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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성 시대의 브랜딩

나 중심의 생태계 ‘Mecosystem’의 시대… 브랜드 전략, 틀을 바꿔라

권영대 | 180호 (2015년 7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경영전략

 

 

브랜드 전략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4단계로 발전해왔다. 상품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해 브랜드를 이용했던 시대, 브랜드 자체의 가치를 인정받은 시대, 고객의 경험을 만족시키기 위한 브랜드가 지배한 시대, 그리고 이제는 소비자 개개인을 중심에 놓는미코시스템의 시대다. 변화에 적응하고 앞서가는 브랜드들은 4개의 내부적인 조건(명확성, 신념, 보호, 대응성) 6개의 외부적인 조건(진정성, 적절성, 차별화, 일관성, 존재감, 이해성)을 만족시킨다.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사업 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추진한다.

 

브랜드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4개의 시대

빅데이터, 초맞춤화(hyper customization). 핀포인트 CRM(customer Relationshipmanagement) 등 요즘 기업경영 환경의 변화를 설명하는 단어들을 브랜딩이라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다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브랜드 내에서의 주도권이 공급자에서 소비자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일하는 회사는 현대 기업 환경이 네 번째 단계인당신의 시대(Age of You)’에 와 있다고 정의한다. 각각의 단계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당신의 시대를 어떤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보자.

 

기업 브랜딩의 역사는 <그림 1>에서 보듯 시간의 흐름과 브랜드의 역할 변화에 따라 1. ‘정체성의 시대(Age of Identity)’ 2. ‘가치의 시대(Age of Value)’ 3.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 4. ‘당신의 시대(Age of you)’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다만 패러다임 시프트 현상처럼 각각의 시대가 다음 시대로 완전히, 단절적으로 넘어가기보다는 각각의 시대의 특징이 여러 층위에 걸쳐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네 번째 시대인 현재당신의 시대에도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여전히 이전 시대의 패러다임 안에서 경쟁하는 경우도 존재함을 미리 밝히고 싶다.

 

 

 

1) 정체성의 시대(Age of Identity)

원래브랜딩은 어떤 물건의 소유권을 명시하거나 품질에 대한 신뢰를 나타내기 위한 목적을 가진 표시였다. 그런데 제2차 세계대전 후부터 비즈니스의 차별화와 정체성 확립을 목적으로 하는 정교한 상징으로 발전했다. 당시 서구 사회의 비즈니스가 글로벌화되기 시작했고, 시장은 대량 생산되는 상품과 서비스로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그 결과 소비자가 어떤 제품인지, 어떤 품질을 가진 제품인지 확인하고 선택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해졌다. 이렇게 제품의 정체(identity)를 밝히기 위해 브랜딩이 시작됐다. 정체성의 시대에 브랜드는 특정 비즈니스와 제품을 시각적/언어적으로 다른 제품과 구별해 시장 내 포지셔닝을 확인해 주는 꼬리표 역할을 했다. 이 시대의 앞서갔던 브랜드들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효율적으로 알렸던 브랜드들이다.

 

2) 가치의 시대(Age of Value)

정체성의 시대를 지나며 기업은 점차 브랜드가 중요한 비즈니스 자산임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현명한 구매결정을 도와 기업의 단기 매출을 올려주는 역할 외에도 장기적으로 고객의 충성도 확보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럼에 따라 마케팅 지출이비용이 아니라투자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다. 동시에 브랜드는 단순히 구매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환경 활동, 문화 활동, 지역사회와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핵심 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이런 인식의 변화에 따라 견고하면서 포괄적인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이 성공을 거두기 시작했다. 브랜드 전략은 더 이상 마케팅 부서의 영역이 아니라 회사 전체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이 됐다.

 

 

3)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

‘가치의 시대를 거치며 브랜드는그 자체로 가치 있는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됐다. 그리고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정보소통과 환경변화의 속도도 빨라졌다. 후발 사업자들은 같은 산업 내 리딩 브랜드들의 성공적인 브랜드 전략을 벤치마킹하고 모방했다. 이 여파로 경험의 시대가 열렸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기업의 입장에서 주장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브랜드의 가치를 믿지 않게 됐다. 기업의 주장이 아니라 실제로 자신이 경험하는 바를 통해서 브랜드들의 가치를 인지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와 더불어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소비자 경험의 경계선이 없어져갔다. 고객 경험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이 높아졌다.

 

세 번째 시대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물리적/디지털적으로 통합적인 생태계를 창조한다. 그리고 그 생태계에서 고객의 경험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통제하며, 때로는 고객의 공감도 이끌어낸다. 이 시대의 대표 브랜드들이 현재 우리가 가장 성공한 브랜드들이라고 부르는 애플, 페이스북, 구글 등이다.

 

4) 당신의 시대(Age of You)와 미코시스템

디지털 기술로 인한 변화가 세 번째경험의 시대를 열었다면, 네 번째당신의 시대는 디지털 기술에 의해 변화된 산업 환경이 다시 한번 진화된 시대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나타내주는 것이 공급자 중심의 생태계에서 나(Me)를 중심으로 한 생태계, 즉 미코시스템(Mecosystem)으로의 변화다.

 

미코시스템은 개인을 중심으로 재조직된 생태계다. 나 자신을 중심으로 집, 자동차, 사무실, 각종 기계와 기기, 그리고 비즈니스들이 만난다. 이런 개인적 경험들은 다양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타인과 공유된다. 사용자가 누구든, 또 어디에 있든 그의 이력과 위치를 기반으로 현 상황에 가장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런 초맞춤화 사회가당신의 시대.

 

‘당신의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이름을 넣은 라벨을 붙여 판매할

정도로 맞춤화에 신경 써온 코카콜라나 다양한

선진 마케팅 기법을 시도하고 성공해 온 월마트가

아니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디지털 브랜드들이다.

 

 

‘당신의 시대는 모든 산업에 걸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지만 변화를 주도하는 산업군은 역시 IT 산업과 모빌리티 산업(자동차 산업과 물류 산업)이다. 현대사회를 정의하는 가장 큰 키워드가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인한 시간과 공간의 한계 극복이다. 당신의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이 두 산업은 인터브랜드가 매년 발표하는 BGB(Best Global Brand) 100위에도 상당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림 4>에 있는 2014 BGB 리스트를 보면 우리가 정말당신의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상위 10개 브랜드 중에 무려 6개가 IT와 모빌리티 유관한 브랜드들이며 상위 20개 중에 딱 절반이다. 전체 100개로 확대해 보더라도 29개에 달한다. 이렇게 디지털 브랜드가당신의 시대를 리딩하고 있는 것은 자명하다. 대표적인 사례인 1 IT 기계의 애플, 2위 인터넷 포털의 구글, 6 IT 기계의 삼성전자 외에도 아마존이 15, 이베이가 28, 페이스북이 29에 당당히 랭크돼 있다.

 

그림4 인터브랜드 2014년 BGB 100 리스트 중 통신 및 모빌리티 관련 브랜드 

 

 

‘당신의 시대를 가장 잘 표현하는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이름을 넣은 라벨을 붙여 판매할 정도로 맞춤화에 신경 써온 코카콜라나 다양한 선진 마케팅 기법을 시도하고 성공해 온 월마트가 아니다. 이 시대의 주인공은 디지털 브랜드들이다.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심혈을 기울여 이룩해 왔던 CRM 시스템에 기반한 타깃 마케팅이나 맞춤화 서비스들은 여전히 군집을 대상으로 한다. 하지만 디지털 브랜드들은 그야말로 개인화된, 개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IT 산업의 글로벌 리더들 스스로도 미코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에 가장 적극적이다. 산업 내 생태계를 최초로 만들었다고 인정받는 애플은 에코시스템에서 가장 먼저 다양한 고객접점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아이패드, 맥북, 아이팟 등 어떠한 디바이스를 활용하든 고객 경험이 유기적으로 통합됐고 많은 후발 사업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이러한 고객 환경의 통합으로 사용자는 개인을 중심으로 구축된 환경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두 번째, 이들은 디바이스와 콘텐츠를 결합했다. 애플은 디바이스에서 아이튠즈, 앱스토어, 아이북 스토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모든 콘텐츠들을 스토어(‘store’)버튼 한 번으로 어떤 디바이스에서든 접근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애플 생태계에서는 어떤 기기에서 음악을 다운로드 받으면 연결된 모든 기기에서 같은 음악이 다운로드된다.

 

1980년대 히트한 미국 드라마전격제트작전을 기억할 것이다. 그 드라마에서 자동차키트는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었지만 사람을 가장 놀라게 한 기능은 아마도 인간 주인공과 대화하는 기능, 즉 운전자를 인지하는 기능이었다. 그렇게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상상이 최근 들어 다시 본격화됐다. 당시 키트가 수행했던 기능 중 상당 부분은 이미 실현이 되고 있다. 이미 내비게이션과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통해서 운전자와 자동차와의 명백한 언어적 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이제 점차 자동차는 운전자의 모든 경험이 집중되는 플랫폼이 되려 하고 있다. 자동차를 통한 데이터 수집이 가능해지고, 자동차 자체가 달리는 무선인터넷 허브가 되고, 자동차의 멀티미디어 시스템에 스마트폰이 연동돼 가고 있다. 아예 커넥티드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자동차(autonomous vehicle)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은 차량의 안전을 크게 제고하고 통합적인 교통관리 시스템과 연계해서 교통 체증을 줄일 수 있다. 아마도 가까운 시간 내에 달리는 즐거움을 원하는 소수의 운전자를 제외하고 많은 다수의 시민들은 커넥티드 기술 기반의 자율주행 자동차를 선호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자동차의 역할이 확대되고 소비자와의 접점이 늘어날수록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IT 산업에 속해 있는 새로운 경쟁자들이 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진입하고 있다. 사실 자동차 업체들은 IT 업체들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는 본질적으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가장 핵심적인 플랫폼이라는 측면에서당신의 시대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자동차를 통한 데이터 수집이 증가하고 자동차의 역할이 커질수록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또는 자동차를 포함시키는 미코시스템 구축 경쟁이 기업들 간에 심화될 것이라 예상된다.

 

한국의당신의 시대브랜드

한국의 디지털 브랜드들도 세계적인 브랜드 못지 않은 고객 가치를 제공하면서 한국인의 삶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다만 언어의 차이 때문에 세계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차이다. ‘당신의 시대를 이끄는 한국의 대표 디지털 브랜드들 중 사회에 가장 크게 파급력을 미치고 있는 것은 카카오톡과 네이버다.

 

 

최근 필자는 60명이 참여하는 메가 컨설팅 프로젝트에서 카카오그룹을 활용해 효율적/효과적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적이 있다. 2000년대 초반 필자가 처음 컨설팅을 시작했을 때 ‘e메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했던 컨설턴트 교육 자료가 있었던 생각이 난다. 지금이라면카카오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바꾸고 싶을 정도다. 카카오톡은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더 쉽고, 더 가볍고, 더 개인적인 커뮤니티 서비스다. 페이스북은 PC 기반의 서비스로 시작해 스마트폰과 함께 대중화됐다. 반면에 카카오톡은 처음부터 모바일 기반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지극히 개인적인, ‘당신의 시대에 맞는 속성을 갖고 있다. 전통적인 온라인 브랜드들이 개인을 번호(전화번호 등), 알파벳(아이디), e메일 주소로 인식하고 표시해주는 데 반해 카카오톡은 자신이 만드는 소개 멘트로 네트워크 안에서 표현된다. 그리고를 중심으로 한 네트워크가 매우 간단하게 정렬돼 있다. 또한 일반적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들이 그룹을 만들고 새 멤버를 초대하거나 가입 신청을 받는 데 반해 카카오톡은 커뮤니케이션 그룹을 만들고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해 나갈 수 있다.

 

 

네이버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물건이 필요해서 쇼핑을 하려고 해도, 여행을 가려고 해도, 세상일이 궁금해도, 경제 정보가 필요해도 모두 네이버를 통해서 전달받는다. 한국인 대부분은 어떤 계획된 일을 할 때 항상 네이버를 통해서 시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LBS(위치정보) 기반의 네이버 지도와 관련 서비스는지금의 나를 중심으로 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당신의 시대에 어울리는 비즈니스 기회를 내포하고 있다.

 

‘당신의 시대를 이끌어 가기 위한 조건

우리는 카톡으로 지도를 공유하고, 페이스북으로 안부 인사를 물으며, 내비게이션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한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놀라워서 정신차리기 힘들다. 이 변화를 성공적으로 주도하는 브랜드의 조건은 무엇일까? 어떤 공통적인 특징이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인터브랜드는 명확성, 신념, 보호, 대응성, 진정성, 적절성, 차별화, 일관성, 존재감, 이해성이라는 10가지 조건으로 대답을 한다.

 

이를 카테고리화 해본다면 4개의 내부적인 조건(명확성, 신념, 보호, 대응성) 6개의 외부적인 조건(진정성, 적절성, 차별화, 일관성, 존재감, 이해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이런 10가지 조건을 만족시키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나 사업 방식을 뛰어넘어 새로운 방식의 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기업들의 혁신의 유형은 크게 1) 산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거나 2) 사업 모델의 변화 또는 확장을 하거나 3) 기존 사업 방식을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정교화한 특징이 있다. 이러한 성공 사례를 간략히 소개하겠다.

 

1) 산업 패러다임의 재정의 사례

최근 들어 주목할 만한 산업 패러다임의 재정의 사례로는 테슬라(Tesla) 사례를 들 수 있다. 자동차 업계의 최근 화두 중 하나는 친환경 자동차로 인식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또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개발이다. 전통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전기자동차를 바라보는 관점은 친환경 관점과 경제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래서 많은 업체들이 그들의 전기자동차가 얼마나 친환경적인지, 얼마나 적은 연료로 많은 거리를 달릴 수 있는 연료효율이 높은지를 강조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대부분의 자동차 업체는 작고 낮은 동력성능을 가지고 있는 전기자동차를 개발했다. 반면 테슬라는 처음부터 “To accelerate the world’s transition to sustainable transport”라는 미션을 가지고 전기차 시장을 바라봤다.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는 전기 모터를 자신들이 갖고 있는 많은 파워트레인 중 하나의 종류로 봤지만 테슬라는 전기 동력원이 미래의 지속가능한 이동 수단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시장을 바라봤다. 이들은 기존 자동차업계의 대응이 잘못됐으며 전기차는 자동차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라고 인식했다. 그래서 기존 자동차업체들과는 정반대로 럭셔리급 고성능 전기자동차를 개발했다. 그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쟁쟁한 브랜드들과 경쟁해 당당히 대형 세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 사업 모델의 변화 및 확장

사업 영역을 확장한 사례로는 전통적인 산업의 전통적인 강자인 코카콜라의 사례를 들고 싶다. 이미 독자들도 잘 알고 있듯이 코카콜라는 정체성의 시대, 가치의 시대, 경험의 시대를 리드해 온 전통적인 브랜드 영역의 강자다. 마케팅 사관학교라고 불리는 기업이다. 이러한 코카콜라조차 이 새로운당신의 시대에서는 큰 도전에 직면했다.

 

코카콜라는 행복(‘happiness’)이라는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청량음료를 개척한 선구자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고 건강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람들이 고칼로리 소다음료에 거부감을 가지게 되면서부터 지속적으로 순이익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코카콜라는 많은 캠페인과 광고를 집행했지만 결국 대부분의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그래서 코카콜라는 그들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행복에서건강한 행복으로 확장했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별도 브랜드를 통해 운영했었던 제로코크, 다이어트코크, 코카콜라라이프를 모두 코카콜라라는 하나의 브랜드 밑으로 통합했다. 그리고 하나의 룩앤필(look & feel)을 통해 코카콜라가 행복과 건강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코카콜라는 동종 업계 브랜드 가치가 대폭 하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가치를 상대적으로 잘 방어해내고 있다.

 

 

 

IBM의 재정의를 통해 성공적인 사업 모델을 변화시킨 사례다. 과거엔 컴퓨터 하드웨어 제작 업체였지만 시장환경 변화로 인해 지속적인 고객 만족과 성장이 어렵다는 판단하에 지금은 B2B 종합 솔루션 업체로 변화했다. 이를 위해 IBM은 내부 사업 지향점의 변화를 명확하고 확신 있게 전 세계 모든 임직원들과 공유했다. 그 변화를 실제로 뒷받침하기 위해 보호 및 대응력 측면에서 브랜드 앰버서더, 내부 캠페인, 조직 재구성, 조직문화 전파와 같은 일련의 활동을 수행했다. 이를 통해 레드오션이었던 컴퓨터 제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블루오션인 솔루션 공급업체로 변화에 성공했다.

 

3) 기존 사업 방식을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정교화

디지털 트렌드로 인한 변화를 가장 실감하고 있는 산업은 유통산업이다. 그래서 유통산업에서 인터브랜드 BGB 99위에 올라 있는 갭의 노력을 공유하겠다. 유통산업은 오프라인 중심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공존하는 멀티채널(multi0-channel)로의 전이, 여기에서 더 나아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구분이 없는 옴니채널(omni-channel)로의 전이가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유통 업체들은 소비자에게 끊김 없는(seamless) 경험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갭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변화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데 2011년 출시한 ‘Ship from the store(온라인에 재고가 없는 경우 재고가 있는 가까운 매장에서 배송해주는 서비스)’, 2012 ‘Find in store(온라인에서 마음에 든 제품이 어느 매장에 있는지 찾아 주는 서비스)’, 2013 ‘Reserve in store(온라인에서 마음에 든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예약한 후 방문하여 구입할 수 있는 기능)’, 2015 ‘Order in store(매장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의 재고가 없는 경우 이를 매장에서 주문하여 집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의 서비스를 연속으로 출시해서 고객의 경험을 끊김 없게 통합했다.

 

마지막으로 국내 사례로 기아자동차를 들고 싶다. 기아자동차는 후발 자동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Different Beat’라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기반으로 Vibrant, Reliable, Distinctive 세 가지 가치를 외부 고객에게 경험시키고, 만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했다. 진정성과 적절성이라는 측면에서 최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발맞춰 SUV 라인을 강화했고, 차별성과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차별적인 디자인 요소를 꾸준히 커뮤니케이션해 지금은 디자인 측면에서 인정받는 자동차 브랜드가 됐다. 특히 Red Dot Award, IF Award 등 유수의 디자인상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이뤄냈다. 또한 존재감 및 이해도의 측면에서는 후발사업자로서의 비용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활발하게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중국에서는 디지털 채널을 가장 잘 활용하는 브랜드로 평가받기도 했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내외 마켓에서 지속적인 브랜드 가치 향상에 성공해 2013년 이후 인터브랜드의 BGB 100대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앞에서 얘기한 혁신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사례와 달리 많은 한국 브랜드들은 서열과 통제 중심의 전통적 비즈니스 모델을 따른다. ‘당신의 시대에 발달할 브랜드 특성과 맞지 않다. 또 한국 브랜드들은 빅데이터를 수집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탁월하지만 이를 활용하고 있다는 증거는 잘 보이지 않는다. ‘당신의 시대에 걸맞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축적된 빅데이터를 활용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을 장기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

 

 

권영대 인터브랜드 컨설팅 총괄 이사 youngdae.kwon@interbrand.com

권영대 인터브랜드 총괄이사는 서울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한 이후 네모파트너즈전략그룹 서울오피스팀장, AT커니 서울지사 이사를 역임했다. 하이마트 인수, 웅진케미칼(현 도레이케미칼코리아) 인수 및 통합작업, 다음카카오 통합작업 등 대형 M&A를 주도했으며 11번가 개발 및 론칭, 서울대학교 병원의 UAE 진출, 파워콤(현 엘지 유플러스) 인터넷서비스 사업 진출 등 신규 사업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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