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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Climate Change

휴가 때 지붕에서 발전한 '태양광 전력', 블록체인 활용해 에너지시장에 판다

김재민,최용상 | 231호 (2017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4차 산업혁명이 시대의 화두가 됐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이 우리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기후변화 산업도 예외가 아니다. 4차 산업 기술 응용을 통해 기후산업도 무한대로 확장할 수 있다.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해 변화무쌍해진 기후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해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 저감을 경제 활동으로 변환, 에너지 생산자와 사용자의 참여를 크게 늘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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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빅데이터로 날개 단 기후 비즈니스


위성 발사로 확보한 기상 빅데이터,

4차 산업시대 본격화

한국 기상 예측에 큰 전환점이 곧 다가온다. 2018년 기상 위성(GK-2A), 2019년 환경·해양위성(GK-2B)이 차례로 발사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위성들은 모두 정지궤도에 올라가 한반도를 포함한 아시아 주변 국가의 기후 변화를 상시적으로 관측한다. 기상 상황은 10분마다, 환경 상황은 3시간 간격으로 하루 8번 관측한다. 기상위성은 구름, 바람, 기온, 산불, 강수, 해수면 온도 등 기상 재해정보를, 해양위성은 녹조, 해색 등을, 환경 위성은 오존, 포름알데하이드 등 대기오염 정보를 제공한다.

사실 수십 년간 축적된 기후자료 자체가 빅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각국의 기상청이 관측한 자료는 세계기상기구 표준 관측 정책을 따라 주기적으로 관측하고 이를 세계기상기구에 보고한다. 보고된 관측 자료는 각국이 공유하며 이를 통해 지구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만들고 지구 환경의 미래를 예측한다. 한국에서 2개의 정지위성을 띄우면 그만큼 더 정교한 분석이 가능한 빅데이터가 확보된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AI를 활용해 기후를 예측할 수 있다. AI가 도입되면 일반적인 기상 기후 예보를 수행하는 기존 컴퓨터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는 형태로 진화할 수 있다. 과거에는 기상 관측 자료를 공식으로 만들어 결과를 도출해내는 ‘모델링’ 방법이었다. AI가 도입되면 ‘머신러닝’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기상 관측에서 AI가 머신러닝을 통해 안개나 구름 모양을 판독하는 간단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빅데이터 자료가 풍부해지면 다양한 기상재해를 예측할 수 있다. 근대 기상 역학 모델은 기온은 잘 맞추지만 강수량은 대부분 맞추지 못한다. 이는 구름의 움직임에 대한 관측과 분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시간 데이터 확보와 머신러닝을 통한 AI의 분석이 이뤄지면 보다 정확한 강수량 예측까지 가능해질 것이다.

AI를 통한 기후 예측이 끝나면 이 정보는 IoT 기술을 활용해 기후에 영향을 받는 기업이나 기관에 전달돼 자동적으로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예를 들어 위성이 특정 지역에 구름양이 늘어나는 것을 탐지하면 IoT 기술이 중소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 발전 설비에 전달하고, 전력 수급 정보를 전력 통제실에 전달해 태양 에너지 생산을 대체할 에너지 설비를 가동할 수 있다. 또한 특정 지역에서 폭우로 인해 홍수 통제가 필요하면 주면 방제 설비에 IoT 기술로 정보를 전달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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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비즈니스, 기회는 많지만 국내선 장애물 산적

해외에선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기상 정보가 접목된 기후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기후 정보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인식이 이미 일반화한 것이다. 중국의 경우 기후 예측과 관련한 스타트업 비즈니스가 활성화하고 있다. 미세먼지, 폭염 등 기후변화가 현실화하면서 정보 수요가 급증하자 민간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기후 예측 서비스를 제공해주고 있다. 영국에선 크라우드 소싱 방식의 플랫폼을 제공해 기후 예측 서비스를 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영국 와우스테이션(Wow Station)이 대표적이다. 일반인들이 자신이 있는 지역의 기후를 직접 측정해 입력할 수 있도록 했다.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그 지역의 기후 정보가 제공된다. 처음에는 일반인들이 부정확하거나 왜곡된 기상정보를 제공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연구진이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 애플리케이션이 제공한 기상정보와 영국 기상청 표준 자료가 상당히 일치했다.

이렇게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을 활용한 기후 예측 비즈니스의 확장성은 매우 넓지만 국내의 기후 비즈니스는 걸음마 수준이다. 국내 시장 규모가 매우 작을뿐더러 기후 데이터를 ‘정부가 관리하는 정보’라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기상청이 기후 데이터를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위성정보를 받기 위해선 기상청에 기상사업자로 등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상근 기상 전문가가 1명 이상 필요하다. 기상 전문가는 대기과학 등 기상 분야 박사 학위를 소지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 기상 데이터의 진입장벽이 높다 보니 민간 사업자가 기후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을 하기가 어렵다. 추후 확보할 위성 자료들도 기상청이 독점할 경우 기상 자료를 통한 비즈니스 확장성이 제한될 수 있다. 자료를 민간에 개방해야 데이터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기후 비즈니스를 실제로 할 수 있는 인적자원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기후 예측이나 기후 자료 분석은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하는 분야다. 이 전문성과 비즈니스 역량과의 접목이 중요한데 기후와 관련한 전공은 대부분 자연과학대 소속인 경우가 많다. 서울대, 연세대, 부산대 등
10여 개 대학에 있는 대기과학과에서 배출되는 인력은 매년 약 150여 명이다. 이들은 대체로 순수 학문에 비중을 둔 교육을 받는다. 이후 기상청과 같은 기상 전문 예보 기관이나 연구기관으로 진출한다. 창업이나 산업계 종사에 필요한 기초교육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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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

정지위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우리나라가 향후 발사하는 2개의 위성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좁게는 동북아, 넓게는 동남아시아 기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후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기상청은 우리나라 기후에 한정된 정보를 제공한다. 동남아시아 지역의 기후 정보를 확보하고 이를 분석해 기후를 예측할 경우 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기후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향후 확보하는 데이터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국 1호 크라우드소싱 기후 정보 스타트업


‘레인버드지오(RainbirdGEO)’ 사례

레인버드지오는 개발도상국의 기후재난 대응을 위해 창립한 스타트업이다. 향후 우리나라에서 발사될 정지위성을 활용해 동남아시아 기후 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사용자와의 정보교류를 통해 재난 정보를 예측, 인명과 재산피해를 막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기상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재난 피해를 막으면서 우리나라의 기상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목표로 출범한 기업이다.

창업은 2012년부터 이화여대에서 시작한 연구재단 캄보디아 대학교육 원조사업이 계기가 됐다. 캄보디아는 2000년대 초까지 30년 이상 내전과 독재정권의 지배를 겪은 동남아의 최빈국이다. 수십 년 전 원조받은 낡은 강수 레이더 한 대가 있는데 어디에 비가 오는지 알 수 있는 유일한 기구다. 그마저 전 국토의 3분의 1쯤만 커버할 수 있다. 매년 우기에는 전국 도처에서 침수 피해가 난다. 피뢰침이 없어 농번기에 벼락을 맞아 수백 명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2016년에는 엘니뇨로 사상 최대의 대가뭄에 시달려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군 병력이 우물을 파고 식수를 수송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는 수백여 개의 재해·재난 관련 비정부기구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기후정보 미흡을 재앙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언제 어디서 재해·재난이 났는지 알아야 제대로 구호활동을 펼칠 수 있는데 관련 정보 제공이 미흡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레인버드지오는 이렇게 자동 관측망과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동남아 개발도상국에서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해재난 정보를 신고받고 이를 크라우드소싱 개념으로 지역 주민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캄보디아에서도 IT가 확산되면서 휴대폰은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갖고 있고, 스마트폰의 보급률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애플리케이션의 기능은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우선 사용자가 자신의 인근에서 발생하는 위험 정보를 직접 판단해 입력할 수 있다. ‘Mark My Risk’라는 이 기능은 홍수, 화재, 폭풍, 번개, 해충, 감염, 붕괴, 오염, 범죄 등은 물론 각 위험정보마다 색을 달리해 10가지 항목에 대한 위험정보를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이 기능은 재난재해 정보에 사용자가 더 이상 수동적인 입장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양방향의 재난재해 정보 교류가 가능해진다. 만약 다수의 사용자가 같은 위치에 같은 위험 정보를 입력한 경우 중복된 수만큼 지도에 나타난다. 또한 언제든 사용자가 위험정보를 수정, 취소할 수 있고 특히나 위급한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흔들면 바로 Mark My Risk가 실행돼 재빠르게 위험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두 번째로 Community Risk를 통해 사용자는 관심 지역의 재난재해 정보를 미리 파악하고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위험 정보를 통해 대비할 수 있다. 자신이 설정한 반경에 따라 Mark My Risk에서 개인이 입력한 위험 정보와 인공위성 알고리즘을 통해 판단되는 위험 정보가 함께 지도에 나타난다. 사용자는 좁은 지역(100m)부터 넓은 지역(2㎞)까지 반경을 조절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화면 하단에 보이는 입력된 재난재해 개수도 자동적으로 달라진다. 재난재해 개수에 따라 특정 지역에 빈번한 재난재해 종류를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재난재해 발생 시 신속한 대처를 위한 준비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고해상도 정지 위성에서 탐지되는 기상 재난·재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기존 위성들은 저해상이고 실시간 촬영이 아니었기 때문에 급작스럽게 발생하는 기상 재난재해를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2018년 발사 예정인 우리나라 정지 위성 GK-2A는 한반도 및 호주, 인도, 그리고 동남아시아 전역을 10분 단위로 촬영하며 탐지된 신호를 알고리즘을 통해 위험 정보로 판단해 Community Risk에 제공한다. 사용자는 Mark My Risk에서 개인이 입력한 위험 정보를 제외하고는 오직 인공위성 알고리즘을 통해 판단된 위험정보만을 Satellite View를 통해 실시간 움직이는 기상 재해·재난 영상을 볼 수 있다.

이 정보의 이용가치와 파급효과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부와 비정부기구의 긴급구호 및 치안 활동뿐 아니라 도시계획과 보험설계의 기초 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다. 현지에서는 캄보디아 수자원기상부와 USAID 등 비정부기구에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현지 시제품 테스트가 끝나면 적극적인 마케팅과 투자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력한 것은 B2B 모델이다. 재해보험, 여행사 및 호텔, 운송업이나 적십자사와 같은 비정부기구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더 나아가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돼 재난과 유동 인구 데이터가 쌓이면 기후 관련 연구를 확장할 수 있고, 도시개발 관련 기업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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