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Minds
Article at a Glance – 전략, 혁신
1948년부터 1975년까지 27년간 UCLA 농구팀을 맡았던 故 존 우든 감독은 3류팀을 최고명문의 반열에 올려놨다. 1964년 NCAA 챔피언십 첫 우승을 비롯해 1967년부터 7년 연속우승을 하는 등 총 10회의 우승을 UCLA에 안겨줬다. 그는 ‘성공’을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과 그로 인한 마음의 평화”라고 정의했다. 저명한 교육심리학자인 드웩의 분류법에 따르면 ‘학습목표’를 중시하는 리더였던 셈이다. 우든은 ‘가치 정립’을 우선시했고, ‘진지한 태도와 끈기’를 강조했으며, ‘최선을 다해 능력을 키우라’고 주문했다. 그리고 항상 ‘준비된 상태’로 있을 것을 요구했다. 그가 종목을 막론하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포츠 감독으로 남게 된 비결이다.
편집자주
창조와 혁신이 화두인 시대입니다. 예술가, 문학가, 학자, 엔지니어, 운동선수 등 창작가들의 노하우는 기업 경영자에게 보석 같은 지혜를 제공합니다.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본 창조 노하우를 소개합니다.
1967년 UCLA는 루이빌에서 NCAA(미국대학스포츠연맹) 농구대회 결승전을 치렀다. 선수들은 강호 데이턴 대학과 경기를 하기 위해 코트에 나가기 전 탈의실에서 존 우든(John Wooden) 감독을 기다렸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졸업해서 선발 중에 네 명이 신참이었다. 우든 감독은 탈의실에 들어오자마자 칠판 쪽으로 걸어가서 뭔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큰 대회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이번 결승전에서 활용할 비장의 전술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든 감독이 그린 그림은 미국 국가가 흘러나올 때 선수들이 어디에 서야 하는지 설명해주는 것이었다. 또 경기 종료 후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일러줬다. 전날 다른 팀 선수들이 경기 후 행패를 부렸던 사건을 언급하면서 점잖게 행동하라고 당부했다. 결승전에서 싸울 상대 팀에 대한 정보나 상황에 따른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이 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NCAA 챔피언십을 3회 차지한 린 섀클포드는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감독님께서는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가르치실 건 이미 다 가르쳤다고 생각하셨죠.”
우든 감독은 연장전 승률이 높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연장전은 짧은 승부로 상대의 예상을 뒤집는 전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든 감독은 연장전에 들어가기 전에도 전술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늘 이렇게 이야기했다.
“점수판을 보지 말고,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라. 너희가 가진 걸 모두 쏟아부어라.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게 우리의 목표다.”
이런 감독의 태도에 자신감과 평정심을 갖게 된 선수들은 긴장된 경기에서 대부분 이겼고, 미국 농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사상 최고의 감독
1910년 인디애나 주 남부의 농장 마을인 홀(Hall)에서 태어난 우든은 학창시절 뛰어난 농구 실력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퍼듀 대학 농구팀에서 가드로 뛰면서, 졸업하던 해 전국대회 우승컵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공로로 우든은 농구 명예의 전당에 선수로서 헌액됐다.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에서 영어교사 겸 농구팀 코치를 맡아 일하면서, 지역 농구팀에서 파트타임 선수로 활동했다. 미국 프로농구연맹(NBA)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출범했기 때문에 당시 대학을 졸업한 선수들은 지역별로 결성된 농구단체에 소속된 팀에서 뛸 수밖에 없었다. 우든은 불안정한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코치에 전념했다. 11년간 고등학교 농구팀을 맡아 감독 능력을 증명한 우든은 1946년부터 2년간 인디애나 대학 농구팀을 맡았고, 1948년에는 UCLA로 스카우트됐다.
그의 경력은 UCLA에서 꽃을 피웠다. 1948년부터 1975년까지 27년간 UCLA 농구팀을 맡았던 우든 감독은 삼류 팀을 최고 명문의 반석에 올려놓았다. 그가 부임하기 전까지 UCLA는 승보다 패가 많았던 그저 그런 팀이었다. 우든은 이런 팀에서 전원압박수비인 올코트프레싱 같은, 당시로서는 창의적인 스타일의 농구를 펼칠 수 있도록 팀을 개혁하고 기반을 만들어갔다. 이런 방식이 효과를 보기 시작해서 1964년 NCAA 챔피언십 첫 우승을 비롯해 1967년부터 7년 연속우승 등 NCAA 총 10회의 우승을 UCLA에 안겨줬다.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4회에 불과하고, 3연속 우승한 감독은 우든 말고는 없다. 시즌 내내 한 번도 지지 않는 퍼펙트 시즌을 네 차례나 일궈냈는데, 두 차례 이상 퍼펙트 시즌을 기록한 감독도 우든 외에는 한 명도 없다. 그는 1971년부터 3년 동안 88연승을 거뒀는데, 이 기록은 앞으로 오랜 기간 깨지기 힘들 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의 임기 동안 UCLA는 620승 147패로 승률이 8할을 넘었다. 올해의 감독상을 6회 수상했고, 심지어 임기 중인 1973년 농구 명예의 전당에 감독으로 헌액됐다. 이로써 명예의 전당에 선수와 감독으로 동시에 헌액된 최초 기록을 세웠다. 130년 역사의 스포츠 권위지인 <스포팅 뉴스>는 2009년 존 우든을 ‘모든 종목을 통틀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으로 뽑았다. 그는 이듬해 99세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성공은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과 마음의 평화
우든은 1975년 NCA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후 최고의 자리에서 갑작스레 은퇴했다. 이후 우든은 자신이 UCLA에서 펼쳤던 리더십과 성공에 대한 철학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일생을 보냈다. 그는 성공을 매우 독특하게 정의한다.
“성공은 자신이 될 수 있는 최고의 존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을 때의 만족감과 그로 인한 마음의 평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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