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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발상의 기초 작업

모방과 다양성 확보부터 시작 ‘잡종의 힘’을 믿고 융합하라

박종하 | 182호 (2015년 8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모방하라:인도의 아라빈드 안과는 맥도날드의 표준화 시스템을 모방해 백내장 수술비용을 100분의 1로 절감했다.

조건을 바꿔라:나이팅게일은 부상 때문에 병사들이 죽어간다는 기존 관념에서 벗어나 많은 병사들을 살려낼 수 있었다.

다양성을 확보하라:갑골문자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의사들과 교류하며 창의성의 실마리를 찾곤 한다.

연결하라:1865라는 와인은 골프와 연결돼 독특한 이미지를 얻었다.

현실을 파고들어라: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인큐베이터처럼 현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몸을 움직여라:걷기나 달리기, 맥주 한잔 등은 몸을 이완시켜 아이디어 발상에 도움을 준다.

 

 

 

 

좋은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어지는 것일까? 1990년대 케빈 던바(Kevin Dunbar) 맥길대 교수는 분자생물학연구소 4곳에 카메라를 설치해 연구원들을 관찰했다. 분자생물학 같은 첨단과학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일반적인 이미지는 과학자들이 실험실에서 혼자 고개를 숙이고 현미경을 한참 들여다보면서 무언가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던바 교수의 실험에 의하면 실제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얻어지는 것은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며 최신 연구 결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나왔다. 이를 두고 던바 교수는 탁월한 아이디어는 현미경이 아닌 회의 테이블에서 얻어진다고 표현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사색에 잠길 때유레카!’ 하며 별안간 얻어진다고 생각한다면 비현실적이다. 멋진 아이디어는 다른 사람과 정보를 나누고 소통하며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연결될 때 가장 폭발적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여기서 소통이란 반드시 타인과의 직접적이며 물리적인 교류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내가 속한 세계에만 집착하지 않고 다양한 세계와의 커뮤니케이션 가능성을 최대한 활짝, 그리고 지속적으로 열어둔다는 의미로 확장해서 생각해야 한다.

 

이 분야 전문가들은 아이디어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를 정리하면서 공통적으로초기 준비단계를 포함했다. (‘아이디어 창출의 단계참고.) 아무 밑바탕 없이 새로운 아이디어가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 어떤 일들을 행할 수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모방하라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명언이다. 흔히 모방은 나쁜 것으로 여겨지기 쉽다. 특히 저작권이나 특허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지식 기반의 사회에서 모방은 표절과 비슷하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모방에서 창조가 시작된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처음부터 자신만의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없다. 다른 누군가의 글을 읽거나 누군가의 그림을 보고 따라 그리면서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게 된다. 창조를 위해서는 모방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 한 적이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가로 꼽히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생전에 미국 PBS방송 다큐멘터리괴짜들의 승리에 출연해 했던 말이다.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것은 기존 아이디어를 모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티브 잡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을 모방이라고 말하며 실제로 다른 회사의 좋은 것들을 적극 모방하려고 했다.

 

표절과 모방, 그리고 창조 사이에 애매한 영역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모방에 기술이 필요하다. 남의 것을 그대로 따라하는 표절이 아닌 창의적인 모방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영역에서 성공한 아이템 그 자체가 아니라 개념을 모방하는 것이 가장 큰 기술이다.

 

전 세계 시각장애인의 80%에 해당하는 1200만 명이 인도인이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제때 알맞은 치료만 받아도 앞을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대표적인 질병이 백내장이다. 한 시간 정도의 수술만 받으면 정상인의 삶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비싼 수술비 때문에 장애인이 된다. 인도의 아라빈드 안과는 미국에서는 1800달러에 이르는 백내장 수술을 18달러에 제공해 많은 인도인이 빛을 잃지 않도록 지원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이 이렇게 가격을 낮출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것은 맥도날드와 같이 수술 시스템을 표준화, 전문화한 데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술실에는 침대가 하나 놓여 있고 환자가 1명 누워 있다. 하지만 아라빈드 안과에는 여러 대의 침대가 나란히 놓여 있고 각 침대에 환자들이 누워 있다. 마치 컨베이어 벨트가 돌아가듯 의사들이 연이어 수술을 한다. 보조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수술이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면 의사는 한 명의 수술을 마치는 즉시 곧바로 의자를 돌려서 옆 침대의 환자를 수술한다. 표준화, 분업화된 시스템을 갖춰 고급 인력인 의사가 낭비하는 시간 없이 수술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보통 병원의 의사가 1년에 300∼400명의 환자를 수술한다면 아라빈드의 의사는 1년에 2000명이 넘는 환자를 수술한다고 한다. 이렇게 여러 환자를 수술하면 수술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을 수 있지만 오히려 의사의 숙련도를 높여 수술의 실패율이 낮다고 한다. 수술 건수가 많아지면서 백내장 수술을 위한 인공수정체를 개당 150달러에서 10달러에 조달할 수 있었고 수술비용도 1800달러에서 18달러로 낮출 수 있었다. 아라빈드 안과의 아이디어는 맥도날드의 시스템을 개념 모방한 것이다. 자동차를 만드는 공장을 개념 모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강력한 모방의 기술이다.

 

대단하게 특별한 것을 창조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남의 것을 보고 배운다는 겸손한 마음가짐으로 모방을 해보자. 남의 것을 보고 변형해 자신의 일에 적용하겠다고 생각해보자.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창조는 어렵지만 보고 따라하는 모방은 그보다 훨씬 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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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하

    - 창의력 컨설턴트 : 문제 해결과 리더십 및 자기계발 분야
    - (현) 더 브레인즈 (www.thebrains.co.kr) 대표
    - 클릭컨설팅 컨설턴트
    - 삼성전자 중앙연구소, PSI컨설팅, 이언그룹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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