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내 스타트업이 전 세계 축구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축구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프로일레븐(bepro11)’이다. 2015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 업체는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독일 분데스리가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뛰고 있는 리그에 진출해 있다. 13개 국가에서 534개 팀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 스타트업이 해외 축구 시장에서 이처럼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크게 4가지다.
1. 적극적인 실행력으로 현장에서 부딪치며 시장과 고객 니즈를 파악했다. 2. 글로벌 업체들이 나눠서 차지하고 있던 영역(영상 촬영, 경기 분석, 편집 서비스)을 통합해 하나의 서비스로 제공했다. 3. AI를 활용한 기술력으로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했다. 4. 도어투도어-리그-국가 등으로 계약을 확대하는 ‘단계별 비즈니스 전략’을 활용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유동현(서울대 지리교육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오늘부터 쓰겠습니다. 당장 다음 주에 붙을 ‘칼리아리 칼초’ 팀의 경기부터 분석해주실 수 있을까요. 칼리아리의 직전 5경기 영상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지난해 2월 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볼로냐 FC 1909는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 있었다. 3월3일 리그 중위권 팀인 우디네세 칼초한테까지 패배한 볼로냐. 팀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하루 뒤, 볼로냐 관계자가 현지에서 한 국내 스타트업과 미팅을 가졌다. 축구 영상 인공지능(AI) 분석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였다. 볼로냐 관계자는 스타트업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기도 전에 계약을 결정했다.
이후 정말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계약 이틀 후 칼리아리에 관한 자료를 받은 볼로냐는 이를 기반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주말 경기 결과는 2대0 승리. 이후에도 볼로냐는 이 업체로부터 상대 팀에 관한 분석 자료를 받아 경기를 준비했다. 그렇게 상대한 토리노와 사수올로, 키에보를 전부 꺾었다. 심지어 우승권 팀인 나폴리까지 제압했다. 결국 볼로냐는 20개 팀 중 10위로 시즌을 마쳤다. 강등을 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