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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첩+벤치마킹+융합+전념=K-전략 타이타닉과 다른 세월호 대응, 바꿀 길 있다

문휘창 | 160호 (2014년 9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 전략

선진 재난대응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4가지 전략 (K-전략 대입)

1) 민첩성: 상부 지휘를 받을 수 없을 때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을 하기 위해서는 재난 상황에 맞는 매뉴얼이 필요하다.

2) 벤치마킹: 효과적인 재난대응시스템과 매뉴얼은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지만 여러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실제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

3) 융합: 재난대응기관들 간의 소통과 협력을 원활하게 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4) 전념: 희생정신은 직업에 대한 강한 책임의식에 의해 결정되는데 이는 시스템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과 국가 경쟁력의 괴리

스위스에 본부를 둔 국제경영개발연구원(The International Institute for Management Development·IMD)에서 지난 5월에 2014년 국가 경쟁력 종합순위를 발표했다. 한국은 26위로 전년보다 4단계 하락했다. 이는 2011년 이후 3년 연속 22위를 유지하다가 금년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의 경쟁력은 상승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 발표한 2014 <포천> 글로벌 500(Fortune Global 500)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총 17개로서 2011년 이후 줄곧 13∼14개 수준에 머물렀다가 올해에는 그 숫자가 늘어났다.

 

이와 같이 한국의 국가 경쟁력과 기업 경쟁력은 서로 상반된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가 경쟁력은 정치, 경제, 경영,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하는 경쟁력의 총합이다. 따라서 기업 경쟁력과 같이 국가 경쟁력 종합 순위보다 높은 분야가 있는 반면 국가 경쟁력 종합 순위보다 낮은 분야도 있다. IMD 2014년 경쟁력 보고서를 살펴보면 기업의 경영성과와 관련된 경제 분야의 순위는 국가 경쟁력 종합 순위(26)보다 높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국내 경제 13, 고용 7) 반면 정부의 정책과 규제 관련 분야는 국가 경쟁력 종합 순위보다 낮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기업 관련 법규 42, 사회적 여건 36) 다른 세계 주요 국가 경쟁력 평가기관인 WEF IPS 보고서도 비슷한 평가를 하고 있다.1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차지한 정부 효율성 및 규제와 관련된 문제점들은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을 계기로 여실히 드러났다. 언론의 비난 초점이 사고 초기의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의 문제에서 한 달 뒤 정부의 부실한 위기대응과 미비한 구조대책으로 바뀐 점이 이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102년 전 416(한국시간 기준), 세월호 사고와 같은 날에 발생한 타이타닉호 침몰은 많은 부분에서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세월호는 한국 최대 여객선이었고, 타이타닉호는 당시 세계 최대 여객선이었다. 세월호 사건은 한국 역사상 최악의 해상사고이고, 타이타닉호 사건은 세계 역사상 최악의 해상사고다. 두 사건 모두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人災)였지만 두 해상사고에 대한 사후 대응은 매우 달랐다. 왜 한 달 만에 여론의 비난 타깃이 선장에서 정부의 대응으로 바뀌었을까? 이러한 의문 뒤에 숨겨진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두 사건을 비교·분석해서 유용한 시사점을 도출한다면 앞으로 이러한 사건을 예방하고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한국 경제성장을 분석하는 틀인 K-전략(ABCD 모델이라고도 부름) 2012 <K-전략: 한국식 성장전략모델>이라는 책에서 처음으로 소개했다. K-전략은 민첩성(속도와 정확성), 벤치마킹(학습[모방]과 글로벌스탠더드), 융합(혼합과 시너지 창출), 전념(성실과 목적지향성) 4개 대분류, 8개 중분류로 구성돼 있다. (각 요소에 대한 설명은 DBR 112민첩+벤치마킹+융합+전념=K-Strategy’ 참조.) K-전략의 ABCD 분석의 틀은 원래 경제발전을 설명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사회문제를 분석하는 데도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ABCD 모델이란 분석의 틀로 두 재난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의미 있는 시사점과 향후 한국 재난대응시스템의 향상을 위한 전략적 방향을 도출하고자 한다.

 

세월호와 타이타닉호의 침몰사고 비교

침몰하기까지 걸린 시간과 탑승자 구조율을 비교해 보면 세월호 사건은 2시간35분과 38%이고, 타이타닉호 사건은 2시간40분과 32%로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고의 구조환경과 배경을 들여다보면 세월호는 훨씬 더 유리한 상황에 있었다. 세월호의 경우,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했고, 그곳의 수심은 37m이며, 구조선박이 10분 만에 사고지역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 또한 낮에 일어났기 때문에 수온이 영상10도였고 사고 신고가 접수되고 30분 후에 구조대원들이 도착했다. 타이타닉호의 경우, 대서양 한복판에서 사고가 일어났고, 침몰해역의 수심은 3700m였으며 해안으로부터 무려 640km나 떨어져 있었다. 더욱이 달도 없는 캄캄한 밤에 발생했고 수온은 영하2도였다. 사람이 영하2도의 바다 속에 30분 정도 머물면 저체온증으로 사망한다. 특히 타이타닉호의 경우 완전히 침몰한 지 1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구조선이 도착했다. 세월호는 침몰하기 전까지 승객 전원이 모두 구조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구조율이 38%밖에 지나지 않았는가? 이를 파악하기 위해 ABCD모델을 구성하는 8개 요소를 활용해 세월호와 타이타닉호의 사고 원인을 체계적으로 비교해보겠다.

 

민첩성(Agility)

속도(Speed):오전 830분쯤 세월호에 이상 징후가 발생했으나 세월호가 보낸 첫 조난신고가 접수된 것은 20여 분이 지난 850분경이었다. 그리고 객실이 아직 물에 잠기지 않았던 사고 초기 30분 동안에는 아무런 구조활동이 없었다. 30분 뒤 목포 해경이 가장 먼저 사고현장에 도착했지만(실제로 어선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 전문 특수요원과 구조장비를 갖추지 않아 선내 진입시도를 하지 못하고 그저 세월호 주변에서만 구조활동을 펼쳤다. , 사고 초기 승객을 전원 탈출시킬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었다. 타이타닉호의 경우, 선장은 사고 직후 조타실로 가서 위기 탈출을 지휘하는 것보다는 일등실 승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데 10여 분이나 허비했다. 또한 사고 직후 가장 가까운 화물선인 캘리포니안호가 조난 신호를 받고 바로 구조활동을 벌였더라면 사망자 수를 현저히 줄일 수도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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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휘창

    문휘창

    - (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 (현) 국제학술지 편집위원장
    - (전)미국 워싱턴대, 퍼시픽대,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 헬싱키 경제경영대, 일본 게이오대 등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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