 기준으로 해당 기간에 수익을 발생시키기 위해 소요된 자원을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 처리를 의미한다. 기업의 이익은 수익과 비용을 대응시켜 계산되기 때문이며 기업 회계 기준에서도 재무제표 이용자가 기업의 이익을 합리적으로 측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 손익계산서 작성 기준의 하나로 모든 수익과 이에 대응되는 모든 비용이 적정하게 표시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기업이 일반적으로 매출이 인식된 시점에 이에 대응되는 매출 원가를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은 ‘수익비용대응의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이미 생산됐으나 판매되지 않은 제품의 원가는 비용이 아니라 재고자산으로 인식하는 것도 동일한 이유이다. 또한, 수익과 직접적으로 대응되지 않는 비용은 거래가 발생한 기간에 비용으로 인식하게 되는데 이는 발생주의 회계에 의한 것이다. 앞에서 예시로 들었던 헬스클럽 비용의 월별 인식이 이에 해당된다.

2018년도부터 도입된 K-IFRS 제1115호(IFRS 15)에 따라 수익의 인식 기준이 대대적으로 개편됐다. 이에 따라 2017년도 회계 감사 시에 해당 기준에 대한 집중 검토가 진행됐고, 많은 기업이 해당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수익의 인식 기준에 대한 기준서의 개편은 기존의 수익 인식 기준을 조금 더 명확하게 정의하고, US-GAAP와의 차이를 줄이는 데 목적이 있으며, 수익의 인식 기준에 대한 회계의 기본 개념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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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관련 퀴즈

Q. 99일 동안 고생한 구미호는 얼마 정도의 인간성을 인정할 수 있을까?

어렸을 적에 시청했던 ‘전설의 고향’ 중에서 100일 동안 정체를 들키지 않고 지내면 인간이 될 수 있었는데, 하루를 남기고 인간 남성의 어리석은 행동 때문에 인간이 되지 못한 ‘구미호 편’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99일의 노력이 하루의 실수로 물거품이 되는 건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셨는지….

‘발생주의’ 회계에 따르면 인간이 되기 위해 99일을 견딘 구미호의 노력을 감안해 99% 정도는 구미호를 인간으로 인정해도 좋지 않을까? 안타깝지만 ‘구미호’가 참고 견딘 99일간의 노력은 결정적으로 ‘인간’이라는 미래 경제적 효익이 신뢰성 있게 측정될 수 없다. 다시 말해, 100일에서 하루라도 모자라면 인간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재무회계 관점에서도 99일이 된 시점에서는 구미호가 99% 인간이기는커녕 1%도 인간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필자소개 김범석 회계사 namulab@daum.net
필자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이수했다. 삼일회계법인 및 PWC컨설팅에서 13여 년간 외부 감사, 재무 전략, 연결 경영 관리 및 리스크 매니지먼트 등 CEO 어젠다 위주의 프로젝트성 업무를 맡았다. 연결 결산, 자금 관리 및 회계실무 등에 대한 다수의 강의를 진행했고 현재 글로벌 패션회사의 그룹 어카운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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