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gotiation Letter

연합: 약자 간 경쟁 막고 강자에 맞서는 지혜

183호 (2015년 8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자신보다 규모나 자원, 교섭력 면에서 월등한 상대방과 협상해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연합이다. 비슷한 처지의 다수를 모아 함께 전략을 짜고 대응하는 것이다. 연합이 갖는 장점은 다양하다. 협상에 참여하는 약자들끼리의 경쟁을 피할 수 있게 한다. 서로 가진 자원을 모아 상대방과의 교섭력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약한 주체들끼리의 경쟁을 조장하려는 상대방의 술수를 저지할 수도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하버드대 로스쿨의 협상 프로그램 연구소가 발간하는 뉴스레터 <네고시에이션>에 소개된 ‘Strengthening the Weak: The Power of a Coalition’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NYT 신디케이션 제공)

 

 

2006년 풍력에너지 개발업체 대표들이 와이오밍 주의 목장주들을 방문하기 시작했다. 미국 국영 라디오 방송(National Publice Radio·NPR)의 애비 고스(Addie Goss)가 전한 보도에 따르면 그들은 목장주들의 대지에 풍력 발전용 터빈을 세울 수 있는 권리를 사들이기 위해 목장주들을 설득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서부에서는 일반적으로 개발업체들이 서로 다른 여러 대지의 소유자들에게서 거대한 토지 구역을 임대해 풍력 발전 지역을 조성한다. 와이오밍의 목장주들은 자신의 땅에 부는 바람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한 채 임대 계약서에 서명을 하기 시작했다.

 

미국 농무부의 한 프로그램 담당자였던 그랜트 스텀보(Grant Stumbough)는 풍력 개발자들이 와이오밍 전역을 돌아다니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목장주들이 힘을 합친다면 좀 더 나은 조건의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는 목장주들과 농부들이 공동 출자해 조성한 10만 에이커(acres)의 토지를 놓고풍력 조합(wind association)’ 모델을 만들어 풍력 개발업체들과 임대 조건을 협상하고 이익을 나눠 갖도록 했다.

 

지금은 와이오밍 주에만 여덟 개의 조합이 있고 이 모델은 서부의 다른 주들로 퍼져가고 있다. 어느 곳이든 연락해오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대신 조합들은 복수 기업에 그들의 토지권을 홍보하고 때로는 입찰에 부치기도 한다.

 

스텀보가 NPR에 인터뷰한 바에 따르면 풍력 프로젝트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은 목장주들에게 연간 수십만 달러의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 가축시장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 빚을 면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에게 금광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다.

 

협상가들은 가끔 다른 회사나 정부처럼 벅찬 상대와 협상을 할 때가 있다. 그들은 규모나 자원, 교섭력 면에서 상대방이 위축되도록 만든다. 그럴 때는 내가 가진 옵션과 상대방의 것을 주의 깊게 판단하고, 상황을 불리하게 만드는 게임의 규칙을 뒤집으려고 노력하며, 협상 안건들에 대한 전체적인 전략을 새로 짜거나 상대방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내세우는 등의 테크닉을 쓰면 좋다. 이는 당신의 협상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협력이 답일 수도 있다. 와이오밍 주의 목장주들이 깨달은 것처럼 당신도 상대적으로 약한 다른 주체들과 힘을 합치면 교섭력을 높이고 더 나은 협상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힘을 모음으로써 까다로운 상대를 대할 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풍력 개발 협상 사례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든 이들이 협상의 전문가는 아니다. 이혼 조정, 서적 판매, 기업 합병 등 다양한 상황에 처했을 때 변호사나 대리인 등 제3자가 제공하는 전문적인 도움을 활용할 수 있다.

 

 

 

다른 이들과 연합해 진행하는 협상이라면혼자 힘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라는 전략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자신을 대신해 협상을 진행할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조언자를 고용하기보다는(또는 그에 더해) 다수의 약자들이 힘을 모아 조직적으로 자신보다 더 강한 상대방에 맞서 협상하는 방식이다. 힘을 모으지 않는다면 서로 경쟁 관계에 놓였을 수도 있고, 그로 인해 협상에서 더욱 약자가 됐을 수도 있는 이들이 힘을 합하는 것이다.

 

노동조합은 연합 협상의 가장 좋은 예다. 회사가 각 직원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한다면 회사는 그 규모에서 오는 압도적인 이점을 갖게 되고 다른 누군가를 대체 고용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요구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직원들이 다른 직원들과 경쟁 관계에 있을 때 더욱 그렇다. 반대로 직원들이 조합을 통해 집단으로 협상을 진행하면 서로 간의 경쟁은 최대한 피하면서도 개별적으로 협상했을 때보다 대체로 경쟁력이 있는 보상과 혜택을 얻을 수 있다.

 

와이오밍 주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풍력 개발업체와 개별적으로 협상하는 목장주는 형편없는 조건을 수락하도록 강요당할 수 있다. 개발업체가 언제라도 이 협상을 접고 이웃 목장주를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양측 모두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풍력조합에 가입한 목장주는 체계적이고 적절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조직의 일부가 된다. 서로 힘을 모음으로써 복수의 개발업체들과 더 크고, 따라서 더 가치가 있는 토지를 두고 협상할 수 있는 힘과 능력이 생긴다. 조합은 비록 협상 테이블 건너편에 마주앉은 기업처럼 크지 않을지는 몰라도 개인보다는 훨씬 더 기업과 견줄 만한 경쟁력을 갖게 된다.

 

연합은 협상 약자들에게 몇 가지 이점을 안겨준다. 우선 협상에 참여하는 약자들끼리 소모적인 경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서로의 자원을 합쳐서 더 강한 상대와의 협상에서 힘을 얻을 수 있다. 연합은 약한 주체들끼리 경쟁하게 하거나 겁을 줘서 협상을 지레 포기하게 만드는 상대방의 술수를 저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합은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상대방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풍력-산업 무역 그룹(Wind industry trade group)인 미국풍력에너지조합(American Wind Energy Association)의 수전 윌리엄스 슬론(Susan Williams Sloan) NPR과 나눈 얘기에 따르면 개발자들 역시 풍력조합의-스톱서비스에 만족을 표하고 있다고 한다. 비슷하고 수많은 소규모 협상의 반복에서 오는 시간 낭비를 피할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는 평당 임대 단가가 약간 상승했을지 모르지만 대규모의 토지를 단 한 번의 협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개발업체들에도 이익이다.

 

수전은 또한 조합에 속한 목장주들이 협상의 주요 이슈들에 대한 정보를 더 잘 전달받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는 협상을 원활하게 이끌고 불필요한 과정을 피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론적으로 연합은 관계된 모든 이들에게 이익이 되는, 보다 효과적인 협상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혜택을 누리는 주체는 소비자뿐 아니라 협상의 결과에서 영향을 받는 모든 구성원들을 포함한다.

 

 

번역 |최두리 dearduri@gmail.com

동아비즈니스리뷰 286호 Leadership for the New Era 2019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