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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리더십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데이터 분석. ‘21세기 원유’가 4차 산업혁명 이끈다

최용주,김진호 | 225호 (2017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빅데이터 시대의 리더십이란 소셜미디어,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기계학습)을 자신의 사업을 혁신하는 도구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차별화하고 혁신하는 것이다. 이 5대 핵심 기술은 이미 미래로서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술이다. 메리어트호텔, 해러스카지노, 넷플릭스의 성공 사례는 모두 데이터 분석을 얼마나 제대로 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패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케이스들이다. 이러한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기업의 전략으로 채택하는 것은 필수고, 그 반응속도와 방식이 자신이 속한 산업의 특징과 그 안에서의 경쟁적 포지션 등에 따라 달라질 뿐이다. 4차 산업혁명이 지금 국내에서 ‘핫이슈’가 돼 있지만 사실 그 근간에는 ‘빅데이터’라는 ‘21세기 원유’가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거의 쓰이지 않는 이유다.



사람들은 리더와 보스의 차이에 대해 묻는다. 리더는 이끌고 보스는 몰아붙인다.

― 시어도어 루스벨트(前 미국 대통령)



빅데이터 리더십은 ‘빅데이터 시대의 리더십’ 혹은 ‘빅데이터 시대에 성공을 보장하는 리더십’을 줄여 쓴 것이다. 빅데이터 리더십은 사업의 차별화와 혁신을 통해 경쟁우위를 확보·유지하기 위해서 ‘디지타이징(digitizing)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빅데이터 시대의 5대 핵심 기술인 소셜미디어, 모바일,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분석(기계학습)을 자신의 사업을 혁신하는 도구로 활용해 비즈니스를 차별화하고 혁신하는 것이 빅데이터 리더십이다. 이 5대 핵심 기술은 이미 미래로서 우리 곁에 와 있는 기술이다. 소셜미디어는 기존 미디어를 훌쩍 넘어서서 이제 사람들 간의 핵심적인 소통방식이 됐고,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로 사람들의 모든 행위가 손안에서 이뤄지면서 실시간으로 엄청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센서는 활용 영역이 가속적으로 확장돼 이제 모든 사물이 인터넷과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이 필요할 때 사용하고, 사용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은 빅데이터의 저장·처리·분석을 위한 필수적 인프라가 됐다. 기계학습은 이렇게 축적된 빅데이터에서 통찰력(insight)을 뽑아내 현명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공지능이다. 이 기술들은 제각기 독립적으로 작용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서로 다양하게 결합하면서 넓게는 글로벌 수준에서 좁게는 우리의 소소한 일상생활에까지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해서 이 5대 기술들은 다양하게 조합하면서 사람들이 일하고, 놀고, 먹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쇼핑하고, 의사소통하고, 사회활동하고, 사업하는 방식을 변혁시키고 있다. 이제 모든 산업에서, 모든 기업이 예외 없이 그 영향력 안에 놓여 있다. 리더에게는 이런 변화가 자신의 기업에, 나아가서는 자신의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더의 선택은 두 가지뿐이다. 하나는 이런 기술들을 도구로 활용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혁신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그냥 가만히 앉아서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경쟁자들이 앞서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은 과거에 누군가가 용감한 결정을 한 기업이다.” 경영의 구루인 피터 드러커가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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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리더십의 핵심인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는 사업을 혁신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콘텐츠를 포함한다. 각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이후에 ‘빅데이터 리더십을 위한 전략’에서 별도로 다룰 예정이다.

● 비즈니스 문제를 경험이나 감이 아닌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접근

● 리더가 평소에 업무와 관련해 데이터 분석과 활용에 대해 강조

● 중요한 의사결정을 논의할 때 임직원들이 데이터에 근거해서 토론하도록 압력

● 기업 내에서 생산되는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관리 및 활용 방안 강구

● 제품/서비스의 디지털화로 추가적인 데이터 생산

● 외부 기관과 제휴로 다양한 데이터 확보

● 문제 해결을 위해 사내외 데이터를 종합적 활용

● 다음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필요한 모델을 개발 및 활용

▷ 무슨 일이 어떻게, 왜 일어났는가?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고 최선의 대응은?

▷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

▷ 최선의 상황을 만들기 위한 최적화 방안(action)은?

● 기계학습 능력 확보를 위한 인적, 물적 투자

● 데이터에 기반해 의사결정하는 조직문화와 프로세스 구현

●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구현할 인프라(체계)에 투자

● 임직원의 분석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실행



해러스카지노의 도약

요즈음은 날마다 수백 개의 작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중요한 의사결정이다.

― 게리 러브만(시저스 회장)



카지노 기업인 해러스엔터테인먼트도 위기에서 구원투수로 등장한 빅데이터 리더십 덕분에 세계 최대의 카지노 그룹으로 우뚝 섰다.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빅데이터가 주목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빅데이터를 말할 때 카지노는 언뜻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빅데이터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화려한 카지노들도 데이터 분석이 승부를 갈랐다. 사실 빅데이터를 도입한다는 것은 대부분의 비즈니스 문제를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결코 우연히 일어나지 않으며 빅데이터 리더십만이 효과적으로 주도하고 이끌어낼 수 있고 조직문화를 사실에 입각한 (데이터 분석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바꿀 수 있다. 이 스토리는 어려움에 처한 기업이 데이터 분석적인 리더를 영입해 최고의 성과를 거둔 사례로 유명하다.1

1990년대 초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은 고객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경쟁의 초점은 호사스런 호텔 시설과 쇼에 투자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이었다. 업계 강자인 시저스는 이미 수조 원을 들여 화려한 호텔과 쇼 무대 등의 시설에 투자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해러스는 시설 투자 대신에 고객 데이터에 눈을 돌렸다. 지역별로 산재된 자사의 카지노 시스템을 통합해서 전국적으로 고객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그러나 숙박과 카지노 이용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는 해러스의 회원 프로그램은 정작 회원들의 재방문 유인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회원 중 65%가 다음에는 다른 카지노에서 도박을 할 정도로 충성도가 매우 낮았으며 해러스는 경쟁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위기감을 느낀 해러스는 1998년에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서비스 경영을 가르치던 개리 러브만(Gary Loveman) 교수를 영입했다. 카지노 업계에서는 이론과 실제가 다른데 과연 학자 출신인 러브만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그의 분석 지향 리더십 아래에서 해러스는 승승장구한 끝에 업계 라이벌인 시저스를 아예 인수까지 하는 성공을 거뒀다. 그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아마도 다음의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데이터 수집의 초점을 회원들의 해러스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맞춘 것이다.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여행과 숙박, 카지노 내에서의 지출 등 모든 행동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했다. 러브만은 기존의 회원제도를 강화한 토털리워드(Total Reward)라는 회원카드를 통해서 회원들의 신상 정보는 물론 그들이 호텔에 머무는 동안 행하는 모든 행동을 추적했다. 고객들은 해러스에서 모든 결제를 이 카드로 하는데 레스토랑 이용은 물론 슬롯머신을 이용하려면 이 카드를 기계에 꽂아야 하고, 룰렛 등 다른 도박을 위한 칩도 이 카드로 구매한다. 이를 통해서 해러스는 어떤 고객이 어떤 상점에서 얼마를 지출했으며, 어떤 도박을 얼마만큼 이용했고, 얼마를 잃거나 땄는지를 추적했다. 이렇게 종합하니 단순 회원 수로 치면 그 수가 2800만 명이 넘었고, 이들에 의해 축적된 데이터는 당시로써는 엄청난 양인 1테라바이트에 가까웠다.



둘째는 데이터 웨어하우스와 분석 소프트웨어 등 분석 인프라에 투자를 하고 전문적인 분석인력을 고용해 축적된 데이터 분석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데이터 분석 결과는 놀랍게도 카지노의 전통적인 인식과는 다른 것이었다. 카지노 수익의 82%는 26%의 고객에서 발생하는데 수익에 기여도가 높은 고객들은 (그동안의 인식과는 달리) 큰돈을 자주 베팅하는 하이 롤러가 아니라 적은 돈으로 도박하는 로 롤러들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소득이 낮은 중년 이상의 나이 든 고객들로 하루에 50달러 정도의 적은 돈으로 도박하지만 일 년에 30회 정도 카지노를 방문했다. 충성도와 소비 촉진을 위해서는 이들이 어떤 보상을 좋아하는지를 알아야 했는데 일반적으로 기프트숍 할인은 매력적이지 않았으며 호텔 숙박비 할인을 선호했다. 또한 많은 고객들은 카지노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었는데 이들은 호텔에 숙박하지 않으므로 보상으로 카지노 칩을 선호했다.

셋째는 분석 결과를 회원들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정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회원들을 인구통계변수와 지출이력을 바탕으로 무려 80개의 이질적인 집단으로 구분한 뒤 각각 집단의 특성에 적합하도록 차별적으로 마케팅을 했다. 예를 들면 슬롯머신을 주로 사용하는 회원들에게는 그들이 선호하는 슬롯머신을 파악해서 배치를 바꾸거나 방이 꽉 차는 휴가철에도 예약을 늦게 하는 하이 롤러들의 특성을 고려해 그들을 위한 방을 미리 빼두는 식이다. 또한 개인이 도박을 하고 있는 중에도 필요한 경우에는 개개인에게 실시간으로 대응했다. 가령 개개인이 잃고 따는 금액을 실시간 추적하다가 어떤 개인이 그의 인내 한계점(pain threshold), 즉 총 잃은 금액이 도박을 중지하도록 만드는 액수에 가까워지게 되면 직원이 접근해서 공짜 식사나 쇼 티켓을 무료로 제공해 기분을 누그러뜨리고 계속 호텔 내에 머물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그리고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나 성과급도 그들이 창출한 매출이 아니라 그들이 봉사했던 고객들의 만족을 기반으로 산정했다. 이는 서비스에 만족했던 고객이 다음 해에 더 많이 지출한다는 데이터 분석 결과 때문이었다.

넷째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러브만이 해러스에 분석지향적인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시저스엔터테인먼트의 CEO인 러브만은 직원들에게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냐, 아니면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아낸 것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던진다. 계획이나 전략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직원은 누구나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분석에 입각한 증거를 제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심지어 러브만은 “우리 회사에서 해고되는 사유는 3가지다. 절도, 성희롱, 그리고 근거가 되는 데이터 없이 주장하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러브만 영입 이후 고객이 해러스에서 도박에 지출하는 돈은 약 40%가 증가했으며 영업 수익도 평균 27% 늘었다. 특히 2003년에서 2006년 사이에는 해러스의 주식가격이 14달러에서 85달러로 약 6배나 폭증했다. 또한 2005년에는 업계 라이벌인 시저스를 인수한 뒤 인지도를 고려해서 기업명을 시저스엔터테인먼트로 바꾸었다. 현재 시저스는 미국의 13개 주에 26개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고 세계적으로는 7개국에서 51개 카지노를 운영 중인 세계 최대 카지노 그룹이다.



메리어트, 해러스, 넷플릭스

데이터는 21세기의 원유다. 그리고 분석은 그것을 연소하는 엔진이다.

― 피터 손더가드(가트너 수석 부회장)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최고의 경쟁력을 구가하는 기업들은 리더가 데이터 분석의 장점을 잘 이해하고 이를 전사적 수준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뿐만 아니라 분석에 필요한 인프라의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올린다. 이 기업들은 데이터 분석에 눈을 돌린 계기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2 첫째는 사업의 특성상 창업 초기부터 데이터 분석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기업들로서 세계적인 물류 기업인 UPS나 세계적인 카지노 리조트 기업인 메리어트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UPS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다뤘으므로 여기에서는 메리어트를 얘기해 보자. 숙박시설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사라지는 소멸성 자산(perishable goods)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메리어트는 숙박률이 최대가 되는 객실 요금을 책정하기 위해서 이미 창업 초기인 1950년대부터 호텔 주차장에 들어오는 차에 몇 명이 타고 있는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런 노력은 이제는 첨단화된 수익관리(Revenue Management)로 발전해 객실의 최적 가격 설정은 물론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서비스 및 회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까지 확장됐다. 현재 이 회사가 전 세계에서 보유한 시설 약 2600곳 중 1700여 곳 이상에서 자동화된 수익 최적화 프로그램이 적용되고 있다.

둘째는 근래에 와서 데이터 분석의 커다란 잠재력을 인식해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미 설명한 소매유통기업인 테스코와 세계적인 게임 기업인 해러스의 사례로 대신한다. 셋째는 태생부터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둬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기업들로서 설명이 필요 없는 구글(Google), 온라인 판매의 선두주자인 아마존닷컴, 온라인 영화 대여업체인 ‘넷플릭스(Netflix)’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는 넷플릭스를 간략하게 소개한다.3 1997년에 컴퓨터광이자 영화광인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넷플릭스라는 회사를 차리고 비디오 대여를 헬스클럽처럼 매달 정액제로, 편수의 제한 없이 마음껏, 연체료도 물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또한 온라인으로 영화 DVD를 주문해서 우편 서비스로 받아보고 다시 우편 서비스로 반납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꺼지던 1990년대 말 당시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사업 아이디어를 비웃으며 곧 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에는 이미 블록버스터라는 오프라인의 공룡이 미국 구석구석에 약 9000여 곳의 지점을 두고 매년 30억 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더욱이 미국 우편 서비스는 달팽이 우편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느린 것으로 인식돼 있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예상과는 반대로 넷플릭스는 1999년에 500만 달러의 매출에서 7년 후인 2006년에는 10억 달러로 초스피드 성장을 했다. 2016년에는 매월 약 10달러의 회비를 내는 회원 수가 무려 85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가장 성공적인 닷컴 기업 중의 하나로 우뚝 섰다. 넷플릭스의 성공 비결은 바로 데이터 분석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우선 넷플릭스는 많은 사람들이 어떤 영화를 빌릴까를 결정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는 사실에 주목해 ‘시네매치(Cinematch)’라 불리는 ‘영화 추천 엔진’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은 초기에 10만 건에 달하는 영화를 장르별로 분류한 뒤 1000만 고객들의 영화 대여 순위, 영화 감상 후기, 고객들의 대여 이력을 분석했다. 지금은 각 회원의 웹사이트 내에서의 행동 패턴(영화 소개 클릭 패턴과 검색어 등), 실제 대여목록, 시청한 영화에 부여한 평점 등을 함께 분석해서 각 고객의 취향과 재고 상황을 모두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추천한다. 시네매치는 회원 대부분이 시네매치가 추천한 영화를 80% 이상 대여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더욱이 넷플릭스는 추천의 정확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 시네매치의 알고리즘을 10% 향상시키는 첫 번째 사람(팀)에게 100만 달러의 상금을 주는 대회를 열어서 몇 년 동안 엄청난 홍보효과를 올리기도 했다. 시네매치는 잘 알려진 영화는 아니지만 고객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영화를 추천하는데 (더욱이 이런 영화들은 유명한 영화보다 구매원가가 낮음) 전체 매출에서 이런 영화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0%나 될 정도로 높다.

넷플릭스는 오프라인의 공룡에 맞서 분석의 잠재력을 잘 인식해 수치화하기 힘든 고객들의 취향을 분석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성공한 전형적인 사례다. 분석의 필요성이나 효과는 기업이 속해 있는 산업에 따라 다를 것이다. 고객과 경쟁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는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더욱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이미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 분야에서는 고객의 욕구를 경쟁자보다 더 잘 파악해서 이를 만족시키는 상품(서비스)을 제공하려는 분석적 노력이 높은 성과로 입증된 사례가 많다. 생산이나 물류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높은 성과를 올리는 사례가 풍부하다. 물론 측정이 어려운(데이터 수집이 어려운) 분야, 예를 들면 패션이나 인력충원 등에 있어서는 아직도 경험이나 직관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 데이터 분석으로 경쟁우위를 더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 체계적인 방법으로 정확하게 데이터를 수집한다면 어느 분야에서나 분석의 장점을 살려 지속적인 경쟁우위의 확보와 유지가 가능한 것이다.



얼마나 빠르게 대응할 것인가?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서 기업 전체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생각해내지 못한다면… 앞으로 10년 내에 모든 기업의 최소한 40%는 망할 것이다.

― 존 챔버스(시스코 회장)



이제 모든 산업에서, 모든 기업이 예외 없이 빅데이터 시대의 5대 기술과 그 다양한 결합이 가져오는 영향력 안에 놓여 있다. 이런 변화에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대응해야 하는 것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가만히 앉아서 적극적으로 빠르게 대응하는 경쟁자들이 앞서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기업의 전략으로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빠르게 반응할 것인지는 자신이 속한 산업의 특징과 그 안에서 어떤 경쟁적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빅데이터와 관련 기술들이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속도가 산업별 특징에 따라, 같은 산업 내에서도 영역(sector)에 따라 어떻게 다른지를 요약하면4 <표 1>과 같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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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미디어 산업의 경우 본질적으로 정보 서비스업이고 진입장벽이 낮아서 산업에의 영향이 빠르게 진행돼 이미 온라인 미디어 채널이 주류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의 유통에 있어서도 고객과 직접 접촉하는 신생 기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기, 통신 산업의 경우에는 진입장벽이 높으므로 산업에 대한 영향이 느리고 시장이나 고객에 대한 영향도 낮은 편이지만 반면에 플랜트나 시설의 운영 측면에서는 효율 증대의 잠재력이 매우 높다.

빅데이터와 관련 기술들이 산업별로 충격을 주는 시점과 충격의 크기를 시각화하면 <그림 1>과 같다.6 그림에서 수직축은 충격의 크기로서 그 산업에서의 예상되는 변화를 퍼센트(%)로 나타낸 것이다. 수평축은 예상되는 충격의 시점으로 0에서 5년까지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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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시점이 빠르고 그 크기가 클수록 일찍 대응을 해야 한다. 실제적으로 숙박/푸드 산업보다는 예술/여가 산업에서, 예술/여가 산업보다는 소매/유통 산업에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충격의 크기가 비슷하더라도 금융 분야에서보다는 ICT/미디어 분야에서의 대응이 더 빠르다. 제조업이나 광산업에서 충격의 강도가 낮고 시점도 늦지만 운용 효율의 향상 측면에서는 잠재력이 높다. 전기/통신 영역과 수송/우편 영역에서 충격이 가장 느리지만 충격의 크기는 상대적으로 수송/우편 영역이 훨씬 크다.

또한 기업이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얼마나 빨리 대응할 것인가는 산업 특성뿐만 아니라 경쟁자의 행위, 그리고 당신 기업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변혁적이기를 원하는지에 달려 있는데 이를 요약하면 <표 2>와 같다.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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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경우는 경쟁자가 이미 빠르게 대응하고 있거나 자신 기업이 변혁 지향적이며 필요한 능력을 갖췄을 경우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대응해도 되는 경우는 데이터도 많지 않고, 경쟁자도 빅데이터에 크게 진력하지 않으며, 당신 기업이 혁신 측면에서 선도 기업이 아닌 경우다. 결론적으로 리더가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를 실현하기 위해서 얼마나 빠르게, 어느 영역에서 어떻게 대응할지를 결정하려면 우선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질문 리스트

1. 빅데이터와 관련 기술이 해당 산업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가장 강한 충격을 먼저 받을 영역과 시점은? 그것이 산업 내에서의 내 경쟁력과 포지셔닝에 어떤 리스크를 줄 것인가?

2. 빅데이터와 관련 기술이 자신의 사업모델에 어느 시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까?

3.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내 사업의 어떤 영역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을까?

4. 새로운 경쟁자가 내 비즈니스 모델을 와해시킬 수 있는 영역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런 움직임에 어떻게 대응할까?

5. 디지타이징 비즈니스로 자신의 영역에서 최고의 경쟁우위를 갖추기 위해서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이를 개발하거나 획득할 수 있는 방안은? 필요한 투자와 준비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

나는 인공지능이 구글의 최후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웹에 있는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검색 엔진을 만들었다. 그것이 사실상 인공지능이다. 모든 질문에 정답에 근사한 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왜냐하면 모든 답은 웹에 있기 때문이다.

― 래리 페이지(구글 창업자)

미래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는 말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 등의 용어가 이미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것으로 알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용어들이 내포하는 개념이 무엇이 같고, 어디가 다른지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필자들이 생각하는 동질적인 부분과 차이에 대해 알아본다.

빅데이터에 대한 정의에는 논란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너무 크고, 구조화돼 있지 않으며, 연속적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기존의 IT로는 처리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데이터를 의미한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표 3>에서 볼 수 있듯이 어느 산업 분야에서, 어떤 소스(source)에서 유입되는, 어떤 형태의 데이터 혹은 그 결합에 대해서, 무슨 목적으로 분석을 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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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분석은 기업이 각 열에서 하나씩 선택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예를 들어 온라인 소매기업이라면 연속적으로 유입되는 모바일/온라인 로그 데이터를 고객 분석을 위해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제조 기업은 플랜트/설비에 설치된 무수한 센서에서 연속 유입되는 대규모 데이터를 공장/설비의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분석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일 것이다. <표 3>은 빅데이터 시대에는 그야말로 모든 산업의 모든 기업에서 다양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들이 다양한 데이터 혹은 그 결합(connected)을 이제는 필수적인 도구가 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적절한 기계학습으로 자동적으로 인사이트를 추출해 현명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은 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핵심 엔진이다.

인공지능은 무엇이며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9 인간처럼 사고하고, 행동하고, 판단하는 기계를 만들고자 하는 (강한) 인공지능 분야는 약 60여 년 전에 매우 야심차게 시작했다. 1956년에 다트머스 회의에 참석한 존 매카시, 마빈 민스키, 허버트 사이먼 등 당대의 인공지능 석학들은 “앞으로 20년 내에 로봇이 인간이 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한다!”라고 공공연하게 예언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크게 빗나갔고 인공지능 분야는 몇 번의 암흑기를 거치면서 이제는 협소한 영역에서 실용적인 결과를 내는 약한(weak) 인공지능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 약한 인공지능은 미리 정의된 특정한 형태의 문제 해결에 있어서 눈부신 성과를 내기 시작했는데 기계학습이 대표적이다. 기계학습은 데이터 속에서 일관된 패턴을 찾아내어 (학습해)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알고리즘을 말한다.



약한 인공지능은 <그림 2>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언어지능, 시각지능, 공간지능, 감성지능, 요약/창작의 5대 영역에서 미리 정의된 특정한 형태의 문제를 푸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시대라고 말할 정도로 현재 약한 인공지능은 이러한 분야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자명하다. 약한 인공지능은 학습을 위해 많은 양의 데이터와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이 필요한데 엄청난 양의 다양한 데이터가 폭증하고 클라우드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쉽게 접근 가능한 빅데이터 시대에 이르러 그야말로 찰떡궁합으로 높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일상생활을 포함하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동사무소에 인감증명 뗄 때 본인 확인을 위한 지문감식, 스팸 메일 구분과 제거, 오타를 쳐도 제대로 찾아주는 검색엔진, 자동번역/통역, 고객 분류, 온라인에서 책, 음악, 영화, 상품 등에 대한 개인화 추천, 문자/물체 인식, 음성 인식, 물류관리, 최적 레이아웃, 전자회로 설계 및 제작, 이상 탐지, 기후 모델링, 복합성 질환 분석 등. 앞으로도 인공지능은 더 넓은 영역에서 더욱 세세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적용이 확장되면서 높은 성과를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야흐로 인공지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심지어 최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거의 모든 여론조사가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인공지능 모그IA의 예측은 달랐다. 모그IA는 트위터, 구글,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수집한 2000만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색어 추이와 후보자들에 대한 ‘관여도(engagement)’를 분석, 트럼프의 승리를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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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지만 세계경제포럼의 회장인 클라우스 슈바프가 쓴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의 여러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된 방법론들을 빅데이터 분석의 체계에서 정리하면 <표 4>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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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4>에서 볼 수 있듯이 제4차 산업혁명은 제조업을 중시하는 독일에서의 인더스트리 4.0을 모태로 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미 앞에서 제시한 <표 3>의 다양한 빅데이터 조합에서 제조 산업을 중심으로 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을 주도하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있다. 그들이 하고 있는 빅데이터 분석 속에 이미 제4차 산업혁명이 제조업에서 특정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으므로 별도의 용어로 부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 제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영역 간의 차이를 요약하면 빅데이터 분석도 좁게 보면 결국에는 기업의 구체적인 문제를 푸는 것이므로 (약한) 인공지능과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약한 인공지능을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기법으로만 한정해서 해석한다면 빅데이터 분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 엔진 부분으로만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데이터는 점점 많이, 훨씬 빠른 속도로 축적될 것은 자명하다. 그리고 이러한 빅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해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는 추세 역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사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개념을 어떻게 구별할 것이지는 중요하지 않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결합은 필수적인 동시에 이미 찰떡궁합으로 많은 성과를 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활용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주로 제조업의 센서 데이터를 중심으로 효율 향상과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기 위해서 빅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기계학습)을 활용하는 것으로 인식하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전 산업에 걸쳐서 다양한 데이터의 결합에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고객에 대한 새로운 기회(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제4차 산업혁명을 정의하기도 한다. 이런 시각에서는 빅데이터와 제4차 산업혁명 역시 동전의 양면과 같은 개념이 된다.

지난 글에서는 왜 데이터 분석인지를 다뤘고 이번 글에서는 빅데이터 리더십의 정의와 사례 등을 제시했다. 다음 글에서는 디지타이징 비즈니스의 유형을 중심으로 한 기업 전략을 다루기로 한다.



김진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빅데이터 MBA학과 주임교수 jhkim6@assist.ac.kr
최용주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산학협력단장 yjc@assist.ac.kr

김진호 교수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펜실베이니아대(Wharton School)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통계학 부전공). 사회와 기업의 다양한 문제를 계량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저서로는 와 <빅데이터가 만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있으며 DBR에 ‘Power of Analysis’를 연재했다. 최근 알파고와 이세돌 9단과의 대국을 앞두고 많은 바둑 전문가들과는 달리 알파고가 5대0으로 완승할 것이라고 예측해 주목을 끌었다.
최용주 교수는 교수로서는 드물게 기업경영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능인 영업(Sales)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연구의 결과로서 <영업의 미래>라는 저서와 <영업혁신>을 발간했다. 최근 들어 ‘영업성과의 향상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 및 식품회사의 현장사업본부장 및 부사장, 컨설팅사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교수이자 산학협력단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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