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 건터 맥그래스 강연 및 토론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오늘날의 경쟁우위는 ‘단기적’이고 ‘일시적’일 수 있다. 일시적 경쟁우위를 계속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바로 ‘혁신’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혁신을 통한 일시적 경쟁우위 창출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실패한다. 혁신 프로세스의 제대로 된 가동을 위해 염두에 둬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1) 혁신활동이 단편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일을 방지하라. 2) 혁신에 자원이 제대로 배분되도록 하라. 3) 고객 경험과 연결시키도록 노력하라. 이 같은 세 가지 유의점을 토대로 구체적인 혁신 3단계 방법론을 활용해야 한다. 첫째는 ‘발견’이고, 둘째는 ‘인큐베이션’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는 ‘가속화’다.
“2007년 12월 세계 유력 경제경영잡지인 <포브스>지에 ‘노키아, 10억 명의 고객을 확보하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노키아 CEO였던 올리페카 칼라스부오의 사진이 표지에 실리기도 했다. 기사의 부제는 ‘누가 이 휴대폰 왕을 잡을 수 있을까’였다. 7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노키아가 어떻게 됐는지 모두 알고 있다. 2007년은 어떤 해였을까? 이때에는 두 가지 사건이 있었다. 하나는 애플의 아이폰 출시였고,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상용화였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비즈니스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걸 간과하고 있었다. 노키아는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경쟁우위에 도취돼 있었고 함정에 빠져 있었다.”
‘동아비즈니스포럼 2014’ 둘째 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리타 건터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너무도 유명한 노키아의 실패 사례로 강연을 시작했다. ‘지속가능한 경쟁우위’의 원천을 갖고 있다고 믿는 기업들이 전성기에 변화를 읽지 못하고 혁신을 하지 못해 실패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2014년 12월4일,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맥그래스 교수의 강의와 이후 1시간 넘게 진행된 강진구 고려대 경영대 교수와의 지정 토론, 청중과의 질의응답 중 핵심 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리타 건터 맥그래스 컬럼비아대 교수 (동아일보 박영대)
기조강연
혁신은 왜 성공하기 어려운가?
1. 단기적 경쟁우위 창출을 위한 혁신의 필요성
그동안 이 세상에 등장했던 ‘게임’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자. 처음에는 아케이드 게임이 등장했다. 그 다음에 콘솔(게임전용 기기)게임이 등장해 전성시대를 맞았고 아케이드 게임의 시장점유율은 줄어들었다. 그 다음 범용 플랫폼이 시장의 중심이 됐다. 바로 PC다. 게임을 사서 컴퓨터에 설치하기만 하면 게임을 마음대로 즐길 수 있게 됐다. 이미 집에서 쓰고 있는 PC에서 기존 콘솔게임에서 하던 많은 것들을 그대로 할 수 있게 됐다. 비즈니스 모델이 바뀐 것이다. 그런데 이 모델도 또 사라져버렸다. 클라우드·모바일 기반에서 할 수 있는 게임이 등장했고, 현재는 각 SNS 플랫폼별로 할 수 있는 게임이 따로 있다. 게임 시장의 변화사를 살펴보면 각각의 게임 방식이 각자 자신의 ‘경쟁우위의 전성기’를 지나왔다는 걸 알 수 있다. 누군가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고, 시장에 출시되고, 한동안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누리게 된다. 경쟁사들이 앞서 나온 기술을 복제하거나 고객들이 싫증을 내면 경쟁우위는 잠식된다. 앞으로 더 많은 산업군에서 이런 양상이 펼쳐질 것이다.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라는 것 자체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는 뜻이다. 언제나 새로운 ‘경쟁우위(창출)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가면서 기존의 경쟁우위가 사라지더라도 새로운 경쟁우위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혁신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실행해 가야 한다. 이를 절대 우연에 맡겨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오늘날의 경쟁우위는 ‘단기적’일 수 있다는 것이며, 단기적 경쟁우위를 계속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사실 이걸 모르는 게 아니다. 하지만 다수는 체계적 혁신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 많은 기업들을 컨설팅하면서, 공식석상이 아닌 좀 더 편안한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왜 당신 기업은 혁신에 어려움을 겪는가’를 물었다. 많은 이들은 “우리 회사 조직구조가 혁신에 맞지 않는다” “우리 비즈니스 모델이 혁신과 별로 상관 없다” “아무도 혁신 프로세스에 대해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혁신을 이뤄냈다고 내게 주어지는 보상이 없다. 커리어에 도움이 안 된다” “리더가 혁신을 통해 기존 비즈니스의 매출이 줄어드는 걸 싫어한다” 등의 말을 늘어 놓는다. 답변들을 모아보면 대략 <그림 1>과 같다.
이 모든 요소의 공통점은 바로 문제 자체가 ‘내부적’이라는 거다. 기존의 비즈니스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 구성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는 데 장애물이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장애물은 결국 내부적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그렇다면 이는 내부적으로 없앨 수도 있다는 뜻이 된다.
2. ‘혁신 프로세스’에서 주의해야 할 점
1) 혁신 활동이 단편적으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
혁신을 하고자 할 때 방해되는 것들은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까? 무엇을 조심해야 할까? 혁신 방해물은 어떻게 없앨 수 있을까?
우선 조심해야 할 부분부터 알아보자. 먼저 ‘단편적으로 일으키는 혁신 열풍’을 조심해야 한다. 어느 날 ‘혁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고위 경영진이 모두를 혁신 ‘부트 캠프’로 보내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며칠 동안 부트캠프에 참여하면서 아이디어를 내고, 포스트잇을 붙이고, 아주 ‘익사이팅’한 상황이 펼쳐진다. 뭔가 이뤄질 것 같다. 그런데 대부분 그대로 끝나고 만다. ‘훌륭한 아이디어를 내는 것’만으로는 절대 혁신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나오고 난 이후가 중요하다. 대부분 처음에는 혁신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른다. 그러다가 처음 혁신을 추진한 고위 경영진이 회사를 떠나거나, 다른 사업부서에서 예산이 부족해지거나, 연말에 기본 업무가 밀려들기 시작하면 아무도 혁신에 관심을 갖지 않는 상황이 된다. 또 혹시나 혁신 프로세스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사업을 진행하던 고위직이 혁신으로 인한 위협을 느끼게 되면 거기에서 끝난다. 이처럼 혁신이 지속되지 못하고 타올랐다가 사그라드는 일이 반복되면 부정적 부산물이 만들어진다. 첫째, 애초에 진행되던 아이디어가 과연 좋았던 것인지조차 검증하지 못하게 된다. 둘째, 혁신을 추진해야 할 ‘사람들의 실망’이 문제가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혁신 프로세스에서 밤새 일하고 주말을 헌납하면서 열심히 뛰어들었던 사람들이 계속 혁신 프로세스가 중도에서 끝나는 걸 경험하고 나면 세 번째까지는 그렇게 헌신할 수가 없다. 그것보다 중요한 일, 다른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되면 이 자체가 조직 내부의 혁신 장애물이 된다. 따라서 만약 지속적으로 혁신 프로세스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으면 아예 얘기조차 꺼내지 않는 것이 낫다. 직원들이 ‘어차피 우리 조직에서 혁신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시작하고, 이는 더 큰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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