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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나이키, 보안기술+물류…기존 기술, 사업을 만나면 보석이 된다

김종현 | 185호 (2015년 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존 기술도 잘만 쓰면 놀라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나사(NASA)의 우주기술은 다른 기술들과 결합하면서 여러 가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나이키의 에어쿠션 신발, 항상 원래의 모양을 유지하는 여성용 브래지어, 라식수술 등이 모두 그 예다. 기술과 기술 간 결합뿐 아니라 기술과 사업의 결합도 좋은 신사업 창출 방안이 된다. 최근 각광받는 핀테크와 의류업에서의 기상분석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술에 새로운 가치를 부가해 잠재돼 있는 기술의 효용을 발굴해 낼 줄 알아야 한다. 현재 기술을 확인하고 지금까지 어떤 용도로 활용됐는지, 휴면상태에 있다면 어떤 이유로 그렇게 된 것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기술발상의 시작이다.

 

편집자주

김종현 성균관대 경영학과 초빙교수가 숨은 신사업을 발굴하는 전략을 소개합니다. 생각을 1%만 바꾸면 죽은 시장은 물론 사양산업에서도 숨은 기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폐교를 와이너리로 바꿔 50배 성장한 와인코리아, 맥카페로 1년 만에 뛰어난 성장을 보인 맥도날드, 생활맞춤전략으로 12억 명의 무슬림의 마음을 뒤흔든 LG전자의 메카폰 등 풍부한 국내외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다룹니다. 성장의 돌파구가 될 신사업을 찾는 분들께 유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지푸라기 하나하나는 쓸모없고 보잘 것 없지만 이것을 모아 잘 엮으면 귀중한 건축재가 된다. 지혜로운 우리 선조들은 지푸라기로 새끼줄을 엮어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가옥 중 하나인 초가집을 만들었다. 지푸라기를 엮어 새로운 제품인 초가집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이미 존재하는 것을 서로 적절히 연결시키는 것은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는 좋은 방법이다. 기존 기술을 사업에 잘 적용하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고, 기존에는 충족시킬 수 없었던 소비자들의 니즈도 만족시킬 수 있다.

 

예로 고급 양식기와 평판TV의 결합을 들 수 있다.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 두 가지 제품은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연결점을 갖고 있다. 평판TV의 디스플레이는 두 장의 유리기판에 전극이나 유전체 등의 얇은 막을 발라 서로 접착시켜 만든다. 소성로라는 일종의 건조장치를 이용해 막을 유리기판에 접착시킨다. 소성로의 핵심기술은 약 600도에 달하는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면서 가로 2.0m, 세로 1.8m에 이르는 대형 디스플레이의 전면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균일하게 가열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일본 최대 양식기 제조업체인 노리타케(Noritake)의 기술이 활용된다.

 

양식기는 제조과정에서 열을 조금만 잘못 가해도 금방 금이 가거나 깨져버리기 때문에 섬세한 기술과 조작이 필요하다. 그래서 양식 접시와 같이 얇고 가열과정에서 깨지기 쉬운 제품을 고품질로 균일하게 굽는 노리타케의 가열 및 소성1 기술은 평판TV의 디스플레이와 같은 첨단 부품의 제조에 꼭 들어맞았다. 이런 기술을 이용해 노리타케는 일본 소성로 시장의 70%를 장악하면서 디지털 가전제품 제조에 있어 핵심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노리타케가 양식기 제조기술을 다른 용도로 전환해 돈을 받고 전수하기 시작한 것은이대로는 더 이상 기술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1904년 일본 최초의 양식기 제조업체로 설립됐던 노리타케는 값싼 수입품이 보급되고 고급 양식기 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어려움을 겪게 됐다. 돌파구를 찾고자 1939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공업용 절삭기 사업은 오히려 전체 매출액을 20%나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상황이 악화되자 경영진은 노리타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 눈을 돌렸다. 양식기 제조기술을 활용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러던 중 TV 브라운관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를 포착했다. 그리고 재빨리 일본의 대형 가전업체들에 TV 형광체의 건조 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소성로를 개발해 공급하기 시작했다. 대형 브라운관 전체를 균일하게 가열할 수 있는 노리타케의 양식기 제조기술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졌다. 수요가 떨어지던 양식기 제조기술을 새로운 산업에 접목시킴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한 것이다. 이처럼 기술과 사업을 결합하거나 기술과 기술을 결합하면 신사업을 발굴할 수 있다.

 

기술과 기술의 결합

 

기술과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현상을 백지상태에서부터 다시 바라보는 원점사고가 요구된다. 기존 기술이 갖고 있는 효용의 범주에 사로잡히면 결합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기 어렵다. ‘1 더하기 1 2’라는 단순한 산술식에 얽매이면 새로운 사업가치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1 더하기 1은 알파라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도요타는 2시간짜리 프로세스를 1시간 50분으로 줄이는 것보다 완전히 백지상태로 돌아가 프로세스를 20분으로 줄이는 것이 생산혁신 목표를 달성하기 훨씬 더 쉬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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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현

    김종현

    - (현)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수석전문위원
    -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전문위원
    - 이화여대.홍익대.동국대 강사
    - 미국 캔자스대와 캘리포니아 주립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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