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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집 LG하우시스 부사장 인터뷰

90% 성능 70% 가격, 그리고 원가절감 극한 환경을 이기는 ‘매직 워드’

이방실 | 222호 (2017년 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극한 환경에서의 신제품 개발 및 R&D 원칙 : ‘90% 성능에 70% 가격’의 대체재 개발에 주력.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같은 값에 성능이 더 좋은’ 제품·서비스를 찾는 수요보다 ‘같은 성능에 더 싼’ 제품·서비스를 찾는 수요가 훨씬 더 커짐. 물론 ‘120% 성능에 70% 가격’을 달성하면 금상첨화겠지만 현실적 제약 조건을 고려할 때 성능은 약간 포기하되 비용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주력. 공정 혁신을 통해 비효율을 줄이고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산학연 협력을 통해 R&D 비용을 변동비 성격으로 돌리는 것도 적극 고려해볼 만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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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는 지난해 2조9283억 원 매출액에 1569억 원의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 실적)을 올렸다. 전 세계적인 저성장 국면 속에서도 해마다 꾸준히 성장해 2009년 회사 출범 이래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1 일반 소비자들에게 이 회사는 인테리어 브랜드 ‘지인(Z:IN)’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단열 창호와 친환경 바닥재, 인조 대리석 등 차별화된 제품으로 국내 프리미엄 건축자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하지만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이 LG하우시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전부는 아니다. 회사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은 고기능 소재(가전·가구용 표면재, 광고용 소재 등)와 자동차 원단 및 부품 등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서 발생한다.

한때 LG하우시스의 고기능 소재부품 사업 비중은 기업 전체 매출액의 40%를 넘어섰다. 지난 2013년 1조1041억 원의 매출액(전체 매출액 2조6769억 원)을 올리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 심지어 그해 고기능 소재부품 사업의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70%2 에 달해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이후 고기능 소재부품 사업은 계속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해의 경우 전체 회사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8.9%, 1.1% 늘었지만 고기능 소재부품 사업 매출액은 0.6%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38.4%나 감소했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1.5%로 줄어든 것은 물론 전체 영업이익에 대한 기여도 역시 28.3%로 내려앉았다.

실적 부진 이유는 고기능 소재부품 사업 중 자동차 소재부품 분야가 고전했기 때문이다. 해마다 국내 신차 생산량이 줄어들고 자동차 플라스틱 사출 부품의 영업이익 역시 경쟁 격화로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특히 지난해엔 LG하우시스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부 매출액의 과반수 이상을 의존하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가 장기 파업까지 벌여 타격이 컸다. 한마디로 수요는 계속 줄어들고 영업마진은 점점 박해지는 상황에서 내수 기반의 제한된 고객군으로 인해 운신의 폭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는 형국이라고 할 수 있다.

LG하우시스의 자동차 소재부품 사업은 단일 기업으로 보나, 범(汎)LG그룹 차원에서나 중요성이 크다. LG그룹의 미래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구본무 회장이 따로 챙길 만큼 공을 들이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LG하우시스 안팎에서 일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LG하우시스가 회사 출범 이후 사상 첫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 탄소섬유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자동차 경량화 부품업체 c2i(Composite Innovation International)다. LG하우시스에서 자동차소재부품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민경집 부사장을 DBR이 인터뷰했다.



최근 탄소섬유 기술력을 가진 슬로바키아 기업을 인수했다.

지난 2월 c2i의 지분 50.1%를 인수했다. 자동차 경량화 부품 생산을 위한 복합소재 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현재 LG하우시스의 자동차소재부품 사업 매출의 대부분은 자동차 시트나 대시보드 등에 쓰이는 자동차 원단과 일반 플라스틱 사출 부품(엔진 공기유입 부품, 엔진 실린더 덮개, 자동차 범퍼, 인테리어 부품 등)에서 나온다. 특히 자동차 원단은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로 독일 베네케 칼리코(33%), 일본 교와(20%)에 이어 글로벌 3위(16%)에 꼽힐 정도여서 어느 정도 국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자동차 경량화 부품은 상황이 다르다. 그룹 차원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밀고 있는 자동차 전장 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분야지만 국내 경쟁사와 비교해도 사업 진출이
15년 정도 늦어서 사업 역량 측면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따라잡고 제품 개발 속도를 높여 경량화 부품 사업의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M&A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번에 c2i를 인수하게 된 배경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업계의 최대 이슈는 ‘환경 규제’와 ‘연비 개선’이다. 갈수록 수위가 높아지는 환경 규제에 대응하고 연비를 개선하기 위해선 ‘더 단단하고 더 가벼운’ 경량화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경량화는 기본적으로 철이나 알루미늄을 대신할 고성능 강화 플라스틱을 만드는 것이다. 철만큼 단단하면서도 일반 플라스틱처럼 가벼운 복합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슬로바키아에 기반을 둔 c2i도 이 중 하나다.

강화 플라스틱은 대개 플라스틱에 유리섬유, 탄소섬유 등을 접목해서 만든다. 지금까지 LG하우시스는 주로 유리섬유를 활용해 강화 플라스틱을 만들어왔다. 반면 c2i는 탄소섬유를 활용해 경량화 소재를 만들어온 기업이다. 이번 M&A로 보완적 기술 확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고객 다변화 측면에서도 성공적인 M&A라고 자평한다. 유럽에 기반을 둔 c2i는 BMW, 포르셰, 재규어랜드로버(JLR), 벤틀리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을 주요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는 회사다. 현대·기아자동차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고객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해 유럽 시장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 고객선을 다변화해 나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화를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M&A를 추진하는 접근은 자금력 등 자원 제약이 많은 중소기업 입장에선 섣불리 도전하기 쉽지 않은 전략 아닌가?

M&A를 추진할 때 대기업이냐, 중소기업이냐 여부가 걸림돌로 작용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독자 생존력, 자체 기술 역량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가 훨씬 더 중요하지 자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특히나 요즘처럼 자본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실력만 있다면 돈은 얼마든지 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적어도 해당 산업 분야에선 글로벌 무대에 나가서도 싸워 이길 자신이 있고, 또 있어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밖으로 나갈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섣불리 국제화를 추진했다간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한들 실패가 불을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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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방실smile@donga.com

    - (현)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기자 (MBA/공학박사)
    - 전 올리버와이만 컨설턴트 (어소시에이트)
    - 전 한국경제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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