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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Sloan Management Review

기술 혁신했나요? 윤리적 책임 문제는요?

맥스 웨즐(Max Wessel),니콜 헬머(Nicole Helmer) | 311호 (2020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산업 전반에 걸쳐 모듈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들은 사용자 요구에 맞게 제품을 재빨리 조정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혁신과 기회가 넘쳐나게 된 만큼 잠재적 리스크도 늘어났다. 사용자들의 단기적 욕망이 사회의 장기적 니즈에 항상 부합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모듈화 덕분에 공급망, 규제 산업, 지적 재산 등에서 대대로 존재해 온 통제를 우회할 수 있게 됐지만 경영진이 사용자들에게 윤리적 책임까지 맡겨 둔다면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역할에 머물게 되기 쉽다. 경영진이 적극적으로 책임의 일부를 떠맡고 잘 드러나지 않는 윤리적 문제도 양심적으로 해결하려 노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혁신가 본인이 1) 시장의 표준을 선도한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2) 실패를 예방할 안전장치를 문서화하고 3) 각 문제에 따른 책임을 누가 져야 하는지 파악해 둬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봄 호에 실린 ‘A Crisis of Ethics in Technology Innovation’을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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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mbridge Analytica)는 세간에 사생활 침해의 대명사로 유명해졌다. 이들과 페이스북이 얽힌 논란은 온라인에서의 정보 공유 방식과 관련해 세상에 경종을 울렸다. 물론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는 이제 사라졌고 마크 저커버그도 아직은 건재하다. 하지만 이 사건이 페이스북에 미친 여파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태 초기의 주가 하락, 청문회 증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부과한 50억 달러라는 기록적인 벌금, 연방대법원이 승인한 이용자들의 집단 소송1 , 그리고 또다시 이어진 불편한 청문회 출석까지 말이다.

페이스북이 일으킨 이 파문은 기업인들과 소비자 모두에게 경고를 던진다. 그러나 이 일화의 교훈은 소위 가짜 뉴스와 관련된 교훈보다 훨씬 더 크다. 신기술을 중심으로 성급하게 재건된 가치사슬은 산업 전반에 윤리적 우려를 자아내고 악화시킨다. 기업들이 새로운 역량을 가지고 사용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것은 그들의 자유다. 누구나 이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중 누가 살아남느냐가 아니라 이런 경쟁의 결과 우리가 문명화된 사회를 지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첨단 기술의 와일드 웨스트(Wild West, 무법이 횡행하던 미국 서부 개척 시대를 의미하는 관용어-역주)를 맞이하게 될지다.

페이스북은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에 있어 세계 최대 규모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수십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새로운 퍼블리싱 시대를 열었다. 그들은 또한 페이스북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게 된 많은 플랫폼 사용자를 위해 콘텐츠 창작자들과 광고주들도 불러 모았다. 그 결과 미디어의 가치사슬이 더 이상 소수의 대형 조직에 의해 좌우되지 않게 됐다. 페이스북 덕분에 인터넷 연결이 되고 키보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세계 최대의 유통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은 사실상 기존의 미디어 가치사슬을 해체하고 그들의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조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미디어라는 산업 생태계를 탈바꿈하는 데 일조하면서, 동시에 편집 윤리에 관해서는 그만큼 신경 쓰지 않았다. 페이스북은 자신들의 플랫폼에 게재되는 모든 콘텐츠와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도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같은 회사들에 자사 사용자들에 대한 접근권을 판매했다. 그 덕분에 콘텐츠 창작자들은 그들이 유포하는 정보가 허위이든, 진실이든, 아니면 대상을 오도하든 메시지의 타깃을 정확히 선별하기 위해 사용자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은 수십억 명에 이르는 사용자 수요에 맞춰 자신들의 네트워크에 있는 콘텐츠들로 클릭 수를 끌어모으는 데만 집중했다.

작가, 편집자, 배급자가 독립된 개체로서 각자도생하는 새로운 퍼블리싱 세상에서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파문은 어쩌면 예정된 결과였는지 모른다. 이런 구조에서는 책임감도 가치사슬의 구성원 사이에 분산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렇게 누구도 나서서 시스템 전체에 적용될 윤리적 기준을 바로잡지 않으면 종국에는 모두가 고통을 당할 것이다.

페이스북은 스스로를 정의하는 기술 분야 윤리의 속성을 보여주는 일면일 뿐이다. 이 세계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혼탁하다. 이 아티클에서 필자들은 기술 시스템이 빠르게 재편됨에 따라 윤리적 딜레마가 더욱 일상적으로 불거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리고 잘 정립된 이론은 이런 윤리적 문제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러 산업에서 기업인들은 의료, 대출, 출판 등 복잡한 시장에 대한 접근 권한을 모두에게 열어주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경영자로서 담보 대출 업무에서 소비자 보호의 업무를 분리해 버렸다면 애초에 의도가 긍정적이었다 할지라도 대중의 뭇매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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