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성공적인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 설계를 위한 3요소1. 지역성: 지역에서 생활화된 라이프스타일을 상품화해 지역 생태계 구축
2. 지속성: 단기적인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은 라이프스타일에 집중, 더 많은 마니아와 더 열정적인 팬층을 확보
3. 내재성: 조직 전체가 기업이 표방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실천함으로써 해당 라이프스타일을 기업 문화로 내재화
최근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라이프스타일 숍,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라이프스타일 디벨로퍼 등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표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라이프스타일 산업이 한국에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라이프스타일을 수출하는 라이프스타일 강국이 될 수 있을까? 아직까진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 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는 거의 예외 없이 도쿄, 뉴욕, 노르딕, 킨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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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빙, 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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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외국 라이프스타일을 수입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라이프스타일 산업을 소비, 유통, 생산으로 구분한다면, 한국은 현재 라이프스타일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외국산을 수입하고 유통하는 단계에 와 있다. 한국이 라이프스타일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수입과 유통만으론 부족하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독자적으로 창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
수입에서 생산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라이프스타일의 ‘국적’이다. 외국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나 이를 단순 판매하는 소매업체(retailer)와는 달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상품을 개발해 국내외 시장에 출시하기를 원하는 생산자는 국적을 따져야 한다. 과연 한국이 한국 것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을 성공적인 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선 선진국 라이프스타일 기업과 산업이 어떻게 탄생하고 성장해 왔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현대 커피 문화를 개척한 스타벅스, 아웃도어와 스포츠 문화의 일상화를 선도하는 나이키, 디자인 기반 가구와 생활용품 산업을 주도하는 이케아가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꿈꾸는 한국 기업에 교훈을 줄 수 있다.
선진국 라이프스타일 기업 사례1. 시애틀과 스타벅스전 세계적으로 소매유통 시장에서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주도하는 업종은 커피다. 그리고 커피가 도시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의 아이콘으로 부상하는 데 기여한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1971년 미국 시애틀에서 창업한 스타벅스다. 스타벅스 업종은 정확하게 표현하면 에스프레소 커피 카페다. 에스프레소 커피, 에스프레소 커피로 만든 커피 음료, 커피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스타벅스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스타벅스 혁신의 근원은 창업자의 도전정신이다. 우리가 혁신 모델로 인식하는 스타벅스 모델은 제2의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개척했다. 원조 스타벅스는 1971년 시애틀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오픈한 원두커피 판매점이다. 스타벅스의 원조 창업자들은 원두를 로스팅해 판매하면서 원두커피를 시음하게 하는 독특한 소비자 서비스를 선보였다.
뉴욕의 커피 기계 수입상이었던 하워드 슐츠는 1980년 시애틀의 작은 가게가 다량의 커피 기계를 주문하는 것이 궁금해 직접 시애틀 매장을 방문한다. 원두커피를 처음 마셔본 그는 원두커피가 커피 산업의 미래라고 판단해 스타벅스에 자원한다.
스타벅스 마케팅 담당자로 채용된 슐츠는 우연한 기회에 이탈리아를 방문, 현지의 에스프레소 커피 카페 문화를 체험한다. 이후 스타벅스 창업자들에게 에스프레소 커피 카페의 창업을 제안하지만 원두커피 가게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싶었던 창업자들은 슐츠의 제안을 거부한다. 실망한 그는 회사에서 나와 독립적으로 ‘일 지오날레’라는 에스프레소 커피 카페를 창업한다.
그러던 중 슐츠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1987년 스타벅스 창업자들이 캘리포니아 버클리 소재 피츠 커피(Peets’ Coffee)를 인수하기 위해 스타벅스를 매물로 내놓은 것이다. 버클리로 돌아가는 창업자들로부터 스타벅스를 인수한 슐츠는 제2의 창업을 통해 오늘날의 스타벅스 모델을 탄생시킨다.
처음부터 집과 직장의 대안이 되는 제3의 공간 제공을 목표로 삼은 스타벅스는 현대 도시 문화를 주도하는 ‘공간 비즈니스’를 개척한 기업이다. 창업 후에도 지속적으로 공간 비즈니스를 혁신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초기에는 도시에서 일상을 향유할 수 있는 대안적 공간으로서의 의미가 중요했다. 대안적 공간은 경쟁적인 문화가 강한 다른 하이테크 도시와 달리 여유와 삶의 질을 중시하는 시애틀에 어울리는 개념이다. 자유롭고 여유로운 도시에서 이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탄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