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w: 조창수 제일기획 그룹장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지금의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드나들며 ‘구매여행’을 한다. 그 여행의 거점이 되는 게 바로 모바일상의 소셜미디어 페이지, 웹 기반의 ‘유저 커뮤니티’와 ‘브랜드-유저 커뮤니티’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잠재고객과 ‘친분’을 쌓고, 유저 커뮤니티에서의 평판과 문제제기를 지켜보며, ‘브랜드 충성심’이 있는 블로거들의 콘텐츠의 질을 관리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 전략 꼭짓점을 만들고 이를 연결하는 게 이 시대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전략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동환(연세대 생명공학과 4학년) 씨와 이정완(경희대 경제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SNS와 모바일 기기로 인해 소비자 모두가 1인 미디어의 오너가 된 상황이다. 많은 기업들이 SNS상에 브랜드 페이지를 만들어 홍보와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와중에도 웹상에 ‘닷컴’이나 ‘카페’ 형식으로 존재하는 거대 커뮤니티를 무시할 수도 없다. 아니 오히려 이런 커뮤니티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돼 기업이 함부로 개입하기 어려워졌다.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 커뮤니티는 대부분 SNS로 옮겨왔지만 아직도 큰 성공을 거둔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업이 관리하는 웹사이트와 카페 위주의 브랜드 커뮤니티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로 플랫폼이 옮겨가는 시기이다 보니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성공사례가 몇 개 있다. 하나는 코카콜라의 페이스북 브랜드 커뮤니티(페이지)다.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유저가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고 코카콜라 본사는 개설자들과 만나 ‘준공식’ 페이지로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리고 곧 사실상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처음에 이를 만든 유저를 공식 운영자로 활용했다. 개발인력이나 관리인력을 투자하지 않고 유저들이 만든 팬 페이지를 자사의 브랜드 페이지이자 커뮤니티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SNS상의 커뮤니티를 기업이 활용한 좋은 사례다. 국내에서는 기업이 먼저 만들었지만 100만 명의 ‘좋아요’를 얻고 다양한 의견교류가 오가며 놀라운 폭발력을 보인 에버랜드 페이스북 페이지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2014년, 성공하는 브랜드 커뮤니티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기업들의 브랜드 커뮤니티 관리 전략수립과 실행을 돕는 전문가 조창수 제일기획 디지털캠페인플래닝그룹 그룹장을 DBR이 만났다.
요새 ‘브랜드 커뮤니티’ ‘유저 커뮤니티’ 등이 여기저기 많이 존재하는데 SNS 환경에서는 기존 커뮤니티 개념도 잘 안 맞는 것 같고 많이 혼란스럽다.
‘거대한 혼돈의 시대’라는 표현이 맞겠다. 인터넷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한참 활성화되던 시기였던 수년 전까지는 포털사이트 기반의 카페나 블로그, 그리고 각자 브랜드들이 만들어내던 마이크로사이트(블로그), ‘닷컴’ ‘닷넷’ 등이 존재했다. 소비자들이 한정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콘텐츠를 올리곤 했다. 특히 다음과 네이버의 ‘카페’는 존재감이 대단했다.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곳도 많다. 브랜드가 나서서 직접 만들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카페도 분명 있었지만 힘을 많이 잃었다. ‘갤럭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소비자들이 스스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역시 웹상에서 가장 활성화된 형태는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 자동차 등 특정 기기나 제품, 혹은 서비스 사용자들이 모이는 ‘유저 커뮤니티’다. 브랜드 불문인 경우가 많다. 약 4∼5년 전까지는 이런 커뮤니티들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제이폰 카페’라는 곳이 있었는데 스마트폰 유저들이 다양한 기능과 앱 활용 법 등을 공유했다. 그 밖에도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형태인 ‘레몬테라스’, 육아를 위한 ‘맘스홀릭’ 등은 변치 않는 막강한 회원 수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중요한 변곡점이 하나 있다. 바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도입이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한 소셜미디어가 생기고 사람들의 온라인 활동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상당수의 커뮤니티가 이제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흔히 SNS 시대를 ‘모든 소비자가 1인 미디어를 가진 시대’라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도 더 편하게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생긴 셈이다. 기업들이 이 시점부터 서서히 자신들이 운영하던 블로그나 카페를 많이 정리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커뮤니티를 열기 시작했다.
조창수 그룹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1999년 삼성전자 ‘또 하나의 가족’으로 대한민국 광고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T 전략 컨설팅 업체인 오픈타이드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영업그룹장을 지냈고,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엠포스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제일기획에서 디지털캠페인플래닝그룹 그룹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칸느(칸 광고제) 라이온즈 사이버 부문 심사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SNS 시대 이전까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블로그나 커뮤니티 홈페이지, 심지어 카페도 크게 성공 못하지 않았나?
인터넷 시대부터 이미 소비자들은 엄청나게 똑똑해졌는데 기업들이 그걸 잘 캐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광고성 콘텐츠가 개입되기 시작하면 커뮤니티는 힘을 크게 잃는다. 그런 면에서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기업이 만든 카페나 블로그, 웹사이트보다 훨씬 쉽게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 SNS 시대가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줬다. 예전에는 어차피 자신들이 만든 커뮤니티가 잘 활성화되지 않으니까 순수 유저 커뮤니티에 접근하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되면 커뮤니티가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카페 운영진 등이 많이 반대하기도 했고 회원들의 거부감도 컸다. 그러나 지금의 환경은 아까 ‘혼돈의 시대’라고 했는데 트리플 미디어전략 관점에서는 ‘기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트리플 미디어 전략이란 미디어를 페이드(Paid), 오운드(Owned), 언드(Earned)로 구분해 접근하는 방식인데 페이드 미디어는 TV나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와 같이 대가를 지불하는 걸 말한다. 온라인상으로는 검색광고도 다 여기에 포함된다. 오운드 미디어는 브랜드나 기업이 자사의 사이트나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프로모션하는 방식인데 기존 우리 기업들이 많이 만들던 자사 블로그, 브랜드 웹사이트나 카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언드 미디어 전략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와 평판을 얻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럼 이제 따져보자. 웹 기반, 특히 포털 기반 유저커뮤니티 전성시대에는 어쨌든 페이드 미디어가 우선이었다. 유명 카페에 협찬하고 광고해야 했고 그것도 아주 조심스러워야 했다. 오운드 미디어는 말씀하신 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냥 만들어두는 수준일 수밖에 없었다. 일부 예외도 있는데 ‘혼수준비’라는 관심사를 토대로 삼성가전 브랜드 커뮤니티는 유지가 참 잘됐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을 보자. 오운드 미디어의 플랫폼이 소셜미디어가 되면서 이게 바로 언드 미디어가 됐다. 소셜 계정, 페이스북 페이지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았고 그 오운드 미디어를 가지고 평판을 얻으면(earn) 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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