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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TVA 시스템

혁신기업이 맞이한 ‘엔진스톱’ 위기 남은 하나 ‘회계의 재구성’, 조직성장 재가동!

박기찬 | 169호 (2015년 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마케팅

 

 

 

 

현대카드가 TVA(Total View Accounting)를 도입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요인은?

1) 업의 본질을 탐구하고 다양한 질문으로 이를 공유하게 한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

tional leadership)

2) 기존 관행과 당연시하던 지출 항목을 초월한 비용의 재구성

3) 공헌고객을 파악해 이들을 집중 공략한 고객 차별화 전략

4) 도전과 시행착오를 일상으로 자리 잡게 한 조직문화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김지혜(가톨릭대 영문학과 4학년), 백현(고려대 경영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2011 10월 정태영 현대카드 대표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10년 동안 이어졌던 고속 성장은 그 엔진을 멈췄다. 장기 불황이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아무리 화려한 프로모션을 구사해도 카드 사용량은 좀처럼 늘지 않았다. 규제는 더 엄격해졌다. 가맹점 수수료를 내리라는 압박이 계속되면서 2.5∼2.6%였던 요율이 2% 아래로 떨어졌다. 가만히 앉아 수익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정 대표를 고민하게 만든 것은 현대카드를 대변하는 키워드라고 생각했던변화혁신의 기운이 사그라지는 것처럼 느껴지는 데 있었다.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사세가 위축되고 그와 함께 내부의 역동적인 분위기가 소멸되고 있는 듯했다.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래서였다. 지금 하는 일을 무슨 이유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하고 있는지, 본질적인 질문을 통해 정체성을 확인하고 변화의 기운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정 대표는 주요 본부의 장들을 모아놓고 질문을 던졌다. “카드와 오토, 금융, 커머셜 4사를 누군가 인수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인수자가 우리가 하는 일을 보고이 일을 왜 이렇게 하고 있는 겁니까라고 물으면 뭐라고 답할 건가요?” 회사를 사들인 사람의 시각으로 근본적인 차원에서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조망해보자는 취지의 ‘Day1’이 이렇게 시작됐다.

 

현대카드만의 회계 기준을 만들다

하고 있는 일을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보자며 포커스를 들이댄 것은회계였다. 원래 회계란 기업에 돈이 얼마나 들어오고, 얼마나 나가서, 결론적으로 얼마가 남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며 결과다.

 

기업 활동은 결국 돈을 어디에 쓰고 어디서 버는지로 정의된다. 즉 기업의 정체성은 돈을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그리고 어디에서 가장 많이 벌어들이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현대카드가 회계에 돋보기를 들이댄 것은 그 때문이다. 현대카드를 들고 나는 돈이 어느 항목으로 얼마나 움직이는지 확인해 현대카드가 하고 있는 업의 본질과 현 상태를 파악하고자 했다.

 

정태영 대표는 부서장들에게 숙제를 던졌다. 자잘한 항목들로 쪼개져 실체를 알 수 없게 하는 기존 회계 기준을 무시하고 다양한 항목들에 흩어져 있는 비용을 의미 있는 큰 제목들 아래 다시 모아서 회계장부를 재편성해보라는 지시였다.

 

처음 결과물은 신통치 않았다. 그저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항목별 비용을 단순 합산한 것에 불과했다. 현대카드의 사업 내용에 맞게 인건비, 마케팅비, 영업비, 상품·서비스비, 임대차비, 관리비로 큼직하게 나눈 것까지는 좋았으나 하나로 묶으면 좋을 만한 비용들을 이 항목 저 항목에서 찾아와 하나로 합쳤을 뿐 어떤 의도나 목적이 개입되지 않은 결과였다. 이것만으로는 어떤 시사점도 얻을 수 없었다.

 

몇 달간 본부별 또는 실별로 토론과 토의가 반복됐다. 실무를 맡아 하는 팀장급 이하 인력을 제외하고 어느 정도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직급이라고 판단되는 실장급 이상 전원이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우리 사업의 핵심 활동은 무엇인가’ ‘우리가 하는 활동을 어떤 기준으로 나눠볼 수 있을까’ ‘우리가 상대하는 고객을 어떻게 나누면 효과적일까등에 대한 질문이 오갔다. 서로 묻고 답하며 도출된 답변들을 새로운 기준으로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다양한 이름의 비용들이 수십 차례 모였다 흩어지는 과정을 거치면서 전략적 의도를 담은 새로운 기준이 모습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TVA(Total View Accounting)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미 정해져 있는 기존 회계 기준에 따라 잘게 나눠진 비용의 파편들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된 금액 모두를 총합해서 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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