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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결정 다시보기

우리 슈퍼히어로들만 등장한다면… 어, 만화 스토리가 게임·영화로 이어지네

이동진 | 201호 (2016년 5월 lssue 2)

Article at a Glance

1998년 주가가 1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부도 위기에 몰렸던 마블은 스파이더맨의 성공으로 완벽한 재기에 성공한다. 특히 마블은트랜스 미디어전략을 택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트랜스 미디어 전략은 TV, 영화, 만화, , 게임 등의 미디어 플랫폼을 활용해 서로 다른 스토리를 제작하되 서로의 이야기가 연결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아이언맨 3’의 스토리는아이언맨 2’가 아니라 어벤져스로부터 이어진다. 어벤져스를 중심으로 모든 스토리가 이어지지만 각각의 캐릭터와 스토리는 영화, TV, 만화책 등의 미디어 플랫폼을 적절하게 활용해 전달된다. 이전의 스토리를 알지 못한다 해도 영화 그 자체로 완결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는 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캐릭터를 이해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도나 재미가 배가 되기 때문에 팬들은 어벤져스의 등장인물과 관계된 TV, 만화책 등의 콘텐츠를 나중에라도 찾아보게 된다.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에서 참고할 만한 전략이다. 

 

편집자주

지금은 분명해 보이는 것도 시간을 되돌려 고민하던 때로 돌아가면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 ‘시간 차이가 주는 묘미입니다. 흥미로운 기업 사례들을 선정해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의 의사결정을 되짚어봤습니다. 전략적 선택의 순간에 놓였던 기업들의 과거 결정과 현재의 결과를 대비해 시간 차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시행착오와 배울 점을 분석했습니다. 연재하는 사례들이 전략적 의사결정 연습을 위한 충실한 해설서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이 원고는 저서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미래의창, 2014)>의 내용을 바탕으로 최근 현황이 덧붙여져 작성됐습니다.

 

‘헬로키티’가 고양이가 아니라고? 2014년 여름, 전 세계의 헬로키티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귀여운 고양이인 줄 알았던 캐릭터가 사람이라니! 논란이 일자 헬로키티 제작사인 일본 캐릭터 업체산리오는 공식 인터뷰를 통해헬로키티는 고양이를 의인화해서 만든 사람 캐릭터라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산리오 대변인은헬로키티의 실제 이름은키티 화이트이고, 1974 111일 영국 잉글랜드 남부에서 태어났으며 혈액형은 A형이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한 박물관에서 열린 헬로키티 40주년 기념 전시회를 통해 밝혀진 이 같은 탄생의 비밀 덕분에 헬로키티는 화제몰이에 성공하며 캐릭터로서 생명연장의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

 

헬로키티는 40년 넘게 장수하고 있는 캐릭터지만 성장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산리오는 영업이익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위기에 봉착했다. 산리오의 행보는 성공하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어렵고, 히트를 치더라도 지속성을 갖기가 쉽지 않은 캐릭터 산업의 그림자를 따라가는 듯했다. 그러나 헬로키티는 주저앉지 않았다. 전략을 수정하며 부활의 점프를 시도했다. 다국적 기업이나 유통업체들에 라이선스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로열티를 거두는 모델인오픈 이노베이션을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문구류뿐만 아니라 의류, 가전, 도넛, 보험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자유롭게 변신한 헬로키티를 만날 수 있게 됐다.

 

산리오의 선택은 주효했을까? 경영 성과는 헬로키티가 성공적으로 부활했다는 것을 알려준다. 산리오와 라이선스를 체결한 기업의 수는 3배가량 늘었고, 영업이익도 위기에 빠지기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영업이익률은 25% 수준으로 올라섰다. 성과는 산리오가 직면한 한계도 함께 드러냈다. 여러 지표들이 개선됐지만 2013∼2015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 캐릭터를 띄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헬로키티라는 하나의 캐릭터만으로는 성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고, 시대에 맞게 변하지 못하면 2000년대 중반처럼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뜻이다.

 

캐릭터 회사로서 산리오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슈퍼 히어로 캐릭터로 전 세계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는마블의 사례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마블은 1939년 설립돼 슈퍼 히어로 코믹스 장르를 개척하면서 ‘DC 코믹스와 함께 미국 만화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캡틴아메리카, 토르, 헐크를 포함해 무려 5000여 개의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캐릭터 비즈니스를 통해 산전수전 다 겪은 마블도 한때 산리오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캐릭터 부자 마블의 배 아픈 고민

 

2004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3년간 최고의 성과를 낸 주식으로 마블을 선정했다. 2002년에 출시한스파이더맨의 대히트가 마블의 성장을 견인했다. 1998년 주가가 1달러까지 곤두박질치며 부도 위기에 몰렸던 마블은 스파이더맨의 성공으로 2003년에 시가총액 20억 달러( 24000억 원), 매출 3억 달러( 3600억 원), 영업이익 17000억 달러( 2040억 원)을 기록했다. 완벽한 재기를 한 셈이다. 주가도 20달러로 급상승했다.

 

성공의 비결은 라이선스에 있었다. 2001∼2004년 동안 마블의 캐릭터들은 8개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았다. 영화가 연이어 성공하면서 장난감, 비디오 게임, 패션, 음식, 파티 아이템 등의 다양한 상품에 라이선스를 제공하게 됐다. 마블의 라이선스 부문은 회사에 큰 수익을 안겨줬다. 라이선스 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자 마블의 최고경영자(CEO) 알렌 립슨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알렌 립슨은 마블이 인기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라이선스 비즈니스가 영화 제작이나 제품 생산 등을 위한 대규모 자본 투자 없이도 돈을 긁어 모을 수 있는 훌륭한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블의 역할을적합한 라이선스 파트너를 찾는 것으로 한정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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