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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몰고 온 ‘더블 딥(double-dip)’의 돌파구는

최악의 시나리오 염두에 두고
최상의 컨틴전시 플랜을 짜라

김광석 | 296호 (2020년 5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올해 세계 경제가 회복될 거란 전망은 모두 틀렸다. 코로나19라는 변수 때문이다. 전 세계 사람들의 경제 활동이 거의 마비된 상태다. 이에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침체 현상 ‘더블 딥(double-dip)’이 현실화되고 있다. 애플은 1분기 실적 전망 보고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는 언제까지, 얼마나 더 나빠질까. 아무도 알 수 없다. 다만 코로나19의 상황에 따른 시나리오를 짜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 ‘컨틴전시 플랜’도 반드시 필요하다. 거시적으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의 양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가용 가능한 모든 정책을 총동원해야 한다. 기업들도 다양한 산업에 걸친 직간접적 피해 수준과 시나리오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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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2월에 계획된 포럼이 무산돼 강연 요청을 철회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러한 연락은 강연 섭외 취소 이상의 경제적 영향을 내포하고 있다. 수많은 항공, 호텔 행사, 숙박 및 음식 서비스의 취소이자, 관계된 행사의 후원, 광고, 에이전시 등의 취소로 확대해석할 수 있다. 이는 주요 고객들의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행업체의 매출과 기사들이 식사하는 음식점 매출, 이들이 주는 아이들의 용돈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가져온 나비효과다.

예상치 못한 일이 2020년 글로벌 경제에 딥입팩트를 미치고 있다. 그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바이러스 변수다. 본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 대한 준비와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향후 어떤 상황으로 흘러갈지를 살펴보는 것은 가장 우선적인 준비가 될 것이다.

더블 딥 현실화

2020년 초 세계 경제는 회복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IMF는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9년 2.9%를 기록하고 2020년 3.3% 수준으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세계은행, OECD 등과 같은 주요 국제기구도 같은 기조로 2020년 경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특히, 전 세계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미국의 1월 ISM 제조업 경기지수를 비롯해 유로존, 영국 등의 지표들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Global Factory Revival(전 세계 공장의 부활)’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세계적으로 2019년 한 해 위축됐던 기업들의 투자가 회복되면서 기업 활동이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더블 딥(double-dip)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 후 회복기에 접어들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을 말한다. 2019년 저점을 기록한 후 회복되는가 싶었는데 기대도 잠시, 다시 곤두박질치고 있는 것이다. IMF는 올해 2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 0.4%p, 세계 경제성장률 0.1%p씩 하향 조정했다. 3월 IMF 총재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영향이 가중됐다고 진단했고,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2019년의 2.9% 수준 아래로 저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3월 말 들어서 2020년의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수정해 발표해 오던 모습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긴급 조정’이다.

4월 IMF는 세계 경제 전망 ‘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에서 2020년 -3.0% 수준의 경제 위기가 도래하고, 2021년에는 5.8%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 경제성장률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충격적인 숫자이고, 1980년대 이래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으로 -0.08%를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팬데믹이 세계 경제에 주는 충격은 약 9조 달러(원화 기준 약 1경9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고, 이는 세계 경제 3, 4위 대국인 일본과 독일의 한 해 경제 규모를 합산한 것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단, IMF의 전망은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하반기에 사라지면서 세계 각국이 점진적으로 방역조치를 해제해 나갈 것으로 가정(baseline assumption)한 것이다. 만일 코로나19 사태가 2020년 하반기까지 지속되거나 2021년에 재발할 경우 추가적인 경제 충격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코노믹 패닉(경제적 공포)이 증폭되고 있다. 3월1∼10일의 일평균 수출액이 2.5% 감소했다. 중국을 비롯한 각국의 수요가 줄고, 입국 제한 조치 등으로 수출 계약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경기실사지수 증감률 추이도 업황 전망, 매출 전망, 채산성 전망 등 모든 면에서 회복세를 보이다가 다시 곤두박질치는 모습이다. 이러한 모습들은 고스란히 고용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코로나19로 일시 휴직자가 30% 급증했다. 2월 도소매업 취업자가 전년 동월 대비 10만2000명 감소하는 등 서비스업 고용이 침체되고 있다. 더 큰 이코노믹 패닉은 이러한 지표들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이 채 본격화되기도 전의 상황이라는 점이다. 4월 중 발표될 3월 고용, 소비, 수출 등과 관련된 지표들은 팬데믹 선언 이후의 세계 경제 위기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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