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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디지털 전환 전략

지점 70% 통폐합, 급진적 변화의 성공 비결?
변화챔피언·변화요원으로 구성원 참여 이끌어

배미정 | 292호 (2020년 3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한국씨티은행은 2017년 소비자금융 점포 126개 중 90개 점포(70%)를 통폐합하는 내용을 포함한 급진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을 실행했다. 2015년부터 계획한 변화는 2017년 실행해 2018-2019년을 거쳐 안착되고 있다. 한국씨티의 변화로부터 배울 수 있는 교훈은 다음과 같다.


1. 경영진이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고, 담대한 변화의 비전과 전략을 분명하게 제시한다.
2. 변화를 선도할 팀을 구성하고 이들에게 변화를 이끄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해 팀워크를 구축한다.
3. IT와 현업 부서 등 부서 간 협업을 촉진함으로써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직원들의 융합적 역량을 강화한다.
4. 스마트 오피스로 사무 환경을 전면 개선해 수평적인 소통 문화를 확산시키고 업무 효율을 높인다.
5. 금융 서비스의 양극화, 직무 재배치에 따른 근로 의욕 관리, 일자리 축소 같은 장기적인 과제에 대비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성근(동국대 신문방송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2017년 3월27일, 한국씨티은행(이하 한국씨티)이 소비자금융 지점의 70%를 통폐합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외국계 은행의 급진적 행보에 여론은 크게 들썩였다. 고용 안정성을 우려한 노동조합이 강하게 반발함은 물론, 동네 지점이 없어지는 데 따른 소비자 불편 우려가 커졌다. 국회에서까지 은행법 위반으로 처벌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다. 씨티 본사가 한국에서 철수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온갖 우려와 반발을 뒤로하고 한국씨티는 신속하게 90개 점포를 통폐합했다. 총 43개 점포가 남겨졌는데 서울 수도권 지역의 34개 점포를 제외하면 시도별로 한 개꼴로 점포를 최소화했다. 90개 점포가 사라지는 데 불과 9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현재, 한국씨티는 디지털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성공한 사례로 타 은행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는 다른 은행 대비 적은 지점망과 직원 수 때문에 리테일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은 편이었다. 하지만 남은 점포를 대형화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혁신해 디지털 서비스를 개선하는 등 전사적인 디지털 전환 전략을 추진한 결과, 늘 열위에 있던 소비자금융 부문의 고객 수와 자산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씨티에 따르면 타깃 고객인 WM(자산 관리) 고객1 수는 2018년 전년 대비 4.1%, 2019년 전년 대비 9.2% 성장했다. 예•적금과 투자 상품 잔액 또한 2018년 전년 대비 각각 10.8%, 12.5%, 2019년 전년 대비 각각 17.6%, 16.2%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변화와 성과를 직접 보고 느끼며 체험한 구성원들의 생산성과 자신감이 커졌음은 물론이다.

누구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결단을 내리고 실제 실행에 옮기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숱한 저항이 따를 것이고 예상치 못하게 발생할 문제들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십 년간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영된 은행이 디지털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은 채널의 확장 이상을 의미했다. 그 밑에 깔린 운영 시스템과 구조, 조직문화 등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과거의 오랜 관행을 타파하고 구성원들의 공감과 동의를 기반으로 그들의 행동까지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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