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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모순 해결

여섯 색깔 모자와 창의적 사고의 공식

김효준 | 12호 (2008년 7월 Issue 1)
창의성이란 ‘생각의 틀’을 깨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것이다. ‘콜럼버스의 달걀’이란 표현은 창의성을 가장 잘 설명해 준다. 기업에서의 창의성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남보다 먼저 생각해서 그 아이디어로 기회를 선점, 경쟁력을 높이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창의력 분야 권위자인 에드워드 드 보노(Edward de Bono) 박사가 고안한 여섯 색깔 모자(Six Thinking Hats)라는 유명한 창의성 기법이 있다. 60분의 회의를 진행할 때 처음 10분은 문제 정의만, 다음 10분은 데이터와 자료만을 이야기하고, 이후 10분은 차례대로 아이디어를 제안한 후, 제안된 아이디어에 대한 직관과 느낌을 이야기하는 10분, 긍정적 가치를 이야기하는 10분을 거쳐 아이디어를 비판하는 10분을 마지막으로 회의를 진행하는 기법이다.
 
여섯 색깔 모자 기법이 창의성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문제 정의 → 자료 → 제안 → 직관 → 긍정적 가치→비판’ 순서로 회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참석자들이 각각의 활동 모두에 집중할 수 있다.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한 사람은 데이터와 자료 이야기를 하고, 또 다른 사람은 아이디어를 제안한다면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나 다름없다.
 
창의적 아이디어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인 만큼 잘 다듬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고 논리적 기반도 취약하다. 이런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안하자마자 데이터나 근거 자료를 제시하라는 식으로 비판하면 이 아이디어는 곧바로 사장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여섯 색깔 모자 기법에서는 아이디어를 제안하자마자 객관적인 데이터와 근거 제시가 아니라 반드시 ‘직관’과 ‘느낌’을 이야기하게 한다. 이후 이 아이디어의 긍정적인 점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거친다. 마지막에서야 이 아이디어를 비판한다.
 
혹시 회사에서 어떤 아이디어를 내자마자 면박을 당해 그 아이디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경험은 없는가. 그리고 얼마 후 그 아이디어가 경쟁회사에서 제품이나 서비스 형태로 나타난 것을 본 적은 없는가. 창의적 아이디어가 묵살당하기 쉬운 이유와 여섯 색깔 모자 기법이 창의성에 도움을 주는 이유는 동일하다. 창의성은 지식, 노력, 열정이 부족해서 나오지 않는 것이 아니다. 창의성의 본질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남보다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나온 많은 창의성 방법론이나 서적들도 생각의 틀을 깨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정작 어떻게 생각의 틀을 깨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은 미흡했다. 브레인스토밍이나 여섯 색깔 모자 기법 등은 회의 기법이지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트리즈는 다르다. 트리즈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구체적인 사고 기법을 제시한다. 트리즈는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세 가지 생각의 틀을 제시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공한다.
 
세 가지 생각의 틀에 대한 해결책 제시하는 트리즈
첫 번째는 ‘비용이 많이 든다’라는 생각의 틀이다. 트리즈에서는 이에 대해 ‘이상해결책(Ideal Final Result)’이란 개념을 제시한다. 이상해결책이란 효과는 크면서 비용은 최소화하는 해결책이다. 식스시그마 같은 혁신방법론의 목적이 ‘최적화(optimization)’ 였다면, 트리즈의 목적은 ‘이상해결책’이다. 이는 트리즈가 지금까지의 혁신 방법론들과 가장 다른 점이기도 하다.
 
2006년에 삼성 에버랜드는 여름철의 영업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다. 여름이면 입장객이 절반 이하로 줄고, 특히 한낮에는 찌는 듯한 더위 때문에 사람들이 에버랜드를 찾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어떤 특별한 행사를 기획하는 데에는 기본적으로 많은 비용과 기획이 뒤따라야 한다. 당시 에버랜드는 고객들에게 물을 뿌린다는 역발상을 통해 이상해결책을 찾았다.
 
에버랜드는 더운 여름에 고객들에게 우산과 우의를 나눠주고 시원한 물줄기를 충분히 뿌려줌으로써 한여름에 가장 유명한 퍼레이드쇼를 만들었다. 물만큼 비용이 적게 드는 자원이 어디에 있겠는가. 가장 적은 비용으로, 가장 적절한 시간에,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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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효준

    김효준

    -GEN3파트너스 소장
    -QM&E
    - CTO 전략팀과 연구혁신그룹 트리즈 전문가
    - 400여 건의 삼성그룹 트리즈 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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