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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朝鮮: 정조의 ‘신해통공’

상행위 규제 없애니 시장이 살아났다

김준태 | 265호 (2019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규제는 시장의 실패를 고치기 위해 존재한다. 시장이 변하면 규제도 바뀌어야 한다. 정조의 ‘신해통공’은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는 데 발맞춰 무분별한 난전 단속을 금지함으로써 자유로운 상행위를 허용한 혁신적 조치였다. 기득권 세력인 시전 상인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정조는 조정의 비주류였던 좌의정 채제공을 앞세워 이를 혁파했다. 경각심이 큰 비주류 인재가 조직의 혁신에는 유용할 수 있다.


유교정치사상이 보수적이라는 오해가 있다. 성현(聖賢)들이 남긴 가르침과 선대왕들이 정해놓은 질서가 현재를 규정하고 미래의 방향까지 결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통 가치와 제도를 중시한다고 해서 그것이 맹목적인 답습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지금 바로 여기에 가장 적합한 것[時中]’을 찾는다는 유학의 기본정신에 따라 변화와 혁신이 시도됐다. 시대 환경에 맞게 정책 방향을 과감히 바꾸기도 했다. 조선 후기, 정조(正祖, 재위 1776∼1800)가 단행한 ‘신해통공(辛亥通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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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태akademie@skku.edu

    성균관대 유학동양학과 초빙교수

    김준태 교수는 성균관대에서 한국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동 대학 유교문화연구소, 유학대학 연구교수를 거치며 우리 역사 속 정치가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현실 정치에서 조선시대를 이끌었던 군주와 재상들에 집중해 다수의 논문을 썼다. 저서로는 『왕의 경영』 『왕의 공부』 『탁월한 조정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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