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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w: 조창수 제일기획 그룹장

SNS에서의 마케팅은 ‘전화하기’ 같다 자기 말만 하지 말고 상대의 안부 물어라

고승연 | 162호 (2014년 10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마케팅

지금의 소비자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드나들며구매여행을 한다. 그 여행의 거점이 되는 게 바로 모바일상의 소셜미디어 페이지, 웹 기반의유저 커뮤니티브랜드-유저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를 통해 잠재고객과친분을 쌓고, 유저 커뮤니티에서의 평판과 문제제기를 지켜보며, ‘브랜드 충성심이 있는 블로거들의 콘텐츠의 질을 관리하는 것.

이렇게 세 가지 전략 꼭짓점을 만들고 이를 연결하는 게 이 시대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전략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동환(연세대 생명공학과 4학년) 씨와 이정완(경희대 경제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SNS와 모바일 기기로 인해 소비자 모두가 1인 미디어의 오너가 된 상황이다. 많은 기업들이 SNS상에 브랜드 페이지를 만들어 홍보와 마케팅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와중에도 웹상에닷컴이나카페형식으로 존재하는 거대 커뮤니티를 무시할 수도 없다. 아니 오히려 이런 커뮤니티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브랜드가 돼 기업이 함부로 개입하기 어려워졌다. 기업이 직접 운영하는 브랜드 커뮤니티는 대부분 SNS로 옮겨왔지만 아직도 큰 성공을 거둔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다. 기업이 관리하는 웹사이트와 카페 위주의 브랜드 커뮤니티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로 플랫폼이 옮겨가는 시기이다 보니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성공사례가 몇 개 있다. 하나는 코카콜라의 페이스북 브랜드 커뮤니티(페이지). 코카콜라를 좋아하는 유저가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고 코카콜라 본사는 개설자들과 만나준공식페이지로 활발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리고 곧 사실상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렸다. 처음에 이를 만든 유저를 공식 운영자로 활용했다. 개발인력이나 관리인력을 투자하지 않고 유저들이 만든 팬 페이지를 자사의 브랜드 페이지이자 커뮤니티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자발적으로 형성된 SNS상의 커뮤니티를 기업이 활용한 좋은 사례다. 국내에서는 기업이 먼저 만들었지만 100만 명의좋아요를 얻고 다양한 의견교류가 오가며 놀라운 폭발력을 보인 에버랜드 페이스북 페이지가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2014, 성공하는 브랜드 커뮤니티의 조건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 기업들의 브랜드 커뮤니티 관리 전략수립과 실행을 돕는 전문가 조창수 제일기획 디지털캠페인플래닝그룹 그룹장을 DBR이 만났다.

 

요새브랜드 커뮤니티’ ‘유저 커뮤니티등이 여기저기 많이 존재하는데 SNS 환경에서는 기존 커뮤니티 개념도 잘 안 맞는 것 같고 많이 혼란스럽다.

‘거대한 혼돈의 시대라는 표현이 맞겠다. 인터넷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한참 활성화되던 시기였던 수년 전까지는 포털사이트 기반의 카페나 블로그, 그리고 각자 브랜드들이 만들어내던 마이크로사이트(블로그), ‘닷컴’ ‘닷넷등이 존재했다. 소비자들이 한정적으로 댓글을 달거나 콘텐츠를 올리곤 했다. 특히 다음과 네이버의카페는 존재감이 대단했다.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는 곳도 많다. 브랜드가 나서서 직접 만들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카페도 분명 있었지만 힘을 많이 잃었다. ‘갤럭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처럼 소비자들이 스스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역시 웹상에서 가장 활성화된 형태는 스마트폰, 노트북, 카메라, 자동차 등 특정 기기나 제품, 혹은 서비스 사용자들이 모이는유저 커뮤니티. 브랜드 불문인 경우가 많다. 4∼5년 전까지는 이런 커뮤니티들의 전성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제이폰 카페라는 곳이 있었는데 스마트폰 유저들이 다양한 기능과 앱 활용 법 등을 공유했다. 그 밖에도 라이프스타일 커뮤니티 형태인레몬테라스’, 육아를 위한맘스홀릭등은 변치 않는 막강한 회원 수와 영향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중요한 변곡점이 하나 있다. 바로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도입이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한 소셜미디어가 생기고 사람들의 온라인 활동이 모바일로 이동하면서 상당수의 커뮤니티가 이제 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흔히 SNS 시대를모든 소비자가 1인 미디어를 가진 시대라고 하는데 기업 입장에서도 더 편하게 소비자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이 생긴 셈이다. 기업들이 이 시점부터 서서히 자신들이 운영하던 블로그나 카페를 많이 정리하고 소셜미디어 계정을 만들어서 그곳에서 커뮤니티를 열기 시작했다.

 

조창수 그룹장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제일기획에 입사했다. 1999년 삼성전자또 하나의 가족으로 대한민국 광고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T 전략 컨설팅 업체인 오픈타이드코리아로 자리를 옮겨 영업그룹장을 지냈고,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엠포스에서 마케팅 이사로 일하기도 했다. 현재는 제일기획에서 디지털캠페인플래닝그룹 그룹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에는 칸느(칸 광고제) 라이온즈 사이버 부문 심사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SNS 시대 이전까지 기업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블로그나 커뮤니티 홈페이지, 심지어 카페도 크게 성공 못하지 않았나?

인터넷 시대부터 이미 소비자들은 엄청나게 똑똑해졌는데 기업들이 그걸 잘 캐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광고성 콘텐츠가 개입되기 시작하면 커뮤니티는 힘을 크게 잃는다. 그런 면에서 소셜미디어는 단순히 기업이 만든 카페나 블로그, 웹사이트보다 훨씬 쉽게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 SNS 시대가 기업들에게도 기회를 만들어줬다. 예전에는 어차피 자신들이 만든 커뮤니티가 잘 활성화되지 않으니까 순수 유저 커뮤니티에 접근하는 방식을 쓸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되면 커뮤니티가 망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카페 운영진 등이 많이 반대하기도 했고 회원들의 거부감도 컸다. 그러나 지금의 환경은 아까혼돈의 시대라고 했는데 트리플 미디어전략 관점에서는기회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트리플 미디어 전략이란 미디어를 페이드(Paid), 오운드(Owned), 언드(Earned)로 구분해 접근하는 방식인데 페이드 미디어는 TV나 인터넷 디스플레이 광고와 같이 대가를 지불하는 걸 말한다. 온라인상으로는 검색광고도 다 여기에 포함된다. 오운드 미디어는 브랜드나 기업이 자사의 사이트나 팝업스토어를 만들어 프로모션하는 방식인데 기존 우리 기업들이 많이 만들던 자사 블로그, 브랜드 웹사이트나 카페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그리고 언드 미디어 전략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의 신뢰와 평판을 얻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이다. 그럼 이제 따져보자. 웹 기반, 특히 포털 기반 유저커뮤니티 전성시대에는 어쨌든 페이드 미디어가 우선이었다. 유명 카페에 협찬하고 광고해야 했고 그것도 아주 조심스러워야 했다. 오운드 미디어는 말씀하신 대로 힘을 쓰지 못했다. 그냥 만들어두는 수준일 수밖에 없었다. 일부 예외도 있는데혼수준비라는 관심사를 토대로 삼성가전 브랜드 커뮤니티는 유지가 참 잘됐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을 보자. 오운드 미디어의 플랫폼이 소셜미디어가 되면서 이게 바로 언드 미디어가 됐다. 소셜 계정, 페이스북 페이지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았고 그 오운드 미디어를 가지고 평판을 얻으면(earn) 되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기업들이 이 기회를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변화한 환경에서 성공한 사례들은 있는지.

일단 외국 사례부터 보자. 이건 정말 독특한 케이스인데 또한 너무나 유명한 회사 얘기다. 코카콜라다. 2008 LA 출신의 더스티 소그와 마이클 제더쥬스키라는 두 사람, 그냥 코카콜라를 좋아했던 두 사람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지금처럼 페이스북이 퍼지기 전이어서인지 일단 당시에 코카콜라 이외의음료 브랜드 페이지는 없었다. 2008년 말 330만여 명이 구독하는 팬 페이지가 됐는데 그때까지도 정작 코카콜라 홍보팀은 이를 잘 몰랐다고 하더라. 자신의 브랜드를 타인들이 함부로 활용하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기업이지만, 그래도 그 기업이 어떤 기업인가. 마케팅의 바이블을 쓴다는 기업 아닌가. 즉각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이를 지켜봤다. 약간 충격은 받았다고 하던데 어쨌든 그랬다. 어느 정도 지켜보다가 소비자들의 진정성, 특히 팬 페이지 개설자들의 진정성에 감동한 코카콜라는 두 개설자를 불러 극진히 대접하고 둘을 사실상준 공식 코카콜라 페이스북 페이지 관리자로 만들어버렸다. 아까 말했던 트리플 미디어 전략의 프레임에서 이를 한번 보자. 그들은 언드 미디어인 소셜미디어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에 욕심내서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영리하게 오운드 미디어로 만들어버렸다. 평판을 얻는 방식은 유지하되 사실상 자신들의 소유 미디어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SNS 기반 미디어 환경에서 가능한 브랜드 커뮤니티 접근, 관리 방식이다.

 

국내 성공 사례는 어떤 게 있나?

에버랜드 페이스북 페이지다. 일단 팬 수가 1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좋아요를 누르면 곧바로 페이지의이 되는 페이스북 브랜드 페이지 특성상 이 수치만 갖고 커뮤니티가 활성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더 중요한 건 TAT. TAT란 이야기하고 있는 사람, ‘Talk About This’의 약자로 해당 페이지의 좋아요 수와 공유 횟수, 댓글 등을 합산해 만드는 수치다. 다만 정확한 계산법은 페이스북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에버랜드 페이지의 수치가 614000명으로 국내 최대 성과를 자랑한다. 왜 그리 잘될까라고 물어보실 것 같은데, 미리 말씀드리면 우리도 아직 잘 모른다. 지금 연구 중이고 분석 중이다. 다만 완벽한 분석을 끝낸 건 아니지만 직관적으로 그 이유를 추론해볼 순 있다. 일단 에버랜드 자체가 굉장히 열심히 하는 것 같다. 진정성을 갖고 그 브랜드의 입장에서 소비자와 재미있는 커뮤니케이션을 계속하고 있다. 이건 좀 뻔한 얘기고. 더 들여다보니까 기본적으로 리조트산업이라는 게 소셜미디어와 궁합이 잘 맞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20대에서 30·40대 여성과 어린이들이 타깃이니까 소셜미디어 활동이 활발한 타깃층의 속성과 잘 맞는 측면도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롯데월드와 서울랜드는 에버랜드처럼 잘되진 않는다. 에버랜드만 유독 잘돼서 우리가 연구 중이다. 다만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잘 짜고 있는 측면은 확인할 수 있다. ‘커뮤니티로 쉽게 묶이지 않는 SNS 공간에서 잘 묶어낼 수 있는 요소들을 쓰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사람 모으자고 비싼 물건 경품 걸고 퀴즈 내고 이런 건 안 한다. 오히려 적합성이 있는 경품으로 간다. 15000원짜리 경품, 즉 에버랜드를 방문했을 때 봤던 캐릭터를 상품화한 인형을 걸고 퀴즈 이벤트를 하면 1000명 이상이 순식간에 참여한다. 금방 3000명을 넘겨버린다. 삼성 커뮤니티, 즉 팬 페이지에서 스마트폰을 경품으로 걸어도 이런 숫자는 쉽게 안 나온다. 아무튼 자세한 성공요인은 연구를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지금까지는 SNS 기반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관련 얘기를 주로 하셨다. 여전히 웹 커뮤니티도 강력하다.

최근 얘기를 하다 보니 좀 소셜미디어에 치우쳐 얘기를 한 감이 있다. 다시 우리의 전체적인 주제인커뮤니티로 돌아가보자. 먼저 용어부터 좀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학자들마다 정리는 조금씩 다른데 일단 우리(제일기획) 같은 경우, ‘유저 커뮤니티’ ‘브랜드 커뮤니티’ ‘소셜미디어로 구분해 접근하고 있다. 우리는 유저 커뮤니티는 브랜드를 불문하고 특정 제품군이나 서비스를 좋아해서 모인, 혹은 또 다른 일상의 관심사나 취미로 모인 커뮤니티로 생각한다. 유저 커뮤니티에는 많이 개입하려고 하면 안 된다. 잘 되지도 않는다. 그들의 행사에 협찬을 해준다거나 공동 이벤트를 하는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 브랜드 커뮤니티를 우리는기업이나 브랜드 차원에서 만들어낸 것으로 규정하는데 아까도 말했듯 이건 이제 웹 기반에서 소셜미디어로 다 넘어왔다. 두 커뮤니티의 중간쯤에갤럭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과 같은브랜드-유저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이렇게 구분을 해놓고 보면 기업이 각각의 커뮤니티와 어떻게 함께해야 할지가 보인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의 소비패턴을 한번 살펴보자. 예를 들어보겠다. 한 소비자가 전자제품 하나를 새로 산다고 치자. 요즘 소비자라면 일단 어떤 물건에 관심이 생기는 순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 페이지 구독을 한다든지, 팔로를 한다든지 할 거다. 소비자가 먼저 제품이나 서비스와관계형성에 나선다는 뜻이다. 그러다가진짜 사야지라고 결심하는 순간에는 어디로 갈까? 바로 웹으로 간다. 삼성전자 관련 웹사이트 커뮤니티에 가서 신제품 정보와 회원들의 평가도 본다. 그것만 보고 믿을 수 없으니 브랜드 불문의유저 커뮤니티갤럭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SLR클럽 니콘포럼같은브랜드-유저 커뮤니티에 가입해 객관적인 평가도 보고 정보도 얻을 것이다. 그리고 블로거들의 사용후기와 평가도 찾아볼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다시 오프라인 매장으로 간다. 가서 만져보고 실제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서 바로 구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보통 오프라인에서 먼저 살펴보고 집에서 인터넷으로 싸게 사는 구매행위를쇼루밍이라고 하는데 최근에는 지금 얘기한 가상 사례 같은역쇼루밍도 자주 일어난다.

 

코카콜라는 언드 미디어인 소셜미디어에서 자발적으로 형성된 커뮤니티에 욕심내서 개입하지 않고 지켜보다가 영리하게 오운드 미디어로 만들어버렸다.

 

이제 각 단계에서 기업들이, 브랜드들이 뭘 해야 할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힐 거다. 우선 소셜 미디어상에서의 느슨한 브랜드 커뮤니티, 브랜드 페이지는 일상적인 관계형성의 장으로 놔둬야 한다. 평소의 친분유지다. 이렇게 되면 기업이 실수를 하거나 브랜드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 때 많은 이들이 그 브랜드나 기업에 대해 ‘Good guy in misfortune’으로 생각한다. 원래 좋은 사람인데 불운했거나 실수한 것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갈 여지가 생긴다는 거다. 기업이나 브랜드 입장에서 단순한팬 수’ ‘회원 수보다 훨씬 중요한 게 바로옹호자 수.

 

그럼 소셜미디어 브랜드 커뮤니티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이건 회원관리 개념으로 접근하면 안 된다. 무조건 친분 쌓기 개념이어야 한다. 욕심을 부리면 안 된다. 정보면 정보, 재미면 재미, 감동이면 감동. 딱 하나의 목적과 메시지로 소통을 시도해야 한다. 기업들이 보통 많이 하는 실수가 소셜미디어 브랜드 페이지에 자꾸 정보와 재미, 감동을 모두 주려고 한다는 거다. SNS는 기본적으로 모바일로 접속한다고 전제하고 어떤 때는 명쾌하게 정보를 주고 어떤 때에는 그냥 재미에서 끝내야 한다. 절대 일방적으로 계속 메시지를 던질 생각만 해도 안 된다. 소셜미디어에서 소비자와의 관계는전화하기라고 생각해야 한다. 내 자랑만 하면 상대방이 전화를 끊어버린다. 내 자랑을 조금 하고너는 잘 지냈니?”라고 물어야 대화가 이어진다. 전화라고 생각하고 전략을 짜면 좋겠다.

 

웹 기반 유저커뮤니티, 브랜드-유저 커뮤니티, 블로그 관리 등은 어떻게 해야 하나?

아까 말한 가상 사례, 전자제품 구매하는 소비자 사례를 다시 떠올려보자. 구매를 하기로 결심한 타이밍에 살펴볼 유저 커뮤니티, 특정 브랜드에 상관없이 모여 있는 사람들, 혹은 아예 다른 계기로 모여 있지만 우리 제품의 타깃층이 있는 곳이 보일 거다. 예를 들어 냉장고, TV 등은 아무래도 주부 카페에서 회자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이나 카메라, 자동차, 음향기기 등은 아예 그 제품들을 좋아하고 다양한 활용법을 익히고 함께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있을 거다. 그럼 그들의 여론과 분위기를 항상 관찰해야 한다. 그게 다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혹평이 올라올 때엔 일단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정말 그럴 만한 것이라면 바꿔나가고 만약 악의적인 얘기라면 그 커뮤니티 내에서 대응하지 말고 상황을 지켜보다가 오운드 미디어,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서 오해를 푸는 방식으로 나가야 한다. 앞서 얘기했듯이 유저커뮤니티 자체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하면 반드시 부작용이 난다. 그쪽은 그렇게만 관찰하고 있으면 된다. 갤럭시를 사랑하는 사람들같은 류의브랜드-유저 커뮤니티의 경우에는 적절한 선에서 운영진과 협의해 혜택을 주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신제품 계획 등을 기자들과 동등한 상황에서 받아보고 공유될 수 있도록 배려한다든가, 론칭쇼 생중계 등이 카페 내에서 이뤄질수록 돕는다든가 하는 수준 정도에서 적절한 관리를 하는 게 좋다. 여기에서도 너무 오버하면 안 된다.

 

그리고 이제 블로그. 이제는 블로거들이 기업의 협찬을 받아서 리뷰를 쓸 때에는 반드시 표시를 하게 돼 있다. 뭐 사실 그 이전부터 똑똑한 구매자들은 블로거들의 글을 잘 알아서 걸러보기도 했다. 혹시라도 유명 블로거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좋은 평을 써주면 좋지만 그렇게 써주도록 유도하면 안 된다. 물론 굉장한 유혹인데 이 시대에는 그런 건 반드시 걸린다. 오히려 웹 혹은 소셜미디어 기반 브랜드 커뮤니티나 페이지에서 활동하는 자체 블로거들, 회원 블로거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지원 여부를 솔직하게 밝히는 게 낫다. 오히려 그 블로거들에게 지나친 칭찬 일색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하도록 해진짜 콘텐츠로서 경쟁력을 갖도록 해주는 게 좋다. 앞선 답변에서 말했던 소셜미디어 전략에 지금 얘기한 유저 커뮤니티, 그리고 블로그 관리 전략의 세 가지 전략 꼭짓점을 만들고 관리하는 게 지금 이 시대에 기업들이 할 수 있는 일종의 커뮤니티 전략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의 변화 양상, 커뮤니티의 미래 등에 대해 말해 달라.

앞서 가상 사례에서 설명했듯 소비자들의 구매패턴이 달라지고 있다. 마케팅 용어로는 AIDMA에서 CDJ로 바뀐 거라고 한다. AIDMA란 먼저 광고에 주목(Attention)하고, 흥미(Interest)를 느끼고, 다시 욕망(Desire)을 일으켜 그 상품명을 기억(Memory)시킴으로써 구매 행동(Action)으로 옮아가게 한다는 과정의 머리문자를 딴 것으로 그동안의 소비자 구매행태를 설명하는 이론이었다. 딱 봐도 지금과는 잘 안 맞는 것 같지 않나? 이제는 Consumer Decision Journey, 구매여행의 시대다. 예전에는 소비자들이 열심히 검색하고, 돌아다니고, 결정을 내린다는 사실만 알았지만 이제는 추적이 된다. 같은 가전이라도 TV 살 때, 냉장고 살 때 CDJ가 다르다. 마케터 입장에서는 소비자들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지, 한다면 언제 하는지, 소셜미디어 활동은 어떻게 하는지, 블로그 검색은 해보는지 등이 정말로 중요한 문제다. 그 구매여행의 거점지가 되는 커뮤니티들이 그래서 또 중요한 거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 비용 낭비를 정말로 많이 막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도 이에 대해 굉장히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커뮤니티의 미래, 진화 방향은 결국 플랫폼의 변화와 연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 글로벌 전자업체는 최근 브랜드 유저들의오픈 이노베이션플랫폼을 만들어 운영하더라. 또 커키닷컴의 3D 프린터 기반 제품 개발과 생산 모두 기술 변화와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가능해졌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역사가 오래된 유저 커뮤니티나 브랜드-유저 커뮤니티에서는 사실 이런 식의집단지성을 통한 문제해결, 심지어 제품 개발도 가능할 정도다. 레고의 마인드스톰도 그런 거 아니었나. 그러면 기업 입장에서 유저 커뮤니티와 브랜드-유저 커뮤니티는 단지 제품에 대한 문제제기와 평가를 관찰하는 공간에서 함께 제품 공간을 개발하는 곳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기업도 예전의 웹 기반 브랜드 커뮤니티는 큰 성공을 못 거뒀지만 커뮤니케이션 기능은 소셜미디어로 옮겨 놓은 상태에서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형태의 웹-모바일 통합 기반의 브랜드 커뮤니티 형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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