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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actical Finance for Managers

큰 리스크는 나쁘다? 맹목적 이론 다시 보라

김용환 | 91호 (2011년 10월 Issue 2)
 
 
 
투자와 리스크
대부분의 사람들은 많은 돈을 벌고 싶어한다. 열심히 노동을 한 대가로 받은 돈을 꼬박꼬박 저축해 목돈을 마련하기도 하고, 수익이 높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도 한다. 은행 저축이 확정수익을 제시하는 것과 달리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는 투자원금보다 몇 배 이상의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원금을 모두 날려버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미래에 어떤 경제적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를 실행하는 시점에서 투자는 자연히 ‘불확실성’이라는 특성을 갖게 된다.
 
어떤 사람이 앞으로 일어날 경제적 상황의 결과에 대해 현재 확실히 알아낼 수만 있다면 그 사람은 투자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 수 있겠지만 이는 현실에서 가능한 일이 아니다. 불확실성은 투자와 떼려야 뗄 수 없는 투자의 본질적인 요소에 해당한다. 이처럼 불확실성은 미래의 변화 가능성을 의미하므로 ‘가변성(variability)’ 또는 ‘변동성(volatility)’이란 용어는 불확실성의 특징을 나타낼 때 자주 사용된다.
 
금융에서는 불확실성을 ‘리스크(risk)’라고 한다. 현대의 금융이나 보험 비즈니스의 핵심은 리스크의 매매로 볼 수 있다. 주식 투자는 주식에 대한 리스크를 의도적으로 취하는 것이고, 자동차보험 가입은 자동차 사고의 리스크를 전가하기 위함이다. 리스크는 ‘위험(danger)’이라는 용어와 같은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투자에서는 리스크는 의도적으로 취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위험은 어느 경우에도 의도적으로 취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리스크와 위험은 구분돼야 할 개념이다. 예컨대 자동차 사고의 위험이나 방사선 누출의 위험은 해를 입히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질 뿐 투자에서처럼 리스크를 취한 것에 대한 반대급부로 얻을 수 있는 금전적인 이익의 가능성은 전혀 없다.
 
리스크에 대한 두 가지 오해
  
 
리스크가 큰 것은 나쁘다.
리스크는 그 크기의 정도를 수치로 비교한다. 하지만 리스크의 크기와 일반적 가치의 기준인 좋고 나쁨은 서로 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 리스크가 작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그림 1>은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인 A와 B가 받은 7회의 모의고사 성적(100점 만점)으로 두 학생의 평균점수는 80점으로 같다. 하지만 A학생의 점수는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B학생은 상대적으로 점수 변동 폭이 크다. 즉, A학생 성적의 변동성을 계량적으로 나타낸 표준편차는 계산해 보지 않아도 B학생보다 작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두 학생이 합격선이 85점(100점 만점)인 U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을 살펴보면 B학생의 합격 가능성이 A학생보다 높다. 평균 점수는 같지만 점수의 변동성(표준편차)이 큰 B학생이 85점 이상 받을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리스크(표준편차)가 큰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리스크의 크고 작음은 수치로서 비교는 가능하지만 그 크기만을 비교해 좋고 나쁨을 논할 수는 없다.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는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투자는 리스크와 기대수익을 동시에 고려해 이해해야 한다. 리스크와 기대수익을 따로따로 말할 경우 투자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단순히 ‘기대수익이 높은 투자’라든지 ‘리스크가 큰 투자’라는 표현보다 ‘리스크가 조정된 수익률(risk adjusted return)’이 큰 투자와 같이 기대수익과 리스크를 동시에 고려해주는 표현이 보다 적절하다.
 
기대수익을 높이고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양립할 수 없는 ‘trade-off’ 관계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을 위해 다른 쪽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 따라서 투자 상품 X와 Y에 대해 리스크만을 비교하거나 기대수익률만을 비교하기보다는 ‘리스크를 고려한 수익률은 X와 Y가 비슷하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는 리스크를 무조건 줄인다는 의미보다는 적절한 리스크를 취해 이에 상응하는 기대수익을 높이려 하는 것이라고 이해해야 한다.
 
 
저축은행에 예금을 하면 일반 시중은행보다 이자를 더 지급한다”는 표현은 리스크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저축은행은 일반 시중은행보다 부도가 날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이자를 더 높게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그러므로 “원금 손실에 대한 리스크와 기대수익인 이자를 동시에 고려하면 저축은행과 일반 은행의 리스크 조정 수익률은 비슷하다”가 올바른 표현이 되며 이 둘 중의 선택은 예금자 개인의 리스크에 대한 주관적인 선호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분산 투자(diversification)와 헤지펀드(hedge fund)
그렇다면 불확실성이라는 리스크가 얽혀 있는 금융상품에 어떻게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바람직한 투자 방법론에 대해 1990년 노벨상을 수상한 마코위츠(Markowitz)는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코위츠는 정보의 분석이나 금융시장의 학습보다는 투자의 다양성을 선택함으로써 정보의 분석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헤지펀드가 주식, 채권 등 전통적 투자상품의 대안(代案)으로 부각되고 있다. 헤지펀드는 투명성과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으나 포트폴리오의 분산효과를 높여 금융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일정한 절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대상이 될 수 있다.
 
헤지펀드의 시작은 20세기 중반 소수의 운용인력이 모여 사모 형태로 자금을 모집하기 위해 펀드를 만들고 롱쇼트(long short) 전략1 과 같은 창의적 투자기법을 사용한 것으로부터 유래됐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융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일정한 수익을 내게 된다고 해 헤지펀드라 부르게 된 것이다. 헤지펀드는 2008년의 폰지(Ponzi) 사건,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던 롱텀캐피털매니지먼트(Long Term Capital Management, LTCM), 그리고 1992년 영국의 파운드화를 공격했던 조지 소로스(George Soros) 등을 통해 일반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발표함에 따라 조만간 국내에서도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일반적으로 범하기 쉬운 투자자들의 잘못된 관행을 살펴보고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크게 하기 위한 바람직한 헤지펀드 투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헤지펀드 투자자들의 관행
 
1) Herding(따라하기)
‘herding’은 양떼처럼 우르르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이성적인 판단을 근거로 행동하기보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자신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투자자들은 투자 대상을 비교·선택할 때 일단 규모가 크고 많은 투자자들이 투자하고 있는 헤지펀드를 고려하게 된다. 투자성과가 좋으면 다행인 것이고 나쁘다 해도 다수의 투자자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안도감으로 투자 지식이 부족할수록 herding의 경향이 두드러진다.
  
 
2) B등급에서 적당히 선택하기
아주 유명한 세계적인 식당에 가기 위해 1년 전부터 예약을 하고 기다려야 하는 것처럼 이미 최상위권에 올라 있는 펀드는 굳이 발벗고 투자자를 찾아 나서지도 않고 심지어는 새로운 투자자의 자금을 받지도 않는다. 최상위 등급 펀드에 투자가 불가능한 투자자는 그 아래 단계인 중위권의 펀드들 중에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중위권 등급의 후보군을 비교할 때보다 전문적인 분석을 통해 그중에 가장 영양가 있는 펀드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철저한 실사나 분석을 거치지 않거나 20여 개의 후보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4개만 비교해 보고 선택하는 등 주먹구구식의 적당한 선택으로 투자를 결정한다.
 

금융에서 헤지(hedge)는 리스크를 회피한다는 의미를 갖는 용어다. 투자를 한다는 것은 가격이 오르기를 기대함과 동시에 손실 가능성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헤지펀드가 리스크 회피를 위해 사용하는 전략 중 하나는 ‘롱쇼트(long short)’전략이다.
 
‘short’라는 말은 영어로 ‘부족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금융에서는 ‘(공)매도’2 를 뜻하기도 한다. ‘long’은 반대로 ‘매수’의 의미로 사용된다. 롱쇼트 전략은 싼 자산을 매입하는 동시에 비싼 자산을 매도하는 합성 포지션을 취해 리스크를 줄이고 시장변화와 상관없는 안정적인 수익률을 내는 전략을 일컫는다.
 
한 헤지펀드가 미국 자동차 산업군의 두 주식 GM과 포드에 대한 투자를 고려한다고 하고 두 주식의 현재 가격을 100달러로 같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어느 시점에 GM에 파업이 일어나 GM 주식가격이 80달러로 떨어졌다고 하고 포드의 가격은 여전히 100달러라고 하자. 이때 GM을 사고 포드를 매도하는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이 ‘롱쇼트 전략’이다.
 
이 거래는 어떤 경우에 수익이 날까? 아래 <시나리오1>처럼 GM과 포드가 동시에 150달러가 되든지, 혹은 <시나리오2>처럼 동시에 50달러가 될 경우 두 주식을 각각 팔고 사서 포지션을 정리하면 이때의 손익은 ‘0’이 되고 처음에 취한 20달러만이 수익으로 남게 된다. 주식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GM과 포드의 주식값이 일치하기만 하면 수익을 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헤지펀드들은 ‘롱쇼트 전략’을 통해 전체 시장의 등락과 관계없이 매년 일정한 수익을 내면서 ‘절대 수익’을 추구한다. 물론 위의 합성포지션에서 GM 주식의 가격이 80달러 이하로 떨어지든지, 혹은 포드주식의 가격이 10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합성포지션은 손실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주식만을 매입해 오르기를 바라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의 리스크가 회피됐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헤지펀드 투자시 필수 고려사항
1) 운용실적 (track record)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2009년 당시의 운용실적은 평소 운용실적보다 참고로 할 만하다. 몇 년 동안 승승장구하다 갑자기 문을 닫는 운용사들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과거의 운용 수익률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헤지펀드의 목표가 금융시장의 등락과 무관하게 일정한 수익을 내는 것이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의 운용실적은 의미가 있다. 워런 버핏은 “썰물이 빠지고 나서야 누가 벌거벗었는지 알 수 있는 법(You only find out who is swimming naked when the tide goes out)”이라고 말했다. 호황기에는 모두가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장이 무너졌을 때는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구분되는 법이다.
 
2) 운영 리스크 (operational risk)
바젤위원회는 운영 리스크를 ‘부적절하거나 잘못된 내부의 절차, 사람 및 시스템 또는 외부사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의 가능성’으로 정의하고 있다. 운용 리스크 구성요소의 한 예로 운용 직원들의 이직률(turnover ratio)이 있다. 소수로 운용되는 헤지펀드의 특성상 운용인력이 수시로 교체된다면 운용 스타일이나 전략에 변화가 생기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운용회사의 이름만 같을 뿐 실질은 전혀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셈이다. 또 다른 운용 리스크 구성요소로 헤지펀드의 평판(reference)이 있을 수 있다.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헤지펀드의 업계 내 소문은 어떠한지, 운용인력들이 과거 금융감독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적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 사전에 리스크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외에도 투자자의 내부적인 제한 요건, 펀드의 투명성과 유동성, 서비스의 질, 그리고 투자자에 대한 교육 여부 등 헤지펀드 투자를 위해 투자자가 분석해야 하는 체크 포인트는 다양하다. 투자자별로 선호하는 리스크의 크기와 기대수익률에 따라 체크포인트들 간 중요도의 비중이 달라질 수 있다. 각자가 처한 투자 여건에 적합한 비교·분석의 틀을 확립하는 것이 수준 높은 투자자가 되는 방법일 것이다
  
김용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ykim@kiri.or.kr
 
 필자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UC 버클리에서 게임이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뉴욕 SG은행, 국제금융센터, 삼성증권, 대한생명, 농협중앙회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보험연구원의 선임연구위원이며 연세대 국제대학원 겸임 교수다
 
 
  • 김용환 김용환 | - (현)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현) 연세대 국제대학원 겸임 교수
    - (전) 뉴욕 SG은행, 국제금융센터, 삼성증권, 대한생명, 농협중앙회 근무
    ykim@kir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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