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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금융 SCM

‘물리적 재화 → 정보 → 금융 SCM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김수욱,정성욱 | 235호 (2017년 10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SCM 패러다임의 진화

: 1세대 ‘물리적 재화’ 기반(1980년대) → 2세대 ‘정보’ 기반(1990∼2000년대) → 3세대 ‘금융’ 기반(2010년 이후)

 

금융 SCM의 핵심 이슈 ‘SHARP PRICE’

: 시스템 구축(System), 헤지 전략 수립(Hedge), 에이전시 선택(Agency), 역팩토링(Reverse Factoring), 플랫폼 구축(Platform), 공급자 및 구매자 선정(Provider & Purchaser), 파트너와의 건설적 관계 구축(Relationship), 재고 관리(Inventory Management), 현금 흐름 관리(Cash Management), 평가 체계 구축(Evalu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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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와 같은 최첨단 기술이 각 산업에 어떻게 융합될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공급사슬관리(SCM)에서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들을 이용해 SCM을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하고 기존 방식으로 한계에 부딪혔던 최적화 이슈들을 해결하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로봇을 활용해 제조 공정에서의 결함 발생 빈도를 떨어뜨리고, 공급자와 구매자를 포함한 전체 공급사슬에서 빅데이터의 도움을 받아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미래에는 ‘공급사슬에 대한 100% 제어’ ‘제로(zero) 비효율성’ 등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며 열광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미래 공급사슬에 대한 전망은 공급사슬의 기본 뼈대는 유지한 채 외부로부터의 기술 도입에 의해 공급사슬의 운영 방식이 바뀌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급사슬의 참여 주체, 기본 속성, 가치 생성 프로세스, 주요 인풋(input) 등 기존 공급사슬관리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보다는 외부 신기술이 야기할 공급사슬에서의 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제 조금 다른 관점에서 SCM의 미래 모습을 예상해 볼 필요가 있다. 외부 첨단 기술이 야기할 공급사슬의 변화된 모습을 그려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 SCM의 수정 및 보완을 통해 출현할 차세대 SCM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무척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SCM 패러다임1 의 역사적 진화 과정을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 같은 SCM의 진화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결코 과거 시대의 SCM이 현재의 SCM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SCM은 공급사슬에서 가치를 생성하는 리소스(resource)에 대한 인식이 확장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정, 보완되면서 발전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SCM 패러다임의 진화

1980년대 처음 SCM 개념이 소개됐을 때 공급사슬은 ‘물리적 재화’의 이동으로 설명되는 네트워크망을 의미했다. 이에 따라 SCM 역시 비효율성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입지를 잘 선정하고,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올바른 수량의 재화를 제때 발송하며, 주문된 시간 안에 제품을 제대로 생산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IT가 폭발적으로 발전하면서 사람들은 실제로 공급사슬에서 이동하는 물리적 재화도 중요하지만 이와 같은 재화를 이동시키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배경에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다. 즉, 언제 생산 지시를 내릴지, 언제 재고를 주문할지, 공장의 생산량은 어떻게 결정할지, 재화를 거래하는 공급자와 구매자는 어떻게 결정할지 등의 문제에 더 무게중심을 두게 됐다. 이는 공급사슬의 주요 패러다임이 ‘물리적 재화’에서 ‘정보’로 바뀌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들은 자사와 공급사슬을 구축하는 파트너의 재고 정보, 물류 정보, 구매 정보를 파악하고 최적화와 같은 수학적 기법을 사용해 최상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했다. IT 솔루션 제공업체들 역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해 힘썼다.

그렇다면 향후 SCM의 패러다임은 어떻게 진화할까? 2010년대 이후 기업들은 ‘재화’와 ‘정보’에 이어 SCM의 성패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소를 발견했다. 바로 ‘금융’이다. 물리적인 재화 중심의 1세대 SCM이 ‘정보’ 기반의 2세대 SCM으로 발전했듯이 향후 3세대 SCM에서는 ‘금융’적 요소가 보다 큰 주목을 받으며 SCM의 진화를 주도해 나갈 것이다. 필자는 이 같은 3세대 SCM을 금융 SCM(Financial SCM)이라고 부를 것이다. 아래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SCM에서 왜 금융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국내 중견 부품업체인 A사는 최근 모 대기업과 엄청난 규모의 납품 계약을 성사시켰다.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2017년 재무제표에 찍힐 숫자를 예상하며 무척이나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갑자기 현금 유동성 문제가 발생했다. A사가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어음은 3개월짜리 외상매출채권이다. 즉, 3개월 후 물품 납품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A사는 납품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무리해서 생산설비를 추가했고 홍보비도 과도하게 지출한 상태다. 거래 성사로 매출액은 상승했지만 당장 보유한 현금은 거의 바닥났다.


# B사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임금이 싼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한국과 미국에 완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사슬이 구축돼 있다 보니 B사에서 다루는 통화는 원화, 달러, 위안화 등 크게 3가지다. 생산공장이 중국에 있기 때문에 일부 원자재는 중국 현지업체로부터 직접 구매한다. 당연히 결제는 위안화로 이뤄진다. 반면 미국에서 완제품을 판매할 때에는 달러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통화를 사용하다 보니 달러와 위안화 환율 변화에 따라 수익 구조 역시 매년 출렁거린다.


실제로 오늘날 많은 기업들이 현실에서 겪고 있는 A사와 B사 문제의 핵심은 각각 ‘현금 유동성’과 ‘환율 리스크’로 요약할 수 있다. 과거 ‘재화’나 ‘정보’ 기반 SCM에선 현금 유동성이나 환율 리스크 같은 금융 문제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단언컨대 향후 차세대 SCM에서는 돈과 관련된 ‘금융’적 요소들이 공급사슬의 의사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즉, 더 이상 재고 수준만을 체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재고유지 비용을 파악해야 하며 기업의 운전자본이나 현금 유동성에 대한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매출을 증가시키는 데에만 힘쓸 것이 아니라 환율 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리스크를 관리해 매출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금융 SCM의 개념 및 주요 사례

금융 SCM이라는 말은 2010년 이후, 몇몇 컨설팅사들에 의해 언급되기 시작했다. 초기 금융 SCM의 개념은, 지금은 공급사슬금융(Supply Chain Finance·SCF)이라고 불리는 역팩토링(Reverse Factoring)이나 동적 할인(Dynamic Discounting)에 가까웠다. 역팩토링은 공급자가 구매자에게 외상으로 판매한 후 발생한 외상 매출채권을 채권관리업체에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역팩토링은 채권관리업체가 우량 구매자에게 납품하는 공급자들을 찾아 계약을 맺으면서부터 시작된다.2 동적 할인도 외상매출을 올린 공급자에게 이를 현금화할 선택지를 제공한다. 현금화하는 시기에 따라 공급자가 제공해야 하는 할인율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3개월짜리 어음을 금일 지급받으면 85%를, 1개월 후에 지급받으면 90%를, 2개월 후에 지급받으면 95%를 지급받는 식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금융 SCM의 범위는 단순 외상 채권 관리에서 벗어나 점점 확대되고 있다. 기업의 현금과 운전자본에 대한 관리를 공급사슬과 결합하기 시작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어떤 기업들은 금융기관들의 도움을 받기 시작했고, 어떤 기업들은 핀테크 업체들의 솔루션을 도입했다. 환율 리스크 관리를 비롯한 전사적 리스크 관리와 자사 및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등급 관리도 SCM에 도입되고 있다.

여전히 진화 중인 금융 SCM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기란 결코 쉽지 않지만 지금까지 현장과 학계의 연구를 종합해 보면 ‘기존 SCM을 보완·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금융 기능들을 결합시킨 확장된 개념의 SCM’이라고 규정할 수 있다.

금융 SCM의 주목적은 전체 공급사슬의 비용을 최소화하고, 운전자본 혹은 현금 흐름을 최적화하는 것이다. 단순히 거래에 따른 금전적 흐름 외에도 자금조달(파이낸싱), 거래 대상의 신용 평가, 리스크 관리 등 다양한 금융적 요소들을 의사결정에 포함시킨다. 이에 따라 금융 SCM에서는 기업의 재무·회계 담당 부서, 거래 금융기관을 포함한 공급사슬 객체들 간 재화 및 현금의 이동을 주요 이슈로 다룬다. 주로 공급자와 구매자의 관계에 집중했던 파트너 관리도 투자자, 금융회사로까지 그 대상 영역이 확장된다. (그림 1)

물론 금융 SCM이 구체적으로 운영되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금융 SCM이 관여하는 영역이 무척 광범위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이 부족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입될 때 항상 있어왔던 일이다. 모든 새로운 패러다임들은 오랜 연구와 검증 끝에 비로소 널리 사용되게 됐다. (‘금융 SCM의 10대 핵심 이슈:SHARP PRICE’ 참고.)

아직까지 금융 SCM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모두 실행하고 있는 기업 사례도 찾기 힘들다. 하지만 SCF를 일부나마 실현하고 있는 다음의 기업 사례들을 통해 금융 SCM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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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지(Hedge) 전략 수립 사례

모토로라는 레이저(RAZR), 스타텍(STAR TAC) 등의 히트작을 성공시키며 한때 글로벌 
2위 휴대폰 업체로 성장했던 기업이다. 스마트폰 시대로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지금은 중국 레노보(Lenovo)에 인수돼 브랜드가 사라지긴 했지만 금융 SCM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깨닫고 실행했던 기업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즉, 공급자·구매자는 물론 거래 금융기관으로까지 금융 SCM의 범위를 확장시키며 공급사슬 내 모든 이해당사자를 아우르는 전략을 펼쳤다는 점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특히 모토로라는 해외 판매가 많은 산업 특성상 환율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깨달은 기업이었다. 약속한 대금 지급일까지 발생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실은 고스란히 모토로라의 몫이었다. 구매자들이 지급을 연체하기라도 하면 더 큰 환율 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했다. 모토로라는 이에 대비해 현금보유량을 늘릴 수밖에 없었고, 자본조달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환율 리스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모토로라가 취한 접근은 네팅(netting)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네팅이란 기업 간 거래에서 상호 간 발생하는 채권/채무 관계를 따로 계산하지 않고 두 금액에 대한 차액만 결제하는 방법을 뜻한다. 차액에 대한 환차익만 발생하기 때문에 쌍방 기업 간 결제 자금 규모를 축소시키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모토로라는 단일화된 네팅 시스템을 구축해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모든 거래를 등록했다. 해외통화로 결제되는 모든 거래 상황을 한눈에 살펴보고, 동종 통화로 결제되는 거래를 상쇄시켜 네팅 포지션만을 관리하기 위함이었다. 모토로라는 네팅 후 남은 순포지션만을 관리함으로써 환율 리스크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했다.

네팅 시스템은 큰 성공을 거뒀고, 이에 고무된 모토로라는 기업 내 모든 금융 관련 부서들을 한 곳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즉, 기업의 모든 결제·지불 관련 정보는 물론 투자자로부터의 펀딩도 한 곳에서 관리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모토로라는 집중화된 단일 재무 부서를 구축해 환율 리스크 노출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외에도 정보처리 실수 감소, 집중화된 시스템으로 인한 중복 처리 방지, 행정처리 비용 감소 등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었다. (그림 2)

또한 미국의 대표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항공의 경우 항공유 가격에 대한 적극적인 헤지를 시행해 2000년대 후반 약 2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즉, 향후 항공유 가격 상승에 대비해 원자재 가격을 미리 확정시키는 옵션 계약을 통해 유가 상승기에도 이미 정해놓은 저렴한 가격에 항공유를 구매할 수 있었다. 2000년대는 에너지 파동으로 인해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던 때였다. 2000년대 초반에 비해 2000년대 후반 원유 가격은 약 4배 이상 올랐다. 단적인 예로 2007년 11월 당시 현물 시장에서의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까지 치솟았다. 항공유 가격 상승에 대한 헤지 상품을 구매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큰 폭의 가격 상승으로 인한 충격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금융상품을 이용한 적극적인 헤지 전략을 시행했던 사우스웨스트항공은 2009년까지 배럴당 51달러 수준에서 항공유 구매가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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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트너와의 건설적 관계 구축 사례

P&G 사례는 거래 파트너의 신용 등급이 공급자와 구매자 간 관계 관리의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P&G는 지난 2013년 “공급자들에게 지불해야 하는 외상매입채권의 지불 유예 기간을 30일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P&G와 거래하는 공급자(EBP·External Business Partner)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자체적인 금융 SCM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EBP들은 미리 선정된 대형 은행으로부터 외상매출채권에 대해 선지급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았다. 구체적으로 EBP 기업이 P&G에 청구서를 발송하면 P&G는 청구서에 대한 검토를 진행한 후 SCF 주관 은행과 EBP에 청구서 지급지시서(payment instruction)를 발송한다. EBP 기업은 현금화하기 원하는 날짜를 선택하고, 주관 은행에서는 선택된 날짜에 해당 금액을 송금한다. 현금화하기 원하는 날짜에 따라 EBP 기업에는 상이한 할인율의 지급 옵션이 제시된다. 이때 핵심은 선지급 할인율이 EBP의 신용도가 아닌 P&G의 신용도에 근거해 산출된다는 사실이다. P&G의 신용도는 세계 최대 소비재 기업답게 매우 높기 때문에 EBP들도 아주 좋은 조건으로 거래할 수 있었다.마지막으로 원래 P&G가 약속했던 지급 만기일이 되면 P&G로부터 은행으로의 송금이 이뤄진다. 이처럼 P&G의 신용등급에 의거해 외상매출채권에 대한 선지급을 요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P&G거래업체(EBP)들은 은행으로부터 직접 대출 서비스를 이용할 때보다 비용을 크게 절약하며 현금 유동성을 대폭 개선할 수 있었다.

 

나가며

최적의 기업 운영 전략을 선택하는 일은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일이다. 현재 가장 보편적인 SCM 패러다임은 재화의 물리적인 흐름과 정보 흐름에 기초한 SCM이다. 하지만 필자는 금융 SCM이 기업 운영 전략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발전하리라 확신한다.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맞춰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싶다면 금융 SCM 시대의 도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업들이 금융 SCM의 도입이 어떠한 이득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 충분히 분석한 후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를 기대해 본다.   


DBR mini box 

금융 SCM의 10대 핵심 이슈:SHARP PRICE

1. System(시스템 구축):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전개될 수 있는 기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일이다. 일반적으로 시스템이라 하면 IT 인프라만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IT 인프라 외에도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에 적합한 인적 인프라를 구비하고 전문 담당 부서를 설치하는 등 조직 구조를 정비해야 한다.

2. Hedge(헤지 전략 수립): 헤지란 위험(혹은 리스크) 회피를 목적으로 취해지는 상쇄 포지션을 의미한다. 금융 SCM에 적합한 헤지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먼저 핵심적으로 고려해야 할 리스크를 선정해야 한다. 이는 크게 ▲운영 리스크(결품 발생, 품질 하락, 생산 지연 등) ▲평판 리스크(신용도 하락 등) 
▲환율 리스크(환차손 등) ▲전염 리스크(한 기업/부서의 위기가 다른 기업/부서로 전염되는 경우 등) ▲규제 리스크(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규제 등) 5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3. Agency(에이전시 선택): 금융 SCM에서 에이전시란 금융 서비스가 필요한 기업들에 이를 전문적으로 제공해주는 금융기관들을 의미한다. 최상의 금융 서비스 파트너를 선택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거래 파트너의 재무 건전성이다. 파트너의 재무 건전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신용등급, 채무지표, 수익률 등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4. Reverse Factoring(역팩토링): 역팩토링은 기업이 외상 채권을 적시에 처리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크게 ▲외상으로 대금을 지불한 구매자 ▲외상 채권을 보유한 공급자 ▲선지급에 대한 펀딩을 제공하는 투자자 혹은 금융기관 ▲역팩토링 프로세스를 주관하는 기관/시스템 등 4가지 주체가 프로세스에 관여한다. 역팩토링을 적절히 활용하면 기업의 운전자본 및 현금 유동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5. Platform(플랫폼 구축): 플랫폼은 역팩토링을 비롯한 SCF 프로세스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공유하는 하나의 IT 솔루션을 의미한다. SCF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모든 기업과 금융회사가 하나의 솔루션(혹은 시스템)을 공유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 구매자들은 필요할 때마다 전자 주문을 발주할 수 있고, 공급자들은 금융회사로 청구서를 온라인 발송함으로써 선지급 서비스를 손쉽게 요청할 수 있다. SCF 주관 기관에서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보통 금융기관)를 쉽게 모집할 수 있고, 지불 통보 등 프로세스 전반에 대한 관리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다.

6. Provider & Purchaser(공급자 및 구매자 선정): 전통적으로 공급자 선정에 있어서는 품질, 보유 기술, 원가, 생산량, 신뢰도, 서비스 제공 수준, 배송 리드타임 등을 중시했다. 구매자 선정에 있어서는 시장 세분화를 통해 구매자 집단을 분류하고, 구매 기업의 미래 성장성, 비전, 우리 기업에 대한 의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금융 SCM에서는 이와 같은 전통적 공급자·구매자 선정 기준에 더해 적극적으로 거래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확인할 것을 요구한다. 거래 기업의 재무 건전성은 거래의 장기지속성 여부, 부도로 인해 거래가 취소될 확률을 결정짓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재무제표를 통해 다양한 재무 비율을 분석해 거래 기업의 현재 재무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다. 또한 거래 기업의 매출 및 수익 성장 속도, 시장 환경 및 기업의 투자 정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래 재무 건전성을 판단할 수 있다.

7. Relationship(파트너와의 건설적 관계 구축): 금융공급사슬에는 다양한 파트너가 존재한다. 기업에 부품과 원재료를 공급하는 공급자와 완제품을 구매하는 구매자가 있다. 기업에 필요한 금융 상품과 자문을 제공하는 협력 금융기관도 있다. 만약 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돼 직접적으로 IR(Investment Relations) 활동을 펼치고 있다면 기관투자가나 일반투자자 또한 금융 SCM의 주요 파트너가 될 것이다. 올바른 파트너들을 선택했다면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유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략적 파트너와는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상호 교류를 확대하는 편이 유리하다.

8. Inventory(재고 관리): 높은 수준의 재고자산은 혹시나 발생할지 모르는 재고 부족 사태로 인한 판매 기회 상실, 고객 만족도 하락 등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재고자산의 증가는 재고 유지비용 증가라는 문제점을 야기한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유지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고객만족도와 재고 유지비용 사이의 트레이드오프 관계를 깨닫고 최적의 밸런스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운전자본관리라는 측면에서도 밸런스 있는 재고자산의 유지는 무척 중요하다.

9. Cash(현금 흐름 관리): 지속적인 성장을 원하는 기업이라면 단기 부채에 대한 이자와 원금을 지불하고, 적기 투자를 감행할 수 있는 현금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절한 현금보유량을 결정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며, 초과 현금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곳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에는 경영 환경의 변화가 매우 빠르고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현금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10. Evaluation(평가 체계 구축): 금융 SCM을 도입한 후에는 지속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평가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통적인 공급사슬 관리에서는 품질, 비용, 고객 서비스 등이 주요 평가 영역이었다. 금융 SCM에서는 운전자본수준, 역팩토링 활용, 금융기관과의 관계, 리스크 관리 등이 새로운 평가 영역으로 추가된다. 각각의 평가 영역에서 인프라가 적절히 구비됐는지, 직원들의 활용도와 만족도는 어느 정도인지, 파생 효과와 작년 대비 변화율은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세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 SCM의 10대 핵심 이슈들의 영문 알파벳 앞 글자를 조합하면 ‘SHARP PRICE’가 된다. 모든 거래의 기본이 ‘분명한 가격(SHARP PRICE)’이듯, 이러한 이슈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금융 SCM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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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Supply Chain Finance at Procter & Gamble, Benjamin C. Esty 외 2인, Harvard Business School

2. Southwest Airlines gains advantage by hedging on long-term oil contracts, JEFF BAILEY, The New York Times

3. The Rise of SCM Quants, Carlos Alvarenga, Accenture

4. Supply-chain finance: The emergence of a new competitive landscape, Ganaka Herath, McKinsey

5. Financial Supply Chain Management, Hans Honig 외 3인, Deloitte

6. Motorola’s global financial supply chain strategy, Ian D. Blackman 외 2인, Supply Chain Management: An International Journal

7. Managing the Financial Supply Chain, Dave Blanchard , IndustryWeek

8. 기업정보관련 위키피디아 검색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 교수 kimsoo2@snu.ac.kr 정성욱 뮤렉스 컨설턴트 sung10@snu.ac.kr

김수욱 교수는 서울대에서 경영학 학사 및 석사,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울대 경영대학 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 한국 생산관리학회 차기 회장, 한국 중소기업학회 및 품질경영학회 부회장, 한국 SCM 학회지 편집위원장, 국방부 군수혁신 위원회 위원, 국토교통부 국가교통정책조정 실무위원회 위원,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육성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성욱 컨설턴트는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를 졸업하고 미시간대(University of Michigan)에서 금융공학 및 경영과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서울대 경영대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를 거쳐 현재 글로벌 금융 IT 솔루션 기업 뮤렉스(Murex)에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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