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
Top
검색버튼 메뉴버튼

CSV 포터상 사례발표 및 칩 피츠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 강연 및 토론

공생과 사회공헌, 미래 기업의 조건이다

정지영 | 192호 (2016년 1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에서는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사가 공동으로 주최한2 CSV 포터상시상식이 열렸다. 또 칩 피츠 스탠퍼드대 로스쿨 교수가 참여해 강연을 펼쳤다. 그는비즈니스에서 큰 트렌드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도 중요하지만 이것들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CSV 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약자 자립과 창조적 공익 공간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언더 스탠드 에비뉴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롯데면세점, 국내 해양 침식 문제 해결을 위해엘라스토코스트프로젝트를 펼친 한국바스프, ‘실버택배프로젝트로 고령화 일자리 해소에 나선 CJ대한통운, 시니어를 위해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친 유한킴벌리 등이 사례발표에 나섰다. 이들을 비롯한 CSV 포터상 수상기업은 모두 사회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비즈니스 기회를 도모함으로써 CSV 문화를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주희(숙명여대 경영학과 4학년) 씨와 권세은(성신여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5’에서는 산업정책연구원(IPS)과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하는2 CSV 포터상시상식이 함께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롯데면세점, CJ주식회사 등 12개 기업 및 기관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CJ헬로비전, CJ푸드빌, 이랜드월드는 CSV 사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인정받아 본상과 별도로 마련된챌린저상을 수상했다. CSV 포터상은 산업정책연구원과 동아일보사가 지난해 경영전략의 거장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함께 제정한 상이다. 포터상 수상 기업의 사례발표 내용과 칩 피츠 교수의 강연 가운데 핵심을 요약한다.

 

 

 

‘제2 CSV포터상시상식에 참석한 수상 기업 및 기관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이재찬 CJ헬로비전 부장, 신우성 한국바스프 대표, 강경원 충남 논산시 부시장, 이홍균 롯데면세점 대표, 양승석 CJ대한통운 부회장, 최규복 유한킴벌리 대표, 뒷줄 왼쪽부터 원훈식 CJ푸드빌 외식본부장, 이인석 이랜드서비스 대표, 임홍규 현대엔지니어링 부사장, 현상권 한국전력공사 기획본부장, 이해식 서울 강동구청장, 김정훈 필츠코리아 유한회사 대표, 오영호 KT 홍보실장, 정영일 이랜드복지재단 사무국장.

 

사례발표

 

1. 롯데면세점

 

과거 롯데면세점이 해왔던 CSR 활동은 여타 기업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임직원을 중심으로 봉사단을 운영해 취약 계층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거나 어린이와 여성 등을 지원하는 일이 주였다. 연탄 나눔 봉사활동, 신입사원이 참여하는 제빵 봉사활동 등도 꾸준히 했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CSR의 문제점과 한계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했다. 단편적이고 일회적인 행사에만 집중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자연히 다른 기업보다 좀 더 심도 깊은 CSV 활동을 하자는 데까지 생각이 뻗쳤다.

 

이렇게 해서 나온 아이디어가언더 스탠드 에비뉴(Under Stand Avenue)’. 롯데면세점은 올해를 사회공헌 원년으로 생각하고 180억 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했다. 장기적이면서 여러 가지 사회문제도 해결하는 활동이면 더 좋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 성동구와 사회공헌 비영리 단체인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ARCON)와 손을 잡고 창조적 문화 공익 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올 1월 지방자치단체인 성동구 및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와사회적 약자 자립과 창조적 공익 공간 조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맺고 올 7월부터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언더 스탠드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낮은 자세로 서로를 이해하고 자립을 돕는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에비뉴라는 이름과 달리 이 사업은 단순히 도시에 어떤 거리나 길을 만드는 게 아니다. 서울숲 앞 약 1200(3966.94m²)에 달하는 유휴 부지에 컨테이너 100여 개를 설치하고 이곳을 사회적 기업가, 예술가, 저소득층 자녀 등 사회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대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다. 공사가 끝나면 텅 빈 공간이었던 이 부지는 예술가들의 작업실, 사회적 기업의 판매 매장, 청소년 취업 교육장 등이 한데 어우러지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이 공간은 7가지 콘셉트로 꾸며진다. 부지에는청소년 일터 학교인유스 스탠드(Youth Stand)’ △사회적 기업을 위한소셜 스탠드(Social Stand)’ △신진 예술가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한오픈 스탠드(Open Stand)’ △다문화 가정 및 경력 단절 여성들을 위한맘 스탠드(Mom Stand)’ △감정 노동자들을 위한 힐링 공간인하트 스탠드(Heart Stand)’△신진 아티스트 발굴을 위한아트 스탠드(Art Stand)’ △성동구 지역 청년 공동체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파워 스탠드(Power Stand)’ 등 총 7개의 콘셉트로 구성된 공간이 각각 만들어진다.

 

유스 스탠드는 기초생활수급자 및 다문화가정, 시설 퇴소자 등 취약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훈련 프로젝트다. 청소년 상담 및 직업훈련 분야에 특화된 스위스 비영리단체잡팩토리모델을 벤치마킹해 개발됐다.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직업군(네일아트, 제과제빵, 바리스타 등)과 미래 유망기술 직업군(웹디자인, 영상편집 등) 등 총 9개 분야에 대한 직업훈련을 무료로 제공한다. 교육 과정은 6개월 코스로 프로그램별로 10∼20명의 학생이 참여하도록 구성했다.

 

소셜 스탠드는 사회적 약자에게 수익의 일부를 환원하거나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상품을 판매하는 사회적 기업을 위한 편집 숍이다. 600여 개의 사회적 기업 중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입주할 기업 20여 개를 선정해 놓은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소셜 스탠드 사업을 통해 판로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수 기업을 선정해 추후 롯데면세점 매장에도 입점시킬 예정이다.

 

롯데면세점의 언더 스탠드 에비뉴 프로젝트는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과 다문화 가정, 경력 단절 여성, 감정 노동자, 신진 아티스트들을 지원해 사회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롯데면세점 본연의 사업과도 연계해 수익을 창출하는 CSV 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기업, 지자체, 비영리단체가 CSV라는 동일한 목적을 위해 한데 뭉쳤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롯데면세점은 향후 이 사업을 성동구에만 한정짓지 않고 인천 등 인근 지역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2. 한국바스프

 

한국바스프는 사회적 책임과 환경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임직원들은 이런 회사의 가치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직원들의 이런 인식을 고려해 회사는 단순히 돈을 버는 것 말고 기업의 존재 가치와 의의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엘라스토코스트(Elastocoast)’ 사업을 하기로 했다.

 

이는 바스프의 사업과 한국의 사회 문제를 고려한 끝에 나온 답이다. 한국의 해양 침식 문제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면 손 놓고 지켜봐서는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가진 기술과 장점을 십분 활용해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엘라스토코스트는 바스프가 특수 재료로 만든 폴리우레탄 접착제로, 일반 골재와 혼합해 시공한 구조물을 뜻한다. 바스프는 이 재료를 제방에 적용해 해안 침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활용하고 있다. 유럽에서 개발된 엘라스토코스트를 한국에 적용하기 위해 바스프는 SBB㈜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국내의 해안 침식 현황 및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는 골재 상황 등을 함께 검토했다. 이를 통해 한국 상황에 맞도록 엘라스토코스트 시공 과정을 현지화했다.

 

국내에서 엘라스토코스트 사업이 처음 적용된 것은 2011년으로, 전남 고군면 진도군 금계리에 약 70m 길이로 시공됐다. 2012년 카눈, 볼라벤, 덴빈 등 최대풍속 초속 25∼40m에 이르는 초대형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한 뒤 기존 전통적인 형태의 제방들은 붕괴됐으나 엘라스토코스트는 안정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스프는 침식 방지뿐 아니라 생태하천 복원, 도로 포장 등에 다양하게 사용하기 위해 여러 지자체 및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연구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서부사무소와 진행한 사업에서도 엘라스토코스트가 빛을 발했다. 단순히 해안의 침식을 방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래의 퇴적까지 유도한 것이다. 바스프는 앞으로도 CSV 활동을 계속 진전시켜 나갈 것이다.

 

3.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은 창조와 상생, 나눔의 CSV 철학을 계속해서 성장시켜왔다. CEO는 빈부격차, 저출산, 고령화, 여성 경력단절 같은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으며 기업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일회성이 아닌 실질적으로 지속가능한 문제 해결방법을 찾고 싶어 했다. 이런 정신을 바탕으로 만든 것이실버택배. 단순한 홍보 사업이 아닌 CJ대한통운이 선택한 전략적 솔루션이나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다. 대한민국은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르게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진행되고 있어 고령자의 빈곤률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택배사업은 많지만 다른 회사들이 하지 못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자 했다.

 

실버택배는 현재 서울, 부산, 경남 등 11개 지역 70여 개 거점에서 운영 중이다. 500여 명의 배달원이 전동 카트, 전동 자전거와 같은 친환경 배송장비를 이용해 물건을 배달한다. 배송 거점은 아파트 단지 내 주차장, 공터 또는 주택 밀집지역 내 상가에 위치하고 있으며, 택배차량을 통해 운반된 물품을 이 거점에서부터 배달원들이 분류, 배송한다. 고령의 배달원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친환경 배송장비는 작동이 쉽고, 좁은 골목길과 완만한 경사로에서도 이동이 자유로워 체력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이뿐만 아니라 온실가스와 매연을 배출하지 않는 장점까지 더했다.

 

2014 10월에는 국내 최대 전통시장인 부산 부전마켓타운에 물류센터를 구축해전통시장 실버택배사업도 시작했다. 전통시장의 물류 선진화를 통해 시장 상인들에게는 원활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노인들을 위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CJ대한통운에 들어오는 배송 물량도 증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 국가적 이슈가 되고 있는 고령자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냄과 동시에 택배 현장의 부족한 배송 네트워크를 확보할 수 있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실버택배는 현재 70개 지역에서 500여 명이 참여하는 사업으로 성장했다. 실버택배와 함께하는 지자체들이 많이 증가했다. 인생 2막에서 새로운 보람과 가치를 찾고, 새로운 일에 보람을 느끼는 어르신들은 잊고 있던 꿈과 희망을 다시 찾았다며 기뻐하고 있다.

 

 

실버택배가 좋은 반응을 모으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고 있다. 10월에는 서울시와 MOU를 맺고 인턴십 프로그램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LH공사, SH공사 등 여러 기관들이 참여함으로써 사업은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도 CJ대한통운은 문화 관광 해설 프로그램인이바구 자전거’, 시니어가 직접 운영하는 택배 터미널 내 편의점은빛누리카페등 다양한 부문으로 시니어 일자리 창출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이바구 자전거는 전동 자전거에 관광객을 태우고 다니며 부산 동구 초량동 이바구길 곳곳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주는 지역관광 프로그램이다. 동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할아버지 가이드의 구수하고도 생동감 있는 이야기 덕분에 관광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앞으로 실버택배, 이바구 자전거 등 CSV 사업 활성화를 통해 2016년까지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 1000여 개를 만들 계획이다. 이런 활동을 통해 회사의 매출을 키우는 동시에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노년층 복지 문제 해결에도 공헌한다는 방침이다.

 

4. 유한킴벌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 가운데 유한킴벌리는 고령화 이슈에 집중했다. 고령화에다 저성장 기조까지 더해져 앞으로 이는 큰 사회적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가 이처럼 심각하지만 이들과 관련한 비즈니스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 국내에서 시니어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4%에 불과하다. 독일은 12.3%, 일본은 19.6%에 이른다. 이런 배경에서유한킴벌리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시니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라는 결론을 얻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더 유연하게 사회경제에 편입될 수 있도록 돕고자 했다. 양질의 시니어 일자리를 창출함과 동시에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는 전략을 취하자는 것이다. 이런 취지에서 시니어를 위한 여러 가지 CSV 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시니어의 삶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 활기찬 삶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액티브 시니어캠페인을 시작했다. ‘시니어가 자원이다를 슬로건으로 내건 기업광고를 2012년부터 지속해서 내보내고 있다. 광고를 통해 경험과 지혜를 지닌 시니어가 젊을 때의 열정으로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비즈니스와 관련해 여러 중소기업과도 협업하고 있다. 기능성 패션 지팡이, 멋스러운 패션 주얼리, 물과 약을 복용할 시간을 알려주는 스마트 보틀, 기능성 식품, 지식 나눔 플랫폼 등과 관련해 25개의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이 속에서 기존에 없던 일자리도 창출했다. 주얼리 돋보기 디자이너, 보청기 개발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니어 용품이 원활하게 유통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공익유통기업인시니어허브도 육성하고 있다. 2015 2월 을지로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성장한 시니어 시장에서 유한킴벌리는 비즈니스를 이끌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CSV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고민하겠다.

 

칩 피츠 교수 강연

 

 

칩 피츠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CSV, CSR, 지속가능성, 기업과 인권 등에 관해 대학에서 강연하며 UN을 비롯한 여러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자문활동을 해오고 있다. 세계 최대의 로펌 중 하나인 베이커앤맥킨지 파트너와 노키아의 CLO 등을 역임했으며, 실리콘밸리와 오스틴 등지에서 성공적인 기술 스타트업들의 창립 법무자문위원을 맡았다. 세계 최초로 CSV를 법제적인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정리한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기업은 이익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는 거대한 변화의 시대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현재의 거대한 흐름은 산업혁명만큼이나 중요하다. 비즈니스에서 큰 트렌드인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AI) 등도 중요하지만 이것들은 사업의 지속가능성, CSV 등을 보완해주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태양열, 신재생에너지 등은 태양 아래 새롭게 태어나는 기술이다. 기업이 단순히 돈만 버는 게 아니라 환경을 생각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도모했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기술이 탄생할 수 있다. CSV는 기업에 새로운 희망과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만 보더라도 CSV는 이미 기업 전략의 일부가 됐다. 수익 창출만 추구해서는 기업경영을 지속할 수 없다. 밀턴 프리드먼은주주들을 위해서 수익을 올리는 것만이 기업의 의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홀푸드마켓의 CEO인 존 맥케이는 이에 반대했다. “사람은 먹지 않으면 살 수 없고 기업은 이익을 내지 못하면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이 먹기 위해 살지 않듯 기업도 이익만을 내기 위해 존재하지는 않는다.” 존 맥케이는 양심적인 자본주의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기업은 주주와 이해관계자만이 아니라 사회와 환경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 존 맥케이는 이런 콘셉트를 매우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그는 CSV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홀푸드마켓의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파타고니아 같은 기업도 재활용 플라스틱 병으로 합성 의류를 만들어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내고 있다. CSV와 관련한 세계적인 흐름이 지구 전체를 어떻게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지 보여주는 예들이다.

 

네슬레, 유니레버, 다농 등의 식품기업은 자사를 영양 관련 회사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그들은 돈에만 집중하지 않고 사회적인 가치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닛산, 도요타 등도 저배기량 배출 자가용 자동차를 제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IBM, 인텔과 같은 기술·통신 기업들도 교육과 건강관리 부문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러분은 이런 기업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을 것이다. 이런 니즈들이 기업을 바꾸고 있다. 사람들은 수익 창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 하지도, 그 회사에서 나온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수익 창출은 임직원에게 이렇다 할 동기부여가 되기에는 부족하며 최고 인재를 끌어들이는 가치도 아니다.

 

미래 CSV 기업의 조건

 

CSV는 기업의 5가지 축을 기반으로 앞으로 점점 더 강화될 것이다. 첫째, 브랜드와 명성(Brand & Reputation)이다. 브랜드와 명성은 여러 가지 지적재산권들을 포함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지식이나 지적재산권 등도 모두 이에 포함된다. 이런 지식들을 총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는 반드시 소비자에게 진정성과 신뢰감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자본주의에서 신뢰를 배워야 한다. 좋은 명성을 갖고 있다면 시장에 접근하기 유리하다. 둘째, 자본이다. 특히 비공개기업(Private Equity Firm)은 경제적 가치에 집중하는 경향이 강하다. CSV는 단순히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아니라 기업이 전략적 관점에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다. 기업의 핵심인 수익창출 역시 중요한 CSV의 요건이 된다. 셋째, 오퍼레이션 비용을 줄이는 것(Operational Saving)이다. 이는 쓸모없는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을 말한다. 결과적으로 이를 통해 CSV 가치사슬을 글로벌로 확장할 수 있다. 넷째, 주주와 의미 있는 관계를 맺어야 한다. 주주와 고객들은 언제나 윤리적인 소비에 대해 고려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다섯째는 위험(Risk)에 대한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요소의 적절한 통합과 조화가 없다면 기업의 CSV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 가지의 통합은 중요하다. 이에 더해 CEO, CFO, CMO 등의 리더십이 중요하고 이들은 서로 협력해야 한다. 기업 내에서 조직은 수평적인 동시에 수직적이어야 한다. 또 하나 알아야 할 것은 비즈니스의 혜택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마케팅에서는 지속가능한 기업이라고 홍보하면서 실제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오늘 같은 SNS 시대에서 바로 고객과 주주들로부터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가 유용한 지침이 될 것 같다. 이 목표는 근본적인 인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요리, 에너지, 성 평등에 대한 내용에 포함돼 있다. 이런 가치를 받들면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다음의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사회적인 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비즈니스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노키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모바일을 이용해 세계적인 의사와 아프리카 사람들을 연결했고, 이를 통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비즈니스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규모다. 사회에 일정 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정도로, 일정 규모 이상이 돼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혼자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그래서 기업들도 여러 분야에서 NGO 및 각종 단체와 협력해야 한다. CJ그룹이 한국국제협력단과 손잡고 베트남에서 벌이고 있는 활동이 좋은 예다. CJ는 베트남 닌투언 성에 농업 소득 증대와 자생력 강화를 목표로새마을운동을 전파하고 있다. 현지 농가는 선진 농업기술을 익혀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고 CJ는 신뢰할 수 있는 해외 농산물을 공급받을 수 있다. 베트남 새마을운동 CSV 이론의 창시자인 마이클 포터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가 공동으로 설립한 CSV 컨설팅 기관 FSG의 웹사이트에 모범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네 번째가 핵심이다. 기업은 자사에 적합한 평가 매트릭스를 갖고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중견기업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특히 이는 한국에서 매우 필요한 일이다. 대기업은 중소·중견기업을 비롯해 비즈니스 생태계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한다. 소규모의 기업들이 스스로 덩치를 키우고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들은 대기업보다 훨씬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작은 규모의 기업과 제대로 협업한다면 이들로부터 유용한 전략적 혜택을 얻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유용할 것이다.

 

경영은 사회와 환경에 좋은 일을 하는 것

 

CSV는 도덕적으로 바르며 사회적·환경적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슈는 아니다. 이것은리더십과 기업 경영 구조에 대한 이슈다. CSV를 추구하는 기업은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경영하며, 환경적으로 사업이 타당한가를 고려하며, 인권을 존중하고 관심을 갖는다. 이것은 사람들이 비즈니스에 대해 기대하는 바이기도 하다.

 

피터 드러커는경영은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고, 리더십은 옳을 일을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는 여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고 싶다. “경영은 일만 제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으로 좋고, 가치 있는 일을 더하는 것이다라는 것이다. 좋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좋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올바른 방향을 세우고, 이를 위해 여러 단체와 협업하는 것이 유용한 방법이 될 것이다.

 

  

정리=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