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사업 철수 때론 미래 성장 위한 디딤돌 될 수도 外

235호 (2017년 10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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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egy


불가피한 사업 철수, 때론 미래 성장 위한 디딤돌 될 수도

“Business exit as a deliberate strategy for incumbent firm”, by Kevin Zheng Zhou, Gerald Yong Gao, and Hongxin Zhao, in Organizational Dynamics, 43, 2014, 43, pp.266-273.



무엇을, 왜 연구했나?

차이나 엑소더스(China Exodus)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기회의 땅 중국에서 승승장구하던 우리 기업이 사드 보복 여파로 보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하나둘 철수(Exit)를 고려하며 우왕좌왕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냉철히 보면 차이나 엑소더스는 중국-한국 간 정치적 갈등의 산물이 아닌 언젠가 닥칠 예견된 수순이었을는지 모른다. 사드사태가 중국에 좋은 구실을 제공했을 뿐이다.

중국은 그동안 꾸준한 내재화를 통해 가파르게 성장을 했고 스스로 역량을 키운 유통, 소비재, 자동차 등 분야부터 점진적으로 외국 기업들을 배척해 나갔다. 프랑스의 카르푸, 미국의 월마트, 일본의 전자제품 업체들은 일찌감치 중국 철수를 단행했고 이제 우리 차례가 온 것이다. 한국 기업도 이제는 해외 시장 진출전략(Entry Strategy) 못지않게 탈출전략(Exit Strategy) 수립에도 심혈을 기울일 때다. 학계의 탈출전략 연구는 양적으로 풍부한 편은 아니나 향후 해외시장 진출이나 철수를 염두에 둔 기업 모두에 시사점을 제시하기에 충분하다. 최근 중국의 연구진이 과거 탈출전략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해 발표한 문헌도 그중 하나다.


무엇을 발견했나?

과거 연구들을 종합해 보면 크게 2가지 정도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기업의 철수전략은 성공 혹은 실패의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최고경영진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내린 판단과 결단이었는가에 초점을 둬야 한다. 관련 연구들은 현재 처한 시장 환경과 회사의 비전·목표가 서로 부합하는지 항상 점검하고 여의치 않으면 과감히 조정·수정하는 판단력과 결단력을 강조하고 있다.

1962년 월마트의 창업자 샘 월튼은 소매유통업이 겪게 될 트렌드 변화를 파악하고 승승장구하던 기존의 잡화사업을 과감히 접었다. 그리고 대형할인점으로 변화를 꾀해 지금의 월마트를 건설했다. 중국 상하이에 본부를 둔 부동산 개발 업체인 완커(Vanke)는 부동산 개발 성공을 토대로 다른 경쟁사들처럼 백화점, 여행, 무역 등 다각화를 모색해 더욱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의 지속적 성장을 예측한 경영진은 경쟁기업들과 달리 다시 초심으로 돌아갔다. 부동산 개발에 ‘올인’ 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고 현재 시장에서 이 분야 세계 1위의 탄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13년 퇴직 후 다시 최고경영진으로 복귀한 P&G 앨런 래플리 회장은 침체에 허덕이던 회사를 빠르게 정상화시켰다. 그가 한 일은 비교적 괜찮은 사업들마저도 과감히 정리·철수해 회사를 본 궤도로 돌려놓는 것이었다. 이들 사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시장변화에 급급하게 대응하느라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현상 분석과 장기적인 비전을 조합한 과감한 선택의 결과라는 것이다. 옳다고 판단되면 무난한 사업도 과감히 접어 버리는 결단력과 용기를 보였다.

두 번째 시사점은 사업 철수를 통해서도 뭔가를 얻어내는 기민한 경영진의 자세다. 사업철수가 단행돼도 동요, 혼란, 감성적 접근을 차단시킬 수 있는 요소가 여기에 있다. 2014년 구글은 모토로라를 인수한 후 2년 만에 헐값에 재매각했다. 경영진은 이 실패를 바탕으로 제조 중심의 스타트업을 선별적으로 인수해 플랫폼 기반 산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는 노하우를 습득했고 실패도 허용되는 기업문화를 정착하는 기회로 삼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는 인식과 이에 상응하는 후속조치가 빛을 발휘한 사례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교과서적으로 흔히 철수 전략은 진출 전략과 동시에 마련돼야 한다고 한다. 두 전략은 마치 동전의 양면과도 같기 때문이다. 진출 전략 수립이 요구하는 과감성과 도전정신은 철수전략에도 똑같이 요구된다. 진출 전략이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듯 철수 전략 역시 실패를 상징하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치밀한 분석과 과감한 결단이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현 상황의 원인을 사드사태로 인한 정치요소, 중국 정부의 보복으로만 치부해서는 합리적 판단을 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단기 수익에 연연해 하기보다 해외사업 전략 재점검 차원에서 그동안 중국 기업에 누렸던 경쟁력이 사라졌는지, 기술 격차가 줄었는지, 여전히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지 등을 냉철히 판단하고 향후 어떤 비전을 그리고 있는지에 따라 진출, 잔류, 철수를 선택해야 한다. 많은 사례가 보여주듯 설령 사업을 철수해야 할 상황이 와도 이는 결코 후퇴가 아니며 더 성장할 미래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류주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 jhryoo@hanyang.ac.kr

필자는 미국 뉴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에서 석사(국제경영학), 런던정경대에서 박사(경영전략) 학위를 각각 취득했다. United M&A, 삼성전자, 외교통상부에서 해외 M&A 및 투자유치, 해외직접투자실무 및 IR, 정책홍보 등의 업무를 수행한 바 있으며 국내외 학술저널 등에 기술벤처, 해외 진출 전략, 전략적 제휴, PMI 관련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Management Technology

 
가격 외의 다른 가치가 간소한 혁신의 출발점

Business Models for Frugal Innovation in Emerging Markets: The Case of the Medical Device and Laboratory Equipment Industry, by Stephan Winterhalter, Marco B Zeschky, Oliver Gassmann, Technovation, 2017(forthcoming)



무엇을, 왜 연구했나?

저성장 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의 소비패턴도 바뀌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지불한 가격에 합당한 제품이나 서비스인지를 더 꼼꼼히 따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이 구매의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소비자의 인식이 변하자 기업들의 혁신 방향도 바뀌었다. 이전에는 자원 사용에 구애받지 않고 최대한 많은 기능(the more is the better)을 구현하려고 했다. 최근엔 ‘간소한 혁신(Frugal Innovation)’이 각광받고 있다. 자원이 제한된 여건하에서 낮은 비용으로 고부가가치를 생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자원제약혁신(resource-constrained innovation), 가격혁신(cost innovation), 적정혁신(good-enough innovation)이라고도 불린다.

간소한 혁신을 바꿔 말하면 최소한의 자원을 사용해 저렴하면서도 상품성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인도 타타모터스의 ‘나노’, 스페이스 X의 발사체, GE의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먼저, 나노는 원가를 절감하기 위해 자동차의 주기능인 주행 외에 다른 기능은 과감하게 포기함으로써 2008년 당시 약 1500달러의 가격으로 출시됐다. 스페이스 X는 우주탐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기 위해 로켓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도입했다. GE는 이미 개발된 기술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인도의 가혹한 먼지와 우기의 비를 견뎌온 버스정류장의 발권 프린터 기술을 바탕으로 10분의 1 수준 가격의 휴대용 심전도 측정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처럼 간소한 혁신은 투입 자원 대비 높은 효율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복잡도가 높고 자원의 제약이 심한 신흥시장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간소한 혁신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들이 어떻게 신흥시장에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지금껏 진행된 연구들은 대개 단순히 성공사례를 나열하거나 간소한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스위스 생 갈렌(St. Gallen)대의 올리버 가스만 교수팀은 의료기기와 실험기구 관련 산업의 사례분석을 통해 간소한 혁신에 익숙하지 않은 기업들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는지 그 과정을 연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많은 기업들은 신흥시장에 접근할 때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제품을 저비용 버전으로 ‘다운그레이드(down grade)’ 하면 신흥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전략은 실패로 끝날 확률이 높다. 다운그레이드 버전의 비즈니스 모델은 신흥시장이 요구하는 가치사슬을 적절히 구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가치창출(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가치 포획(어떻게 가치를 획득할 것인가), 가치 제안(고객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안할 것인가)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단순히 저비용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성공할 수 없다. 가치사슬을 면밀히 분석해 신흥시장의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를 정확히 파악한 후 현지 여건에 맞는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본 연구는 의료 및 실험장비 기업들이 신흥시장 여건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가치창출-가치포획-가치제안으로 이뤄지는 가치사슬을 어떻게 새롭게 재구성했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사례 기업들은 저비용 외에 새로운 가치를 제안했다. 사용의 간편성, 기기의 반응속도, 환자의 편리성 등의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 이는 환자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했을 뿐만 아니라 의사들이 중증환자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부가적인 사회적 가치도 함께 제공했다. 또한 이미 개발된 기술을 재구성하는가 하면 다목적 기기를 단일 목적 기기로 단순화하고, 지역의 공급망과 생산시설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해 가치 창출을 극대화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점은 다섯 개의 사례 기업 모두 현지에서 B2B(Business-to-Business)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는 것이다. 이는 현지 기업들이 소비자의 니즈나 시장 특성을 더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즉 현지 기업들과 최대한 협력하는 것이 현지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신흥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필승 전략인 셈이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간소한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특성을 바탕으로 고객의 요구를 정확히 이해하고 이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연구 결과는 간소한 혁신에 적합한 혁신 접근법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저비용에만 초점을 맞춰 가격경쟁력만을 내세우기보다는 고객의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가격 외의 구매동기를 자극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제안해야 한다. 이와 함께 현지 공급망이나 생산시설들을 이용하고 현지 기업들과의 협업을 이뤄냄으로써 비용도 줄일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은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중남미 국가들의 시장 잠재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 상황에 맞는 새로운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기업만이 간소한 혁신을 통해 신흥시장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이다.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jmahn@sogang.ac.kr

필자는 서울대에서 화학공학 학사를, 영국 케임브리지대에서 기술경영 박사 학위를 받았다. 중소기업청과 과학기술부,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창조과학부에서 근무한 바 있으며 개방형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고부가가치 제조업(high value manufacturing)과 중소벤처기업의 기술혁신활동, 기술창업과 사업화, 기술혁신정책 등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Marketing

 
브랜디드 콘텐츠는 광고 같아 보이면 안 돼

Andrew T. Stephen, Michael R. Sciandra, and J. Jeffrey Inman “The Effects of Content Characteristics on Consumer Engagement with Branded Social Media Content on Facebook” Marketing Science Institute, 2015, pp. 15-110.



무엇을, 왜 연구했나?

2015년은 완구 업체 레고에 최고의 한 해였다. 2014년부터 가파르게 오른 장난감 매출이 최고치를 경신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성공의 중심에는 ‘레고 무비(The LEGO movie)’가 있었다. 완구 업체인 레고가 뜬금없이 왜 영화 산업에 진출했을까? 그것도 단순 홍보용이 아니라 상영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2시간짜리 영화에
6000만 달러, 한화로 700억 원을 투자한 이유는 무엇일까? 레고는 돈을 벌기 위해 영화 산업에 진출한 게 아니다. 자신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브랜디드 콘텐츠(Branded Contents·브랜드가 직접 제작하는 문화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방식으로 영화를 택한 것일 뿐이다.

레고는 디지털 시대에 더 이상 전통적인 방식으로 광고를 만들어서는 고객과 소통할 수 없음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했다.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인 TV, 매거진, 라디오 광고로 일방적으로 제품을 보여주고 홍보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했다. 2013년 시장조사기관 이마케터(eMarketer)가 미국인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TV 광고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소비자는 고작 22%에 불과했다. 대부분 소비자들은 TV에 나오는 광고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가능하면 광고를 무시하겠다고 답했다. 레고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광고는 광고 같지 않게 시청자들에게 가치(Value)를 주는 콘텐츠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대중들이 가장 좋아하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중 하나인 영화를 그들의 콘텐츠를 담아낼 장르로 선택하고, 그들의 브랜드를 영화 콘텐츠에 녹여낸 것이다.

레고가 장편 영화를 만들 때 가장 유념한 부분 중 하나도 이 영화를 2시간짜리 레고 광고처럼 보이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었다. 영화 상영 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해주거나 감동시킴으로써 소비자들을 영화 자체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하려고 노력했다. 다만 스토리 속에 자연스럽게 레고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들의 매력이 스토리상에서 자연스럽게 전달되도록 만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영화는 개봉하자마자 흥행 1위를 기록했으며 최종적으로 6000억 원 가까이 되는 수익을 올렸다.

더 큰 성과는 레고 무비가 극장에 걸리고 난 직후 레고의 판매량이 25% 급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레고의 성공은 기업이 어떻게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어 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광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꼽힌다. 레고뿐 아니라 다른 분야의 선도적인 기업들도 광고가 아닌 그들의 고객에게 가치를 주는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기업 메리어트(Marriott)는 ‘탐험가들(Navigators)’이란 브랜디드 콘텐츠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호텔에 머무는 여행객들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은 호텔 주변의 가볼 만한 곳들에 대한 정보다. 메리어트는 세계 각국 현지 로컬들을 ‘탐험가’로 임명하고 이들과 협력해 세계 각지 메리어트 주변의 가치 있는 여행 정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에 제공하고 있다. 화장품 기업 로레알 역시 그들의 타깃 소비자들에게 아름다움(Beauty)을 가꾸는 다양한 방식들을 튜토리얼(Tutorial)로 가르쳐주는 교육용 콘텐츠를 끊임없이 만들고 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타깃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재미있고 유익한 콘텐츠 형태로 만들어
낸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다양한 형태로 정의될 수 있지만 쉽게 설명하자면 광고를 마치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 물건을 사세요” “지금 구매하세요” “이 제품은 이러한 강점이 있습니다”라고 직접적인 광고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대신 보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의 형태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에게 그 자체로 매력적인 콘텐츠로 보이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근 브랜디드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좋은 브랜디드 콘텐츠가 무엇인지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무엇을 발견했나?

피츠버그대와 뉴욕대, 옥스퍼드대 공동 연구진은 온라인상에서 어떤 형태의 브랜디드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그들은 2012년 3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기업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포스팅된 4284개의 콘텐츠를 분석했다. 4개의 산업 카테고리(레스토랑 식음료, 스포츠, 리테일, 세제)에서 총 9개 브랜드를 뽑아서 콘텐츠를 분석했다. 그리고 개별 콘텐츠들이 얼마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는지를 좋아요(Like), 공유(Shares), 댓글(Comments), 브랜드 판매 홈페이지로의 방문(Website Traffic Referrals) 같은 측정치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브랜드와 관련된 콘텐츠 자체에 어느 정도 호감이 있더라도 해당 콘텐츠가 그들에게 제품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라고 설득하는 메시지가 명확하게 드러날 경우, 콘텐츠 자체에 관심을 꺼버린 것을 발견했다. 콘텐츠에 사용되는 톤과 매너가 설득적일수록 부정적인 태도가 더 커졌다. 예를 들어 “이 포스트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Please, like this posit)”와 같은 직접적으로 설득하는 느낌을 주는 메시지는 이용자들의 포스트에 대한 선호도를 악화시키고, 부정적인 태도를 키우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에 브랜드와 관련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콘텐츠는 ‘좋아요’ ‘공유’ ‘댓글’ 같은 소비자 참여 성과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 결과는 소비자들이 그들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광고 플랫폼(Ad Platform)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SNS 플랫폼을 친구들의 최근 소식을 공유하고, 근황을 올리는 곳, 그들에게 가치(Value) 있는 정보를 보기 위해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러한 플랫폼에서 기업들이 지나치게 광고처럼 보이는 포스트를 계속적으로 올릴 경우, 소비자들은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본 연구 결과는 기업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 때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유용한 가이드라인을 준다. 기업이 브랜디드 콘텐츠를 만들 때는 기업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한마디로 소비자들의 눈으로 볼 때 아주 매력적으로 보이는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인 콘텐츠는 과연 무엇일까? 소비자들에게 가치 있는 정보성(Informational) 콘텐츠, 그들을 웃게 만들거나 감동시켜 감정적(Emotional)으로 긍정적인 가치를 발산하는 콘텐츠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는 소비자를 설득하려는 형태의 광고 포맷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좋다.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가치 있어 보이는 것으로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몰입도 높게 경험(Immersive Experience)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디드 콘텐츠는 전통적인 광고와 달리 광고 같아 보여서는 안 된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좀 더 가치를 줄 수 있는 형태를 고민해야 한다.

이승윤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 seungyun@konkuk.ac.kr

필자는 성균관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University of Wales에서 소비자심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마케팅 리서치 컴퍼니인 닐슨에서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다양한 국내외 마케팅 리서치에 참여했다. 캐나다 맥길대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현재는 건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 연구 분야는 ‘디지털·소셜 미디어 마케팅’ ‘소비자 심리’ 등이다. 저서로 ‘바이럴: 입소문을 만드는 SNS 콘텐츠의 법칙‘ ’구글처럼 생각하라‘ ’디지털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이 있다.

 



Psychology


상호작용적 모니터링 부하의 혁신행동 키워줘

Based on “Supervisor monitoring and subordinate innovation”, by Eko Yi Liao and Hui Chun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2016, 37(2), pp. 168-192.


무엇을, 왜 연구했나?

직장 상사가 직원의 업무 능력을 모니터링하는 것은 리더십의 한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리더십 관련 연구에 포함되지 않고 별도의 개념으로 연구돼왔다. 하지만 모니터링은 리더십의 이론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다. 상사의 모니터링은 부하 직원들의 직무 수행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행동 중 하나다. 상사는 모니터링 정보를 직원들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초 자료로뿐 아니라 조직 전체의 전략을 설계하고 수정하는 방향을 세우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직장 상사 입장에서는 직원들의 효과적인 업무 수행을 관리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 더 많은 모니터링 정보를 얻는 게 중요하다.

특히 상사가 직원들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은 부하 직원들의 반응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상사가 지속적으로 개별 직원들과 상호작용 하지 않고 ‘어깨 넘어 보기(look over their shoulder)’만으로 직원들을 평가한다고 가정해보자. 직원들은 상사가 자기를 평가하는 데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판단해 상사의 결정을 신뢰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모니터링의 역할이 중요한 데도 불구하고 모니터링의 정의와 종류에 관해서 학계에선 뚜렷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예컨대 모니터링은 중립적으로 직무 수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의미하는 한편 직원들을 가까이에서 감시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정의되기도 한다. 반대로는 부하 직원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긍정적으로 정의되기도 한다. 어떤 학자는 모니터링의 종류로 업무 샘플링, 성과 기록, 자기 보고, 타인 평가 등을 제시하는 한편 다른 학자는 관찰, 비공식적 논의, 공식적 회의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여기서 핵심은 모니터링이 종류별로 각각 부하 직원의 태도나 행동에 상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직장 상사의 모니터링을 두 가지 스타일, 관찰적(observational) 모니터링과 상호작용적(interactional) 모니터링으로 구분했다. 모니터링을 부하직원의 직무 수행 과정과 효과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상사의 의도된 행동으로 보고, 부하 직원이 상사의 정보 획득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스타일을 구분했다. 관찰적 모니터링은 부하가 직접적으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채 상사가 부하가 일하는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가까이서 관찰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하향식 모니터링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새로운 업무를 부여했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하 직원의 즉각적인 반응과 대처를 관찰하는 데 유용하다. 상사 입장에서는 본인과 조직의 의사결정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모니터링을 통해 얻은 정보는 부하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결여돼 있는 상태라 제한적일 수 있다.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은 회의, 일대일 대화 등을 통해 부하로부터 직접 정보를 얻는 것을 말한다. 상사는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을 통해 업무 분장, 절차, 업무처리 방식 등에 대한 부하의 기대, 의견, 피드백, 관점 정보를 얻게 된다. 부하 직원은 상사의 기대나 요구를 이해하고 실수나 기대에 못 미친 업무를 설명할 수 있다. 상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직원의 성과나 개인적인 걱정과 불만족스러운 점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을 통해 부하 직원들은 상사로부터 권한을 위임받고 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자각하게 된다. 그래서 부하들은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을 관찰적 모니터링보다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은 관찰적 모니터링보다 시간과 노력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또 부하가 상사에게 자기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선택해 제공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본 연구는 실제로 부하가 두 가지 스타일의 모니터링을 어떻게 지각하는지, 또 이러한 지각이 부하의 행동에 어떤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무엇을 발견했나?

홍콩의 연구자들은 먼저 상사의 모니터링 스타일을 구분할 수 있는 설문지를 개발해 385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지의 적절성을 확인했다. 그리고 388명의 상사-부하 쌍을 조사해 상사의 모니터링 스타일이 어떤 과정을 거쳐 부하의 혁신 행동에 영향을 주는지의 연구 모델을 검증했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 모니터링 스타일이 상사에 대한 신뢰/불신, LMX(리더-구성원 교환이론), 피드백 추구 행동을 거쳐 직원들의 혁신 행동 즉 아이디어의 제시, 파급, 실행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봤다.

연구 결과, 관찰적 모니터링은 상사에 대한 신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은 상사에 대한 신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상사에 대한 신뢰는 부하와 리더의 관계를 나타내는 지표인 LMX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또 LMX는 부하의 성과나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 절차와 과정에 대한 피드백 추구 행동을 증가시켰다. 이렇게 증가한 피드백 추구 행동은 부하의 혁신 행동(새로운 아이디어 생성, 파급, 실행)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상사의 관찰적 모니터링은 부하 직원의 혁신에 부정적인 반면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은 부하의 혁신에 긍정적이었다.



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먼저, 상사는 모니터링 전략을 본인에 대한 신뢰를 키우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세울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관찰적 모니터링보다 상호작용적 모니터링 전략을 세우는 게 신뢰를 얻는 데 유리하다. 다시 말해 상사는 부하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효과적인 상호작용 방법을 구축하고 열린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부하 직원과 일상적으로 작업 절차에 대해 논의하고 피드백을 제공하며, 작업에 문제가 있을 때 해결 방법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상사들이 이러한 방법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리더십 훈련을 진행하면 좋겠다.

두 번째로 이번 연구는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이 부하의 혁신 행동(Innovation)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발견했다. 여기서 말하는 부하 직원의 혁신 행동이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고 널리 퍼뜨려 실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호작용적 모니터링을 통해 상사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된 부하 직원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하지 않고 적절한 의견이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보복이 없을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다. 상향식 의사소통을 하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끼게 되는 것이다. 상사는 부하가 스스로 피드백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언제든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열린 태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특히 부하 직원의 작업 절차와 문제점, 걱정을 먼저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본 연구 결과는 관찰적 모니터링의 부정적 영향을 검증했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각각의 모니터링 방식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지니고 있어 후속 연구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 특히 위계적인 문화권에서는 부하 직원이 관찰적 모니터링에 더 수용적일 수 있다. 다른 문화권에서도 이번 연구와 유사한 결과가 도출되는지 후속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문광수 중앙대 심리학과 조교수 ksmoon@cau.ac.kr

필자는 중앙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산업 및 조직심리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인사컨설팅기업 SHR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연구 및 관심 분야는 산업 및 조직심리학으로 조직행동관리, 안전심리, 동기심리, 인간공학 관련 논문을 저술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1호 Data Privacy in Marketing 2021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