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 콘퍼런스 지상중계
‘Future Luxury.’
4월20일부터 이틀간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2회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럭셔리 콘퍼런스’의 테마다. 글로벌 미디어그룹,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이 주최한 이 행사에는 30여 개국에서 날아온 패션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 500명이 참석해 럭셔리 업계의 화두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초청 연사들의 입을 통해 가장 많이 나온 단어들은 ‘디지털’ ‘사회적 책임’ ‘문화’ ‘한류’ 등이었다. 특히 찻잔 속 미풍으로 그칠 듯했던 럭셔리 업계의 디지털 혁신은 기술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이제 저항할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한 듯했다. 콘퍼런스의 핵심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SNS, 새로운 스토리텔러
첫 세션에 참석한 인스타그램의 에바 첸 패션파트너십 총괄은 “인스타그램을 통한 패션의 가치는 ‘민주주의(democracy)’이며 이것은 럭셔리 업계의 새로운 스토리텔링 방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와 함께 좌담회에 참석한 프랑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발맹’의 올리비에 루스텡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역시 “인스타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보수적이고 진지했던 브랜드 이미지를 활기차고 젊게 바꿀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루스텡 디렉터의 인스타그램 활동은 처음에는 회사 내부에서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그의 활동이 발맹의 소비자뿐 아니라 이 브랜드를 동경하는 더 젊은 계층에까지 폭넓은 홍보 효과를 내고 있음이 팔로어 숫자 등으로 입증이 됐고, 지금은 최고경영진의 전폭적인 이해와 격려를 받고 있다.
그는 자기 자신과 발맹을 ‘인스타 스타’로 만들 수 있었던 배경으로 단연 ‘진정성’을 꼽았다. 올해 30세인 루스텡은 흑인 고아 출신으로 프랑스의 한 백인 과정에서 자랐다. 유서 깊은 유럽 패션 하우스의 수장을 맡기에는 극복해야 할 편견이 많았음에도 발맹 디렉터로 깜짝 발탁됐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모델 및 스타들과 찍은 화려한 삶의 단면뿐 아니라 패션계 내 ‘마이너리티’로서의 고군분투하는 모습과 패션계의 이방인으로서 출발한 그의 고민 등이 오롯이 담겨져 있다. 그의 팔로어들은 “나도 노력하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다”는 등 그의 솔직한 이야기들에 대해 적극적인 공감을 표하고 있다.
그는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오트쿠튀르 의상의 디테일과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데도 인스타그램을 활용하고 있다. ‘우리는 장인정신이 강한 브랜드’라고 말로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20시간 이상 바느질을 한 과정과 결과를 공개해 제품에 대한 가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새로운 SNS 플랫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디젤’의 아티스틱 디렉터인 니콜라 포이체티는 “요즘은 새로운 SNS인 ‘스냅챗’에 중독되고 있다”고 말했다.
첸은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의 성질을 활용해 예술적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른바 ‘인스타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디지털 영토 점령에 나선 브랜드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인스타그램이 브랜드 경험을 좀 더 풍성하게 하는 데 활용된 셈이다.
국내 브랜드 중에도 인스타그램을 적극 활용하는 사례가 있다. 콘퍼런스 연사로 초대된 국내 패션 브랜드 ‘스티브J&요니P’의 두 부부 디자이너는 그들의 개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수십만 명의 팔로어와 패션과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쇼에서 공개한 의상을 즉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지금 보고, 지금 사는(See Now Buy Now)’ 시스템도 시도하고 있다.
럭셔리 콘퍼런스의 ‘소셜미디어의 힘’ 좌담회에 참석한 에바 첸 인스타그램 패션파트너십 총괄, 올리비에 루스텡 ‘발맹’ CD, 이번 행사를 진행한 수지 멘키스 인터내셔널 보그 에디터.(왼쪽부터)
사진 제공: 컨데나스트 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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