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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토불이 국내 특허, 논문 같은 특허명세서 경쟁사에 기술 가져다 쓰라는 말과 같다

심영택 | 202호 (2016년 6월 lssue 1)

Article at a Glance

특허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이때 핵심은 특허청구항의 범위다. 특정 문제에 대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세밀하고 깊게 파고드는 학술 연구 논문처럼 특허명세서를 작성해선 수익을 창출하기 힘들다. 후발 경쟁업체들이 세부 내용만 살짝 고쳐 특허 기술을 우회함으로써 모든 수익을 가로챌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무용론(無用論)이 나올 정도로 열악한 국내 특허 환경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은 미국, 유럽, 중국 등 핵심 국가에 대한 특허 출원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때 국내 대리인(변리사)에게 처음부터 적정한 수임료를 내고 우량한 특허명세서를 국문으로 작성한 후 이를 번역해 해외 특허 출원에 힘쓰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필자의 책 실크로드(2016)>의 내용을 일부 발췌해 편집한 내용입니다.

 

청진기는 의사가 환자의 심장 박동과 혈류, 폐 및 호흡의 음성신호를 얻는 원시적이지만 신뢰성이 높은 의료기구다. 의사는 음성신호를 수집하는 집음반(cup)을 환자의 가슴, 복부 등에 대고 신체 내부의 소리를 듣고, 환자의 상태를 진단한다. 하지만 이러한 청진기에도 심각한 단점이 있다. 즉 의사가 환자의 음성신호를 듣고 진단을 내릴 수는 있지만 의사는 방금 자신이 들었던 음성신호를 장기적으로 저장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1995년 내과전문의이자 발명가인 이 모 박사는 기존 아날로그 청진기(그림 1-1) 대신 디지털로 신호를 처리하는 <그림 1-2>의 디지털 청진기를 고안했다. 디지털 청진기는 환자의 심장, 폐의 음성신호를 저장,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내과 진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 발명이었다. 이 박사는 이를 국내 실용실안으로 등록했고, 10여 개에 달하는 해외 특허도 등록했다. 이 박사는 국내외 발명전시회에도 참여해 7∼8개의 금메달을 획득했고, 그의 부스(booth)를 찾은 외국인들은 수백만 달러를 제시하며 이 박사의 디지털 청진기 특허 포트폴리오를 몽땅 매입할 수 있는지 타진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친절하게 명함을 주고 간 외국 바이어들은 더 이상 아무도 이 박사를 다시 찾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그림 2>와 같이 수많은 외국 제조업체들이 다양한 디지털 청진기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 박사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매입하거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자는 업체는 없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걸까? 해답은 바로 이 박사의 대리인이 작성한 국내 실용신안의 청구항범위에서 찾을 수 있다.

 

 

특허청구항 범위의 중요성

< 1>은 이 박사의 대리인이 작성한 국내 실용신안의 유일한 청구항이다. < 1>에서와 같이 이 박사가 발명한 디지털 청진기에 대한 청구항은 두 개의 집음반, 연결관, 집음관, 지지관, 전자증폭회로, 스피커 등 다수의 다양한 특징을 청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다양한 특징을 청구한 청구항의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좁아터진범위.

 

 

 

 

특허청구항의 범위가 협소한 게 왜 문제가 될까? 소위죽 쑤어 개주는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박사가 청구항에 기재한 각종 특징 중 하나라도 없는 제품은 이 박사의 청구항의 권리 범위에 속하지 않게 된다.1 예를 들어, ‘두 개의 집음반대신한 개의 집음반을 사용하는 모든 디지털 청진기는 이 박사의 권리 범위를 단숨에 벗어나 합법적으로 이 박사의 특허를 우회할 수 있다. 이 박사가 아무리다른 경쟁기업들은 모두 내 특허에 무임승차한 것이라고 비난해도 그뿐이다. 결국 광범위한 청구항을 작성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쟁기업들 좋은 일만 시켜준 꼴이 되고 만 것이다.

 

다행히 이 박사는 최근 소음제거 장치를 포함하는 디지털 청진기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확보하고 이에 대한 사업화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1995년 이 박사를 대리한 대리인이 청구항에크고 작은 두 집음반이라는 구절 대신하나 이상의 집음반이라고만 기재했더라도 경쟁기업들이 이 박사의 특허를 우회하기는 몹시 어려웠을 것이며, 그 결과 이 박사는 벌써 자신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수백만 달러에 매각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처럼 특허에선 범위가 매우 중요하다. 특허는범위로 시작해범위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량 특허를 만들기 위해선 특허명세서 작성 시 청구항의 범위를 최대한 넓게 잡아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선 특허 범위의 중요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주된 원인으로 필자는 특허명세서 작성을 마치 연구 논문 작성과 비슷한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특허명세서 작성에 대한 오해

대다수 연구자는 물론 많은 기업인들이 연구와 발명은 유사하다고 착각한다. 그래서 연구자가 작성하는논문과 발명가, 혹은 발명가의 대리인인 변리사가 작성하는특허도 유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발명가야말로 특허로 청구할 발명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이기에 특허명세서 작성의 적임자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사실과는 180도 틀린, 완벽한오해.

 

우선 연구와 논문은 좁지만 깊게 파는 게 주 목적이다. 신천지를 발견한 연구자가 눈앞에 펼쳐진 광활한 미개척지를 한 번에 모두 연구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연구자는 자신이 발견한 신천지 중 한 구석에 있는 돌덩이를 주은 후 이를 잘게 부숴 연구의 주제로 삼는다. 이와 같이 연구의 속성은 근본적으로 정확성은 물론 보편타당성 확보를 위한좁음깊음이다. 더욱이 연구자의 연구 결과에는 한 점의 과장이나 허위도 없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개의 학술지는전문가 상호 검사(peer review)’를 통해 연구자가 알게 모르게 저지른 실수나 연구 결과의 논리적 불일치 및 과장 등을 지적하고 이를 교정함으로써 객관적으로, 학문적으로, 재현 가능한 완벽한 논문을 선정해 게재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엄정한 원칙에 따라 저술된 우수한 학술논문을 그대로 베껴 특허명세서를 작성할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국내 S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닭 식도로부터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 방법에 대한

특허 청구항

 

청구항 1.

균질화한 닭 식도에 닭 식도의 10(w/v)에 해당하는 양의 증류수를 첨가하고 120℃의 온도로 1시간 동안 가열한 후, 4℃로 방냉하여 탈지(defatting)하는 단계;

탈지 후, NaOH를 가하여 pH 9.0으로 조정하고, 엔도펩티다아제를 닭식도 건물 중량 대비 2% 첨가하여, 55℃에서 24시간 동안 쉐이킹 인큐베이션하는 단계;

3000rpm, 30분간 원심분리한 후 상등액을 수집하는 단계를 포함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닭 식도로부터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하는 방법.

 

 

 

위 청구항의 특징은 바로 과도한 친절함에 근거한 지나친 상세함이다. 필자의 생각에 상기 청구항은 아마도 특허에 전혀 관심이 없거나 특허의권리범위에 전혀 무지한 대리인 혹은 대리인의 조수가, 발명가가 작성해준 논문 초고의 실시예 중 하나를 그대로자르고 붙여서(copy & paste)’ 작성한 경우로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상기 청구항을 읽은 경쟁기업은 △‘10대신 ‘8’ △‘120℃의 온도로 1시간대신 ‘100℃의 온도로 1시간20’ △4℃로 방냉대신 ‘7℃로 방냉등 청구항의 극히 미미한 부분만을 상이하게 조작함으로써 상기 특허에 대한 침해를 유유히 회피하며 닭 식도로부터 콘드로이틴황산을 추출할 수도 있다. 사실 이 정도의 무관심과 무능함은 대리인의 직무유기로 볼 수도 있다.아마도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서 그렇지 눈에 불을 켜고 찾아보면 덤핑 수준의 수임료로 인해 위와 유사할 정도로 엉망으로 작성된 국내 특허는 수도 없이 산재해 있을지 모른다. 이것이 국내특허 출원 건수 기준 세계 5위 대한민국 특허 산업의 민낯이다.

 

 

DIY 특허는 위험한 발상

우리나라에서는 특허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상 자체가 불가능한 일들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 특히 목적 자체가 비이성적이거나 본말이 전도된 정부 주도 사업도 있다. 대표적인 게 연구자 자신이 특허를 쓰도록 도와주겠다는 ‘DIY(Do It Yourself)’식 사업이다. 이는 마치 필자가 국가 대표 축구팀 감독에 취임하는 것에 빗대어 볼 수 있다. 필자 같은 아마추어 중의 아마추어가 국가대표팀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기껏 선수들 용모나 의상을 트집 잡고 희한한 골 세리머니를 제안할 수야 있겠지만 선수 개개인의 공수 능력 향상, 세트 플레이 개발은 물론 상대팀에 대비한 의미 있는 전략 수립은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국내 특허 생태계에서는 이러한참사가 자주 벌어진다. 몇 시간만 배우면 특허명세서 작성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고 홍보하는 세미나가 바로 전형적인 예다. 이런 세미나의 오후 수업에서는 항상 특허명세서 작성은 물론 청구항 작성 실습도 포함돼 있다. 그리고 이를 수강한 연구자로 하여금 자신의 기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변리사보다는 기술을 확실히 이해하는 자신이야말로 특허명세서 작성의 적임자라고 생각하도록 교육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는 난센스에 불과하다.

 

이런 교육을 수료한 아마추어 발명기업이 자신의 특허를 침해한 경쟁기업을 발본색원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고 가정하자. 패소 시 경쟁기업이 발명 제조업체에 수백억 원을 토해내야 하는 경우, 경쟁기업은 최소한 수억 원, 수십억 원의 비용을 들여서라도 상대방 특허의 흠결을 찾을 것이다. 물론 수만 달러를 들여 미국 특허변호사가 정성껏 작성한 특허명세서에서도 흠결을 찾는 특허전문가들은 발명기업의 연구자가 대충 작성한 정도의 특허명세서에서는 수십 개, 수백 개의 흠결도 금방 찾을 수 있다. 몇 시간의 세미나만 수료하거나 한 학기 특허 수업만 수강하면 연구자나 발명가 자신이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직접 특허명세서를 작성하고 청구항도 만들 수 있다는 아마추어적 사고방식은 매우 위험하다.

 

 

 

특허의 목적은 수익 창출

발명과 특허는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연구자가 논문 쓰듯이 좁고 깊게 작성한 특허로는 수익을 창출할 수 없다. 후발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달려들어 세부 내용만 살짝 고쳐 모든 수익을 가로챌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명기업은 청구항을 작성할 때 가능한 한넓은 범위를 포함시켜야 한다. 깊이는 나중 문제다. 1960∼1970년대 고속 성장시대의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즐기던 친환경 놀이였던땅따먹기처럼 특허는 무조건 많은 땅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다. 그 땅이 어떤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원리는, 적어도 당장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주변의 땅까지 모조리 차지하는 게 중요하다. 자칫 주변을공터로 남겨놓으면 추후 경쟁자가 그 빈 땅을 이용해 발명기업의 권리범위를 쉽게 우회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특허에서 범위가 이토록 중요한 이유는 특허권이 기본적으로 금지권이기 때문이다. 특허권(特許權)은 말처럼()별한 허()가 절대 아니다. 특허권은 금지권만이 보장된 절름발이 사유재산권에 불과할 뿐이다. 사유재산권의 핵심은 (자신이 포기하기 이전까지는) 자신의 재산을 자신의 의사대로 사용할 수 있는사용권과 자신의 재산을 넘보는 타인을 금지할 수 있는금지권이다. 즉 사용권과 금지권이야말로 사유재산을 재산으로 만드는 기본권이다. 하지만 특허의 세계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왜냐하면 특허권자의 권리는 사용권이 아니라 금지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2 이러한 조막만 한 금지권도 특허를 출원한 후 20년이 경과하면 소멸돼 만인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로 전락한다. 특허를 절름발이 사유재산권이라 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DBR Mini Box 참조.)이처럼 사용권이 보장되지 않는 특허권을 보유한 발명기업이 경쟁기업을 상대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법은 경쟁기업에 대한 금지밖에 없으며 이러한 금지권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그범위가 넓어야만 한다.

 

 

‘무용론(無用論)’이 나돌 정도로 열악한 국내 특허 환경

특허법은 속지법(territorial law)이다. 발명기업이 자신의 발명을 특허를 통해 보호하려면 보호를 희망하는 국가에 각각 특허를 출원하고 등록, 유지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발명이라도 어떤 국가에서 특허를 확보했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천양지차로 벌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각 국가에서의 특허 가치를 어떻게 추정할 수 있을까? 간단하다. 시장이 넓은 국가일수록 특허의 가치 역시 높아진다. 또한 시장의 크기가 동일하더라도 각 국가의 사법부가 얼마나 특허권을 보호하는지에 대한 보호 강도가 셀수록 당해 국가의 특허 가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전 세계 특허업계 전문가들 사이에 통용되는 공식이 있다. 동일한 발명에 대한 미국특허의 가치가 ‘100’이라면 상기 발명에 대한 유럽 특허의 가치는 ‘10’ 정도이며, 이에 대한 국내 특허의 가치는 ‘1’에 불과하다는 공식이다.

 

왜 대한민국 특허의 가치는 이렇게 미미할까? 정답은 간단 명료하다. 국내 시장은 미국, 유럽 시장보다 협소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한민국 사법부는 특허 보호에 열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2009년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 사법부(특허법원)는 소송을 통해 국내 등록 특허의 78%를 무효로 판단한 바 있다.3 또한 2009∼2011년 통계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특허 보호에 앞장서온 서울중앙지방법원의4 판결을 포함하더라도 대한민국 사법부가 국내 특허 침해기업에게 선고하는 특허침해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평균(중앙값) 5500만 원5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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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내에서는국내 특허 무용론이 심심찮게 제기된다. 국내 특허 무용론의 실체는 시류에 가장 빨리 대처하는 기업의 움직임에서도 알 수 있다. 특히 특허전문가들이 다수 포진된 국내 유수 IT 기업들의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즉 시장도 좁은데 보호 강도까지 낮은 대한민국에서 특허를 출원·등록·유지해봤자 이를 통해 얻는 이익에 비해 이에 소요되는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전형적인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의 결과다.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절실

그렇다면 발명기업은 자신이 창출한 우량 발명에 대해 어떤 국가의 특허를 확보해야만 할까? 이에 대한 정답 역시 전적으로 비용편익분석에 의거해 도출할 수 있다. 자신의 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의 최대 고객들은 어떤 국가들에 있는가에 따라 발명기업은 자신의 제품의 최대 시장에서 반드시 특허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수출에 조금이라도 의존하는 발명기업이라면 미국 특허만은 무조건 확보해야 한다. 미국은 시장의 규모 및 특허 보호 정도에서 지구상에 현존하는 제1의 국가이기 때문이다. 미국 다음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유럽을 꼽는다. 물론 유럽 시장은 미국만큼 광활하지만 특허 보호 정도는 미국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특허권자가 승소하면 금지처분을 이용해 침해기업이 더 이상 침해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그 가치는 미국특허 가치의 10분의 1에 불과하지만 유럽 특허 역시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 밖에 국내 전문가들은 미국, 유럽 다음으로 일본 특허를 확보하도록 권유한다. 하지만 필자가 확신하기에 일본도 우리만큼 특허를 보호하지 않는다.7 따라서 특별한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한 필자는 일본 특허 확보를 권유하고 싶지는 않다.

 

반면 이른바짝퉁의 천국으로 알려진 중국은 10년 전부터 혁신국가로 전환하기 위해 공산당의 주도로 특허를 보호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Thomson Reuters 2006∼2014년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외국 특허권자의 승소율은 이미 75%를 넘어설 만큼 중국은 전 세계 제1의 친()특허국가로 성장했다.8 물론 아직까지는 특허침해에 대한 중국법원의 손해배상금이 국내 손해배상금보다는 조금 적으며, 이에 따라 중국에서 승소할 경우의 금전적 혜택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특허권자가 승소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금지처분이 떨어져 침해기업이 더 이상 침해 제품을 시장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는 중국 특허의 가치는 최소한 우리보다 10배는 큰 ‘10’ 이상은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국내 발명기업에 중국 특허 확보를 강력히 권장한다.

  

 

 

 

결국 국내 발명기업은 자신이 창출한 발명이 우수할수록 그만큼 더 적극적으로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전략적 주요 국가에서 우량 특허를 확보해야만 한다. 만일 우량 발명을 국내 특허로만 등록하는 한편 해외 특허를 확보하지 않는 국내 기업, 대학교, 연구소가 있다면, 이는 자체감사 또는 국정감사의 대상이 돼야 한다. 왜냐하면 전략적 주요 국가의 특허 확보 없는 국내 특허 확보 전략은 국내 발명기업이 힘들게 창출한 우량 기술의 합법적 기술공개 내지 합법적 기술유출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량 기술에 대한 해외 특허를 확보할 생각이 없는 발명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발명기업에 필자는 차라리 상기 기술에 대한 국내 특허도 출원하지 말고, 대신 상기 기술을 영업비밀로 보호하라고 권장하고 싶다.9 왜냐하면 발명을 효율적으로 영업비밀로 보호할 수만 있다면, 이를 통해 최소한 자신의 기술이 경쟁자에게 공개되는 불상사만은 막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국내 발명기업이 우량 발명을 국내 특허로만 출원·등록한다면 미국 제조업체가 상기 특허의 특허 기술을 멕시코의 공장에서 실시해 제품을 생산한 후, 이를 미주,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전역에서 판매하더라도, 이를 대한민국에 수출하지 않는 한 국내 발명기업은 이를 제재할 방법이 전무하다. 보유한 해외 특허가 전무하니 해당 국가에서 금지권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공연히 국내 특허를 출원해 특허 기술을 합법적으로 공개하면죽 쒀서 개 주는일만 하게 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그렇다면 오늘부터라도 국내 특허 출원은 회피하는 동시에 미국, 유럽, 중국의 유수 로펌(law firm)과 직접 계약하고 이들이 직접 미국, 유럽 및 중국 특허명세서를 작성하도록 해 우량 특허를 확보하면 될까? 이론적으로는 당연히 가능한 전략이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선 비용 문제가 발생한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미국이나 유럽 로펌은 수임료를 시간당 계산한다. 그러다보니 국내에서 100만 원이면 해결되던 특허출원 수임료 대신 건당 1만 달러 이상 지불해야만 한다. 참고로 < 2>의 수임료는 미국 중소형 특허 전문 로펌의 수임료일 뿐 명망 있는 대형 로펌의 수임료는 이보다 최소한 50%, 경우에 따라 두세 배에 달할 수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유명하다는 미국, 유럽 로펌을 기껏 찾아가보면 특허변호사들만 100∼200명이 우글거리는 통에 누가 유능한지 구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물어보기라도 하면 다들 자기야말로 업계의 최고 권위자라고 우기기도 한다.

 

 

 

 

골칫거리가 이것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이들에게 비싼 수임료를 지급하고 특허출원을 의뢰한 지 한 달이 지나면, 이들은 자신이 작성한영어로 된 법률 문서인 특허명세서를 보내주고는 검토를 의뢰한다. 현실적으로 국내 대기업 몇 곳을 제외하고 나면 미국 특허변호사가 작성한 기술적, 법적 문서인 미국 특허명세서 초고(草稿)를 제대로 읽고 또한 적절히 검토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갖춘 국내 발명기업은 거의 없다.

 

이와 같이 외국 유수 로펌을 직접 고용해 주요 국가의 특허를 직접 확보하는 전략은 대부분의 국내 발명기업들에는 비현실적이다. 따라서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 모국어인 한국어를 사용하며 전략적 주요 국가의 특허를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 국내에서 한글로 특허명세서를 제대로 작성하고, 추후 이를 영어나 중국어로 제대로 번역해 미국, 유럽, 중국 등 전략적 주요 국가에 출원해야 한다. 이 방법이 비용도 절약하면서 품질도 확보할 수 있는 최선의 전략이다.

 

 

수임료 덤핑 관행 지양해야

이때 기업들이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변리업이란 특허전문가가 특허 관련 용역을 제공하는서비스업이라는 점이다. 서비스업의 기본은 받은 대가에상응하는 양질의 서비스 제공이다. 따라서 변리사가 자신이 받은 대가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대리인의 자질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과연 국내에서는 양질의 특허 서비스가 가능할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변리사 수임료가 덤핑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 예로 많은 기업들은 특허 1건을 출원하는 데 변리사 수임료로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200만 원 정도를 제공한다. 미국 유수 특허로펌의 1년 차 초짜 특허변호사의 시간당 수임료가 약 400달러일 경우 국내 변리사 수임료는 미국 초짜 변호사가 1시간 내지 4시간 정도 일한 후 청구하는 금액과 동일하다.

 

이러한 덤핑 수임료를 지불하는 의뢰인 역시 할 말은 많다. 일례로 의뢰인들은 자신들이 특허명세서 초고 거의 대부분을 작성해 변리사에게 주고 변리사는 이를 copy & paste 하기 때문에 이 정도 수임료도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특허법 문외한인 연구자가 작성하는 서류는 기술 설명서 또는 학술 논문일지는 몰라도, 특허 청구항의 광활한 권리범위에 근거를 제공할 수 있는 특허명세서는 절대 아니다. 결국 덤핑 수준의 수임료를 제시한 의뢰인이기에 덤핑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의뢰인들은대리인에게 수임료를 얼마 주지도 않았는데 특허청 심사관의 거절 없이 단번에 특허를 등록시켰다라며 자랑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난센스인 경우가 대분이다. 발명 제조업체가 특허를 등록하려면 특허청의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특허청 심사의 핵심은 바로 광활한 권리범위를 거절하는 일이다. 광활한 권리범위를 지닌 특허가 등록돼 타인의 권리범위와 중첩되는 경우에는 분쟁이 발생하고, 상기 권리범위가 공중의 소유인 공공영역과 중첩되는 경우에는 공중의 기술이 다시 사유재산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허청 심사관은 합법적 수단과 방법을 다해 발명 제조업체가 추구하는 특허의 권리범위를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결국 특허 등록 과정을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가능한 한 청구범위를 넓게 설정하려는 발명기업과 가급적 청구범위를 적게 잡으려는 특허청 심사관 사이의 싸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치열한 싸움에서 단 한 번의 거절도 없이 단번에 등록해주는 특허는 과연 어떤 특허일까? 권리범위가 아주 협소한 특허일 가능성이 크다. 물론 가끔씩 발명기업이 특허 출원한 발명이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발명이기에 이와 관련된 선행기술이 존재하지 않아 특허가 단번에 등록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와 같은 원천 발명은 극히 드물다. 단번에 등록되는 특허의 대부분은 권리범위가 워낙협소해특허청 심사관이 아무 거리낌 없이 특허로 등록시키는 경우다. 발명기업이 출원한 특허의 발명이 원천 발명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대리인이 이를 단번에 특허로 등록시킬 경우, 발명기업은 자신이 얻게 될 특허의 권리범위가 너무 작은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처럼 대리인에게 그들의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하지 않을 경우, 의뢰인은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허접한 서비스만으로 대접받을 공산이 크다. 결국 광범위한 청구항을 보유한 특허명세서 작성을 위해선 유능한 변리사를 선정하고 이들의 능력에 걸맞은 대우를 제공하는 게 필수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국내 특허가 부실하면 번역된 해외 특허까지 부실해진다

한편 국내에서 유능한 변리사를 선정하고 이들의 유능에 걸맞은 대우를 제공해 한글로 된 특허명세서를 작성했으니, 국내 특허도 출원해야 할까? 이에 대한 결정은 전적으로 국내 발명기업의 몫이다. 하지만 필자는 한글로 된 특허명세서를 작성했기에 반드시 국내 특허를 출원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역시 비용편익분석을 이용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한글로 제대로 작성된 특허명세서의 임무는 추후 번역을 통해 전략적 주요 국가에서 광활하면서도 다양한 범위를 지닌 제대로 된 특허를 받을 수 있는모태특허로서의 역할이 거의 전부라고 강력히 주장한다. 특히 한국 사법부와 특허청의 특허 보호 강도를 고려한다면 더더욱 그렇다고 생각한다.추후 이를 국내 특허로 출원할지의 여부는 순전히 국내 발명기업의 몫이다.

 

혹여 급한 대로 대충 50만 원이나 100만 원 정도로 싸게 국내 특허를 출원한 후 나중에 미국, 유럽, 중국 등에 특허를 출원할 때 제대로 작성하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는 기업인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는 특허제도상 불가능한 발상이다. 왜냐하면 국내든 외국이든 일단 특허를 출원하고 나면 오탈자 보정을 제외한 특허명세서 수정이나 보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최초 출원 후 상기 출원일에 대한 우선권을 주장하며 해외에 특허를 출원할 경우엔 최초 출원한 특허명세서를 그대로 번역해야만 한다.

 

특허명세서를 작성할 때에는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국내에서 싼 값에 대충 특허명세서를 작성해 국내 특허청이나 외국 특허청에 일단 특허를 출원하면, 상기 특허의 특허명세서는 보정이 불가능해진다. 애당초 한글로 특허명세서 작업을 할 때 정성껏 공을 들여 완벽하게 작업해야 한다.

 

 

특허의 목적은 수익 창출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미국 대통령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링컨이 어릴 적 미합중국 특허(No. 6469)를 받았다는 사실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버락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 혹은 도널드 트럼프가 임기 중 특허를 받지 않는 한, 링컨은 아마도 당분간은 특허를 보유했던 유일한 미국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다.

 

유년 시절 링컨은 미시시피강을 오르내리던 선박의 잡역부로 일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선박 부양 보조기구에 대한 발명을 착상해 특허를 등록했다. 물론 링컨이 자신의 특허를 사업화해 수익을 창출했다거나 이를 선박업체에 라이선싱해 수익을 창출했다는 기록은 전무하다. 대통령에 재선됐고, 남북전쟁마저 이긴 바 있는 천하무적 링컨도 특허를 통한 수익 창출에는 실패한 셈이다.

 

비록 그 자신이 특허를 통한 수익 창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는 특허의 핵심이 수익 창출이었다는 점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1858년 링컨은 수차례에 걸쳐 특허제도의 필요성에 대한 강연을 하며 모든 사물을광산으로 표현했고, 인간을 광산에서 광물을 캐는광부에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철의 발견과 응용, 해상 운송수단, 풍력, 수력 등을 언급하며 발명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후특허제도는 발명가라는 불에 수익이라는 기름을 끼얹는 제도(The patent system adds the fuel of interest to the fire of genius)”라고 말했다. 발명과 특허야말로 수익 창출을 위한전가의 보도라는 점을 극적으로 나타내주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발명기업과 경쟁기업은 특허를 도구 삼아 시장에서 무한 경쟁을 펼칠 수밖에 없지만 특허로 승리하는 발명기업은 경쟁기업을 시장에서 축출하거나 경쟁기업으로부터 막대한 로열티를 징수해 경쟁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단 발명기업은 자신이 특허로 수익 창출을 원하는 만큼 경쟁기업도 발명기업의 특허를 무효화하거나 이를 우회해 수익 창출을 도모할 것이 틀림없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만 한다. 그리고 발명기업이 이를 감안해 자신의 우량 발명을 전략적 주요 국가에서 넓고 다양한 종류의범위를 제대로 지닌 우량 특허로 재창출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대한민국의 IP 기반 발명기업이 세계를 호령하는 글로벌 IP 기업으로 발돋움할 날도 곧 다가오리라고 확신한다.

 

 

 

심영택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 yshim@snu.ac.kr

필자는 서울대 공대에서 화학공학 학사, KAIST에서 화학공학 석사, 미국 듀크대에서 의공학 박사 및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보스턴의 Fish & Richardson, 실리콘밸리의 Pennie & Edmonds 등 미국 유수 특허전문 로펌에서 특허변호사로 근무했고,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본부장, 인텔렉추얼벤처스코리아(Intellectual Ventures Korea) 지사장,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인 퍼스트페이스(Firstface)의 공동 대표로도 일하고 있다. 30여 건의 국내외 등록 특허는 물론 30여 건 이상의 해외 출원 특허를 보유한 발명가이기도 하다. 저서로 실크로드(2016)>가 있다.

 

 

 

 

DBR mini box

사유재산권과 특허권의 차이

 

특허제도는 공중(public)의 혜택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발명기업이 보유한원천특허의 권리범위 내부에서라도 후발명기업이 선발명기업이 간과한 발명을 착상할 경우, 그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후()발명기업, 개량발명기업의개량특허를 인정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원천특허와 개량특허의 차이를 부동산 관련 사례를 들어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선구자가 신천지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원천특허를 획득했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공사다망한 선구자는 이를 나대지로 방치했고, 그 후 후발명가가 상기 신천지의 일부에서 산삼을 발견했다고 가정하자. 만일 산삼을 발견한 후발명가의 노고를 인정해주지 않을 경우 그 누구도 선구자가 이미 발견한 신천지를 추가 개량하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공중이 신천지로부터 얻는 혜택도 감소한다.

 

따라서 특허제도는 공중을 위한 후발명가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개량특허를 인정한다. 즉 선구자가 이미 보유한 원천특허의 권리범위 내부에서라도 후발명가가 숨겨진 개량발명을 착상할 경우 특허제도는 후발명가에게 개량특허를 인정해준다. 하지만 개량특허 소유권자인 후발명가는 산삼을 캐는 즉시 선구자의 원천특허를 무단 침입하게 된다.

 

왜냐하면 후발명가 개량특허의 모든 부분이 선구자의 원천특허에 귀속되므로 모든 개량특허는 실시 즉시 원천특허를 항상 침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후발명가는 자신이 개량특허를 받은 산삼을 캐낼 방법이 없다. 이것이 바로 후발명가가 개량특허를 확보하더라도 꾹 참고 삼켜야만 할 분루(憤淚).

 

하지만 산삼은 엄연히 후발명가의 몫이다. 따라서 원천특허 소유권자인 선구자도 개량특허 소유권자인 후발명가의 산삼을 캐지 못한다. 결국 산삼을 캐서 사업화를 하려면 선구자와 후발명가 양자 중 한 쪽이 상대편의 권리를 매입하든, 혹은 양자 간 크로스 라이선싱(cross-licensing) 계약을 맺은 후에야 사업화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특허제도는 공공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비록 원천특허를 소유한 선구자에게도 자신의 발명을 개량, 심화하도록 채찍을 가하며, 이러한 채찍이 바로 후발명에 불과한 후발명가의 개량 발명에 부여하는 개량특허다.

 

이 점이 바로 일반 사유재산과 특허의 차이점이다. 사유재산 소유권자는 법적으로 사용권과 금지권을 모두 보유하지만 특허 소유권자에게 법이 항상 허락하는 권리는 금지권뿐이다. 즉 특허권의 핵심은 사용권이 아니라 금지권이기에 특허권이란 특허권자의 허락 없이 타인이 특허권자의 특허 기술을 실시(생산, 판매, 사용, 수입 등)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다. 이러한 이유로 특허권이란사용권도 보유한 positive right’이 아닌금지권에 불과한 negative right’이라고 지칭한다.

 

 

 

Unconventional Insight

‘짝퉁 천국으로 알려져 있는 중국이 사실은 세계 제1()특허 국가?

Thomson Reuters 2006~2014년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중국에서 외국 특허권자의 승소율은 75%를 넘어섰다. 비록 손해 배상금 수준이 아직은 미미한 편이지만 특허권자 승소 시 거의 자동적으로 금지 처분이 떨어져 침해 기업 제품의 시장 판매를 75% 이상의 확률로 금지시킬 수 있다.

 

국내 특허는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우량 특허 등록을 위한징검다리일 뿐이다?

대한민국은 영토도 좁고 인구도 적다. 무엇보다 특허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국, 유럽, 중국 등 핵심적인 해외 시장에 등록하지 않고 한국에만 특허 등록을 하는 것은 경쟁사들로 하여금 기술을 합법적으로 베껴갈 수 있도록남 좋은 일만 해주는 꼴이다.

 

특허명세서는 구체적으로 세밀하게 작성해선 절대 안 된다?

보통 특허를 학술 논문과 비슷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다. 큰일 날 소리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최대한 객관적으로 자세히 작성해야 하는 논문과 달리, 특허명세서는 가급적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작성해야 한다.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면 경쟁사들이 기술을 베껴 갈 가능성만 높아진다.

  • 심영택 | - (현)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부사장, 서울대 법과대학 초빙교수
    - 서울대 산학협력재단 본부장, 인털렉추얼벤처스 코리아 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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