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절감 기법의 진화와 미래
Article at a Glance
1980년대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은 자동화 첨단 생산설비를 도입한 후 승승장구했다. 그러자 GM의 경영진이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해 공장설비와 경영기법을 살펴봤다. 자사와 다른 방식을 발견하고 이를 GM에 적용했다. 그러나 효과는커녕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도요타자동차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해서 GM에서도 유용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러 국가에 걸친 일반화’ 현상이 일어나면서 세계 기업들의 경영기법들이 유사해지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원가절감 기법들의 진화에서 국가 문화적 차원들은 큰 역할을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 원가절감 기법의 핵심 키워드는 환경보호와 정보기술이 될 것이다. 두 가지 분야에서 자사에 맞춘 원가절감 기법을 최적화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
제조기업의 원가절감 기법
원가절감은 협의로 보면 생산과정에서의 제조원가 절감을 의미한다. 그러나 보통 원가절감은 그보다 넓게 해석된다. 원가절감은 제품 개발, 설계, 시제품 생산 및 대량 생산과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기업 내부 가치사슬 전 과정에 걸친 원가 관리, 통제와 절감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나아가 기업 외부 가치사슬인 유통, 소비자 구매와 사용, 그리고 제품 폐기에서 발생되는 원가도 관리 및 절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현재 원가절감의 범위이다.
많은 기업들은 ‘조직 간 원가관리’나 ‘수명주기 원가’를 내부 및 외부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본다. 원가절감은 제조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획기적인 원가절감은 하나의 혁신이며,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기술혁신 못지않은 기업의 핵심 경영과제이다.
지난 세기 동안 수많은 원가절감 기법들이 고안, 개발돼 산업 현장에서 적용돼 왔다. 표준원가, 변동원가, 원가기획, 목표원가, 활동기준원가, 조직 간 원가관리와 가상 조직군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들이 사용돼 왔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을 제시할 수 있다. 왜 이처럼 많은 기법들이 개발, 사용돼 온 것인가? 왜 절대적인 최고의 원가절감 기법은 존재하지 않으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매번 바뀌어 왔는가? 최상의 절대적인 원가절감 기법을 개발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개발을 하지 않고 있는 것인지, 관리회계학자나 경영자라면 한 번쯤 생각해봤을 의문이다.
많은 원가절감 기법들은 그 근본을 들여다보면 지극히 동일한 점이 있다. 그것은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쳐서 원가를 줄인다는 것이다. 이런 공통된 속성을 지니고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지금까지 사용돼온 모든 원가절감 기법들은 거의 동일한 것들이다. 다시 말해 바뀐 것이 없는 것이다. 원가절감 대상 주요 원가 및 범위와 적용 방식 정도가 바뀌었을 것이다.
원래 원가관리회계의 목표나 기능은 조직이 바라는 목표 달성에 매진하도록 사람(종업원)의 행동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을 결정짓는 근본적인 요인은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다. 사람이 갖는 사고방식을 전문용어로 그 사람의 지적 모형(mental model)이라고 한다. 지적 모형은 다양한 상황들을 이해하기 위해 개개인이 지니고 의존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 또는 해석 모형이다. 결국 원가절감 기법은 개인의 사고방식 변화와 함께 발맞춰 변화한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본 글에서는 원가절감 기법의 변화와 추세, 그리고 이런 진화가 갖는 시사점들을 제시할 것이다.
국가 문화의 역할
국가 문화는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주위 사물에 의미를 부여할 때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해석의 틀이다. 전혀 다른 국가 문화에서는 각각 다른 해석의 틀이 개발돼 적용된다. 따라서 문화가 다르면 동일한 제도나 시스템에 대해서도 완전히 다른 의미가 부여될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동일한 제도에 대해 어떤 국가 문화에서는 유용하며 선호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다른 문화에서는 쓸모없으며 기피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해당 국가의 국가 문화와 잘 부합되면 긍정적인 해석이 주어지며 문화에 역행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의미나 해석이 부여될 수 있다. 즉 해당 국가의 구성원들은 국가 문화에 적합한 제도나 시스템을 더욱 선호하고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문화적 차이에 따라 동일한 제도에 대한 구성원들의 선호 및 활용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
1980년대 일본의 자동차 기업들이 자동화 첨단 생산설비를 도입한 후 승승장구했다. 미국의 GM도 첨단 자동화 설비를 도입했지만 일본 기업들만큼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자 GM의 경영진이 도요타자동차를 방문해 공장설비와 경영기법들을 살펴봤다. GM 경영진은 도요타자동차 공장을 방문해 자사와는 다른 특이한 경영 방식을 발견했다.
도요타자동차에서는 매일 아침 생산직 근로자들이 회사 유니폼을 입고 회사 사가를 제창하고, ‘열심히 일하자’는 구호를 외치며 결의를 다진 다음 생산현장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GM의 경영진은 이것이 도요다의 경쟁력 원천이라 생각하고 귀국 후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근로자들에게 유니폼을 입히고 생산 현장에 투입되기 전 결의를 다지도록 했다. 그러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얼마 가지 않아 근로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가 군대냐?” “왜 유니폼을 입히나?” “강압적인 분위기로 왜 결의를 다지게 하나?” 등이었다. 근로자들의 저항이 아주 세 이 방식은 GM에서 곧바로 폐지됐다. 도요타자동차에서 효과가 있었다고 GM에서도 유효한 것은 아니었다. 국가 문화적 차이 때문이다.
국가 문화적 범주에 따른 원가절감 기법의 진화
표준원가는 처음에 근로자 개인의 노무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시간 및 동작 연구를 통해 표준 동작이 개발되면 근로자의 생산 활동에 필요한 동작이 표준 동작을 따르도록 해 실제 발생한 노무비를 표준 노무비 내로 억제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표준원가는 원가관리와 절감의 대상이 작게는 근로자 개인이거나 어느 한 공정 또는 부문이 될 수도 있다.
변동비만을 원가관리 대상으로 보는 변동원가계산과 예산원가 역시 해당 부문과 공정, 나아가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기법들의 기본 철학은 개인의 최대 노력이 전체 조직의 최고 성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즉 개개인 성과의 합이 어느 한 부문의 성과가 되며, 개별 부문들의 성과가 합쳐져서 전체의 성과가 된다는 관점이다. 결국 이런 원가절감 기법들은 개인의 성취, 단기적인 시각, 개인주의와 부정적인 부서 이기주의 등이 지배적인 성향에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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