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나는 신기한 태엽 장난감 정도로만 알고 있는 ‘오르골’을 일본에서는 내과나 피부과, 류머티즘 관련 과, 알레르기과 등 여러 임상과에서 치료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별도의 치료 수가까지 받고 있다. 정신과 신체 건강을 복원, 유지 및 향상시키기 위한 치료 목적으로 음악을 사용하는 과정을 ‘뮤직 테라피’라 하는데 스위스 루즈라는 회사가 만든 치료용 오르골을 뮤직 테라피에 활용한 것이다. 테라피용 오르골은 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있는 음파의 주파수 영역인 가청주파수(20∼2만 ㎐)를 넘어 3.75㎐에서 10만2000㎐까지 만들어내는데 사람의 귀가 소리로 느낄 수 없는 음파의 주파수는 소리가 아니라 파장으로 느끼고 반응한다는 데 착안한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모든 종류의 뮤직 테라피는 심신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 혈압과 호흡 안정, 집중력 향상뿐 아니라 환자와 함께 음악을 들은 환자의 가족, 지인들에까지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수술한 환자에게 수술 후 들려주는 음악은 325㎎의 타이레놀 복용과 같은 효과가 있으며, 조숙아에게는 뇌 발달에 필요한 청각적 자극이 뇌 발달 속도를 높여서 정상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우리가 자연환경에 노출되는 자연치유 리듬인 1/f파는 파도소리나 바람소리 등 자연이 가진 소리의 고유한 리듬이나 파동이다. 이것에 신체 고유의 생체신호가 반응해 피로나 스트레스를 해소해준다. 테라피용 오르골이 만들어내는 가청 주파수 영역을 벗어나는 고주파와 저주파 역시 파동의 형태로 몸에 전달해 스트레스 해소나 심신 안정 등에 큰 도움을 준다.
이것은 테라피용 오르골을 만드는 스위스 회사의 150년 전통의 제작 비법과 이것이 사람의 몸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배음효과의 진동임을 밝히려는 30년 이상의 연구와 200회 이상의 학회 발표를 이끌어온 일본 유수 대학의 끈기가 만든 결과다. 사람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 상태의 열대우림이나 숲에서 나오는 자연적인 바람 소리와 같은 인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 초저주파 음을 발생하는 오케스트라 연주 등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오케스트라 연주를 접할 수 없기 때문에 가까이에 두고 직접 듣고 만져서 진동을 느낄 수 있는 오르골에 주목한 것이다. 일본 오사카대와 교토대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귀에 들리지는 않지만 뇌에서 파장으로 들을 수 있는 테리피용 오르골의 저주파와 고주파가 뇌간과 시상 하부의 혈류를 활성화해 전신 기능 회복에 도움을 준다. 최근 오르골은 이러한 의학적 용도 외에도 명품 시계가 다져놓은 아날로그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원래 스위스 제네바의 시계 장인들이 고안한 자동 연주 기기인 오르골은 오디오의 등장과 세계대전, 대공황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걸었지만 아날로그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부활의 길을 열었고, 불황의 스트레스로 우울하거나 불면의 밤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치유 오르골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한 셈이다.
질의 시대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가 격의 시대를 맞아 수요가 폭발하거나 전성기를 맞는 아이템인 오르골. 우리 주변에 혹시나 그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던 아이템은 없는지 살펴볼 일이다.
김진영 연세대 의대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 kimjin@yuhs.ac
필자는 1989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중공업 기획실, 삼성 회장비서실 인력개발원, 삼성경제연구소 인력개발원, 삼성전자, 호텔신라 등에서 인사교육전략수립과 현장 적용을 총괄한 HR 전문가다. 호텔신라 서비스 드림팀을 창단해 호텔 품격 서비스의 원형을 보여줬고, 차병원그룹 차움의 최고운영총괄을 맡아 의료서비스 분야에도 품격 서비스를 도입했다. 현재는 연세대 의대 의학교육학과 교수 겸 세브란스병원 창의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고려대를 졸업했고 연세대에서 경영학 석사, 경희대에서 국제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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