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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vation Toolkit for Practitioner

면도기 켜면 ‘스포츠카 엔진소리’ 왜 라는 질문이 혁신을 만든다

김경훈 | 225호 (2017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혁신을 추진하고자 직원을 채용하고 많은 투자를 감행한 경영진은 짧은 시간 안에 금방이라도 혁신이 이뤄질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하지만 이 세상의 모든 성공한 혁신은 충분한 실험과 실패 이후에 비로소 이뤄졌다. 혁신의 공식인 ‘Innovation = Identify X Insight X Idea X Implement’ 중 ‘실현하기’, 즉 Implement는 바로 무엇인가 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과정의 중심에 있다. 이 실현하기 과정에서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은 아이디어를 글로 적고, 그림으로 그리고, 모형을 만들어보며 ‘현실화’를 해야 한다. 그리고 현실화한 아이디어를 개선하는 그룹 토의 ‘핫숍’을 진행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고, 현실화된 아이디어 프로토타입을 갖고 핫숍을 진행하고 나면 어느새 아이디어는 더 개선돼 있을 것이다. 이때 바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해 테스트해야 한다.



전구와 방탄 유리, 먼지 봉투가 없는 진공청소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미 눈치를 챈 독자들도 있겠지만 이 셋의 공통점은 필자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문서 편집 프로그램, 노트북 컴퓨터와 스마트폰에도 존재하는 공통점이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공학의 산물들, 어쩌면 공학과 과학이라는 학문 그 자체도 동일한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공통점은 바로 ‘무수한 실패 끝에 창조됐다’는 것이다. 성공한 혁신 뒤에는 수백 번은 예사이고 수천, 수만 번의 실패와 반복 실험이 반드시 있다. 물론 실패한 혁신 뒤에도 여러 번의 반복 실험이 존재하며 실패를 통해서도 새로운 혁신이 이뤄지기도 한다. 접착력이 떨어지는 접착제로 만든 포스트잇이나 심장 질환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심장 질환 치료제로 만든 비아그라가 그 예다. 이처럼 혁신이란 의도했던 방향으로 단번에 이뤄지지 않으며 수많은 실패 끝에 때로는 의도치 않은 곳에서 실현된다. 중요한 것은 반복되는 실험과 실패 없이 혁신은 한 발자국도 전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잘 실험하고 잘 실패하는 것이 혁신에 있어서 중요하다.

이처럼 혁신이 수없이 반복되는 실험과 실패를 필요로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혁신을 추진할 때 종종 혁신의 결과가 금방이라도 나올 것으로 착각한다. 특히나 과학적 혹은 공학적 사고에 익숙하지 않은 경영진 사이에서 이런 착각은 더 심하다. “그렇게 직원을 뽑고, 투자를 하고, 그 정도 시간을 들였으면 이제 멋진 혁신 성공 사례가 하나쯤은 나와야 하는 것 아니야?”라고 묻기 전에 충분한 실험과 실패를 제대로 쌓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혁신을 성공적으로 마치려면 엄청난 끈기와 노력, 실패를 배움의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혁신의 공식인 Innovation = Identify × Insight × Idea × Implement (I = I × I × I × I)에 따라 혁신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하나씩 살펴보고 있다. 어느 새 가장 마지막 요소인 Implement-실현하기를 다룰 차례가 됐다. 이 실현하기 요소는 Identify-정의하기, Insight-통찰, Idea-아이디어 단계 다음에 시작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종종 다른 세 가지 I로 다시 돌아가게끔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의 역할도 한다. 실현을 하다 보면 혁신의 과제를 재정의해야 할 때가 올 수 있다. 앞서 언급한 포스트잇이나 비아그라가 이런 과정을 거쳤다. 실현을 하다 보면 우리가 아직 충분한 통찰을 가지지 못했다는 자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면 우리는 다시 대상 고객의 삶 속으로 들어가서 새로운 통찰을 얻어야 한다. 실현을 하면 아이디어를 개선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찾게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이디어를 계속 발전시키게 되며 때로는 완전히 새로운 (그리고 더 참신한) 아이디어를 만들기도 한다. 이처럼 실현하기는 혁신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그리고 실현하기도 다른 3가지 혁신의 요소와 마찬가지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실현이 길고 긴 반복 과정임을 고려할 때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길고 긴 반복 과정상의 실패와 실험의 횟수를 조금만 줄이더라도 전체적인 혁신의 소요 기간과 소요 자원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구체적으로 ‘현실화하기’ 방법론과 ‘핫숍(Hotshop)’ 방법론을 통해 어떻게 효율적으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지 살펴보자.



방법론: ‘현실화하기’

WHAT: 현실화하기란 무엇인가?

현실화하기는 한마디로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프로토타입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디어를 글로, 그림으로, 또는 모형으로 현실화시켜보자. 그럼 아이디어를 눈앞에 놓고 함께 볼 수 있고, 아이디어를 보면서 함께 아이디어를 개선하고 실현하기가 훨씬 용이해진다. 또한 영글어가는 아이디어가 눈앞에 있기 때문에 혁신에 대한 열정과 기쁨이 더 강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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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이디어를 모형으로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디어의 종류에 따라 모형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한 경우가 있고 아닌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음료수 신제품을 개발하는 경우 새로운 방식의 용기가 신제품의 중요한 소구점이라면 반드시 실제 모형을 만드는 현실화 과정이 필요하다. 반면 음료 용기는 기존의 제품과 유사하지만 내용물이 중요한 소구점이라면 모형을 굳이 만들기보다는 그림으로 용기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 또한 새로운 방식의 용기를 만드는 경우에도 바로 지금 모형으로 현실화를 해야 할지, 아니면 그림으로 현실화를 먼저 해보고 나중에 모형으로 현실화를 해야 할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 그림을 가지고 충분히 테스트해보고 개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해본 후에 모형을 만드는 것이 비용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글과 그림, 모형으로 현실화를 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HOW: 어떻게 사용하나?

1) 글로 현실화하기

아이디어를 글로 명확히 적어 보지 않고 혁신을 추진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글로 현실화를 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2가지가 있다. 첫째, 혁신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욕이 앞서기 때문이다. 둘째,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흥미롭고 신나는 과정이라서 말을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참 떠들고 나면 회의 막바지에 이르러 모두가 같은 아이디어를 마음에 품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되고, 아이디어를 만들어냈다는 보람감에 회의를 빨리 끝내고 회식을 하러 가게 된다. 하지만 막상 나중에 아이디어를 추진하려고 보면 사람마다 다른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글로만 아이디어를 명확히 적어 놓아도 혁신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혼란과 오해를 많이 줄일 수 있다.

글로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쉽다. 아이디어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칠판이나 벽, 냅킨이나 종이에 적으면 된다. 가장 간단하게는 아이디어의 이름과 아이디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만 적어도 된다. 간단한 도표나 도형으로 아이디어를 표현할 수 있다. 이렇게 어딘가에 아이디어를 적는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나만의 아이디어가 아닌 ‘우리의’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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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경훈

    김경훈http://linkedin.com/in/HarrisonKim

    - (현) 구글 상무, 혁신 컨설턴트
    -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베인앤컴퍼니 서울 사무소 근무
    - 혁신 전문 글로벌 컨설팅 회사 왓이프 이노베이션 파트너스 상하이 사무소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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